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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25화

Author: 수박빙수
한선아는 그동안 몰래 설경진을 만나러 갈 때마다 늘 두려움에 시달렸다. 혹여 강현우에게 들켜 모든 것이 탄로 날까 봐, 매번 가슴을 졸이며 숨어 지냈다. 그래서 지금껏 생활비만 남몰래 보내주었을 뿐, 더 많은 걸 주지도 못했다.

그런데 이제 이 집에서 쫓겨난다면 남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그걸 어찌 순순히 받아들일 수 있겠는가.

한선아가 차마 입을 열지 못하자 강현우는 억눌린 웃음을 흘리며 손에 들린 권총을 탁 던져 발치에 떨어뜨렸다.

“가기 싫으십니까? 그럼 방법은 하나뿐이죠.”

그는 또박또박 단어를 씹듯 내뱉었다.

“저 자식을 직접 죽이세요. 그러면 어머니는 여전히 강씨 집안의 안주인으로 살 수 있을 겁니다.”

잔인하기 이를 데 없는 제안이었다. 한선아는 눈을 부릅뜨며 고개를 세차게 저었다.

“안 돼, 안 돼... 그럴 수 없어!”

강현우는 재촉하지도 않았다. 그저 싸늘한 시선으로 한선아가 어떤 선택을 할지 묵묵히 기다릴 뿐이었다. 한선아는 떨리는 눈빛으로 바닥에 떨어진 권총을 보았다가 곧 고개를 돌려 설경진을 바라보았다. 두 눈은 이미 공포로 붉게 물들어 있었다.

마침내 한선아는 목이 쉬어 허탈한 소리로 중얼거렸다.

“현우야... 제발 이러지 마라. 경진이는 무슨 죄가 있니... 그 아이는 네 동생이야.”

말을 마치고는 손으로 얼굴을 가린 채 흐느꼈다. 누가 보아도 처연한 모습이었으나, 그 자리에 있는 사람들 누구도 심지어 설경진조차도 동정하지 않았다.

설경진은 입술이 터져 피범벅이 된 얼굴로 곁에 놓인 권총에 시선을 쳐다봤다. 순간, 그는 번개처럼 몸을 날려 권총을 움켜쥐더니 곧장 강현우를 향해 방아쇠를 당겼다.

탕!

윤하경은 비명조차 지르지 못한 채 눈을 질끈 감았다. 다시 떴을 때, 소파에 앉아 있던 강현우는 여전히 그 자리에 태연히 앉아 있었다. 대신, 설경진은 우지원의 발길질에 나가떨어져 바닥을 구르며 신음을 토했다.

그제야 정신을 차린 윤하경은 황급히 강현우에게 달려가 안겼다.

“현우 씨! 괜찮으세요? 다친 데 없어요?”

강현우는 눈앞에서 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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