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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0화

Author: 수박빙수
“우리는 같은 피를 나눈 가장 가까운 가족이잖아요.”

윤하경은 화장대 앞에 앉아 화장하면서 전화기 너머의 윤수철에게 말했다.

“제가 며칠 전 금방 회사에 돌아왔잖아요? 너무 바빠서 제대로 얘기할 시간이 없었어요.”

“오늘 점심에 마침 시간이 나서요. 비서 말로는 아버지께서 저를 찾으셨다고 하던데요?”

윤수철은 콧방귀를 뀌었다.

“내가 무슨 일로 감히 너를 귀찮게 하겠냐?”

윤하경이 자주 그에게 맞서다 보니, 이제는 윤수철도 그녀의 빈정거리는 말투를 조금은 닮아 있었다.

윤하경은 윤수철의 말투에 신경조차 쓰지 않았다.

“아버지, 정말 화나신 거예요?”

“이렇게 하죠. 제가 요즘 정말 맛있고 분위기 좋은 레스토랑을 알게 됐어요. 점심에 아버지께서 좋아하는 요리로 예약할 테니, 우리 둘이 오랜만에 식사라도 같이하실래요?”

그녀는 애교 섞인 목소리로 덧붙였다.

“아줌마랑 하연이가 집에 들어온 이후로, 우리 둘만 식사할 기회가 거의 없었잖아요.”

그녀의 말을 들자, 윤수철은 약간 흔들리는 듯했다. 입술을 꽉 다물고 말없이 생각에 잠겼다.

윤하경은 계속해서 말했다.

“아버지가 저한테 하실 말씀이 있다면서요. 이런 조용한 곳에서 이야기 나누면 더 좋을 것 같아서요.”

“마침, 저도 회사 일에 대해 아버지와 상의하고 싶은 게 있어요.”

윤수철은 잠시 침묵하더니 말을 이었다.

“주소 보내라.”

그는 오늘 윤하경의 태도가 이상하다는 걸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항상 시비만 걸던 사람이 갑자기 이렇게 온순해지다니, 이상하게 생각할 법도 한데.

그는 그저 윤하경이 이번 싸움에서 자신에게 굴복하고 환심을 사려는 거라고만 여겼다.

그래서 며칠 동안 어두웠던 얼굴이 조금은 풀렸다.

윤하경은 손에 들고 있던 눈썹 펜슬을 내려놓고, 윤수철에게 주소를 보냈다.

그런 다음 옷장을 열고 오늘 입을 옷을 고르기 시작했다.

곧 재미있는 장면을 보게 될 테니, 거기에 맞는 의상이 필요했다.

이건 엄마가 가르쳐 준 거였다.

한참을 고르고 고른 끝에 그녀는 결국 클래식한 블랙 원피스를 선택했다.

목에는 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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