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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7화

Penulis: 리치 사랑
드물게 시간이 생긴 안다혜는 당장 어디로 가야 할지도 몰라 민성에서 가장 큰 쇼핑몰로 향해 잠시 둘러보기로 했다.

너무 오랜만이라 이곳에서 무엇을 파는지도 잘 모르지만, 그냥 오랜만에 와서 한번 구경이라도 해보고 싶었다.

안다혜는 혼자서 이 가게 저 가게를 돌아다녔다.

자신이 뭘 찾고 있는지도 알 수 없었다.

그 순간, 마치 어린 시절로 되돌아간 듯한 기분이 들었다.

어차피 아무도 자신을 볼 수 없으니 어떻게 놀아도 다 괜찮았다. 지금이 아니면 언제 다시 이런 여유를 가질 수 있겠는가.

이제라도 마음껏 즐기지 않으면 다시는 이런 기회가 없을 것 같았다.

그렇게 생각하자 안다혜의 발걸음은 한결 가벼워졌다.

안다혜는 바삐 오가는 사람들 사이의 그 북적거림이 좋았다.

아무도 자신을 볼 수 없었지만, 그것이 오히려 자유롭게 느껴졌다. 누구의 시선에도 구속되지 않고 이 시간을 온전히 체험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생각하니 안다혜의 마음은 한층 더 들떴다.

안다혜는 새삼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이렇게 지나간 시간 속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건 큰 행운이었고 그 이상 더 바랄 게 없다고 느껴졌다.

세상의 많은 것을 다시 보고 느꼈다는 것만으로 충분했다.

무엇보다 드디어 안소현의 진짜 모습을 알게 되었으니 예전보다는 훨씬 나았다.

어린 시절의 안다혜의 시선으로 보면 안소현은 비록 좋은 사람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완전히 나쁜 사람도 아니었다.

설마 자기 친언니가 자신에게 그렇게 잔인한 짓을 할 줄은 몰랐다. 그런 일은 한 번도 없었기에 안다혜는 지금도 믿기지 않을 만큼 충격적이었다.

그녀가 속으로 안소현을 떠올리던 바로 그때 멀리서 안소현이 한 중년 남자의 팔과 한 어린 여자아이의 손을 잡고 나란히 걸어 나오는 모습이 보였다.

언뜻 보기엔 마치 한 가족처럼 보였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본 안다혜는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저 남자는 지금 손을 어디에 두고 있는 거야?’

안소현의 팔을 감싸고 있던 남자의 손이 점점 아래로 내려가고 있었다.

안다혜는 그 광경을 더욱 자세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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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차가운 남편은 알고 보면 여우   제737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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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괜히 김미진의 의심을 산다면 김미진에게 보여줬던 이미지에 영향을 미칠 테니까.그 생각에 안소현은 더욱 부드러운 미소를 머금은 채 심지어 기사에게 고맙다는 말까지 건넸다.감사 인사를 들은 기사는 뜻밖의 상황에 놀라서 어쩔 줄 몰랐다.‘내가 뭘 들은 거지? 큰아가씨가 지금 고맙다고 한 건가?’확실히 놀라운 일이긴 했다.김미진도 안소현의 행동에 매우 만족했다.‘역시 내가 애를 잘 키웠어.’조금 전에는 상대를 오해했지만 지금은 툭툭 털어버리고 나지막이 고맙다는 인사까지 전했다.안소현을 학교에 데려다준 후 다시 기사를 돌아보는 김미진의 얼굴에는 미소가 순식간에 사라졌다.“다음부터는 그러지 않는 게 좋을 거예요. 또 나한테 들키면 그땐 그냥 넘어가지 않아요.”기사는 곧장 그 말이 어떤 의미인지 깨달았다.이건 명백한 경고였고 김미지의 뜻은 분명했다.안소현에게 무례를 범해서는 안 되며 만약 들키면 쉽게 넘어가지 않을 거라는 뜻이었다.이 일은 기사의 머릿속에 깊이 각인되었다.‘왜 지금껏 안소현이 생각보다 훨씬 복잡한 인물이라는 걸 눈치채지 못했을까. 앞으로 안소현을 경계해야겠네.’“걱정하지 마세요. 사모님, 이런 일은 두 번 다시 없을 겁니다.”기사는 망설임 없이 자기 잘못을 인정했다.주인에게 들켰으니 이곳에서 계속 일하고 싶다면 순순히 말을 따르는 게 나았다.이후 기사는 정중하게 김미진을 위해 문을 열어주고 그녀를 안씨 가문 저택으로 모셨다.이때 안다혜는 아직 집에서 기다리고 있었다.그들이 집을 나선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이 집사는 벌써 안절부절못하기 시작했다.그는 안다혜를 바라보며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이었다.“작은 아가씨, 방금 왜 제가 말하지 못하도록 막은 거예요?”손을 ‘탁’ 치는 이 집사의 표정이 드물게 감정 기복을 보이고 있었다.“대회에 참가하는 건 큰 아가씨가 학교에 가는 일보다 훨씬 더 중요하잖아요.”이 집사가 이렇게 흥분하고 다소 실망스러운 듯한 모습을 보였지만 어린 안다혜의 얼굴은 여전히 차분했다.다만 초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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