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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화

Author: 수박빙수
온지우에게서 메시지가 왔다.

[오늘 모임이 있는데 강현우도 온대. 같이 갈래?]

윤하경은 망설임 없이 답장을 보냈다.

[당연히 가야지.]

그녀는 어릴 때부터 역경이 닥칠수록 더 강해지는 성격이었다. 강현우가 협력하지 않겠다고 명확히 말하지 않는 이상, 윤하경은 절대 포기하지 않을 생각이었다.

온지우가 보내준 주소를 확인한 그녀는 서둘러 화장실로 들어갔다. 간단히 샤워를 마치고 정성껏 메이크업을 한 뒤 계약서와 기획안을 챙겨 목적지로 향했다.

1층으로 내려가던 그녀는 소파에서 나지막이 속삭이는 임수연과 윤하연을 발견했다.

“엄마, 만약 지호 오빠가 언니랑 약혼한다면 저는 어떻게 해요?”

임수연은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내가 있는데 뭐가 걱정이야? 너는...”

그 순간, 윤하경이 웃으며 말을 끊었다.

“두 분, 남의 걸 어떻게 빼앗을지 의논하실 때는 좀 더 조용하고 어두운 곳에서 하시는 게 어때요? 제가 들으면 얼마나 서로 민망하겠어요.”

윤하경은 계단을 내려가며 방금 한 말을 되새기며 만족스럽게 웃었고 임수연과 윤하연의 얼굴은 보기 좋게 굳어 있었다. 아무리 그들이 뻔뻔하다 해도 얼굴이 붉어지는 것은 막을 수 없었다.

사실 그들이 거실에서 대놓고 이야기를 나누게 된 이유도 이해할 만했다.

평소 주말이면 윤하경은 침대에서 하루 종일 뒹굴며 방에서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들은 윤하경이 이렇게 갑작스럽게 내려올 거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윤하경은 두 사람 앞에 다가가며 웃음을 지었다.

“굳이 그렇게까지 애쓰지 않아도 돼요. 구지호 같은 사람은 제가 아쉬워할 상대가 아니거든요. 그러니 몰래 숨어서 속닥일 필요 없어요.”

그녀의 독설에 두 사람의 얼굴은 점점 더 일그러졌다.

윤하경은 그들의 반응에 개의치 않고 미소를 머금은 채 문을 나섰다.

목적지까지는 차로 한 시간 정도 걸렸다. 도착한 곳은 고급스러운 회장이었는데 입구에서 바로 직원에게 제지당했다.

“죄송합니다. 오늘은 전관 대관이라 초대장이 필요합니다.”

윤하경은 당황했지만 침착하게 말했다.

“잠시만요, 제가 전화 좀 할게요.”

그녀는 온지우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이 남자란 대체 뭐가 바쁜지 열 통을 넘게 걸어도 받지 않았다.

마침내 답답한 기분으로 고개를 들었을 때, 멀리서 익숙한 실루엣이 다가오는 것이 보였고 그녀는 눈을 크게 뜨며 속으로 외쳤다.

‘세상에, 이게 무슨 우연이지?’

주차장에서 다가오는 사람은 다름 아닌 강현우였다. 그는 그녀를 힐끗 보고는 아무 말 없이 안으로 들어가려 했고 놀랍게도 입구의 직원들은 그를 막지 않았다.

윤하경은 재빨리 그의 옆으로 달려가 그의 팔짱을 끼며 말했다.

“여보, 나 좀 기다려줘요.”

강현우는 걸음을 멈추고 고개를 숙이며 그녀를 쳐다봤다.

“뭐야?”

그녀는 멋쩍은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초대장이 없어서 못 들어가잖아요. 게다가 온지우는 전화를 받지도 않고요.”

그는 입술을 살짝 굳히며 눈살을 찌푸렸지만 별다른 말 없이 두 사람은 팔짱을 낀 채로 함께 들어갔다.

안으로 들어오자 강현우는 바로 그녀의 손을 뿌리치며 빠르게 걸어가 버렸다.

마치 두 사람이 아는 사이가 아닌 것처럼 행동했고 윤하경은 고개를 저으며 혼잣말했다.

‘사실 우리 그렇게 친한 것도 아니긴 하지... 그냥 하룻밤같이 있었을 뿐인데.’

그녀는 서둘러 그의 뒤를 따라가며 소리쳤다.

“현우 씨, 잠깐만요!”

그는 결국 걸음을 멈추고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

“뭐야, 또 무슨 일이야?”

그녀는 숨을 고르며 말했다.

“협력 건으로 얘기 좀 나누고 싶어서요. 지금 잠깐 시간 있으세요?”

그는 어이없다는 듯 미소를 지으며 손목시계를 확인했다.

“좋아, 10분 줄게.”

그 말과 함께 그는 옆에 있는 방의 문을 열고 먼저 들어갔다. 윤하경은 기회가 왔다고 생각하며 얼른 그 뒤를 따라갔다.

머릿속에는 돈다발이 눈앞에서 손짓하는 상상이 떠올랐고 그녀는 더욱 밝은 미소를 지으며 방 안으로 들어섰다.

방 안에 들어가자 강현우는 긴 다리를 소파 위에 올리며 편하게 앉았다.

그의 큰 체구에 소파가 상대적으로 작아 보일 정도였다. 윤하경은 그 옆에 앉아 계약서를 꺼내며 말했다.

“현우 씨, 이건 저희 팀이 정말 공들여 준비한 기획안이에요. 계약해 주시면 비용 절감은 물론 효과도 최대화할 수 있을 거예요.”

그녀는 미소를 머금은 채 열정적으로 설명을 이어갔다.

이때 강현우가 문득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그래? 어떤 점이 그렇게 뛰어나다는 거야? 말해 봐.”

그는 긴 손가락으로 테이블을 톡톡 두드리며 그녀의 대답을 기다렸지만 그의 시선은 기획안이 아닌 그녀의 상체에 고정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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