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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62화

Autor: 금붕어
“요즘 심 대표님은 새 회사 세워서 제노 테크를 정면으로 겨냥하고 있고 주기훈 선생님도 계속 07 전투기 프로젝트를 노리고 있잖아. 이런 비열한 방식으로 프로젝트를 망치려 들 가능성도 충분해.”

최수빈의 마음에도 의심이 스며들더니 최근에 벌어진 일들이 하나둘 떠올랐다.

약혼식에서의 사고, 임명규에 대한 조사, 심종연의 신설 회사, 주기훈과 심종연의 잦은 접촉, 그리고 지금 그녀와 임하은이 동시에 아이를 잃은 일까지...

‘이 모든 게 정말 우연일까?’

마치 누군가가 뒤에서 판을 흔들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누가 꾸민 짓이든, 난 절대 그냥 넘어가지 않을 거야.”

송미연이 차갑게 말했다.

육민성도 고개를 끄덕였다.

“최근 제노 테크나 천공과 접촉한 사람들부터 전부 조사해 볼게. 특히 심종연이랑 주기훈 그분 쪽 동향을 중점적으로.”

육민성은 더 말을 잇지 않도록 손짓으로 제지했다. 그러자 송미연이 그의 눈짓을 받아들였다.

최수빈의 눈 밑 붉은 기가 눈꼬리까지 번져 있었고 창백한 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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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죽음의 끝자락에서 깨달은 것   제1360화

    “안 돼.”주민혁의 목소리는 아주 낮았다.“해외 세력의 잔당도 아직 완전히 정리되지 않았고 도씨 가문 쪽 뒷수습도 남았어. 천공의 해외 협력 프로젝트도 오늘 오후에 국제회의가 있어. 내가 빠질 순 없어.”주민혁은 최수빈의 손을 조심히 뿌리치고 벽을 짚은 채 몸을 일으켰다.걸음은 아직 조금 휘청거렸지만 그는 한 걸음 한 걸음 끝내 중심을 잡아가며 문 쪽으로 향했다.최수빈은 꼿꼿하지만 어딘가 야위어 보이는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입술을 꾹 다물었다.속에서 무력감이 파도처럼 밀려왔다. 말려도 소용없다는 걸 알고 있었다.이 남자는 늘 책임을 어깨에 짊어진 채 조금도 내려놓지 못하는 사람이었다.하는 수 없이 최수빈은 주민혁을 따라가 깨끗한 실내복을 챙겨 주었다. 그리고 그가 천천히 옷을 갈아입는 모습을 지켜보았다.주민혁의 움직임은 느렸다. 팔을 들고 허리를 숙이는 작은 동작 하나에도 피곤한 기운이 느껴졌지만, 그는 여전히 흐트러짐 없이 단정했다.옷을 갈아입은 뒤에는 다시 침실로 돌아가 눕지 않고 곧장 서재로 향했다.서재 문이 조용히 열렸다.이윽고 주민혁은 책상 뒤에 앉아 손끝을 키보드 위에 올렸다. 그러나 몇 글자를 치기도 전에 머리가 핑 도는 듯한 어지럼이 몰려오는 탓에 급히 이마를 짚고 눈을 감은 채 잠시 숨을 골랐다.최수빈은 따뜻한 물 한 잔을 들고 들어오다가 그 모습을 보고 가슴이 미어졌다.하지만 그녀는 별다른 말 없이 주민혁의 손이 닿는 곳에 물컵을 내려놓았다.“천천히 해요. 서두르지 말고.”주민혁은 눈을 뜨고 물컵을 들어 한 모금 마셨다. 따뜻한 물이 목을 타고 넘어가자 바짝 마른 목이 조금은 나아지는 듯했다.그가 최수빈을 바라보았다.“또 걱정시켰네.”최수빈은 고개를 저으며 더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대신 의자를 하나 끌어와 그의 곁에 앉아 조용히 함께 있어 주었다.서재 안에는 키보드를 두드리는 맑은소리만이 낮게 이어졌다.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현관 쪽에서 초인종 소리가 들려와 최수빈은 자리에서 일어나 문을 열러 갔

  • 죽음의 끝자락에서 깨달은 것   제1359화

    최수빈의 목소리는 조금 쉬어 있었다. 눈에는 밤새 한숨도 못 잔 흔적처럼 붉은 핏기가 짙게 내려앉아 있었다.주민혁은 그런 그녀를 바라보다가 가슴 한쪽이 세게 조여 오는 걸 느꼈다.그는 낮게 말했다.“걱정시켜서 미안해.”하지만 대답 대신 최수빈은 조용히 몸을 일으켜 주민혁을 부축해 앉혔다. 그리고 따뜻한 물 한 잔을 따라 그의 입가로 가져다주었다.그렇게 주민혁이 천천히 물을 마시는 모습을 지켜본 뒤에야 그녀는 입을 열었다.“지안 씨가 그랬어요. 당신 몸 상태가 이미 한계까지 망가졌다고. 이대로 계속 버티면 정말 무너질 수도 있대요.”물컵을 쥔 주민혁의 손이 잠시 멈칫했다.그는 천천히 시선을 들어 최수빈을 바라봤다. 피로가 짙게 깔린 눈빛이었지만 이미 알고 있었다는 듯 담담했다.“나도 알아.”알고 있었다. 모를 리가 없었다.최근 들어 그는 자주 어지러움을 느꼈고 가슴이 답답하게 조여 오는 순간도 많았다. 그러나 늘 억지로 버틴 것이었다.최수빈을 걱정시키고 싶지 않았고 자신을 노리는 사람들에게 빈틈을 보이고 싶지도 않아서 말이다.최수빈은 그런 그를 바라보며 입술을 꾹 다물었다. 주민혁의 사정을 이해 못 하는 건 아니었으나 그의 몸은 정말 더는 이렇게 버틸 수 없는 상태였다.“지금 상황이 어떤지 너도 잘 알잖아.”주민혁은 물컵을 내려놓으며 조용히 말했다.“해외 세력은 계속 움직이고 있고 심종연의 잔당도 아직 숨어서 날뛰고 있어. 천공 쪽 해외 프로젝트도 지금이 가장 중요한 시기고. 이 상황에서 난 쓰러질 수 없어.”최수빈의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그가 틀린 말을 하는 건 아니었다.하지만 저 몸으로 대체 얼마나 더 버틸 수 있단 말인가.그녀는 창백한 주민혁의 얼굴과 아직 핏발이 가시지 않은 그의 눈을 보다가 결국 참지 못하고 한 걸음 다가갔다.이윽고 그대로 주민혁을 꽉 끌어안더니 그의 어깨에 얼굴을 묻은 채 울먹이는 목소리로 말했다.“민혁 씨... 당신 너무 힘들잖아요. 정말 너무 힘들어 보여요.”그녀의 품은 따뜻하고 부드러웠다

  • 죽음의 끝자락에서 깨달은 것   제1358화

    주민혁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다시 눈을 감았다. 숨소리는 여전히 희미했다.최수빈은 차마 자리를 뜨지 못하고 그대로 그의 곁에 쪼그려 앉아 손을 꼭 붙잡아 주었다. 마치 그 손이 그녀를 버티게 해 주는 유일한 끈인 것처럼 말이다.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문밖에서 가벼운 노크 소리가 들려왔다.최수빈은 곧바로 몸을 일으켜 현관으로 향했다. 문을 열고 보니 강지안이 의료 가방을 든 채 굳은 얼굴로 서 있었다.“상태는 어때요?”강지안이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욕실에 있어요. 잠깐 깼다가 다시 의식을 잃었어요.”최수빈은 몸을 비켜 강지안을 들여보내며 아주 낮게 말했다.“목소리 낮춰 줘요. 아이들이 자고 있거든요.”강지안은 고개를 끄덕인 뒤, 의료 가방을 든 채 빠르게 욕실로 들어갔다.이윽고 그녀는 주민혁의 곁에 쪼그려 앉아 상태를 꼼꼼히 살폈다. 맥을 짚고 눈꺼풀을 들어 확인하는 동안 미간은 점점 더 깊게 찌푸려졌다.최수빈은 옆에 선 채 숨조차 제대로 내쉬지 못했다. 혹시라도 좋지 않은 말이 나올까 두려운 듯, 그녀의 시선은 강지안의 얼굴에 못 박혀 있었다.한참 뒤, 강지안은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최수빈을 향해 고개를 살짝 저으며 밖에서 이야기하자는 눈짓을 보냈다.마음이 바닥까지 가라앉았지만 최수빈은 애써 불안함을 억누르며 강지안을 따라 거실로 나왔다.“상태가 많이 안 좋아요.”강지안의 목소리는 납덩이처럼 무거웠다.“오랫동안 과로한 데다 극도의 긴장 상태가 계속되면서 급성 스트레스성 실신이 온 거예요. 거기에 예전 부상까지 겹쳐서 몸이 이미 한계까지 망가져 있어요. 이대로 계속 버티다간 정말 돌이킬 수 없는 일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최수빈은 다리에 힘이 풀려 하마터면 소파에 주저앉을 뻔했으나 소파 팔걸이를 붙잡고 겨우 중심을 잡았다.“그럼 지금은 어떻게 해야 해요? 증상을 좀 가라앉힐 방법은 있어요?”“일단 주사를 놔서 증상부터 가라앉히고 약도 처방해 줄게요.”강지안은 의료 가방을 열어 주사기와 약제를 꺼냈다.“하지만 이건 임시방편

  • 죽음의 끝자락에서 깨달은 것   제1357화

    시간은 속절없이 흘러갔다.벽시계의 초침 소리는 또각또각 울려 어느새 삼십 분이 훌쩍 지나 있었다.욕실 안의 물소리는 진작 멎었는데 주민혁은 좀처럼 나오지 않아 최수빈의 마음은 점점 불안해졌다.그래서 들고 있던 국자를 내려놓고 빠르게 욕실 문 앞으로 다가가 조심스럽게 문을 두드렸다.“민혁 씨? 다 씻었어요? 음식 식겠어요.”그러나 안에서는 아무런 대답도 들려오지 않았다.가슴이 철렁 내려앉으며 불길한 예감이 순식간에 그녀를 집어삼켰다.다급한 목소리로 이내 최수빈은 다시 한번 세게 문을 두드려 보았다.“민혁 씨, 듣고 있어요?”여전히 안은 숨 막힐 듯 고요했다.더는 망설일 수 없었는지라 최수빈은 곧바로 손잡이를 돌려 욕실 문을 열었다.짙은 수증기가 얼굴을 덮쳐 오더니 그 사이로 은은한 바디워시 향이 몰려왔다.그리고 주민혁은 욕조 옆 바닥에 웅크린 채 쓰러져 있었다.종잇장처럼 창백한 얼굴, 이마에는 식은땀이 송골송골 맺혀 있었다. 두 눈은 굳게 감겨 있었고 숨소리는 거의 느껴지지 않을 만큼 약했다.“민혁 씨!”최수빈은 황급히 달려가 그의 곁에 주저앉았다. 떨리는 손으로 그의 이마를 짚어보자 손끝이 저릿할 만큼 뜨거운 열기가 느껴졌다.뒤이어는 맥을 짚어 보았다. 약하면서도 빠르게 뛰고 있는 맥박은 금방이라도 꺼질 듯한 촛불 같았다.순간 머릿속이 새하얘졌다. 심장이 보이지 않는 손에 꽉 움켜 쥐인 것처럼 아파 숨쉬기조차 힘들었다.하지만 잠시 뒤, 흐트러졌던 이성이 조금씩 돌아왔다.‘지금 이 상황에서 민혁 씨를 병원으로 데려가는 건 안 돼. 도씨 가문 일은 이제 막 끝났고 해외 세력은 여전히 어둠 속에서 기회를 엿보고 있어. 만약 외부에 민혁 씨의 몸 상태가 좋지 않다는 사실이 알려진다면...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던 자들이 반드시 빈틈을 파고들 거야. 그때는 주씨 가문뿐 아니라 천공연구원 쪽까지 흔들릴 수 있어.’최수빈은 애써 자신을 진정시켰다. 그리고 휴대폰을 꺼내 강지안에게 전화를 걸었다.전화는 금세 연결됐다. 강지안의 목소리에는

  • 죽음의 끝자락에서 깨달은 것   제1356화

    취조실 안에서 주나연은 끝내 후회의 눈물을 흘렸다. 하지만 이제 와서 후회해 봐야 이미 모든 것이 늦은 뒤였다.도씨 가문의 일을 마무리한 뒤, 주민혁은 주씨 가문 저택으로 돌아왔다.주성철은 술병을 든 채 정원에 있는 계수나무 아래에 앉아 있었다. 주민혁이 다가오자 그는 그저 무심히 시선을 들어 물었다.“다 처리했니?”“네.”주민혁은 주성철의 곁으로 다가가 그가 건네는 술잔을 받아 들더니 단숨에 들이켰다.술은 독하게 목을 태웠지만 마음 깊은 곳에 쌓인 피로까지 씻어내지는 못했다.주성철은 그런 그를 한참 바라보다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잘했어. 주씨 가문의 기반을 벌레 같은 놈들 손에 무너뜨릴 수는 없지. 다만...”그는 잠시 말을 멈추고 낮게 한숨을 내쉬었다.“그래도 피붙이 아니냐. 저 아이들이 저 지경까지 떨어지는 걸 보고 있자니, 마음이...”주민혁은 술잔을 쥔 손에 힘을 주더니 목소리를 낮게 깔았다.“할아버지, 모두 다 스스로 자초한 일이에요. 누구를 원망할 일도 아닙니다.”주성철은 더는 말하지 않고 고개를 젖혀 술 한 잔을 비웠다.계수나무 꽃잎 하나가 술잔 위로 떨어졌다. 은은한 향이 번졌지만 그 끝에는 묘한 서늘함이 남아 있었다.가문의 이익과 혈육의 정을 두고 벌어진 이 싸움은 결국 단호한 처단으로 막을 내렸다.하지만 주민혁은 알고 있었다. 이게 끝이 아니라는 것을.해외 세력은 여전히 틈을 노리고 있었고 심종연의 잔당도 아직 완전히 정리되지 않았다. 때문에 그의 어깨에 놓인 짐은 여전히 무거웠다....주민혁은 신혼집으로 돌아왔다.셔츠 깃은 느슨하게 풀려 있었고 넥타이는 목에 대충 걸쳐져 있었다. 평소 한 치의 흐트러짐 없이 정돈되어 있던 머리카락도 이마 위로 흐트러져 내려와 있었다.눈에는 핏발이 가득한 것이 며칠 밤을 꼬박 새운 사람처럼 지쳐 보였다.거실에는 따뜻한 음식 냄새가 퍼져 있었다.최수빈은 앞치마를 두른 채 주방에서 나오다가 그의 모습을 보고 곧바로 미간을 찌푸렸다. 그러고는 빠르게 다가가 금방이라도 쓰

  • 죽음의 끝자락에서 깨달은 것   제1355화

    주나연은 믿을 수 없다는 얼굴로 주성철을 바라보았다. 눈물은 더 세차게 흘러내렸다.“할아버지, 어떻게 그런 말씀을 하세요? 저 할아버지 친손녀잖아요.”주성철은 눈을 감으며 더는 그녀를 보지 않고 곁에 있던 하인에게 손짓했다.“아가씨를 모셔다드려.”주나연은 저택 밖으로 끌려 나가면서도 계속 울부짖었다. 그 비명 같은 울음소리는 피를 토하는 새소리처럼 처절했다.하지만 이번에는 아무도 그녀를 돌아보지 않았다.주성철에게서도 문전박대를 당한 주나연이 도씨 가문 별장으로 돌아왔을 때, 그녀가 본 것은 초라하게 짐을 싸고 있는 도지석의 모습이었다.도지석은 주나연이 돌아오자마자 짜증 가득한 얼굴로 쏘아붙였다.“뻔뻔하게 집은 돌아왔네? 할아버지도 당신 안 도와준다며? 이제 됐네. 도씨 가문은 완전히 끝났어. 분명히 말하는데, 난 이 난장판 수습 안 해. 우리 이혼하자.”“이혼?”주나연은 그 말에 자극을 받은 듯 곧장 달려들었다.“도지석, 이 양심도 없는 인간아! 예전에 울고불고 나랑 결혼하겠다고 매달린 게 누구였는데? 주씨 가문 등에 업고 출세하려고 한 게 누구였는데? 이제 와서 도망가겠다고? 어림도 없어!”두 사람은 그대로 뒤엉켜 몸싸움을 벌였다.애정 가득하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남은 것은 바닥에 널브러진 짐과 추한 민낯뿐이었다.그리고 이 모든 일은 전부 주민혁의 손바닥 위에서 벌어진 일이었다.주민혁은 도지석이 자산을 빼돌린 증거를 익명으로 세무 당국에 넘겼다. 그러자 얼마 지나지 않아 도씨 가문은 거액의 탈세 혐의까지 적발되었다.세무 당국이 조사에 착수했고 은행은 대출금 상환을 독촉하기 시작했다. 도씨 가문의 회사는 완전히 벼랑 끝으로 내몰린 것이다.궁지에 몰린 도지석은 결국 위험한 선택을 했다. 바로 심종연의 뒤에 있던 해외 세력과 접촉한 것이다.그는 주씨 가문의 핵심 기술을 넘기는 대가로 해외로 도주할 자금을 받아낼 생각이었다.하지만 그 소식은 오래 지나지 않아 주민혁의 귀에 들어갔다.깊은 밤.주상 그룹 지하 주차장.희미

  • 죽음의 끝자락에서 깨달은 것   제416화

    현장에 있던 절반에 가까운 사람들은 주기훈이 부른 사람이 박하린이라고 여겼다.박하린 역시 그 한마디를 들은 순간, 무의식적으로 주민혁을 바라봤다.하지만 그의 얼굴에는 여전히 냉담한 기색만이 감돌 뿐, 감정을 읽기 힘든 어둡고 침착한 표정이었다.두 사람의 시선이 마주쳤지만 주민혁의 눈빛에는 어떤 변화도 없었다.박하린은 속으로 판단했다. 그 눈빛이 변하지 않았다는 건, 자신을 인정한다는 뜻이라고.그리고 그건 주기훈과 이미 사전에 이야기가 오갔다는 의미일 수도 있었다.이런 중요한 자리에서 박하린이 직접 차를 내놓게 했다는 건,

  • 죽음의 끝자락에서 깨달은 것   제430화

    진승우의 그 한마디는 애매한 거리에서 들을 수 있을 만큼의 음량이었고 주변에 있던 몇몇 사람들은 그 말에 노골적으로 얼굴을 찌푸렸다.가만히 앉아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최수빈한테 대체 왜 그런 조롱을 던지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무슨 속속들이 다 아는 사람처럼 구는 것도 우습기 짝이 없었다.주상 그룹의 창립기념 행사 이후로 주민혁과 최수빈이 혼인 관계였다는 건 이미 업계 대부분 사람들의 귀에 들어간 상태였고 그 사실은 박하린 역시 똑똑히 알고 있었다.그래서인지 오늘처럼 다시 이런 공식적인 자리에 나설 때마다그녀를 바라보는 시선

  • 죽음의 끝자락에서 깨달은 것   제362화

    ...최수빈은 요즘 맡은 프로젝트들로 정신이 없었다.2단계 공정이 시작된 뒤로는 운상 쪽에도 자주 들락거렸다.육민성은 그런 그녀를 보며 매일 쉴 새 없이 돌아가는 팽이 같다고 생각했다.결국 보다 못해 그녀를 사무실로 불렀다.“왜요?”최수빈은 손에 태블릿을 들고 3D 모델을 살피며 말했다.“할 말 있으면 짧게 해주세요. 곧 테스트하러 나가야 해서요.”육민성은 서류를 내려놓고 고개를 들었다.“언제쯤이면 너 스스로한테 휴가를 줄 거야? 좀 쉬어야 하지 않겠어?”단호하지만 걱정스러운 말투였다.“천공 프로젝트는 거의 마무

  • 죽음의 끝자락에서 깨달은 것   제341화

    앞뒤가 없는 그 한마디를 최수빈은 무슨 뜻인지 이해하지도 못했고 굳이 따져 묻고 싶지도 않았다.그녀는 시선을 거두고 하던 일에 다시 집중했다.그런데 바로 다음 순간, 려운이 다가와 작은 약병 하나를 내밀었다.“대표님이 주신 겁니다.”그가 말만 남기고 돌아서려 했지만 최수빈이 눈을 내리깔며 짧게 말했다.“잠시만요.”맑고 차분한 목소리였지만 묘하게 압박감이 있었다.려운의 걸음이 멈추더니 고개를 돌리며 물었다.“왜요?”“가져가요.”최수빈은 시선을 들며 말했다.“정말 미안하다면 주 대표님더러 직접 와서 사과하라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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