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ilen

6.선을 긋는 사람

last update Veröffentlichungsdatum: 07.09.2026 17:22:06

다음 날부터 송유지는 일부러 채도하의 메시지에 늦게 답했다.

이유는 단순했다.

자신이 너무 쉽게 반응하고 있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다.

아침에 온 메시지.

—출근했어?

유지는 화면을 보고도 바로 답하지 않았다.

십 분.

이십 분.

결국 한 시간 뒤에야 짧게 보냈다.

—네.

점심 무렵 다시 메시지가 왔다.

—밥은?

이번에도 바로 답하지 않았다.

—먹었어요.

정말 먹었는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중요한 건 거리를 두는 것이었다.

채도하는 아무것도 확실하게 말하지 않았다.

그저 신경이 쓰인다고 했을 뿐이었다.

그런데 자신은 그 사소한 말 하나에도 자꾸 기대를 붙이고 있었다.

그게 싫었다.

며칠 동안 그렇게 지냈다.

도하도 눈치챘는지 연락이 줄었다.

먼저 메시지를 보내는 횟수도 줄었고, 대화도 짧아졌다.

유지는 그게 맞는 방향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야 했다.

그런데 이상했다.

연락이 줄어들수록 더 자주 휴대전화를 보게 됐다.

오지 않는 메시지를 기다리는 사람처럼.

금요일 저녁.

유지는 야근을 마치고 회사 건물을 나왔다.

휴대전화를 확인했다.

아무 연락도 없었다.

당연한 일이었다.

자신이 먼저 거리를 둔 거니까.

그런데도 괜히 허전했다.

유지는 스스로에게 짜증이 났다.

“진짜 왜 이래.”

그때 뒤에서 누군가 불렀다.

“유지야.”

익숙한 목소리였다.

유지는 걸음을 멈췄다.

천천히 돌아봤다.

채도하가 서 있었다.

정장 차림이었다.

손에는 작은 종이봉투가 들려 있었다.

“도하 씨?”

“퇴근했네.”

“여기 왜 왔어요?”

도하는 잠시 유지의 얼굴을 바라보다 봉투를 내밀었다.

“이거.”

“뭔데요?”

“약.”

유지가 눈썹을 찌푸렸다.

“무슨 약이요?”

“손목.”

유지는 자신의 손목을 내려다봤다.

상처는 거의 다 나은 상태였다.

“이제 괜찮은데.”

“흉터 남을 수도 있잖아.”

“이것 때문에 여기까지 왔어요?”

도하는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

“근처에 있었어.”

유지는 피식 웃었다.

“또요?”

“뭐가.”

“도하 씨 맨날 근처에 있네요.”

도하도 아주 작게 웃었다.

“그러게.”

그 대답이 너무 태연해서 유지가 오히려 말을 잃었다.

“아무튼 받아.”

유지는 봉투를 받았다.

안에는 연고와 작은 밴드가 들어 있었다.

“이런 거까지 안 챙겨줘도 돼요.”

“알아.”

“근데 왜 챙겨줘요?”

도하의 시선이 유지에게 머물렀다.

몇 초.

그는 금방 시선을 거두었다.

“봤으니까.”

“뭘요?”

“상처.”

또 애매한 대답이었다.

유지는 더 묻지 않았다.

도하는 늘 이런 식이었다.

행동은 먼저 해놓고.

이유는 너무 평범하게 만들어버렸다.

“저 요즘 일부러 답장 늦게 하는 거 알죠?”

유지가 먼저 말했다.

도하가 고개를 끄덕였다.

“알아.”

“근데 왜 아무 말 안 했어요?”

“뭐라고 해.”

“왜 그러냐고 물어볼 수도 있잖아요.”

도하는 잠깐 유지의 얼굴을 봤다.

“말하기 싫어 보이던데.”

유지가 입술을 깨물었다.

“그럼 신경도 안 쓰였어요?”

잠시 침묵.

도하가 시선을 옆으로 돌렸다.

“평소랑 다르니까 눈에는 들어왔지.”

유지의 심장이 아주 조금 빨라졌다.

“그게 다예요?”

도하가 다시 그녀를 바라봤다.

“그럼 뭐가 더 있어야 해?”

너무 담담한 대답이었다.

유지는 괜히 시선을 피했다.

“아니요.”

도하는 더 묻지 않았다.

잠시 후 그가 말했다.

“저녁은?”

유지가 어이없는 표정으로 웃었다.

“또 그 얘기.”

“안 먹었네.”

“먹었어요.”

“거짓말.”

“어떻게 알아요?”

도하가 유지의 손에 들린 가방을 가리켰다.

“퇴근하면서 뭐 사온 것도 없고.”

“집 가서 먹으려고 했죠.”

“그럴 것 같아서.”

도하는 옆에 세워둔 차 쪽을 가리켰다.

“밥 먹고 가.”

유지는 잠시 망설였다.

“오늘은 그냥 갈래요.”

“왜?”

유지는 입술을 다물었다.

도하가 자신을 챙기는 게 싫은 건 아니었다.

오히려 그 반대였다.

그게 문제였다.

“도하 씨랑 자꾸 이렇게 만나면 안 될 것 같아서.”

도하의 표정이 아주 조금 굳었다.

“왜 안 되는데?”

유지는 그 질문에 바로 답하지 못했다.

왜 안 되는지 너무 잘 알고 있었다.

언니의 남편이었으니까.

가족이었으니까.

그리고 무엇보다.

자신이 이미 도하를 다른 시선으로 보기 시작했으니까.

“그냥.”

유지가 말했다.

“좀 거리를 두는 게 맞는 것 같아요.”

도하는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유지는 괜히 시선을 피했다.

잠시 뒤 그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너무 쉽게 받아들였다.

유지는 이상하게 서운했다.

“그래요?”

“네가 거리를 두고 싶다는데 내가 뭐라고 해.”

그 말은 맞았다.

너무 맞아서 더 할 말이 없었다.

“알겠어요.”

“응.”

둘 사이에 짧은 침묵이 흘렀다.

도하가 먼저 말했다.

“그럼 데려다줄게.”

“괜찮아요.”

“늦었잖아.”

“정말 괜찮아요.”

도하는 잠시 유지의 얼굴을 바라봤다.

그러다 더 이상 권하지 않았다.

“그래.”

유지는 돌아섰다.

몇 걸음 걷다가 멈췄다.

뒤돌아보지는 않았다.

도하가 자신을 보고 있는지 궁금했다.

하지만 확인하지 않았다.

확인하는 순간.

자신이 너무 많은 걸 기대하고 있다는 걸 인정하게 될 것 같았다.

집에 도착했을 때 휴대전화가 울렸다.

유지는 순간 심장이 뛰었다.

채도하였다.

—도착하면 연락하라고 하려다가 참았어.

유지는 화면을 오래 바라봤다.

잠시 뒤 두 번째 메시지가 왔다.

—그래도 집에는 잘 들어갔지?

유지는 입술을 깨물었다.

선을 긋자고 한 건 자신이었다.

도하는 그 말을 무시하지 않았다.

회사 앞에서도 더 붙잡지 않았고.

집까지 데려다주겠다는 말도 한 번 거절하자 물러났다.

그런데 완전히 무심하지도 않았다.

그게 더 어렵게 만들었다.

유지는 결국 답했다.

—네. 잘 들어왔어요.

잠시 후 읽음 표시가 떴다.

답장은 오지 않았다.

유지는 화면을 몇 초 더 바라보다 휴대전화를 내려놓았다.

그게 맞았다.

이 정도가.

딱 이 정도가.

한편 채도하는 아직 차 안에 앉아 있었다.

휴대전화 화면에는 유지의 메시지가 떠 있었다.

—네. 잘 들어왔어요.

도하는 답장을 쓰려다 멈췄다.

잘 자.

약 꼭 발라.

내일은 밥 제대로 먹고.

세 문장을 차례대로 썼다가 전부 지웠다.

굳이 더 연락할 필요가 없었다.

거리를 두고 싶다고 한 사람은 유지였다.

도하는 휴대전화를 내려놓았다.

시동을 걸었다.

그런데 차를 출발시키기 전.

다시 화면을 한 번 확인했다.

새로운 메시지는 없었다.

그는 자신도 모르게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다 조수석에 남아 있는 약국 영수증을 발견했다.

연고 하나 사러 굳이 이 근처까지 온 이유를 생각하려다 그만뒀다.

어차피 외근이 있던 길이었다.

지나가는 길에 산 것뿐이었다.

그렇게 생각하면 됐다.

도하는 영수증을 구겨 수납함에 넣었다.

그리고 차를 출발시켰다.

거리를 두겠다는 유지의 말이 생각보다 오래 남았다.

그게 왜 마음에 걸리는지는.

아직 굳이 생각하지 않았다.

Lies dieses Buch weiterhin kostenlos
Code scannen, um die App herunterzuladen

Aktuellstes Kapitel

  • 죽은 언니의 남편을 사랑하게 됐다   310화: 돌아온 열넷째 날, 오늘은 회사 말고 나를 봤다

    돌아온 열넷째 날.송유지는 거울 앞에 앉아 자기 머리를 한참 바라봤다.오늘은 미뤄뒀던 미용실에 가는 날이었다.해외에 있는 동안에는 머리를 묶는 게 전부였다.회사.숙소.회의.출장 준비.다시 회사.정신없이 지내다 보니.자기 모습을 오래 들여다볼 일이 거의 없었다.채도하가 출근 준비를 하다 물었다.“오늘 미용실?”“응.”“얼마나 자르게.”유지가 손으로 어깨 아래를 가리켰다.“아직 몰라요.”“많이?”“가서 정하려고.”도하가 웃었다.“그것도 안 정해?”유지가 거울 너머로 그를 봤다.“요즘 제 특기잖아요.”“좋네.”“근데.”유지가 몸을 돌렸다.“많이 자르면 싫어요?”“네 머린데 내가 왜 싫어.”“그래도 남편 의견.”도하는 잠깐 유지 머리를 봤다.“얼굴 보이면 돼.”“뭐야.”“진짜.”유지가 웃었다.“도움 하나도 안 되네.”미용실에 도착해서도.유지는 바로 스타일을 정하지 않았다.상담을 받고.지금 머리 상태를 보고.결국 길이는 크게 줄이지 않되.층을 조금 내고 분위기만 바꾸기로 했다.거울 속에서 머리가 조금씩 달라지는 동안.유지는 이상하게 기분이 좋았다.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해서가 아니라.그냥 자기 마음에 들고 싶어서 하는 일이었다.시술이 끝난 뒤.유지는 거울을 한동안 봤다.“괜찮다.”혼잣말이 나왔다.미용실을 나온 뒤.도하에게 사진을 보낼까 하다가 멈췄다.‘아니.’오늘은 직접 보여주고 싶었다.대신 메시지만 보냈다.—끝났어요.곧 답이 왔다.—어때.—비밀.—왜.—집에서 봐요.잠시 뒤.—궁금한데.유지 입꼬리가 올라갔다.—참아요.오후에는 회사 자료도 보지 않았다.근처를 조금 걷다가.혼자 늦은 점심을 먹었다.그러다 문득.유리창에 비친 자기 모습을 봤다.머리 하나 바뀌었을 뿐인데.조금 다른 사람처럼 느껴졌다.유지는 한동안 그 모습을 바라봤다.해외 프로젝트를 끝낸 송유지도 맞고.곧 새 자문을 시작할 송유지도 맞지만.오늘은 그냥.머리를 하고.혼자 밥을 먹

  • 죽은 언니의 남편을 사랑하게 됐다   309화: 다음 날, 이제는 서로의 회사 이야기가 낯설지 않았다

    다음 날 아침.송유지는 식탁에 앉자마자 채도하를 빤히 바라봤다.도하가 커피를 마시다 물었다.“왜.”“어제 사람들.”“응.”“다 괜찮던데요.”“그랬어?”“응.”유지는 빵을 한입 먹었다.“특히 기획 쪽.”도하가 눈썹을 올렸다.“누군지 알아?”“어제 여보랑 제일 많이 얘기했다던 사람.”“아.”“말 진짜 많더라.”도하가 웃었다.“그랬지.”유지는 잠깐 멈췄다가 말했다.“이제 여보가 회사에서 누구 얘기하면 좀 알 것 같아요.”“얼굴?”“응.”“좋아?”“생각보다.”도하가 컵을 내려놓았다.“나도 네 현지 팀 만났을 때 그랬어.”유지가 고개를 끄덕였다.“그러네.”예전에는.도하가 회사 이야기를 하면.직책과 이름만 들었다.이제는 달랐다.누가 말을 많이 하는지.누가 조용한지.누가 도하에게 먼저 질문하는지.조금씩 그림이 생겼다.*도하가 출근한 뒤.유지는 본사에서 보내온 사전 미팅 자료를 확인했다.토요일에 참석하지 않았던 미팅.회의록과 핵심 내용이 간단하게 정리돼 있었다.유지는 처음부터 끝까지 읽었다.10분도 걸리지 않았다.“이거면 됐네.”굳이 토요일을 반납하지 않아도.필요한 내용은 충분히 알 수 있었다.첫 번째 지역은 승인 과정이 지나치게 길었다.두 번째 지역은 담당자마다 기준이 달랐다.유지는 메모했다.**같은 문제처럼 보여도 원인은 다름.**그리고 바로 파일을 닫았다.*오전 11시쯤.본사 담당자에게 메시지가 왔다.—사전 자료 확인하셨을까요?유지는 답했다.—네. 확인했습니다. 정식 첫 회의에서는 개선안을 먼저 제시하기보다 각 지역 담당자 의견부터 듣겠습니다.잠시 뒤.—좋습니다. 그 방향으로 진행하겠습니다.끝.유지는 휴대전화를 내려놓았다.예전 같으면.미팅에 참석하지 않은 만큼 더 많이 준비했을지도 몰랐다.하지만 지금은.안 간 시간을 죄책감으로 메우지 않았다.*점심을 먹고 있을 때.도하에게 메시지가 왔다.—어제 봤던 사람 기억나?유지가 바로 답했다.—누구요.—

  • 죽은 언니의 남편을 사랑하게 됐다   308화: 수요일 저녁, 이번에는 유지가 도하의 사람들을 만났다

    수요일 저녁.송유지는 거울 앞에서 귀걸이를 고르다가 멈췄다.채도하가 뒤에서 재킷을 입으며 물었다.“왜.”“너무 꾸민 것 같아요?”“아니.”“진짜?”“응.”유지는 귀걸이를 다시 내려놓았다.“아니야. 그냥 이거 할래.”도하가 웃었다.“긴장돼?”“제가 왜요.”“내 팀 사람들 처음 보잖아.”유지는 거울로 도하를 봤다.“여보가 제 얘기를 너무 많이 해놨다며.”“많이는 아니고.”“해외 프로젝트.”“응.”“자문.”“응.”“출장 다닌 거.”“응.”“쉬는 법 배운 것도.”도하가 입꼬리를 올렸다.“그건 조금.”유지가 한숨처럼 웃었다.“그 정도면 거의 소개 자료인데.”식당에는 도하의 새 팀 사람 4명이 먼저 와 있었다.유지가 들어가자.한 사람이 바로 일어났다.“아, 안녕하세요.”유지도 웃으며 인사했다.“안녕하세요. 송유지입니다.”“말씀 많이 들었습니다.”유지가 옆에 선 도하를 돌아봤다.“역시.”도하가 태연하게 말했다.“인사해.”“집 가서 봐요.”테이블에서 웃음이 터졌다.자리에 앉고 나니 분위기는 생각보다 편했다.한 사람이 유지에게 물었다.“해외에서 35일 계셨다면서요?”“네.”“원래는 더 길었다고 들었는데.”“42일이었어요.”“그런데 일찍 돌아오신 거예요?”유지는 고개를 끄덕였다.“제가 없어도 현지에서 돌아갈 수 있게 돼서요.”옆에 있던 사람이 감탄했다.“그게 제일 어려운 거 아닌가요?”유지는 잠깐 생각했다.“저도 처음엔 반대로 생각했어요.”“어떻게요?”“계속 제가 필요해야 잘하고 있는 줄 알았거든요.”도하가 옆에서 물을 따르다 슬쩍 유지 쪽을 봤다.유지는 그 시선을 알아챘다.“왜요.”“아니.”“또 제가 성장했다고 생각했죠?”도하가 웃었다.“조금.”“아.”식사가 조금 진행된 뒤.이번에는 도하 이야기가 나왔다.“채 팀장님 새 프로젝트 오고 많이 달라졌어요.”유지가 눈을 크게 떴다.“어떻게요?”도하가 바로 말했다.“굳이 안 들어도 돼.”“아니. 듣고 싶어요

  • 죽은 언니의 남편을 사랑하게 됐다   307화: 쉬는 사람도 일정이 있었다

    일요일 오후.송유지는 거실 바닥에 앉아 책을 읽고 있었다.채도하는 소파에서 휴대전화를 보다가 말했다.“유지야.”“응.”“수요일 저녁 뭐 해?”유지가 책에서 눈을 들었다.“수요일?”“응.”“아무것도 없는데.”“그럼 저녁 같이 갈래?”“어디요?”“우리 팀 사람들 몇 명이 배우자도 같이 저녁 먹자고 해서.”유지는 잠깐 눈을 깜빡였다.“새 프로젝트 팀?”“응.”“몇 명인데요?”“아직 정확히는 모르고.”도하는 자연스럽게 말했다.“너 지금 쉬는 기간이니까 괜찮을 줄 알았어.”그 순간.유지 표정이 아주 조금 멈췄다.“음.”도하가 바로 눈치챘다.“왜.”“아니.”“싫어?”“그건 아닌데.”유지는 책갈피를 끼우고 책을 덮었다.“여보.”“응.”“저 쉬고 있긴 한데.”“응.”“쉬고 있다고 해서 항상 시간이 비어 있는 건 아니잖아요.”도하가 잠깐 조용해졌다.유지가 말을 이었다.“수요일에 약속이 있다는 건 아니에요.”“응.”“근데 방금.”“응.”“제가 쉬니까 당연히 된다고 생각한 것 같아서.”도하는 휴대전화를 내려놨다.“그렇게 들렸어?”“조금.”“그건 미안.”유지가 바로 고개를 저었다.“싸우자는 건 아니고.”“알아.”“저도 해외에 있을 때 여보 일정 물어보고 결정했잖아요.”“응.”“그러니까 저도.”유지는 조금 웃었다.“쉬는 중이어도 먼저 물어봐 줬으면 좋겠어요.”도하가 고개를 끄덕였다.“맞아.”“진짜?”“응.”도하는 잠깐 생각하다가 말했다.“내가 네 시간을 너무 비어 있다고 생각했네.”유지 표정이 조금 풀렸다.“그 말이 정확해요.”잠깐 뒤.도하가 다시 물었다.“그럼 처음부터 다시.”유지가 웃었다.“뭔데요.”“수요일 저녁.”“응.”“내 팀 사람들이 배우자 같이 밥 먹자는데.”“응.”“네가 괜찮으면 같이 갈래?”이번에는 유지도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몇 시예요?”“7시쯤.”“목요일은?”“너 일정 없어.”유지가 눈을 가늘게 떴다.“또 제 일정 다 알고 있

  • 죽은 언니의 남편을 사랑하게 됐다   306화: 다음 날 아침, 서로의 사람을 조금씩 알게 됐다

    다음 날 아침.송유지는 평소보다 늦게 눈을 떴다.옆에서 채도하는 이미 휴대전화를 보고 있었다.유지가 눈을 반쯤 뜬 채 물었다.“몇 시예요.”“9시 조금 넘었어.”“오늘 출근 안 해요?”“일요일.”“아.”유지는 다시 베개에 얼굴을 묻었다.도하가 웃었다.“어제 기다리느라 늦게 잤지.”“안 기다렸다니까.”“11시 넘어서까지 책 읽고 있었잖아.”“읽고 싶어서 읽은 거예요.”“응.”“진짜.”“알겠어.”그 대답이 더 얄미웠다.유지는 결국 몸을 일으켰다.“회식에서 제 얘기 더 했죠?”도하가 잠깐 멈췄다.“조금.”“봐.”“왜.”“어제 다 말 안 했네.”거실로 나온 뒤.유지는 커피를 내리는 도하 뒤를 따라다녔다.“뭐라고 했어요.”“별거 없어.”“구체적으로.”“한 사람이 물어봤어.”“뭘.”도하는 컵을 하나 유지 앞으로 밀었다.“너도 회사 다니냐고.”“그래서.”“일한다고 했고.”“또.”“해외 프로젝트 다녀왔다고.”유지가 고개를 끄덕였다.“그다음?”“이번에 원격 자문도 시작한다고.”유지가 눈을 크게 떴다.“그것까지?”“왜.”“제 이력 소개했어요?”도하가 웃었다.“물어보길래.”“여보 원래 이런 사람 아니었는데.”“어떤 사람.”“회사에서 아내 자랑하는 사람.”도하가 잠깐 유지 얼굴을 봤다.“자랑 맞는데.”유지 손이 그대로 멈췄다.“아.”도하는 아무렇지 않게 자기 커피를 마셨다.“왜.”“아침부터 왜 이래.”유지는 괜히 빵을 뜯었다.“그래서 사람들이 뭐래요.”“대단하다고.”“진짜?”“응.”“여보는 뭐라고 했는데.”도하는 잠깐 생각했다.“일 많이 한다고.”유지가 바로 쳐다봤다.“좋은 얘기 하다가 왜.”“사실이잖아.”“또.”“근데 요즘은 좀 덜 한다고.”유지는 입을 다물었다.도하가 이어 말했다.“쉬는 법 배웠다고.”유지가 웃음을 터뜨렸다.“그것까지 말했어요?”“응.”“저 없는 데서 제 성장 보고를 다 했네.”“틀린 거 있어?”“없어서 더 뭐라 못 하겠

  • 죽은 언니의 남편을 사랑하게 됐다   305화: 회식이 끝난 밤, 기다렸지만 멈추지는 않았다

    채도하가 회식에 간 뒤.송유지는 정말 혼자 남았다.처음 30분은 책을 읽었다.그다음에는 냉장고를 열어봤다.배가 별로 고프지 않았다.“좀 있다 먹지 뭐.”다시 소파로 돌아왔다.휴대전화는 테이블 위에 뒀다.일부러 손에 들고 있지 않았다.오늘은 도하가 새 팀 사람들과 처음 제대로 섞이는 날이었다.연락이 늦어도 이상할 게 없었다.그걸 알면서도.8시 12분.한 번.8시 46분.또 한 번.유지는 시간을 확인했다.그리고 혼자 웃었다.“그래도 보긴 보네.”9시쯤.메시지가 하나 왔다.—잘 먹고 있어.유지 입꼬리가 올라갔다.—재밌어요?잠시 뒤.—응.그 뒤로는 아무것도 보내지 않았다.누구랑 있는지.몇 명인지.언제 끝나는지.묻지 않았다.대신 냉장고에서 간단한 걸 꺼내 저녁을 먹었다.책도 조금 더 읽고.샤워까지 했다.10시 30분쯤 되자.도하에게서 또 메시지가 왔다.—조금 늦을 것 같아.유지는 바로 답했다.—얼마나?—11시 반 전에는 갈게.유지는 잠깐 생각하다가.—응. 천천히 와요.전송했다.그리고 침실로 들어가지는 않았다.거실 조명만 낮춰두고 소파에 앉았다.기다리는 건 맞았다.하지만 초조하게 현관만 보고 있지는 않았다.11시 17분.비밀번호 누르는 소리가 들렸다.유지는 책에서 눈을 들었다.문이 열리고.도하가 들어왔다.“왔어요?”“응.”유지는 시계를 한번 봤다.“벌점 없음.”도하가 웃었다.“11시 반 전.”“약속 지켰네.”도하는 신발을 벗고 안으로 들어왔다.유지가 가까이 가서 얼굴을 봤다.“술 마셨어요?”“조금.”“많이?”“두 잔.”유지가 눈을 가늘게 떴다.“진짜?”“응.”“확인해볼까.”도하가 웃었다.“어떻게.”유지는 가까이 갔다가 멈췄다.그리고 피식 웃었다.“냄새 별로 안 나네.”“검사 끝?”“응.”도하는 재킷을 벗어 의자에 걸었다.유지가 물었다.“재밌었어요?”“응.”“사람들은?”“괜찮더라.”“누구랑 제일 많이 얘기했어요?”“기획 쪽

Weitere Kapitel
Entdecke und lies gute Romane kostenlos
Kostenloser Zugriff auf zahlreiche Romane in der GoodNovel-App. Lade deine Lieblingsbücher herunter und lies jederzeit und überall.
Bücher in der App kostenlos lesen
CODE SCANNEN, UM IN DER APP ZU LESEN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