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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4화

Author: 이야기보따리
“아무것도 아니야. 조금 쉬었다가 하슬이 데리고 돌아가려고.”

소예지는 담담하게 말한 뒤, 그를 지나쳐 조용히 자리를 떠났다. 고이한 또한 예민한 사람이었다. 방금 전 소예지의 반응이 무엇 때문이었는지 그는 굳이 묻지 않아도 분명하게 알아차리고 있었다.

그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침실 쪽으로 옮겨졌고 소예지는 예전에 통유리 너머로 바다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는 이유로 그 방을 유난히 좋아했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때만큼이나, 아니 어쩌면 그보다 더 깊이 미워하게 되었을지도 몰랐고 특히 그 방 안의 침대라면 말할 것도 없었다.

반 시간이 흐른 뒤 소예지가 먼저 시내로 돌아가자고 제안하자 고이한은 아무 말 없이 고개를 끄덕였고 두 사람은 고하슬을 데리고 함께 주차장으로 향했다.

차가 해안 고속도로에 진입하자 소예지와 고하슬 금세 잠에 빠져들었고 고이한은 룸미러 너머로 잠든 모녀의 모습을 잠시 바라보다가 에어컨 온도를 조금 낮춘 뒤 차를 부드럽게 몰아 시내로 향했다.

소예지의 집 앞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오후 다섯 시를 넘기고 있었다. 양희순이 문을 열고 나와 잠든 고하슬을 안으로 데려갔다.

소예지는 약간 졸린 얼굴로 차에서 내리다 중심을 잃고 비틀거렸고 차 문을 잡으려는 순간 남자의 손이 그녀의 허리를 감싸안았다. 그러나 소예지는 반사적으로 그의 손을 쳐냈다.

허공에 멈춘 고이한의 손과 함께 그의 눈빛이 순식간에 어두워졌지만 소예지는 아무 말 없이 가방을 들고 마당으로 들어가 문을 세게 닫아버렸다.

그날 저녁, 잠에서 깬 고하슬은 아빠의 모습이 보이지 않자 고개를 갸웃하며 물었다.

“엄마, 아빠는 어디 갔어요?”

소예지는 아이를 안심시키기 위해 거짓말을 했다.

“급한 일이 생겨서 외국에 갔단다.”

다행히 고하슬은 떼를 쓰지 않았다. 어린 마음에도 아빠의 사랑은 오래 붙잡을 수 없다는 사실을 어렴풋이 알고 있었다.

역시나 잠시 뒤, 소예지의 휴대전화에 메시지가 도착했다.

[하슬이한테는 내가 외국에 갔다고 전해줘.]

소예지는 문득 한 가지를 떠올렸다. 심유빈이 전화를 걸어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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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처분이 의학계를 휩쓸고 다니십니다   제592화

    그 통화는 이안이 갑자기 전신에 두드러기가 올라 병원에 다녀왔다는 소식이었다. 주경화는 걱정이 된 나머지, 병원에서 돌아오자마자 소예지에게 꼭 연락하라고 다그쳤다는 것이다.소예지는 윤하준에게 몇 가지 검사 수치와 알레르기 유발원에 대한 정보를 물었고 두 사람은 십 분 남짓 통화를 이어갔다.전화를 마치고 거실로 돌아오니 고하슬과 고이한은 또 어디로 갔는지 보이지 않았고 소파에는 최현숙만이 조용히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최현숙은 소예지를 보자마자 다정하게 손짓했다.“이리 와서 할머니랑 이야기 좀 하자꾸나.”소예지는 그녀 옆에 자리를 잡았다. 최현숙은 소예지의 손을 따뜻하게 잡고 조심스레 몇 번 쓰다듬으며 말했다.“지난 1년 동안 너 혼자서 하슬이를 키우느라 얼마나 고생이 많았을까...”“할머니, 괜찮아요. 힘들지 않았어요.”소예지는 부드럽게 웃으며 대답했다.최현숙은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이한이 말로는 네 일이 다시 많이 바빠질 거라더구나. 그래서 말인데 하슬이를 위해서라도...”그녀는 소예지를 의미심장하게 바라보며 조심스레 말을 이었다.“혹시 다시 한번 생각해 본 적은 없니?”“할머니, 저 혼자서도 잘 살고 있어요.”소예지는 말을 끊었다. 최현숙이 또다시 재혼 이야기를 꺼내려 한다는 걸 이미 알고 있었기에 이번에는 단호하게 선을 긋듯 덧붙였다.“사실 요즘 좋아하는 사람도 있어요.”그 말이 끝나기 무섭게 등 뒤에서 아이의 맑은 목소리가 들려왔다.“엄마, 엄마가 좋아하는 사람이 나예요?”소예지는 화들짝 놀라 고개를 돌렸다. 어느새 고이한이 고하슬의 손을 잡고 소파 옆에 서 있었던 것이다.최현숙은 잠시 실망한 기색을 숨기지 못했지만 이내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그래... 네가 행복하다면 그걸로 됐다.”소예지는 가방을 챙기며 자리에서 일어났다.“하슬아, 이제 우리 가자.”고하슬은 고개를 끄덕이며 엄마의 손을 잡고 종종걸음으로 따라왔다.“왕할머니, 아빠. 안녕히 계세요!”“이한아, 예지 좀 배웅해 줘라.”최현숙이 일렀

  • 전처분이 의학계를 휩쓸고 다니십니다   제591화

    편정우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이었다.“겉으로 보기엔 단순한 상업적 기술 협력처럼 보이겠지만 실질적으로는 그 안에서 훨씬 더 깊은 수준의 기술 교류가 자연스럽게 이루어지게 될 거야.”그는 말을 마치며 의도적으로 소예지를 바라보았다.그 시선을 마주한 순간, 소예지는 이 협력의 진짜 의미를 단번에 이해했다. 표면적인 ‘협업’이라는 이름 아래 그녀가 D국에서 진행했던 연구 데이터가 ‘이익 교환’이라는 명목으로 자연스럽게 이전될 수 있다는 사실이었다.이런 방식은 국제 협력의 세계에서는 결코 드문 일이 아니었다. 겉으로는 모든 규정을 지키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기술을 주고받는 데 있어 매우 효율적인 수단이었다. 합법과 편법의 경계를 아슬아슬하게 넘나들면서도 누구 하나 명확히 잘못이라 지적하지 못하는 방식, 그리고 그 중심에 바로 자신이 있다는 사실을 소예지는 분명히 알고 있었다.자신이야말로 이 모든 연결의 핵심 고리였다.호텔을 나선 소예지는 저녁이 깊어 가는 거리 앞에 잠시 멈춰 섰다. 하늘은 이미 어둠으로 물들어 있었고 차들의 불빛이 쉼 없이 오가며 거리를 분주하게 밝히고 있었다. 그녀는 그 풍경을 가만히 바라보다가 문득 마음이 맑아지는 기분을 느꼈다.지금 자신이 해야 할 일이 얼마나 큰지 다시 한번 자각하자 그동안 마음을 어지럽히던 사적인 감정들이 정말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느껴졌다. 그저 잠깐 스쳐 지나가는 에피소드일 뿐, 삶 전체를 흔들 만큼의 무게는 아니었다.이제 그녀의 시선에는 오직 앞으로 나아갈 길만이 또렷하게 보였다.과거도, 감정도, 누구의 시선도 더 이상 그녀를 붙잡지 못했다. 남은 것은 오직 과학과 연구라는 이름 아래에서 만들어낼 성과뿐이었다.차에 올라탄 소예지는 휴대폰을 집어 들어 번호를 눌렀다.“여보세요?”전화를 받은 사람은 다름 아닌 진가영이었다.“저 지금 하슬이 데리러 가는 중이에요.”“그래, 얼른 와.”소예지가 고씨 가문 저택에 도착했을 때는 정확히 저녁 여섯 시 반이었다. 차를 세우고 대문 앞에 잠시

  • 전처분이 의학계를 휩쓸고 다니십니다   제590화

    “이유는 말하기 곤란해요. 하지만 윤하준 씨가 생각하는 그런 이유는 절대 아니에요.”소예지의 목소리는 흔들림 없이 단호했고, 동시에 차분했다.“그럼... 고이한이랑은 아무 관계 없는 거, 맞죠?”윤하준은 돌직구처럼 물어왔다.“나와 그는 이미 오래전에 끝난 사이예요.”소예지는 아주 또렷하고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잠시 흐른 정적 끝에 윤하준은 길게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그래요. 어딜 가든, 뭘 하든 나는 예지 씨를 응원해요.”“이번에 실험실을 편 교수님께 내어준 것, 정말 감사드려요.”소예지는 진심을 담아 고마움을 전했다.“실험실은 연구하라고 있는 거죠. 놀리면 그냥 먼지만 쌓이는 창고일 뿐이에요.”윤하준은 가볍게 웃으며 대답했다.“다음에 시간 되면 밥 한번 먹어요.”“네. 그러죠.”소예지는 전화를 끊은 뒤, 책상 위에 쌓인 서류를 차분히 정리했다.점심시간이 되자 소예지는 이서연과 함께 사내 식당으로 향했다.MD의 식당은 업계에서도 최고 수준으로 유명했고 이서연은 신선한 연어회를 집어 입에 넣으며 투덜거렸다.“이러다 또 살찌겠네...”소예지는 웃으며 말했다.“여기 일도 만만치 않게 빡세. 각오 단단히 해야 할걸.”“응. 나 꼭 열심히 할 거야.”이서연은 눈을 반짝이며 힘차게 고개를 끄덕였다.오후가 되자 소예지는 편정우에게서 연락을 받았다. 그는 소개해 주고 싶은 사람이 있다며 그녀를 불렀고 소예지는 곧바로 호텔의 스위트룸으로 향했다.그곳 소파에는 낯선 중년 부부가 나란히 앉아 있었다. 두 사람 모두 오십 대 초반쯤 되어 보였고 단정하면서도 기품 있는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소 박사, 이쪽은 염지아 박사님, 그리고 정준호 박사님입니다. 부부이시고 M국 연구소 소속이에요.”편정우의 소개에 두 사람은 자리에서 일어나 인사를 건넸다.“소 박사님, 최근 1년간 발표하신 논문들을 정말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하나도 빠짐없이 모두 봤어요. 아주 인상적이었습니다.”염지아는 단정하게 자른 단발머리에 지적인 인상을 주는 안경을 쓰고

  • 전처분이 의학계를 휩쓸고 다니십니다   제589화

    고이한이 소예지의 옆자리에 앉은 행동은 다른 사람들의 눈에는 그저 별것 아닌 평범한 장면처럼 보였다. 어차피 규모가 큰 회사였고 대표쯤 되는 인물이 어디에 앉든 그것은 전적으로 그의 자유였기 때문이다.하지만 그 평범한 장면조차 안채린의 눈에는 전혀 다르게 비쳤다.고이한 역시 남자였고 남자에게는 본능적인 정복욕이 있다. 비록 사랑이 식어 이혼까지 한 전처일지라도 그녀 앞에서 다시 한번 자신의 존재감을 과시하고 싶은 욕구만큼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 법이다. 아무리 능력 있는 고이한이라 해도 그런 ‘남자의 본성’까지 바꿀 수는 없을 거라고 안채린은 생각했다.안채린은 마음 깊숙이 차오른 불쾌감을 애써 눌러 담은 채, 겉으로는 회의에 집중하는 듯 태연한 얼굴을 유지하고 있었다.회의 자료를 미처 챙겨오지 않았는지 고이한은 자연스럽게 소예지 앞에 놓여 있던 예비 문서를 집어 들었다. 아무렇지 않은 듯 그것을 넘겨보며 내용을 훑기 시작했고 소예지는 그런 그의 존재를 전혀 의식하지 않는 사람처럼 차분하고 냉담한 표정으로 주현우의 보고를 조용히 듣고 있을 뿐이었다.그러나 그 모습을 바라보는 안채린의 시선은 날카로웠다.고이한은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행동하고 있었지만 그의 사소한 움직임 하나하나에는 미묘한 탐색과 시험의 기운이 숨어 있었고 시선에는 분명 어떤 의도를 품은 흔적이 담겨 있었다.‘설마 고 대표가 아직 소예지를 완전히 잊지 못한 건가?’그 생각이 스치는 순간, 안채린의 가슴이 갑자기 답답해졌다. 고이한은 미련이나 후회를 남기는 사람이 아니라고 믿어왔다. 한 번 돌아선 길은 절대 다시 돌아보지 않는 사람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하지만 지금 그녀 앞에 놓인 현실은 분명했다.소예지는 분명 실험실을 떠나려 했고 모두가 그렇게 알고 있었다. 그런데 고이한은 그런 그녀를 다시 불러들였고 그것도 핵심 프로젝트팀에 수석 연구원이라는 자리에 앉혔다.안채린은 고이한을 올려다보며 조용히 이를 악물었다.‘이 남자, 생각보다 별거 아니네.’그렇게 생각하자 그동안 심유빈이

  • 전처분이 의학계를 휩쓸고 다니십니다   제588화

    회의가 끝난 뒤, 강준석이 먼저 다가왔다.“사실 나는 예전부터 네가 남아줬으면 했어. 그런데 이렇게 진짜로 남아줘서... 정말 놀랍고 또 기뻐.”소예지 역시 강준석과 계속 함께 일할 수 있다는 사실이 반가웠다.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담담하게 답했다.“앞으로 함께 잘해봐.”사무실로 돌아온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문이 벌컥 열리며 노크도 없이 안채린이 들이닥친 것이다.“소예지, 너 도대체 무슨 꿍꿍이야?”안채린은 비웃듯 말을 던졌다.“처음엔 그럴싸하게 사직하겠다고 굴더니 이제 와서 뻔뻔하게 돌아와 강 선배 프로젝트를 가로채? MD가 네 집 안방인 줄 알아?”소예지는 고개를 들고 냉소적인 웃음을 지으며 차분히 받아쳤다.“불만 있으면 고이한한테 가서 따지지, 나한테 그러지 말고.”안채린은 마치 우스운 소리를 들었다는 듯 웃어버렸다. 소예지의 말은 마치 고이한이 그녀를 붙잡으려 애쓴 것처럼 들렸기 때문이다.“정말이지 뻔뻔함도 극에 달했네.”그러고는 한층 더 날 선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고 대표 얘기 그만 꺼내. 누가 보면 네가 특별해서 붙잡힌 줄 알겠다. 실은 네가 못 떠나서 발버둥 친 거잖아. 너무 자만하지 마. 뇌-컴퓨터 인터페이스, 너도 이제 막 시작한 거잖아? 아직 감도 못 잡았을 텐데?”안채린은 비웃듯 말을 뱉었다. 그녀는 이미 이 분야에 대해 조사해 둔 상태였고 전 세계적으로 아직 뚜렷한 성과를 낸 연구소가 없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 모두가 여전히 탐색 단계에 머물러 있을 뿐이었다.다만 D국의 한 연구소가 2년 전 관련 논문을 발표했다는 점은 눈에 띄었다. 게다가 주현우에게 들은 바로는 고이한이 그 연구소와 접촉한 적도 있다고 했다. 그곳의 연구원을 MD로 영입할 가능성 역시 충분했다.그렇게 된다면 소예지 같은 사람은 그저 문밖을 기웃거리는 아마추어에 불과할 터였다.바로 그때, 소예지의 사무실 문밖에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소 박사님 사무실은 바로 여기입니다.”이어서 문이 열리며, 종이 박스를 안고 있는 이서연이

  • 전처분이 의학계를 휩쓸고 다니십니다   제587화

    ‘딱 한 수’였을 뿐인데 그 한 수가 편정우의 고이한에 대한 인상을 완전히 바꿔놓았다.“교수님, 그 사람을 너무 높이 평가하신 거 아닐까요.”그 사실이 못마땅했던 소예지가 무심하게 한마디를 흘렸다.전화기 너머에서 편정우가 헛웃음을 터뜨렸고 몇 마디를 더 주고받은 뒤 통화는 그렇게 끝이 났다.돌아오는 길, 비행 내내 주현우는 그녀 곁에서 세심하게 신경을 써 주었다.A시에 도착해 공항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심각한 정체에 걸렸고 결국 집에 도착한 건 밤 열 시쯤이었다.이 시간에 딸을 데리러 가는 건 괜히 민폐가 될 것 같아 소예지는 고하슬을 그대로 고씨 가문 저택에 머물게 했다. 설마 하루 만에 출장을 마치고 돌아오게 될 줄은 그녀 역시 예상하지 못했던 터였다. 하지만 다음 날 아침, MD에서 중요한 조간 회의가 예정되어 있었기에 소예지는 서둘러 몸을 추스르고 준비에 들어가야 했다.한편, 이 시점에서 그녀가 다시 실험실로 복귀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은 단 한 명, 양정화뿐이었다.다음 날 아침.예정보다 늦게 출발한 것도 아니었는데 길을 잘못 들어선 것이 화근이 됐다. 그 결과 소예지는 결국 ‘지각’이라는 오점을 안고 회의장에 도착하고 말았다. 회의는 이미 시작된 듯했지만 정작 회의실 안은 이상하리만치 조용했다.같은 시각.주현우는 회의를 시작하지 않은 채,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는 눈치였다. 안채린은 회의실 안을 둘러보다가 모여 있는 사람들이 모두 뇌-컴퓨터 인터페이스 프로젝트와 관련된 엔지니어들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옆자리에 앉은 강준석에게 몸을 기울이며 속삭였다.“강 선배, 부대표님은 대체 누구를 기다리는 거야?”강준석은 고개를 저었다.“나도 잘 모르겠어.”문 앞에 서 있던 주현우는 손목시계를 몇 번이고 확인했지만 표정에는 짜증이라고는 조금도 없었다.‘이렇게까지 기다리는 사람이라면 아마 새로 초빙한 엔지니어가 분명해.’안채린은 속으로 그렇게 생각했다. 원래 주현우는 업무에 있어 굉장히 엄격한 사람이었으니까.하지만 그 의문은 오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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