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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1화

Author: 민들레
엘리베이터 문밖에서 발소리가 들려오자 김주리는 황급히 서류를 원래대로 정리해 손에 들고는 다시 방금 전의 고통스러운 듯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자 신하나가 사탕을 내밀며 걱정스레 물었다.

“온몸에 땀이 범벅이야. 근처 병원이라도 같이 갈까?”

“괜찮아, 이제 좀 나아졌어.”

김주리는 사탕을 입에 넣으며 어색하게 웃어 보였다.

“원래는 아래층 카페 가보려고 했는데... 오늘은 힘들겠네.”

신하나는 의심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걱정하지 마. 나중에 내가 커피 사다 줄게.”

“고마워.”

김주리는 짧게 답하고 엘리베이터를 나섰다.

문이 닫히자 그녀는 방금 전까지 자신에게 푹 쉬라고 말하던 신하나의 얼굴이 떠올라 마음 한편이 쓰렸다.

갓 졸업한 순진한 아이는 정말 속이기 쉽다는 생각에 잠시 죄책감이 스쳤다.

이건 잘못된 일이란 걸 알면서도 멈출 수가 없었다.

하지만 곧, 곧바로 머릿속에 떠오른 건 소우민이 곧 맡게 될 부성 그룹 프로젝트 책임자 자리.

그리고 작년에 둘이 함께 보러 갔던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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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첫사랑만 구한 남자   제485화

    한숨을 쉬며 내뱉는 윤형우의 말에 간호사는 깜짝 놀랐다.윤형우의 신분이 남다르다는 것을 알고 서둘러 입 밖에 내지 않겠다고 약속한 뒤 재빨리 윤형우에게 약을 건넸다.“제가 비밀 지켜드릴 수는 있지만 꼭 이쪽 분야에 유명한 의사나 전문가에게 연락해 보세요.”간호사가 떠난 뒤 윤형우는 먼 곳을 바라보았다.눈앞이 흐릿한 게 마치 하얀 안개가 낀 듯했다. 그는 눈을 감았다가 다시 뜨고 깊게 숨을 내쉬었다.‘괜찮을 거야.’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일주일 전, 김주리는 사무실에서 울면서 뛰쳐나온 후 줄곧 넋이 나간 상태였다.서인호의 말이 그녀의 귀에 맴돌았다.“김주리 씨, 난 그쪽 능력을 눈여겨보고 있어요. 여기까지 오는 게 쉽지 않았을 텐데 사적인 이유로 업무상 어리석은 짓을 저지르진 않길 바라요. 데이터 유출 사건을 사실대로 전부 털어놓으면 회사에서 너그럽게 처리할 수 있지만 고집스럽게 회사 기밀 유출이라는 중대한 실수를 저지른다면... 일단 잘못을 추궁하기 시작하면 그쪽 앞날은 끝이에요. 그때는 나조차 그쪽을 구해주지 못해요.”서인호조차 믿어주지 않자 김주리는 일이 정말 커졌다는 것을 깨달았다.머릿속이 뒤죽박죽이었다.건물을 나와 집으로 돌아가려고 발걸음을 돌렸던 그녀는 무의식적으로 부성 그룹 건물 아래로 향했다. 남자 친구 소우민에게 도움을 청하기 위해.하지만 건물 아래 카페에 도착하자마자 김주리는 소우민과 이나은이 가게 안에 앉아 있는 것을 보았다.소우민은 반지 하나를 이나은 앞에 내밀며 한 번도 본 적 없는 환한 미소를 머금고 있었는데 그 속에는 아첨하는 기색도 섞여 있었다.유리창의 방음 효과가 그리 좋지 않아 김주리는 두 사람의 대화를 어렴풋이 들을 수 있었다.“대표님, 걱정하지 마세요. UME 데이터 유출 문제는 이미 해결했고 그쪽 데이터 기술 핵심도 파악했어요. 적당히 포장만 하면 문제없을 거예요. 전에 저와 했던 약속은 아직 유효한가요?”소우민의 시선은 오롯이 이나은에게 고정되어 있었다.이나은도 그 시선을 알아차렸지

  • 첫사랑만 구한 남자   제484화

    마치 수십 층 높이에 서 있다가 갑자기 발을 헛디뎌 추락하는 것처럼 신지아는 몸을 흠칫 떨며 벌떡 잠에서 깼다.“악몽 꿨어?”윤형우의 담담한 목소리가 옆에서 들려왔다.신지아는 고개를 들고서야 비로소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잠들었다는 것을 깨달았다.몸을 일으켜 관자놀이를 문지르자 몸에 덮여 있던 담요가 흘러내렸다. 윤형우는 그녀를 깨울까 봐 조심스러우면서도 감기 걸릴까 봐 걱정되어 담요를 덮어준 것 같았다.신지아는 담요를 집어 들고 시간을 확인했다.10분 넘게 잤지만 이상하게도 피로감이 사라지는 대신 오히려 더 지친 기분이 들었다.“잠시 쉬어.”윤형우가 침대에서 내려와 손으로 그녀의 어깨를 가볍게 주물러 주었다.“일주일 동안 연달아 야근했는데 아무리 튼튼한 몸이라도 휴식이 필요하지.”신지아는 고개를 저으며 억지로 기운을 냈다. “괜찮아요. 방금 푹 자서 지금 기운이 넘쳐요.”이번 프로젝트는 UME의 존폐를 결정짓는 일이라 조금도 방심할 수 없었다.게다가 이 프로젝트 때문에 모두가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는데 어떻게 그녀만 게으름을 피울 수 있겠나.신지아는 고개를 돌려 두 손으로 윤형우의 도자기처럼 하얗고 잘생긴 볼을 살며시 어루만지며 환하게 웃었다.“착하게 혼자 놀고 있어요. 누나가 돈 벌면 사탕 사줄게요.”신지아의 눈이 반짝거렸다.윤형우는 웃으며 그녀에게 맞춰주었다.“고마워요, 누나. 하지만 난 사탕보다 누나가 더 좋아요.”말하며 윤형우의 시선이 아래로 내려가더니 신지아의 입술에 머물렀다.신지아의 입술은 정말 예뻤다. 연분홍빛 입술에 은은한 물기가 반짝이는 모습이 유난히 매혹적이었다.신지아는 남자의 시선과 그 의도를 알아차리고 얼굴이 순식간에 붉어졌다. “장난치지 마요.”윤형우는 미소를 지으며 무언가 말하려던 찰나, 눈동자에 갑자기 쿡쿡 찌르는 듯한 통증이 느껴져 표정이 굳어졌다.눈꺼풀이 세차게 떨렸고 두 눈을 바늘로 찌르는 듯한 통증이 느껴졌다.신지아는 얼굴이 붉어진 채 차마 그를 바라보지 못하고 있어 이상한 낌새를

  • 첫사랑만 구한 남자   제483화

    양민석의 눈이 반짝였다. “뭐든지 물어봐도 돼요?”“네.” 고이진이 고개를 끄덕였다.뭐가 됐든 지금은 양민석과 한배를 탔다.사실 처음엔 혼자 연성으로 돌아올 생각이었지만 양민석이 걱정되는 마음에 곁에 남아 지켜주겠다고 고집을 부렸다. 고이진은 차마 거절할 수 없어서 그렇게 하라고 했다.사태가 이 지경에 이르렀으니 양민석도 알아야 할 일이 있을 터였다.고이진은 상대가 왜 이렇게까지 사람들을 동원해 그녀를 잡으려 하는지, 생명의 위협을 받는 건 아닌지, 아니면 탈출할 수 있을지 걱정하는 질문을 던질 거라고 생각했다.그런데 양민석은 잠시 망설이다가 다소 어색한 어투로 물었다.“윤재혁이 약혼자 아니었어요? 왜 그 사람을 피해요?”“약혼자요?” 고이진은 당황했다.“누가 그래요, 그 사람이 내 약혼자라고?”부정하는 고이진의 말에 양민석의 두 눈이 반짝이다가 곧 혼란스러운 기색을 보였다.과거 변도영은 고이진의 약혼자가 윤재혁이라고 말했었다.마음속으로 수백 번이나 되뇌었던 이름이라 틀림없이 기억하고 있었다.고이진이 그를 윤재혁 곁으로 보냈을 때 거듭 확인했고 게다가 윤재혁도 실제로 고이진의 이름을 몇 번이나 언급했었다.하지만 고이진의 표정을 보니 자신을 속이는 것 같지도 않았다.“아닌가요?” 양민석이 의아해하며 묻자 고이진의 눈빛에 혐오감이 스쳤다.“그 사람이 어떻게 내 약혼자예요? 내 약혼자는 다정하고, 착하고, 강인한 사람이었어요. 그 사람은 내 약혼자를 죽인 나의 원수예요.”양민석은 잠시 멈칫했다.고이진 눈동자 속의 슬픔과 눈가에 맺힌 흐릿한 눈물이 보였다.마치 오래전 고통스러운 기억이 되살아난 듯했다.“미... 미안해요.” 양민석의 말에 고이진은 고개를 저으며 가볍게 웃음을 터뜨렸다. “다 지나간 일이에요.”고이진은 윤형우의 말이 옳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윤재혁은 경계심이 강해서 설령 그녀가 윤재혁에게 접근한다 해도 성훈의 복수를 할 방법은 전혀 없었다.한때 감금되어 있던 그 기간에도 복수를 시도해 보았지만 매번

  • 첫사랑만 구한 남자   제482화

    신지아는 결국 말을 삼켰다.당시 변도영의 제안을 받아들인 건 그에게 난제를 던져주며 이건 불가능한 일이라고 알려주기 위해서였지, 진심으로 그와 재결합할 생각은 없었다.변도영이 약속을 지키기 전에 혼자서 이 일을 해결할 수 있었다....윤씨 가문 저택.눈 부신 태양이 서서히 기울어지며 점차 핏빛 노을로 변해갔다.줄지어 선 사람들은 두려움에 떨며 윤재혁 앞을 지나가면서 감히 자리를 떠나지 못한 채 멀지 않은 곳에 있는 또 다른 대열에 합류했다.경호원들은 대열 주변을 순찰하며 그 누구도 떠나지 못하게 막고 있었다.대열의 맨 뒤까지 다다랐음을 눈으로 확인하자 윤재혁의 표정은 점점 더 어둡고 험악해졌다.마지막 사람이 지나갈 때까지도 고이진의 모습이 보이지 않아 윤재혁 주변에 얼음처럼 싸늘한 기운이 감돌았다.“그 여자가 없어.”윤재혁의 말에 곁에 서 있던 송민기가 서둘러 답했다.“저택 밖은 이미 사람을 배치해 두어서 파리 한 마리도 날아갈 수 없습니다. 만약 고이진 씨가 저택 안에 있다면 밖으로 나가지 못했을 겁니다.”나갈 수 없다면 도대체 어디에 숨어 있는 걸까.이미 저택 구석구석을 샅샅이 수색했고 쓰레기통 하나까지 빠짐없이 뒤졌지만 고이진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설마, 고이진이 애초에 윤씨 가문에 없었던 걸까? 추측이 틀렸던 걸까?’아니면...“아직 찾아보지 않은 곳이 있어?” 윤재혁이 차갑게 묻자 송민기는 잠시 생각하더니 망설이며 말했다.“어르신과 아가씨 방이요. 하지만 고이진 씨 찾는 걸로 어르신께서 화가 많이 났습니다. 무턱대고 찾아가면 화만 돋울 뿐이고 아가씨는 어제 막 귀국해서 시차 적응 중입니다. 쉬는 데 방해하는 걸 제일 싫어하셔서...”말을 다 마치기도 전에 유재혁은 들어줄 생각이 없는 듯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걸어 나갔다.그 모습을 본 송민기는 서둘러 뒤를 따랐다.저택 한가운데 있는 집은 웅장하고 기품이 넘쳤는데 고이진과 양민석이 그 안의 한 침실에 숨어 있었다.윤세은은 문 앞에 서서 바깥 인기척에 귀를 기

  • 첫사랑만 구한 남자   제481화

    신지아가 몸을 일으켰다.변도영은 무의식적으로 그녀 쪽으로 두 걸음 다가서며 방금 일어난 일을 설명하려 했지만 신지아는 그에게 기회를 주지 않았다.신지아는 손을 뻗어 주저 없이 그를 문밖으로 밀어냈다.변도영은 문을 닫을 때 보이는 그녀의 냉담한 눈빛에 신지아가 이미 자신을 윤형우를 해친 주범으로 여기고 있음을 직감했다.변도영은 화가 치밀어 올랐다.더욱 그를 미치게 만든 것은 신지아가 그에게 설명할 기회조차 주지 않았다는 점이었다.변도영은 자신이 윤형우를 해치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할 방법이 있었다. 그러나 신지아는 의심조차 하지 않고 상황을 목격한 순간에 이미 그가 윤형우를 해쳤다고 단정 지은 듯했다.변도영은 속이 텅 빈 듯한 무력감을 느꼈다.병실 안에서 신지아가 호출 벨을 누르자 의사가 금방 달려왔다. 진찰 후 의사는 별다른 이상이 없다고 말하며 간호사에게 약을 다시 처방해 수액을 맞도록 했다.신지아는 분주하게 움직이며 윤형우에게 입을 헹굴 물을 건네주고 피로 얼룩진 이불을 갈아 주었다.윤형우의 안색이 조금 나아진 것을 확인하고 나서야 그녀는 곁에 앉았다.윤형우는 신지아의 찌푸린 미간을 보고 미소 지으며 손으로 살며시 쓰다듬었다.“걱정하지 마, 난 괜찮아. 내 몸은 그렇게 약하지 않으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어떻게 걱정하지 않을 수 있겠나.윤형우는 지금 전혀 괜찮아 보이지 않았다.신지아는 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 “변도영은 왜 여기로 온 거예요?”변도영을 언급하는 그녀의 말투가 다소 차가워졌다.윤형우는 그녀의 질문에 대답하는 대신 미소 지으며 말했다.“그래도 5년 동안 결혼 생활을 한 전남편인데, 이렇게 대하면 정말 그 사람이 마음 접고 더 이상 지아 씨를 사랑하지 않으면 어떡해?”“그러면 오히려 좋죠. 골칫거리가 하나 줄어드는 거니까.”“하지만 예전에 그 사람을 많이 사랑했다면서.”윤형우는 잠시 멈칫하다가 말을 이어갔다.“만약 그 사람이 돌아와서 최선을 다해 보상해 주고 사랑해 주겠다고 하면 재혼할 거야?”사과를 깎고

  • 첫사랑만 구한 남자   제480화

    변도영의 표정이 어두워졌다.불쾌한 마음이 들었다.“그쪽은 신지아를 만난 지 고작 몇 달밖에 안 됐지만 우린 5년 동안 부부로 살았어요.”변도영은 ‘결혼한 지 5년’이라는 말을 일부러 강조하며 말했다.윤형우는 눈썹을 치켜올렸다.“그래요. 오랫동안 부부로 지냈으니 지아 씨가 지금 무슨 마음인지도 잘 알겠네요.”윤형우는 옆 침대 머리맡에 놓인 죽 그릇을 힐끔 쳐다보았다.변도영의 표정은 점점 더 어두워졌다.여태 입원해 있어도 신지아는 제대로 그를 보러 온 적이 한 번도 없었다.변도영이 그토록 그리워하던 신지아가 직접 만든 죽도 더 이상 맛볼 수 없었다. 몇 번이나 재촉했지만 돌아오는 건 신지아가 시킨 배달 음식뿐이었다.하지만 윤형우가 아프니 신지아는 밤새 침대 곁을 지켰고 깨어나면 아침까지 사다 직접 먹여주곤 했다.이 모든 게 원래 자기 것이라는 생각에 변도영은 관자놀이가 지끈거렸다.윤형우가 말한 것처럼 신지아와 결혼한 지 5년이나 됐고 그녀가 자신을 사랑하던 모습을 봤기에 누구보다 더 분명히 느낄 수 있었다. 신지아가 더 이상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다는 것을.그 생각이 들자 변도영은 또다시 가슴이 답답해지기 시작했다.겉으로는 표정을 최대한 평온하게 유지했지만 속으로는 저도 모르게 이런 생각이 들었다.‘신지아는 날 사랑하지 않아. 하지만 윤형우도 사랑하지 않아. 그렇다면 왜 나를 버리고 떠났을까?’과거 변도영이 아팠을 때 신지아는 한시도 곁을 떠나지 않았었다.게다가 기회가 없었던 것도 아니었다. 신지아는 200억을 주면 재혼하겠다고 약속했었다.200억쯤은 금방 모을 수 있는 금액이었다.그 생각에 변도영의 자신감이 조금씩 되살아나 자리에서 일어나며 차갑게 웃었다.“그래도 한때 부부로 지낸 정이 있는데 단지 오해가 있어서 날 미워하는 거예요. 오해가 풀리면 결국 내 곁으로 돌아올 거예요. 나와 신지아는 윤재혁 그 사람들과 달라요. 신지아는 진심으로 나를 사랑했었고 설령 지금은 사랑하지 않더라도 그 감정은 남아 있어요. 어쩌면 언젠가 마음

  • 첫사랑만 구한 남자   제272화

    “신지아, 너 도대체 아빠한테 무슨 말을 한 거야?”신하나의 목소리가 사무실 로비에 울렸다.그녀의 눈가엔 이미 울었던 흔적이 가득했다.붉고 탁한 눈동자, 떨리는 손끝.신지아는 잠시 멈춰 섰다.“무슨 말인지 모르겠는데?”“모른다고?”신하나가 이를 갈았다.“네가 아니면 누가 아빠를 설득했겠어! 그날 너랑 이야기한 뒤로, 아빠가 갑자기 나더러 시집가래! 그것도 더럽고 늙은 오 대표한테!”그제야 신지아는 무슨 일인지 눈치챘다.며칠 전 신씨 가문에서 신영호와 나눈 대화가 떠올랐다.그녀는 그때 분명히 말했다.“저는 신씨

  • 첫사랑만 구한 남자   제269화

    신지아가 차를 몰고 중개업소 앞을 떠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한 대의 고급 승용차가 조용히 멈춰 섰다.차창이 서서히 내려가며 그 안에서 윤형우가 모습을 드러냈다.그는 한쪽 팔을 문에 걸친 채 턱을 괴고 낡은 간판을 한참 바라보다가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섰다.평일이라 손님이 많지 않았다.직원은 방금 신지아를 돌려보낸 뒤 단체 채팅방에 열심히 험담을 쏟아내고 있었다.[아까 그 여자 봤지? 겉만 번지르르하지 뭐. 정상적인 여자면 그런 동네, 그런 집에 왜 살아?]한참을 흥분하며 떠들던 그는 문 쪽에서 들리

  • 첫사랑만 구한 남자   제274화

    “아빠, 전 싫어요.”신영호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신하나가 울먹이며 입을 열었다.그리고 수화기 너머로 임문영의 떨리는 목소리도 함께 들려왔다.“여보, 하나 결혼은 아무래도 신중하게 생각해야 해요. 신씨 가문도 중요하지만 하나도 당신의 딸이에요. 하나 인생도 똑같이 중요하잖아요.”신영호는 잠시 할 말을 잃은 듯 묵직한 정적이 몇 초간 흘렀다.그때 임문영의 목소리가 조금 더 뚜렷해졌다.“지아야.”그녀는 울먹이며 말했다.“예전에 내가 널 제대로 보살피지 못한 건 사실이야. 그래도 하나는 네 동생이잖니. 이번 한 번만..

  • 첫사랑만 구한 남자   제287화

    윤형우는 웃으며 말했다.“별거 아니야. 여기 삼겹살이 맛있길래 사장님께 연봉 20억 원을 줄 테니 우리 집에서 일할 생각은 없냐고 물어본 것뿐이야.”“그랬더니 사장님은 뭐라고 하셨어요?”신지아가 궁금한 듯 물었다.“사장님은 거절하셨어. 자유로운 게 좋다고 하시던데. 돈은 적게 벌지만 남에게 휘둘리지 않고 사는 게 마음이 편하다고 하셨어.”신지아는 고개를 끄덕였다.‘맞아. 완벽한 직장은 어디에도 없어.’얻는 게 있으면 잃는 것도 있는 법이니 안정된 수입을 얻는다고 해도 분명히 잃는 것이 있을 것이다.‘게다가...’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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