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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화

작가: 금붕어
최수빈은 언제나 선을 지키는 사람이었다.

과거 주상 그룹에서 주민혁의 비서로 일할 때조차 그의 사무실은 함부로 드나들 수 없는 공간으로 여겼다.

억지로 들어갈 때마다 돌아오는 건 늘 불쾌감이 묻은 주민혁의 표정뿐이니 지금 더더욱 발을 들일 이유가 없었다.

박하린도 굳이 강요하지 않고 물러났다.

홀로 남은 최수빈은 약을 꺼내 손목에 바르기 시작했다.

하루 세 번 사용해야 했지만 아침에는 바르지 못했었다.

효과는 확실했다.

몇 번 쓰지도 않았는데 손목에 남았던 상처 자국이 눈에 띄게 옅어지고 있었다.

막 약을 덮어두려는 순간, 박하린이 커피잔을 들고 들어왔다.

박하린의 시선은 재빨리 약통으로 향했다.

“이거 제가 외국에서 들여온 약 아니에요? 어제저녁부터 안 보여서 찾고 있었는데... 여기 있었네요?”

최수빈의 행동은 순간 멈췄다.

주민혁이 이 정도로 무심할 줄은 예상하지도 못했기 때문이다.

자신과 박하린의 사이가 어떤지 뻔히 알면서도 굳이 그녀의 약을 내밀어 모욕을 준 것이다.

최수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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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수빈의 목소리는 싸늘했다.“그만 하세요. 의사 선생님이 그러셨어요. 아무 문제 없다고요.”그러자 최진식은 얼굴이 창백하게 굳더니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최수빈은 휴대폰을 꺼내 한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잠시 후, 휴대폰 너머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네, 수빈 씨.”“장 사장님.”최수빈의 목소리는 차분했다.“최진식 씨가 장 사장님께 진 도박빚, 제가 갚겠습니다. 대신 조건이 하나 있어요.”휴대폰 너머의 장 사장은 잠시 멈칫하더니 곧 웃으며 말했다.“말씀하시죠.”“앞으로 최진식 씨에게 돈 빌려주지 마세요. 찾아가서 괴롭히는 일도 없어야 합니다.”최수빈의 시선이 최진식에게 닿았다.“돈은 바로 계좌로 보내드리겠습니다. 하지만 앞으로 다시 두 분이 엮였다는 말이 제 귀에 들어오면, 그 도박장 문 닫게 만들 거예요.”휴대폰 너머가 조용해지는 것도 잠시, 이내 장 사장의 웃음 섞인 목소리가 들려왔다.“알겠습니다. 최 대표님이 하시는 말씀이니 믿어야죠.”전화를 끊은 뒤, 최수빈은 최진식을 차갑게 내려다봤다.“돈은 제가 갚았어요. 대신 이 집은 오늘 안으로 비우세요. 앞으로는 알아서 사시고요. 엄마랑 이혼 미뤄봤자 아무 의미 없어요. 도박빚 때문에 그러는 거라면 저한테 오세요. 제가 정리해드릴 테니까, 엄마랑은 깨끗하게 이혼하세요.”그가 이혼을 질질 끌며 끝까지 재산을 노리는 이유는 결국 하나였다. 밖에 진 빚이 너무 많았기 때문이었다.최진식은 최수빈을 바라보다가 더는 떼를 쓰지 못했다.그녀가 한 번 뱉은 말은 반드시 지키는 사람이라는 걸, 그도 알고 있었으니 말이다.결국 최진식은 고개를 숙인 채 낮게 중얼거렸다.“알았다.”최수빈은 더 이상 그를 상대하지 않고 응급실을 나섰다.그런 다음 직원들에게 현장 정리를 맡기고, 변호사에게도 남은 절차를 빈틈없이 처리해 달라고 당부했다.모든 일을 끝내고 나니 어느새 오후가 되어 있었다.최수빈은 차를 몰고 신혼집 별장으로 돌아왔다.집 안은 텅 빈 듯 조용했다.율이가 저택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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