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Rrrrrrr"어 누나"-어디야. 왜 안 와?-"아..잠깐 일이 생겼는데.. 곧 들어가"-알았다-휴대전화를 내려놓자 서후가 성빈의 휴대전화를 뚫어져라 쳐다보았다."어. 맞어 라임이누나. 유주 누나랑 라임이 누나 집에서 한 잔 하고 있었거든“서후가 빈 잔에 술을 채우고 한 입 털어 넣으며 깊은 한숨을 쉬었다"셋이... 여전히 자주 만나나 보네""그럼! 라임이 누나 옆에 우리라도 없었어 봐... 나랑 유주 누나가 얼마나 조마조마 했는데.."서후가 아랫 입술을 물고 눈을 질끈 감았다.스스로의 선택이 이렇게까지 후회스럽고 끔찍하게 느껴졌던 적이 있었던가?분노와 책임감으로 한 가지 목표만 보고 달려왔던 것이, 가장 소중한 이의 마음을 무너뜨리는 일이 되었다."내가 널 몰라? 너 마음 먹으면 다른 거 안 돌아보고 그것만 보고 가는 놈이잖아. 아론도 그랬겠지.. 근데...""....""라임이 누나 한테는.... 휴..... 됐다 이미 엎지러진 물, 말해봤자 뭐해.. 그래서! 앞으로 어떻게 할 작정이야?""....10년동안, 매일 생각났어.. 매일, 마음을 다잡고, 악착같이 버텨왔는데... 내 눈 앞에 라임이가 있잖아...."씁쓸하게 웃는 입술과는 상반되게 두 눈은 붉다 못해 투명한 습기를 머금고 애써 참고 있는 모습이었다."그래서""임성빈... 내가 더이상, 라임이를 안 볼 자신이 없는데... 여기서 또 못보게 되면... 죽을 것 같은데....""....""자격 없는 거 아는데...""하... 이기적인 새끼....."".....""쉽지는 않을거다. 알잖아 누나 성격 확실한 거.. "성빈이 소주 1병을 더 시키고 직접 까서 서후의 빈 잔을 채운다.답답했는지, 자신의 잔을 채우자마자 한 입에 들이키더니 계속해서 말을 잇는다."너 비워내느라 누나 시간 오래 걸렸다. 3년 전에 겨우 연애를 시작했는데...."라임이 연애를 시작했다는 말에 서후의 눈빛이 심하게 흔들렸다."개 쓰레기를 만나서 1년 만에 처참하게 깨졌지.... 다시
오피스텔 앞에서 우두커니 선 채로 성빈을 바라보고 있는 서후의 모습에 성빈은 순간 머리가 하얘졌다.한 발 한 발 성빈의 앞으로 다가오는 서후의 눈빛은 흔들리고 있었다."문성빈... 잘.. 지냈냐?""너 뭐냐?"말투와는 다르게 울컥한 표정을 애써 감추는 성빈은, 이전 진호와는 완전히 달라진 분위기의 서후가 낯설었다.".....미안하다""하.... 미친놈.....""......""야. 너 따라와"성빈은 앞장서 걸었다.얘기만 들어봤던 라임의 집 근처 포장마차를 다행히 헤매지 않고 바로 찾아냈다.포장마차로 먼저 들어가 자리를 잡은 성빈의 앞에 따라 들어온 서후가 마주 보고 앉았다."이모님 여기 소주 한 병이랑 제육이랑, 오뎅탕 주세요"큰 소리로 주문을 하는 순간에도 서후를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는 성빈이었다.소주가 먼저 나오자 성빈이 급하게 뚜껑을 따고 서후의 잔과 자신의 잔에 차례로 따라냈다."아버지 회사.. 다니는 거야?"서후가 낮은 음성으로 물었다."어. 아론에 비하면 이름 꺼내기도 민망한 중소기업이지만""......""야 안진호. 아니.. 이제 안진호 아니랬지? 너 인마""......""일부러 돌아온 건 아니고, 와보니 회사에 라임이 누나가 있었던 거 맞지?""....."서후는 대답 대신 약하게 고개를 주억거렸다."하.... 그럼, 만약에 라임이 누나 안 만났으면 평생 우리 앞에 나타날 일 없었겠다 그치?"서후가 눈을 들어 성빈을 쳐다보았다. 살짝 붉어진 눈에 성빈의 미간이 좁아진다."평생 안 나타날 생각이었으면, 봐도 모른 척하고 살지. 왜 라임이 누나 앞에 얼쩡거리냐? 누나가 너 잊으려고 얼마나 발버둥 쳤는데“".......많이...힘들어 했어?""뭐라고? 그걸 지금 질문이라고 쳐 하고 있냐? 야 이 새끼야. 너는.... 하.... 라임이 누나한테 진짜 그러면 안 됐어..“그때 주문한 안주들이 나오자, 성빈이 제육볶음 접시를 한참 바라본다."야. 너 그거 아냐?"더욱 붉어진 눈으로 입을 꾹 다물고 있던
19층으로 올라온 서후는 의자에 기대 눈을 감았다.얼마나 스스로를 다잡으려 안간힘 쓰며 노력했는지 모른다.라임을 쳐다 보지 못했다.'이라임 과장 볼 때마다 ...마음이 아프십니까?"'왜..그런 질문을...''평소에는 표정 변화가 극히 절제되어 있으신 분이 유독 이라임 과장만 보시면 눈빛이 애틋해 지셔서요..‘'매일 떠올릴 만큼 그리웠던 사람이 눈 앞에 있으니.... 조심해야겠군요..'얼마 전 남비서와 나눈 대화 때문인지 라임을 바라보는 것이 조심스러웠다.너무 보고 싶은데, 눈을 마주치고 싶고, 진지하게 회의에 임하는 그녀의 모습을 눈에 담고 싶은데, 혹시나 자신의 숨길 수 없는 감정을 누군가에게 들킬까 봐, 그로 인해 그녀가 불편해 질까 봐 서후는 애써 라임에게서 시선을 돌렸다."애니메이션 콜라보레이션도 직접 지휘 하십니까?"남비서의 질문에 서후가 고개를 저었다."총괄은 이하준 이사가 맡을 겁니다. 저는 첫 회의만 참석합니다""네....""이하준 이사가 -미소1004- 측과 1차 회의 후 저를 찾아왔습니다. 미소 쪽에서 디자인 1팀과 작업을 하고 싶다고 얘길 했다더군요""직접 그렇게 얘기를 해왔다는 말씀이세요?""미소 쪽 TF팀 팀장이 직접 부탁한 내용이라고 들었습니다. 그래서 그 부분은 내일 제가 직접 들어보고 결정하기로 했습니다"요즘 전국적으로 가장 핫한 체리슈가 애니메이션과 콜라보로 제품을 기획하게 되었다. 체리슈가의 제작사인 미소1004는 콜라보레이션 TF팀을 꾸렸고, 모든 회의는 아론 리빙에서 진행이 될 예정이다.그런데 왜 하필 콕 집어 디자인 1팀과 작업을 하겠다고 요청한 것인지 의도를 알 수가 없다.***라임은 퇴근 후 집 앞 치킨집에서 미리 주문해 놓은 치킨을 찾아 오피스텔로 들어갔다.곧이어 유주와 성빈이 차례대로 도착했고, 오랜만에 뭉친 세 사람은 누가 먼저랄 것 없이 탁자에 치킨을 풀고 흡입하기 시작했다."맥주 맥주""아! 기다려"유주가 맥주를 애타게 찾자, 라임이 냉장고에서 맥주를 꺼내 한아름 안고
[30분 후]2회의실에는 긴장감으로 잔뜩 얼어있는 디자인 1팀 사람들이, 상석 자리를 제외하고 자리를 채워 앉아 있다잠시 후 노크 소리와 함께 남비서가 회의실 문을 열자 서후가 표정없는 얼굴로 회의실에 들어섰다모든 직원이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서자 서후가 남비서를 쳐다본다"다들 편하게 앉으시죠"남비서의 말에 1팀은 눈치를 보며 자리에 슬며시 앉았다서후가 상석에 앉아 앞에 놓인 회의 자료를 찬찬히 넘겨보았다.라임은 어젯밤 자신을 바라보던 서후와, 지금 본분에 충실한 부사장 안서후가 같은 사람이라 생각하기 힘들 정도로 이질감을 느꼈다."어느 정도 진행이 된 겁니까?"서후의 로우한 음성에 1팀들 사람들은 차마 바라보지 못하고 서류에 눈을 집중했다"마커 렌더링까지 진행된 상태입니다"고운팀장이 차분하게 대답했다"무드등 부터 설명 듣겠습니다"소명호 과장이, 준비한 ppt를 띄우고 설명을 진행했다"보시다시피 크리스마스를 위한 컨셉이기 때문에 아기자기 하면서 무드등의 역할을 극대화 하는 디자인으로 진행을 하고 있습니다.."맨 앞에 루돌프, 그 뒤에 썰매와 산타, 그 뒤에 선물을 가득 실은 썰매 1.2.3,길게 늘어뜨려진 모습이 무드등이라기 보다 데코용 장식품으로 보일 만큼의 퀄리티였다."모든 on. off는 터치로 이루어지고, 순서 상관없이 각각 따로 기능이 적용됩니다. 루돌프를 터치하면 이렇게 루돌프 몸에 점등이 되고, 산타 터치 시 산타 밑에 썰매도 함께 점등, 뒤에 선물 썰매도 각각 점등 됩니다. 다섯 군데 다 점등해 놓을 수도, 원하는 부위만 점등할 수 있습니다“"옆에 있는 건 리모컨 입니까?""네 맞습니다""리모컨 사이즈가 너무 큰 것 같지 않습니까? 아기자기한 본체에 비해 너무 둔탁한 듯한데..“"더 작은 사이즈로 다시 디자인 하겠습니다""그리고 이 부분.."서후가 레이저 펜으로 화면에서 보이는 디자인의 한 부분을 가리킨다"또 이부분..그리고 이부분.."소과장이 침을 꼴깍 삼키며 회면을 주시한다"라운드 처리해야 하지
'서후야. 너가 이 아론을 지키려면, 뼛속부터 아론 사람이 되어 주주들에게 신임을 받아야 해'고모 세희는 아론을 선택한 진호에게 안쓰럽지만 단호한 표정으로 말했다.'안세훈 전 전무님께서 아론을 등지고 떠나신 후부터 고 안태균 회장님의 건강이 급속도로 안 좋아지셨고, 그 틈을 노려 안태중 사람들이 아론을 조금씩 장악해 가기 시작했습니다. 이대로 가다간, 안세희 부사장님 뿐 아니라 서애정 회장님까지 무너지는 건 시간문제입니다. 싱글이신 안세희 부사장님 이후로는 더 이상 아론을 이어갈 사람이 없기 때문에, 주주들도 안태중 쪽으로 대부분 마음이 기운 추세입니다’세희의 비서인 한바다는 끊임없이 진호를 찾아와 현재 아론이 처한 급박한 상황들과, 진호 만이 할 수 있는 일들에 대해 엄밀하게 설득하며 진호가 마음을 굳힐 수 있도록 도왔다.아버지 세훈의 선택으로 인해 결국, 아론의 주인이 바뀔 수 있는 시급한 상황까지 다다르게 된 것이었다.본디 아론은 현 서애정 회장의 아버지인 고 서병훈 회장이 일군 기업으로 외동딸인 애정 대신 그가 신뢰했던 사위 태균에게 회장 자리를 물려주었다.하지만, 태균의 동생인 안태중과 그의 가족들이 조금씩 기업에 관여하며 주인의 자리를 노리고 있었던 것이다.진호는 끝내, 핏줄의 손을 놓을 수가 없었다.자신의 행복을 선택한 아버지 세훈으로 인해 시작된 어려움이었음에, 자신 또한 아버지와 똑같은 선택으로 위기에 있는 핏줄들을 모른체 할 수 없었다.***Rrrrrrr Rrrrrrr"어 성빈아"-누나! 진짜야?-"뭐가"출근을 위해 막 집을 나선 때, 성빈에게 전화가 걸려왔다.-진호 돌아왔다는 거 진짜냐고!-성빈의 목소리는 흥분되어 있었고, 애써 누르고 있는 모습이 휴대전화를 통해 고스란히 전해졌다."안진호가 다시 돌아 온 건 아니고, 안서후가 되어 나타났어"-그게 무슨 말이야?-"유주가 자세히 얘기 안 해줬어?"-진호 돌아왔단 얘기만 하고 자세한 건 누나한테 들으랬어-진호와 유일한 단짝이었던 성빈도, 아무 말 없이 갑
"이거. 놔요!!"퍽!"윽!"가까스로 정신을 차린 라임이 자신의 손목을 잡고 앞서 걷는 서후의 손을 강하게 뿌리친 후 정강이를 걷어차 버렸다.통증에 인상을 구긴 서후였지만, 짧은 신음과 함께 잠시 눈을 질끈 감을 뿐 그것을 참아 내고 아무렇지 않게 라임을 내려보는 것이 예전처럼 인내심 하나는 끝내주었다."손목 잡은 남자 때려눕힐 땐 언제고, 본인도 똑같은 행동을 하시길래요!""더 때려도 돼""하....""울지만 마..."아직도 젖어 있는 라임의 뺨에 서후가 손을 가져간다탁!"치워!"서후의 손을 쳐낸 라임이 붉어진 눈으로 서후를 노려보았다."안진호는 그래도 양심은 있었는데, 안서후 부사장님은 염치도 양심도 없으신 분인가봐요"머리를 거치지 않고, 그대로 눈으로 향하는 감정이 자꾸만 눈물을 불러들여 라임은 난감했다.‘왜 이래 진짜 이라임. 눈물 바람 집어치우라고’"잘못했어... 울지 마 응?"라임을 바라보며 안절부절 못하는 서후의 모습에 라임은 아랫 입술을 꽉 물었다."신경 꺼요. 10년 동안 잘 끄고 살았잖아"남이사 울던 웃던, 통곡을 하던, 춤을 추던, 지가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태어나면서부터 성인이 될 때까지 늘 함께했던 나를, 먼저 고백하고 결국 연인이 되었던 나를, 그렇게 두고 사라진 게 누군데... 소식도 연락도 없이 버린 게 누군데..라임은. 냉정한 표정으로 쏘아붙인 후 그대로 몸을 틀고 걸었다.‘네가 어떻게 그래’통제가 불가능한 눈물 샘이 지 멋대로 구는 것이 짜증이 났는지 툭툭 신경질스럽게 얼굴을 닦아 냈다.‘나한테 어떻게 그래’자신을 바라보던 서후의 눈빛이 뇌리에 박혀 머리를 세차게 흔들었다.‘아빠한테....어떻게 그래..’진호가 입대를 하고 1년 반 후, 라임은 집으로 돌아오지 않는 진호 때문에 울상이 된 채 훈종에게 매달렸다.'실종신고 하러 가자! 훈종씨! 아빠!!! ..진호가 안 오잖아!! 올 때가 지났는데 안 오잖아''.......''아빠!!!!''실종 아니고, 진호가 선택한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