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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화

Author: 맑은하루
대청에서 하객들과 술을 마시던 서지우는 알 수 없는 불안감을 느꼈다.

혼례가 진행되는 내내 채연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단향목 의자 위에 놓였던 돼지머리는 이미 치워졌지만, 그 자리에는 검붉은 핏자국만 남아 있었다.

서지우는 무거운 눈빛으로 그 자리를 바라보았다. 시녀들이 이미 깨끗이 닦아 냈음에도, 그 의자는 여전히 눈에 거슬렸다.

"마마는 어디 계시느냐?"

"세자 저하, 마마께서는 경문을 다 베끼신 뒤 보이지 않으셨습니다. 아마 방에 들어가 쉬고 계신 듯합니다."

서지우는 고개를 끄덕이고 마음속 불안을 억누른 채 다시 하객들을 접대했다.

술을 몇 잔 마시자, 누군가 웃으며 농담했다.

"세자 저하, 새로 혼례까지 올리셨는데 세자빈께서는 어찌 얼굴을 보이지 않으십니까? 설마... 방 안에서 울고 계신 건 아닙니까?"

서지우가 처음 채연을 세자빈으로 맞이했을 때, 온 경성이 그의 지극한 정에 탄복했다. 하지만 불과 삼 년 만에 평처를 들이게 되자, 평소 그와 사이가 좋지 않던 몇몇 한량들은 겉으로든, 속으로든 그를 비웃고 있었다.

"그러게요. 세자빈께서도 너무하신 것 아닙니까? 이렇게 좋은 날에 얼굴조차 비추지 않으시다니요."

"세자 저하, 여인을 너무 아끼면 안 됩니다. 그러다가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날뛰게 됩니다! 내일 제가 미인을 잔뜩 보내 드려서 그 버릇없는 성정을 제대로 고쳐 주겠습니다!"

말을 마치자, 몇 사람은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

서지우의 얼굴은 더욱 굳어졌다. 채연은 세자빈의 신분으로 이런 경사스러운 날에 하객들을 접대하지 않았으니, 분명히 그의 체면을 세워 주지 않은 것이었다.

"가서 세자빈을 데려오너라!"

시녀는 급히 별채로 채연을 찾으러 갔다. 화려하게 꾸며진 신방 옆, 쓸쓸한 별채 안에는 아무도 없었다.

서지우는 미간을 찌푸렸다.

'방금 경문을 다 베꼈는데, 대청에도 없고 별채에도 없다면 대체 어디로 간 것이란 말인가?'

'오늘은 자신과 안화의 혼례식이니 아마 너무 슬퍼서 바람을 쐬러 나간 것이겠지.'

'그런 게 낫다. 저택 안을 돌아다니며 안화를 불편하게 만들 일도 없을 테니까.'

하지만 밤이 깊어 하객들이 모두 돌아갈 때까지도 채연은 돌아오지 않았다.

서지우가 윤안화의 면사포를 걷어 올리자, 눈앞에는 어렴풋이 채연의 얼굴이 보였다. 수줍음과 설렘이 어린 그녀의 눈동자는 반짝이고 있었다...

윤안화는 멍하니 있던 서지우를 깨우며 투덜거렸다.

"머리에 쓴 관이 너무 무거워서 목이 다 뻐근합니다."

서지우는 서둘러 그녀의 관을 벗겨 주었다.

"오늘 기쁜 날이라 술을 조금 많이 마셨다."

그러면서 그는 몇 번이나 문밖을 바라보았다. 마음속 불안은 점점 커졌다.

'채연이 이렇게 늦도록 돌아오지 않은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서지우가 찾으러 나가려는 순간, 윤안화가 재빨리 그를 붙잡아 침상 위로 넘어뜨렸다.

"지우 오라버니, 어디 가시려는 겁니까?"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그녀의 손길은 멈추지 않았다.

그녀는 서지우의 허리띠를 풀고 단단히 여민 옷깃을 헤쳤다. 가느다란 숨소리를 흘리며 그의 입에 맞췄다.

품 안의 따뜻하고 부드러운 여인에게 마음을 빼앗긴 서지우는 더 이상 다른 생각을 할 수 없었다. 그는 윤안화를 끌어안고 몸을 돌려 그녀와 함께 깊은 밤으로 빠져들었다.

두 시진 뒤, 윤안화는 이미 깊이 잠들어 있었다. 서지우는 촛불에 비친 품 안의 여인을 바라보다가 문득 채연과 혼례를 치르던 밤을 떠올렸다.

채연은 윤안화처럼 적극적이지 않았다. 처음 겪는 모든 일 앞에서 서툴고 조심스러워하던 그녀의 모습은 그를 더없이 애틋하게 만들었다. 그녀가 떨릴 때마다, 숨을 내쉴 때마다 서지우는 걷잡을 수 없이 빠져들었다.

윤안화가 잠결에 신음을 흘리자, 서지우는 그녀의 등을 가볍게 두드리며 달랬다.

하지만 그의 눈에는 걷히지 않는 걱정이 어려 있었다. 이미 깊은 밤인데도 채연은 돌아오지 않은 듯했다.

서지우는 뒤척이다 결국 옷을 걸치고 일어나, 문을 열고 별채로 향했다.

별채 안은 고요했다. 차가운 달빛만 바닥 위로 내려앉아 그의 긴 그림자를 비추고 있었다.

이부자리와 화장함은 가지런히 정돈되어 있었다. 마치 거기에 누군가 머문 적조차 없는 듯했다.

그는 몸을 돌려 사당으로 향했다. 향안 위의 향은 이미 다 타 버렸고, 한쪽에는 두툼하게 쌓인 화합 경문이 놓여 있었다. 선명한 붉은색이 눈을 찔렀다.

서지우의 눈빛이 어두워졌다. 그는 작게 한숨을 내쉬고 몸을 돌려 사당 모퉁이로 향했다. 그런데 바닥에는 끌려간 흔적이 남아 있었고, 이미 말라붙은 핏자국도 섞여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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