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 connecter“저기다! 빨리 쫓아!”눈보라를 뚫고 날아온 강한 서치라이트가 차 뒤 유리를 정통으로 비췄다. 그와 동시에 몇 발의 총성이 터졌고 쨍그랑하는 날카로운 파열음과 함께 뒷유리가 산산조각 났다. 눈가루와 유리 파편이 한꺼번에 차 안으로 들이쳤다.주민혁은 반사적으로 최수빈을 안쪽으로 끌어당기며 낮게 말했다.“꽉 잡아요!”최수빈은 이를 악문 채 핸들을 힘껏 움켜쥐었다. 눈빛이 매섭게 번뜩였다.젖은 눈길은 꽤나 미끄러웠다. 바퀴가 쌓인 눈을 밟을 때마다 계속 헛돌았고 차체는 크게 흔들렸다. 심지어 몇 번이나 길가에 솟아오른 얼음 능선에 부딪힐 뻔했다.그런데도 핸들을 잡은 그녀의 손만큼은 소름 끼칠 정도로 침착했다. 차가 미끄러질 때마다 순식간에 균형을 되찾으며 다시 제자리에 바로잡은 것이다.“손잡이 꽉 잡아요!”최수빈의 목소리가 매서운 바람 소리에 휩쓸려 퍼졌다.뒤쫓아오는 놈들은 조금도 거리를 내주지 않았다.총알이 쉴 새 없이 차체를 때리며 퍽퍽 둔탁한 소리를 냈고 차에는 순식간에 총탄 자국이 수두룩하게 박혔다.“왼쪽으로 꺾어. 삼백 미터 앞에 빙하 틈이 있어. 그 안으로 들어가면 놈들의 시야를 한동안 끊을 수 있어.”주민혁이 갑자기 입을 열더니 눈을 가늘게 뜨고 창밖을 응시했다. 거센 눈보라에 시야가 흐릿한데도 방향만큼은 정확히 짚어냈다.겉으로는 병실에 갇혀 있던 것처럼 보어도, 그는 이미 오래전부터 이 일대 지형을 머릿속에 모조리 그려 넣고 있었다.어디에 빙하 틈이 있는지, 어디에 몸을 숨길만 한 설동이 있는지, 어디에 지형을 이용할 수 있는지 전부 외워 둔 상태였다. 거의 살아 있는 지도나 다름없었다.최수빈은 망설이지 않고 핸들을 세게 꺾었다.빙하 틈 안쪽은 좁고 비좁았다. 양옆으로는 가파른 얼음 벽이 솟아 있었고 추격자들이 비추던 불빛도 그 벽에 가로막혀 잠시 목표를 놓쳤다.“빙하 틈 따라서 쭉 가. 끝까지 가면 갈림길이 나올 거야. 오른쪽 샛길로 들어서면 보급소 뒤편으로 빠질 수 있어.”주민혁의 목소리는 섬뜩할 만큼 차분했다. 차
최수빈은 주민혁을 붙들고 눈밭을 한 걸음씩 힘겹게 헤쳐나갔다.주민혁이 뭐라고 말하든 그녀는 걸음을 멈추지 않았다.발목까지 푹푹 빠지는 눈길이라 한 걸음 내디딜 때마다 엄청난 힘이 들었다. 주민혁의 얼굴은 종잇장처럼 하얗게 질려 있었고 이마에는 식은땀이 송골송골 맺혀 있었다. 거친 움직임이 이어질수록 가슴의 상처도 찢어질 듯 욱신거렸다.그는 이를 악문 채 최수빈의 손목을 꽉 붙잡고 있었다. 손가락 마디가 하얗게 질릴 정도였다.“걱정하지 마요.”최수빈은 그의 몸이 미세하게 떨리는 걸 느끼고 고개를 돌려 말했다. 목소리는 부드러웠지만 이상할 만큼 단호했다.“그렇게 빨리 눈치채진 못할 거예요. 여긴 사람 그림자 하나 없는 곳이잖아요. 근처에 스노모빌도 딱 한대뿐이고. 그 말인즉슨, 우리가 사라진 걸 알아도 결국 저쪽도 우리처럼 이 5킬로를 걸어서 따라와야 한다는 거예요.”주민혁이 그녀를 바라봤다.휘몰아치는 눈보라 속에서 최수빈의 뺨은 새빨갛게 얼어 있었지만 눈빛만큼은 조금도 흔들리지 않았다.두 사람은 그렇게 한참 더 앞으로 나아갔다.잠시 뒤, 최수빈은 뒤쪽에서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는 걸 확인하고서야 조금 숨을 돌렸다.그녀는 주변을 재빨리 둘러보다가 멀지 않은 곳에 움푹 꺼진 눈구덩이 하나를 발견했다. 그 옆에는 커다란 얼음덩이들이 여러 개 쌓여 있었고 바람만 잘 막으면 몸을 숨기기에 딱 좋은 자리였다.“여기로 해요.”최수빈은 주민혁을 그쪽으로 부축해 데려간 뒤 조심스럽게 앉혔다. 그리고 옆에 쌓인 눈을 끌어다가 얼음 틈새에 막아 넣으며 매서운 바람을 최대한 막아 주었다.“여기 숨어 있어요. 절대 소리 내면 안 돼요. 20분 안에 데리러 올 테니까 무슨 소리가 들려도 절대 나오지 마요.”주민혁은 그녀를 올려다봤다.“너도 조심해.”“걱정 마요.”최수빈은 짧게 웃으며 말했다.“나 차 문 엄청 빨리 따거든요.”말을 마치자마자 그녀는 망설일 틈도 없이 몸을 돌려 보급소 쪽으로 뛰기 시작했다.머릿속에는 단 하나의 생각뿐이었다.‘조금만
“율이는 아직 국내에 있어. 최대한 빨리 옮겨서 안전부터 확보해야 해. 임하은은 이미 제정신이 아니야. 더는 그 여자한테 빈틈을 주면 안 돼.”그는 이 며칠을 허투루 보낸 게 아니었다.치료를 받는 척 간호사들과 말을 섞는 틈마다 그는 임하은과 심종연이 서로 손잡고 움직인 정황을 하나씩 모아 왔다. 자금 유용과 불법 거래에 얽힌 문서들도 적지 않았고 그 자료들은 모두 가장 들키기 어려운 곳에 숨겨 두었다.무사히 빠져나가기만 하면, 그 증거들은 두 사람을 무너뜨릴 결정적인 칼날이 될 터였다.최수빈은 그의 눈빛을 바라보자 이미 마음을 굳혔다는 걸 알아차릴 수 있었기에 더는 말리지 않았다.대신 힘주어 고개를 끄덕이며 손에 쥔 종이를 더 세게 움켜쥘 뿐이었다.“좋아요. 민혁 씨의 말대로 할게요.”...극지의 밤은 빨리 찾아왔다.주민혁과 약속한 시간이 어느새 다가오자 최수빈은 손에 쥔 탈출 경로도를 다시 한번 꼭 움켜잡았다.종이 위의 붉은 표시에는 경비원들의 교대 시간과 도주 동선이 촘촘히 그려져 있었다. 그건 두 사람이 그동안 숨조차 제대로 쉬지 못한 채 수많은 밤을 버텨 낸 결과였다.최수빈은 몸을 돌려 침대 머리맡 수납칸의 숨겨 둔 틈을 바라봤다. 그 안에는 손바닥만 한 칩 샘플 하나가 들어 있었다.이는 바로 경비의 눈을 피해 실험실 폐기물 더미를 뒤져 겨우 찾아낸 것이었다.그 칩 안에는 심종연이 07 전투기 프로젝트 자료를 빼돌리고 해외 세력과 결탁한 핵심 증거가 들어 있었다. 이것만 밖으로 넘길 수 있다면 심종연과 임하은에게 치명적인 한 방을 먹일 수 있었다.최수빈은 조심스럽게 칩을 방한복 안주머니 깊숙이 넣었다. 혹시라도 도망치는 중에 빠질까 봐 테이프로 단단히 고정한 뒤에야 손을 거뒀다.모든 준비를 마친 그녀는 깊게 숨을 들이마시고 문을 열어 끝없이 펼쳐진 설야 속으로 몸을 숨겼다.약속한 접선 장소는 버려진 창고 뒤편이었다. 그곳은 감시 카메라가 닿지 않는 사각지대였다.벽 모퉁이를 돌아서자 익숙한 실루엣이 눈에 들어왔다.주민혁은
며칠 동안 몸을 추스른 끝에 주민혁의 가슴에 있던 총상은 어느 정도 아물어 있었다. 아직 욱신거리는 통증은 남아 있었지만 적어도 이제는 땅을 딛고 걸을 수는 있었다.그래도 얼굴빛은 여전히 창백했고 이마에는 식은땀이 송골송골 맺혀 있었다.요 며칠 얌전히 치료만 받는 것처럼 보였지만 사실 그는 틈틈이 주변을 살피고 있었다.경비 인력이 언제 교대하는지 하나하나 파악했고 간호사들이 흘리듯 주고받는 말도 놓치지 않았다. 그렇게 자잘한 정보들을 모아 맞춰 본 끝에 그는 결국 최수빈이 어디에 갇혀 있는지 알아냈다.바로 이 건물 3층, 마찬가지로 삼엄한 경비가 붙어 있는 병실이었다.교대 시간의 빈틈을 노린 주민혁은 감시가 닿지 않는 사각지대를 피해 움직였고 마침내 최수빈의 병실 앞까지 다다랐다.그는 문을 가볍게 두드렸다.안쪽에서 미세한 인기척이 들리더니 곧 문이 아주 조금 열렸다.문틈 사이로 최수빈의 얼굴이 보였다.얇은 환자복 차림의 그녀는 무척 수척해 보였고 눈 밑에는 짙은 피로가 내려앉아 있었다. 그런데 문밖에 서 있는 사람이 주민혁이라는 걸 확인하는 순간, 그녀의 눈빛이 크게 흔들렸다. 그동안 가까스로 버텨 오던 마음이 한순간에 무너져 내린 듯했다.최수빈은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그대로 그에게 달려들어 와락 끌어안았다.마치 자기 자신을 주민혁의 품 안에 그대로 묻어 버리려는 사람처럼, 두 팔로 그의 허리를 힘껏 감아 안고 얼굴을 가슴팍에 파묻었다. 오래도록 억눌러 온 울음도 결국 더는 참지 못하고 목구멍 밖으로 새어 나왔다.주민혁은 순간 몸을 굳혔지만,이내 손을 들어 조심스럽게 그녀의 등을 토닥여 주었다.그녀가 얼마나 떨고 있는지 또렷하게 느낄 수 있었다.곧 낮고 부드러운 목소리가 조용히 최수빈을 감쌌다.“난 괜찮아, 수빈아. 정말 괜찮아.”그녀가 이렇게까지 자신을 걱정해 준다는 사실이, 주민혁에게는 벅찰 만큼 큰 구원처럼 느껴졌다.자신은 결코 가볍지 않은 죄를 짊어진 사람이었다. 그런데도 그녀는 용서하려 했고 다시 손을 내밀어 주었다.
그 말은 육민성의 약한 부분을 정확히 건드렸다.그는 정말 연애 한 번 제대로 해본 적이 없었다. 늘 공부와 집안일에만 마음을 쏟아왔으니 말이다. 하지만 그걸 송미연이 이렇게 대놓고 꺼내 버리니, 아무리 침착한 육민성이라도 순간은 버티기가 쉽지 않았다.“난 그 말에는 동의 못 해.”육민성은 고개를 돌리더니 한층 진지해진 표정으로 송미연을 바라보았다.“이 결혼은 서로가 원해서 한 거야. 같은 목표를 이루기 위해 내린 선택이고. 그러니까 누가 억울하다거나 손해를 봤다거나, 그런 말은 옳지 않아.”송미연은 눈썹을 슬쩍 치켜올렸다. 더 놀리진 않고 커피를 한 모금 크게 마신 뒤, 건성으로 대답했다.“알았어요, 알았어. 도련님 말씀이 다 맞죠.”서재에는 다시 적막이 내려앉으며 종이 넘어가는 소리와 은은한 커피 향만 조용히 공간을 채웠다.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날이 밝았다.커튼 틈으로 스며든 첫 아침 햇살이 산처럼 쌓인 자료 위로 길게 내려앉았다.송미연은 점점 눈꺼풀이 무거워지는 게 느껴졌다. 밀려드는 졸음을 억지로 버텨 보며 마지막으로 화면 속 숫자를 한번 확인했지만 결국 쏟아지는 피로를 이기지 못하고 책상 위에 엎드린 채 깊이 잠들고 말았다.너무 깊이 잠든 나머지, 옆에 있던 육민성이 언제 손을 멈췄는지도 알아차리지 못했다.육민성은 잠든 송미연을 가만히 바라봤다. 길게 내려온 속눈썹이 눈가에 옅은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었고 입가에는 희미한 미소까지 어려 있었다.그는 발소리조차 죽인 채 조심스럽게 움직였다. 의자에 걸쳐 두었던 자신의 외투를 들어 송미연의 어깨 위에 살며시 덮어 주기 위해서였다.아직 그의 체온이 남아 있는 외투가 그녀를 포근하게 감쌌다.곧이어 육민성은 하던 일을 계속했다. 다만 이번에는 더 조용히 더 가볍게 움직였다.두그렇게 두 시간이 흘러 아침 햇살이 서재 안을 완전히 밝혀 놓고서야 육민성은 비로소 펜을 내려놓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밖으로 나가 따끈한 아침밥을 사 왔다.은은하게 퍼지는 죽 냄새에 송미연은 잠에서 깼
밤, 육씨 가문 별채 서재 창가.스탠드 조명의 따뜻한 불빛이 넓은 공간을 밝고 어두운 영역으로 갈라놓고 있었다. 책상 위에는 임한 그룹과 플라잉 테크의 재무제표, 계약서, 자금 흐름 내역이 수북이 쌓여 있었는데 빼곡하게 적힌 숫자와 글씨만 봐도 눈이 아찔할 정도였다.송미연은 뻐근한 눈을 손으로 꾹 누르며 손끝으로 태블릿 화면 위의 빨간 표시를 훑었다. 그건 그녀가 세 시간 넘게 매달린 끝에 겨우 찾아낸 재무상의 허점이었다.임한 그룹이 지난해 해외에 투자한 한 건은 장부상으로는 빈틈 하나 없이 정리돼 있었지만, 자금 흐름을 따라가 보니 그 안에 교묘하게 숨겨진 우회 통로가 있었고 그 끝은 결국 심종연의 개인 계좌로 이어져 있었다.“찾았어요.”밤을 꼬박 새운 탓에 송미연의 목소리는 약간 잠겨 있었지만 분명 들뜬 기색이 느껴졌다.그녀는 옆에 있는 육민성을 툭 건드리며 태블릿을 내밀었다.“이것 봐요. 역시 임씨 가문이랑 플라잉 테크 사이에 자금 거래가 있었어요. 규모도 적지 않아서 이 정도면 금융감독원에서도 그냥 넘기지 못할 거예요.”육민성은 플라잉 테크의 특허 사용권 관련 서류를 들여다보고 있다가 그 말을 듣고 고개를 들었다. 눈에는 붉은 실핏줄이 잔뜩 올라와 있었다.그는 태블릿을 받아 화면을 넘기며 자료를 빠르게 훑어봤다. 굳어 있던 미간이 점점 풀렸다.“좋은 단서네. 내일 바로 법무팀에 넘겨서 증거 흐름부터 확실하게 엮자.”그는 손목시계를 한번 내려다봤다. 시곗바늘은 이미 새벽 세 시를 가리키고 있었다.창밖은 밤기운이 짙게 내려앉아 있었고 서재 안에는 종이 위를 스치는 펜 소리와 가끔 낮게 대화를 주고받는 두 사람의 목소리만 희미하게 맴돌았다.“먼저 좀 쉬어.”육민성의 시선이 창백해진 송미연의 얼굴에 머물렀다. 담담한 말투였지만 그 안에는 걱정하는 기색이 담겨 있었다.“이 자료들은 나 혼자 봐도 돼.”송미연은 손을 내저으며 책상 위에 놓인 펜 하나를 집어 들었다. 그러고는 종이 위에 뭔가를 계속 체크해 가며 말했다.“그게 말이 돼요
머릿속이 그야말로 엉망이라 최수빈은 지금 더 이상 주민혁과 어떤 식으로든 얽히고 싶지 않았다.하지만 그는 강력접착제처럼 어디를 가든 끈질기게 따라붙었다.게다가 연회에서 단검이 날아왔던 일, 그 순간 느껴졌던 날 선 기척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주민혁은 그 칼이 자신을 향한 것이었다고 말했지만 이런 일에 과연 확신이란 게 있을까?최수빈은 차분히 입을 열었다.“좋아요. 그럼 지금 당장 말해 줘요. 어디가 위험하다는 거죠? 민혁 씨의 말이 사실이라고 가정할게요. 예린이를 민혁 씨가 정한 학교에 보내도 좋고요. 하지만 사람과 사
“조심해!”누군가가 재빨리 그녀의 팔을 붙잡아 흔들림 없이 몸을 받쳐 주었다.주선웅이었다.귓가에서는 걱정하는 듯한 기색이 돋보이는 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수빈아...”최수빈은 온몸에 힘이 풀린 채 그의 품에 기대서서 끝내 참아왔던 눈물을 쏟아냈다.그 모습을 본 주기훈의 눈빛이 어둡게 가라앉았다.“주선웅, 당장 놔!”갑자기 주기훈의 날카로운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누가 들어도 엄하고 꾸짖는 톤이었다.“그 애는 전에 네 제수씨였던 사람이야. 그런데 그렇게 안고 있으면 돼? 이 일이 소문이라도 나면 주씨 가문 체면은 어
최수빈의 질문은 한 글자 한 글자 또렷했고 그 반문에 남자는 자리에 앉은 채 꼼짝도 하지 못했다.무릎 위에 올려둔 주민혁의 손이 눈에 띄지 않게 조금 더 힘을 주어 움켜쥐어졌다.잠시 후 다시 입을 열었을 때, 그의 목소리는 이전보다 한층 잠겨 있었다.“내가 보기에는 지금 이 지경에 이른 모든 상황, 지금 벌어지고 있는 모든 일은 전부 네가 바라던 바야.”주민혁은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지금 와서 아니라고 말해봤자... 이제 그건 더 이상 중요하지 않게 됐어.”최수빈은 즉각 되물었다.“중요하지 않다니 그게 무슨 말이에요
그의 말은 빈틈없이 맞아떨어졌고 흠을 잡을 구석이 없었다.결국 주선웅을 부축해 자리에 앉힌 사람은 주민혁이었다.“몸이 불편하면 병원에 가서 쉬는 게 맞아. 굳이 버틸 필요 없어. 정말로 원하는 프로젝트라면 내가 나서서라도 도와줄 수 있고. 병원에서 마음 편히 쉬어.”말투는 차분했지만 만약 형인 주선웅이 오늘 이 프로젝트를 원한다면 자신이 반드시 손에 쥐여주겠다는 확신이 묻어 있었다.주선웅은 고개를 들어 주민혁을 바라보았다. 잠시 동안 눈빛이 고요하게 가라앉는 듯하더니 이내 옅은 미소를 지었다.“굳이 네 도움까지 받을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