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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화

Author: 윤지
기사를 열어보니 유앤케이 그룹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바움 그룹을 성공적으로 인수했다고 발표하는 내용이었다.

이 세상에 더는 바움 그룹이 존재하지 않는다...

기사에는 유남준의 사진이 걸려 있었는데 잘생긴 옆모습과 카리스마 넘치는 눈빛이 인상적이었다.

사진 아래에 댓글도 아주 많이 달렸다.

「유남준 완전 잘생겼어, 젊은 나이에 그룹 총수라니.」

「아쉽게도 유부남이네. 결혼 상대가 박씨 일가의 따님이랬나?」

「정략결혼이지 뭐. 3년 전 그 기사 다 잊었어? 결혼식 때 유남준이 아예 신부 손을 뿌리치고 떠났었잖아...」

「...」

인터넷은 모든 걸 기록하고 있다.

박민정은 3년 전 결혼식 날 유남준이 자신을 버리고 분노하며 자리를 떠난 일을 거의 잊고 있었다.

그렇게 쭉 아래로 댓글을 읽어내려갔다.

이 3년간 그녀는 바움이 조만간 무너진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까지 빠를 줄은 몰랐다.

...

유남준은 최근 흐뭇한 일상을 보내고 있다.

바움을 인수하고 끝내 통쾌하게 복수했으니.

김인우가 웃으며 말했다.

“3년 전에 박씨 일가에서 사기 결혼을 강행하더니 인제 드디어 벌 받네.”

그는 문득 화제를 돌려 옆에서 일하는 유남준에게 물었다.

“남준아, 귀머거리 요즘 너한테 찾아와서 사정하지 않았어?”

서명하던 유남준의 손이 멈칫 흔들렸다.

왠지 모르지만 요즘 그의 주변에서 박민정 얘기가 끊이지 않는다.

거의 이혼하는 마당에 왜 아직도 그녀를 벗어나지 못하는 걸까?

“응, 없어.”

그가 무뚝뚝하게 대답했다.

김인우는 놀란 기색이 역력했다. 박씨 일가에 이렇게 큰일이 발생했는데 박민정이 꿋꿋하게 버티고 있다니?

“걔 설마 진짜 해탈한 거 아니야? 누가 그러는데 걔네 엄마가 걔 찾느라고 사방으로 돌아다닌대. 대체 어디 숨었길래.”

김인우가 쉴 새 없이 떠들어대자 유남준은 짜증이 확 밀려와 눈썹을 찌푸렸다.

“나가!”

김인우는 화들짝 놀라더니 그제야 그의 심기를 건드린 걸 알아채고 감히 입도 뻥긋하지 못한 채 대표이사 사무실을 나섰다.

그가 떠난 후 유남준은 무심코 휴대폰을 들여다봤는데 박민정한테서 온 전화나 문자는 아예 없었다.

‘진짜 안 찾네.’

문밖에서 김인우는 살짝 걱정스러웠다. 정상적인 남자로서 유남준의 현재 반응이 실로 수상했으니까.

겉으론 늘 똑같은 모습이지만 박민정만 언급하면 버럭 화내기가 일쑤이다.

김인우는 밖에서 본인 비서에게 전화를 걸었다.

“박민정 찾았어?”

“네, 찾았습니다. 하성의 어느 한 모텔에 있습니다.”

김인우는 비서에게 주소 보내라고 한 뒤 곧장 모텔로 출발했다.

그녀 때문에 유남준과 이지원이 3년 넘게 이어지지 못했으니 제아무리 지금 먼저 이혼하겠다고 해도 이렇게 쉽게 놓아줄 순 없다.

밖에 부슬비가 내렸다.

박민정은 자원봉사를 마치고 병원 가서 약까지 챙긴 후 우산을 쓰고 모텔로 걸어갔다.

길에 행인들이 많지 않아 운전하던 김인우는 얄팍한 그녀의 뒷모습이 바로 눈에 띄었다.

이렇게 우연히 마주칠 줄은 몰랐다. 김인우는 일부러 속도를 높여 그녀 옆으로 스쳐 지나갔다.

순간 그녀 몸에 물이 잔뜩 튀었다.

박민정은 멍한 눈빛으로 차를 바라봤는데 백미러로 그녀의 두 눈을 마주한 순간 김인우는 저도 몰래 심장이 움찔거렸다.

박민정은 김인우의 수입차를 알고 있다. 화려한 다크 그레이 톤의 부가티였다.

그녀는 못 본 척 시선을 피했지만 이대로 멈출 김인우가 아니었다. 그는 차 속도를 늦추고 그녀를 바짝 따라붙었다.

“어이, 귀머거리, 너 다 컸다? 나 보고도 인사 안 해? 전에는 잘만 웃어댔잖아. 나한테 아양 떠는 거 네 주특기 아니야?”

박민정은 그의 모욕적인 말에도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

유남준을 좋아하기 때문에 가능한 한 유남준의 모든 주변인에게 잘해줬고 그 속엔 김인우도 포함됐다.

처음엔 김인우가 자신을 이토록 싫어하는 줄 몰라서 그를 친절하게 대했다.

그 언젠가 유남준의 가족, 친구들이 자신을 받아들이는 날이 올 거라 믿었다.

하지만 모든 게 그녀의 헛된 바람이었다.

어느 파티 장소에서 김인우는 그녀에게 본인이 이지원 친구라고 스스럼없이 얘기했다.

이지원의 뒷배가 되어주기 위해 부잣집 도련님의 매너 좋은 이미지도 마다한 채 박민정에게 천한 년, 파렴치한 년이라고 욕설을 퍼부었고 나중엔 그녀를 수영장에 내던져 자생 자멸하게 했다.

그 뒤로 박민정은 김인우를 피해 다녔다.

그녀가 아무 반응도 없고 묻는 말에 대답도 없자 김인우는 차를 세우고 안에서 내려 그녀 앞으로 성큼성큼 다가갔다.

그는 박민정의 팔을 꽉 조르고 정색하며 쏘아붙였다.

“이번엔 또 무슨 수작인데?”

박민정은 팔이 너무 아파 고개 들어 그를 쳐다봤다.

“지금 무슨 말 하는지 모르겠어요.”

팔을 빼내려 했지만 김인우가 되레 매정하게 뿌리쳤다.

“더러운 손 치워!”

박민정은 연속 뒷걸음질 치다가 ‘콰당’ 하고 바닥에 쓰러졌다.

김인우는 못 믿겠다는 표정으로 그녀를 쳐다봤다.

‘이 자식이 하다 하다 트집 잡고 돈까지 뜯어내려고?!’

가볍게 밀친 것뿐인데 넘어졌으니 의심할 만도 했다.

주위에 사람들이 몰려들자 김인우는 켕기는 듯 차에 올라탔고 떠나기 전 경고장까지 날렸다.

“민정아, 너 장애인이라고 지원이 괴롭히면 안 돼. 걔는 너랑 달라.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데, 걔랑 남준이 더이상 방해하지 않는 게 좋을 거야.”

차를 타고 떠난 후 그는 또 ‘인심 좋게’ 박씨 일가에 박민정의 모텔 주소를 알려주었다.

바닥에 넘어진 박민정은 손과 무릎이 까져서 한참 동안 일어나지 못했다.

사실 그녀는 참 이해되지 않았다. 김인우는 대체 왜 이토록 시비를 가리지 못하는 인간일까?

4년 전에 위험을 무릅쓰고 거의 다 폭발하는 차 안에서 그를 구해줬는데, 그때만 해도 김인우는 얼굴이 피범벅이 돼서 눈도 뜨지 못한 채 아주 친절하게 말했었다.

“고마워, 이 은혜 꼭 갚을게.”

그 은혜를 이렇게 갚는다고? 박민정은 그에게 보답받는 걸 바라지도 않지만 은혜를 원수로 갚는 건 정말 예상치 못한 전개였다.

다행히 길 가던 사람이 그녀를 부축해주었다.

“아가씨, 저 사람 누구예요? 경찰에 신고 안 해도 돼요?”

박민정은 이명 때문에 그들이 뭐라는지 안 들리지만 본능적으로 관심하는 말이라 짐작하며 고개를 내저었다.

“괜찮아요, 저 괜찮아요. 고맙습니다...”

그녀는 심심한 경례를 하고서 다리를 절뚝거리며 모텔로 향했다.

뭇사람들은 동정 어린 눈길로 떠나가는 그녀를 바라봤다.

그 사람들의 말을 들었어도 박민정은 똑같이 거절했을 것이다.

김씨 일가는 유씨 일가 못지않아 의학 산업도 세계 곳곳에 널려 있으니까.

김씨 일가의 도련님 김인우는 유남준의 꽁무니나 쫓아다니며 의학에 전혀 관심이 없었다. 그게 아니라면 진작 가문의 산업을 이어받았을 것이다.

박민정은 그런 김인우를 감히 건드릴 수 없다.

그녀는 모텔로 돌아와 샤워하고 다친 곳에 연고를 바른 후 스르륵 잠들었다.

오늘 넘어지면서 유남준을 떠나야겠다는 결심이 더 확고해졌다.

다시 눈 떠 보니 날이 어렴풋이 밝았다.

거실로 나오자마자 원피스 차림에 소파에 앉아 있는 한수민과 눈이 마주쳤다.

“깼어? 너 찾기 참 쉽네.”

그녀는 음침한 눈빛으로 이상야릇하게 말했다.

“엄마...”

한수민은 핏기없이 창백한 딸의 얼굴을 보면서도 관심조차 없었다.

곧게 앞으로 다가오더니 손을 들어 딸의 오른쪽 얼굴을 가차 없이 내리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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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3)
goodnovel comment avatar
뛣쀆꿾
ㅇㅈㅇㅈ 개빡침..
goodnovel comment avatar
뛣쀆꿾
썅...미친것들...
goodnovel comment avatar
고해린
너무 화나네 걍 디지게 냅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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