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아니면 그 사람이 너보다 직급이 높아? 도대체 무슨 자격으로 너한테 가방 들게 하고 커피 심부름까지 시키는 건데? 네가 천공에서 어떤 사람인지 뻔히 알면서 일부러 괴롭히는 거야.”최수빈의 말에 송미연이 오랫동안 꾹꾹 눌러 담아 두었던 서러움이 한순간에 터져 나왔다.그녀는 휴게 공간 소파에 몸을 기댄 채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 분노가 서려 있던 눈빛도 조금씩 가라앉고 그 자리엔 피로감만 옅게 남았다.“괜찮아. 별일 아니야. 조금만 참으면 지나갈 일이잖아.”“이게 어떻게 별일이 아니야?”최수빈이 미간을 찌푸렸다.“그 사람, 일부러 널 노리고 이러는 거잖아. 직장 내 경쟁은 경쟁이고 저건 정도가 너무 심해. 정 못 참겠으면 참지 마. 최악의 경우 이직하면 되잖아. 네 실력이면 어디를 가도 좋은 자리 못 구할 리가 없는데.”송미연은 고개를 저으며 손에 든 커피를 한 모금 마셨다.“안 돼. 난 이 일이 필요해.”그녀가 조용히 말했다.“이제는 과거에 발목 잡히고 싶지 않아. 누구 도움에 기대서도 싫고. 내 힘으로 성경에서 자리 잡고 싶어. 이 정도 일로 흔들릴 순 없어.”최수빈이 자신을 걱정해서 하는 말이라는 걸 송미연도 잘 알고 있었다.하지만 여기서 포기할 수는 없었다.이미 너무 먼 길을 걸어왔고 너무 많은 걸 견뎌냈는데 이 정도 일 때문에 지금까지의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들 수는 없었다.최수빈은 의지가 단단히 자리 잡은 송미연의 눈빛을 보며 안쓰럽기도 하고 답답하기도 해서 결국 한숨만 내쉬었다.그러다 손을 뻗어 그녀의 등을 가볍게 두드려주었다.“진짜 고집 하나는 알아줘야 한다니까... 그래. 네가 참겠다면 말리진 않을게. 대신 그 사람이 또 너 괴롭히면 바로 나한테 말해. 내가 가만 안 둘 거야. 그리고 억울한 일 있으면 혼자 끌어안고 있지 말 나한테나 민혁 씨한테 말해. 우린 네 편이니까.”이런 최수빈의 모습에 가슴 한켠이 따뜻해진 송미연은 고개를 끄덕였다. 눈가 역시 살짝 붉어졌다.“알아. 고마워.”“우리 사이에 무슨 고맙다는
송미연의 손끝이 허공에서 굳었다. 임한결이 내민 가방을 바라보는 순간, 가슴속에서 참아 왔던 화가 치밀어 올랐다.그녀는 자료 정리를 도우러 온 것이지 임한결의 가방을 들어 주고 커피 심부름을 하러 온 것이 아니었다.임한결은 송미연이 천공연구원에서 어떤 위치였는지 알고 있었다. 이곳에 그녀를 아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도 분명 알고 있었다.그런데도 굳이 이런 잡일을 시킨 것은, 천공연구원 직원들 앞에서 자신의 우위를 과시하고 송미연을 난처하게 만들려는 의도일 뿐이었다.주변의 시선이 다시 그녀에게 쏠렸다.놀란 눈빛, 안쓰러워하는 눈빛, 그리고 구경거리를 만난 듯한 시선까지...송미연의 얼굴이 붉어졌다가 하얗게 질렸다.주먹을 꽉 움켜쥐며 겨우 감정을 추스르고 나서야, 그녀는 고개를 들어 임한결을 바라보았다.눈빛에는 분노가 가득했다.하지만 임한결은 그저 담담하게 웃더니 그대로 법무팀 안으로 들어가 버렸다.홀로 문 앞에 남은 송미연의 손에는 무겁게 느껴지는 가방 하나가 들려 있었다.그렇게 그녀는 한참 동안 그 자리에 굳은 듯 서 있다가 끝내 이를 악물고 몸을 돌려 엘리베이터 쪽으로 걸어갔다.천공연구원 안에서 임한결과 다투고 싶지 않았다.더 많은 사람들 앞에서 구경거리가 되고 싶지도 않았다. 때문에 지금은 이 모욕을 삼키는 수밖에 없었다.엘리베이터 앞에 도착한 송미연은 내려가는 버튼을 눌렀다.잠시 뒤 문이 천천히 열리고 안으로 들어가려는데, 육민성이 엘리베이터 안에서 걸어 나왔다.검은 정장을 입은 그는 곧게 선 자세로 서류 하나를 들고 있었다. 아래층에서 막 올라오는 길인 듯했다.송미연에게 시선이 닿자 육민성은 잠시 멈칫하더니, 곧 그녀의 손에 들린 가방을 보았다.그리고 법무팀이 있는 방향을 바라보다가 다시 송미연의 얼굴을 훑어보았다.분노와 서러움이 뒤섞인 눈빛, 굳게 다물린 입술...그 순간 육민성은 무슨 일이 있었는지 대충 짐작한 듯, 송미연으로부터 법무팀이 있는 쪽으로 시선을 옮겼다. 그러자 희미하게 임한결의 모습이 보였다.육민성은
송미연은 알고 있었다. 임한결의 말이 결코 단순한 귀띔 정도가 아니라는 것을.그건 명백히 의도적인 행동이었다.일부러 그녀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일부러 사람들 앞에서 그녀를 의심하고, 일부러 그녀를 천공연구원과 위닝 테크 사이에 끼워 넣어 선택을 강요한 것이었다.기업 간 경쟁이야 어쩔 수 없는 일이다.하지만 임한결은 굳이 이런 방식으로 그녀를 옛 직장과 새 직장 사이에서 괴롭게 만들고 있었다.마치 그녀가 천공연구원과 조금이라도 얽혀 있는 한, 절대 위닝 테크에 제대로 섞일 수 없다는 듯이, 영원히 ‘외부인’일 수밖에 없다는 듯이 말이다.송미연은 컴퓨터를 켜고 천공연구원 관련 자료를 찾기 시작했다.천공에 오래 몸담았던 그녀는 천공이 처음 자리 잡던 시기부터 지금까지의 과정을 지켜봐 왔고, 그 안의 사정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그러나 그 익숙함이 이제는 송미연의 발목을 붙잡는 족쇄가 되어 버렸다.생각할수록 억울하고 답답했다.결국 그녀는 하던 일을 멈추고 의자 등받이에 몸을 기댄 채 천장을 올려다보았다.‘난 그저 조용히 일자리를 구하고 싶은 것뿐인데, 내 능력으로 살아가고 싶은 것뿐인데... 왜 이렇게 어려운 거지?’처음에는 육민성과의 끊이지 않는 인연이 송미연을 붙잡더니, 이번에는 임한결의 노골적인 견제가 그녀를 흔들었다.어디로 가든, 과거라는 소용돌이에서 벗어날 수 없는 것만 같았다.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송미연은 천천히 정신을 가다듬고 다시 마우스를 잡았다.어찌 됐든 그녀는 질 수 없었다.임한결에게 얕보일 수도 없었고 이런 감정에 무너질 수도 없었다.그래서 그녀는 깊게 숨을 들이마신 뒤, 다시 키보드 위에 손을 올렸다.‘더 이상 쓸데없는 생각 말고 그저 자료 정리에만 집중하자.’그렇게 송미연은 천공연구원의 관련 계약서와 등록 자료를 하나하나 분류하고 이번 분쟁과 연관된 핵심 내용들을 표시했다.글씨는 반듯했으며 정리는 빈틈없이 명확했다.오전 근무 시간은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갔다.송미연은 정리한 자료를 제본해 임한결의
임한결의 자리는 송미연의 대각선 맞은편에 있었다.그녀는 미간을 살짝 찌푸리고 고개를 숙인 채 위닝 테크와 천공연구원의 분쟁 서류를 넘겨 보고 있었는데 가끔씩 손을 들어 중요한 부분에 표시를 남겼다.잠시 후, 임한결은 서류철을 덮더니 자리에서 일어나 법무팀 팀장 장현영의 사무실 앞으로 갔다.똑똑, 그녀가 가볍게 문을 두드렸다.“팀장님, 천공연구원 사건 관련해서 말씀드릴 게 있습니다.”임한결의 목소리는 부드러웠다.“미연 씨가 물론 지분 문제 때문에 이 사건에서 빠지긴 했지만, 천공연구원의 내부 운영이나 계약 조항 작성 방식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잖아요. 관련 자료 정리를 맡기면 시간을 꽤 줄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사건 진행도 훨씬 빨라질 거고요.”그러자 장현영은 고개를 들어 임한결을 바라보더니 손끝으로 가볍게 책상을 두드렸다. 잠시 생각에 빠진 것이었다.“그래도 천공연구원 지분을 가진 사람이잖아요. 한쪽으로 치우칠 가능성은 없을까요?”“제가 전 과정을 확인하겠습니다. 자료도 하나하나 대조할 거고요. 그리고 미연 씨의 전문성은 팀장님도 인정하셨잖아요. 빠져야 하는 건 이해관계 때문이지, 능력 문제가 아니니까요.”임한결은 미소를 지었다. 말투에는 확신이 담겨 있었다.“자료 정리 정도를 맡기면 미연 씨의 장점도 살릴 수 있고, 괜한 말이 나올 여지도 줄일 수 있습니다. 서로에게 나쁘지 않은 방법이라고 생각해요.”임한결의 말이 나름대로 일리 있다 판단했기에 장현영은 고개를 끄덕였다.“좋아요. 그럼 그렇게 하죠. 송미연 씨에게 말해서 협조받으세요.”허락을 받은 임한결은 사무실을 나와 곧장 송미연의 자리로 향했다.사무실 곳곳에서 두 사람을 힐끗거리는 시선이 느껴졌다.같은 날 입사한 경쟁자인데 한 사람은 사건을 주도하고 다른 한 사람은 보조로 밀려난 상황, 괜한 말이 나오지 않는 게 오히려 이상했다.“미연 씨, 팀장님 허락받았어요. 천공연구원 사건 자료 정리 좀 도와줘요.”임한결의 말투는 여전히 온화했다.곧 그녀는 빈 파일 몇 개를 송미연
아주 지독하게 잘 짜여진 농담인 마냥, 이 모든 상황이 우스웠다.“네, 알겠습니다.”송미연은 마음속 감정을 꾹 눌러 삼키고 고개를 끄덕인 뒤, 장현영의 사무실을 나섰다.문밖으로 나오자마자 그녀는 차가운 벽에 등을 기대고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어떻게든 스스로를 가라앉히려 애쓴 것이다.복도에는 사람들이 오가고 있었고 동료들은 모두 제 일을 하느라 바빴다. 때문에 잠시 감정을 추스르지 못한 그녀를 신경 쓰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임한결도 장현영의 사무실에서 나와서는 송미연의 곁으로 다가와 미안한 기색을 띠며 말했다.“미연 씨, 미안해요. 일부러 그런 건 아니었어요. 다만 이해관계가 얽힌 일이라 피하는 게 맞다고 생각했어요. 혹시라도 미연 씨에게 안 좋은 영향을 줄까 봐요.”“알아요.”송미연은 고개를 들어 그녀를 바라보았다. 눈빛에는 아무런 동요도 없었다.“한결 씨 말이 맞아요. 저는 분명 빠지는 게 맞고 장 팀장님의 결정도 틀리지 않았어요.”송미연은 임한결을 원망하지 않았다. 임한결은 그저 가장 옳은 선택을 했을 뿐이었다.잘못된 건 그녀가 아닌, 끊으려 해도 끊기지 않고, 정리하려 해도 더 얽혀드는 이 지긋지긋한 인연이었다. 그리고 떨쳐내려 해도 끝내 따라붙는 과거가 문제였다.담담한 송미연의 얼굴을 바라보자 임한결은 오히려 마음이 불편해졌다.무슨 말이라도 하고 싶었지만 막상 꺼낼 말이 없었는지라 결국 그녀는 고개만 끄덕였다.“그럼 전 먼저 사건 검토하러 갈게요. 혹시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 말해요.”송미연은 고개를 끄덕였다.그러고 나서 임한결이 사무실로 들어가는 모습을 바라본 뒤에야, 천천히 몸을 일으켜 자신의 자리로 향했다.사무실 한쪽.임한결은 자리에 앉아 서류철을 펼쳐 보았지만 어쩐지 집중이 되지 않았다. 그래서 송미연이 있는 방향을 힐끗 바라보았다.혼자 조용히 앉아 있는 송미연의 뒷모습은 유난히 가냘프고 외로워 보였다. 그래서인지 임한결의 마음에도 씁쓸함이 번졌다.일부러 송미연을 겨냥한 것이 아니었다.
송미연은 포기할까도 생각했다. 아예 위닝 테크에 출근하지 말까 고민한 적도 있었다.하지만 당장 수입보다 지출이 더 많은 자신의 처지를 떠올리면, 끝없이 손을 벌리는 가족들을 생각하면, 또 언제까지고 이렇게 무너진 채 살아갈 수는 없다는 현실을 마주하면 결국 거북한 마음을 억눌러야 했다.그녀에게는 이 일이 필요했다. 이 수입도 필요했다.자신을 위해서, 그리고 과거의 모든 것에서 완전히 벗어나기 위해서라도...임한결이든 육민성이든...그녀는 그저 자신의 일을 묵묵히 해내고 스스로의 원칙만 지키면 그걸로 충분하다고 생각했다.다음 날.송미연은 간단히 단장한 뒤, 위닝 테크로 향했다.입사 절차는 순조롭게 진행됐다.인사팀 직원은 그녀와 임한결을 데리고 법무팀을 둘러보며 업무 환경을 소개해 주었다.법무팀 팀장 장현영은 마흔을 넘긴 여성으로 일 처리가 깔끔하고 판단이 빠른 사람이었다.그녀는 두 사람을 바라보며 돌려 말하지 않고 본론부터 꺼냈다.“두 분 다 법학 전공에 실력도 괜찮다고 들었습니다. 수습 기간은 한 달이에요. 결과는 각자 실력으로 증명하세요. 최종적으로 남게 될 사람은 회사의 핵심 법무 업무를 혼자 책임질 수 있어야 합니다.”한마디로 두 사람은 경쟁자였다.조금의 포장도 없는 선언에 임한결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걱정 마세요, 팀장님. 최선을 다하겠습니다.”송미연도 따라 고개를 끄덕였지만 별다른 말은 하지 않았다.입사 첫날이라고 해서 따로 인사를 나누거나 적응할 시간은 없이 곧바로 업무가 시작됐다.장현영은 두 사람을 사무실로 불러 두툼한 서류철 하나를 건넸다.“현재 회사에서 가장 시급하게 처리해야 하는 사건입니다.”그녀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천공연구원과의 계약 분쟁 건이에요. 우선 두 사람이 함께 사건 내용을 파악하고 초안 수준의 대응 방안을 정리해서 오늘 오후까지 제출하세요.”송미연의 손끝이 서류철에 닿았다.그리고 표지에 적힌 ‘천공연구원’이라는 다섯 글자를 보는 순간, 몸이 딱 굳어 버리며 순간 심장이 철
최수빈은 시선을 가만히 내리며 과거를 떠올렸다.그때의 그녀는 주선웅을 진심으로 ‘큰오빠’라 여겼었다.무슨 일이 생기면 늘 앞장서서 나서주던 사람이었고 그녀 역시 그와 함께 어울리는 걸 마다하지 않았다.주선웅은 언제나 그녀에게 다정했고 웬만한 건 모두 받아주었다.반면 그 시절 주민혁과의 관계는 좀처럼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제자리에 머물러 있었다.주민혁은 지나칠 만큼 냉담했고 최수빈은 주선웅을 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 어른으로 여기며 답답한 마음을 털어놓곤 했다.그런데 그런 이야기들이 지금 주선웅의 입에서는 전혀 다른 의미로
“무사하고 행복하길 바란다고요?”최수빈은 그 몇 글자를 되뇌이듯 반복하다가 문득 웃음을 터뜨렸다. 하지만 그 웃음에는 전혀 온기가 없고 서늘한 기운만이 가득했다.“그래서... 제가 예전에 오빠를 믿고 의지했던 마음을 그렇게 다른 의미로 왜곡해 버린 거예요? 난 우리 사이가 깨끗하고 순수한 남매 같은 관계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오빠의 마음속에서는 이미 오래전에 변질돼 있었나 보네요.”최수빈은 주선웅이 알고 있으리라 믿었다.주민혁을 향해 사랑과 고통이 뒤섞여 있던 자신의 감정도, 그 시절 자신이 얼마나 흔들리고 상처받았는지도.
막 부상을 입은 몸이라 충분히 쉬는 게 마땅하지만 여전히 손에 쥔 일들을 놓지 못한 채 쉴 틈 없이 처리하고 있었다.기척을 느끼자 주민혁이 고개를 들었다. 곧 시선이 그녀가 들고 온 우유 잔에 닿는 순간, 눈빛이 잠시 깊어졌다.최수빈은 말없이 우유를 그의 손이 닿는 곳에 내려놓고 맞은편 의자를 끌어 앉았다.서재에는 한동안 침묵이 흘렀고 종이를 넘길 때 나는 사각거리는 소리만이 잔잔하게 울려 퍼질 뿐이었다.주민혁은 펜을 내려놓고 그녀를 바라보더니 목젖을 가볍게 움직이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이러는 거... 혹시 날 그렇게까
그 말을 듣는 순간 최수빈은 온몸이 함께 떨려 왔다. 너무나 무거운 질문이기 때문이었다.마치 하나의 대답만을 기다리고 있는 듯했고 그녀가 ‘중요하지 않다’고 말하면 정말로 목숨을 내던질 것만 같았다.그 순간, 최수빈은 주민혁의 몸에 배어있는 고통과 버거움을 어렴풋이 느낄 수 있었다.숨을 깊게 들이마신 뒤, 최수빈은 주민혁을 살짝 밀어냈다. 그리고 곧바로 그의 얼굴을 똑바로 바라보며 차분하지만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나한테 민혁 씨의 목숨이 중요하냐고 물었죠? 그럼 나도 물을게요. 민혁 씨한테는 나랑 우리 딸의 목숨이 중요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