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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7화

Author: 민들레
“네 마음속에 내가 그렇게 중요한 사람이었어?”

희미하지만 장난기가 섞인 윤형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신지아는 그가 어느새 눈을 뜨고 자신을 보고 있다는 걸 알아차렸다.

평소보다 얼굴은 창백했지만 윤형우는 애써 그녀를 향해 싱긋 웃고 있었다.

신지아는 그대로 얼어붙은 듯 멍해졌다.

이게 꿈이 아니라는 걸 인식하는 순간 코끝이 시큰해졌다.

두려움, 공포, 슬픔, 안도, 놀람을 더한 온갖 감정이 한꺼번에 밀려왔다.

결국 그녀는 감정을 억누르지 못하고 윤형우의 품에 안겨 울음을 터뜨렸다.

원래라면 윤형우는 신지아를 놀리며 한마디 더 할 생각이었지만 그녀의 울음소리가 너무 애절했다.

그래서 가슴이 스르르 무너지는 느낌에 하려던 말을 그대로 삼켜버렸다.

얼마 후, 그는 천천히 몸을 일으켜 신지아를 꼭 끌어안았다.

“이제 괜찮아.”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신지아는 겨우 마음을 안정시키고 눈물을 닦아냈다.

“진짜 바보 아니에요?”

그녀의 목소리는 평소와 달리 잔뜩 갈라지고 떨리고 있었다.

“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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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첫사랑만 구한 남자   제479화

    성훈은 미소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할게요.”고청산이 떠난 뒤 고이진은 성훈을 바라보며 복잡한 심경을 느꼈다.고맙다는 말을 꺼내기도 전에 성훈은 그녀를 향해 웃으며 말했다. “3년이면 원하는 건 뭐든 할 수 있어.”그 말을 듣고서야 고이진은 비로소 깨달았다.조금 전 성훈이 했던 말은 단지 그녀에게 숨 돌릴 시간을 주기 위해 고청산을 붙잡아둔 것이라는 걸.그런데 마음속으로는 왠지 모를 상실감이 밀려왔다.고이진이 물었다. “그러니까 단지 내가 시간을 벌 수 있게 도와주려고 그렇게 말한 거야?”성훈이 미소 지으며 말했다. “넌 나한테 아무런 감정이 없으니까 당연히 그러기 위해 한 말이지. 하지만...” 고이진은 멈칫하는 그의 눈가에 미소가 사라지는 것을 보았다.“네가 날 싫어하지 않고 나와 결혼하길 원한다면 방금 그 말들은 내가 한 약속이고 내 진심이야.”성훈의 눈동자에 미묘하게 눈에 띄지 않는 단호함이 스쳤다.고이진은 순간 당황했다.“주도권은 네 손에 있어. 잘 생각해 봐.” 성훈은 웃으며 고이진의 뺨을 살짝 꼬집었다.남자의 손길은 부드러웠고 길쭉한 눈매가 휘어진 모습이 예쁜 초승달을 닮아 있었다.성훈은 그날 이후로 고이진에게 별다른 연락을 하지 않았지만 고이진은 그가 매일 아침 일찍 나가 밤늦게 돌아오며 돌아올 때마다 지쳐 있다는 소문을 들었다.하지만 곧 고이진은 또 다른 소문을 듣게 되었다. 그녀와 윤재혁, 그리고 성훈 사이의 관계 때문에 성훈이 윤씨 가문에서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는 것이었다.윤씨 가문 자식들이 성훈의 방에 뱀을 풀어놓거나 바닥을 닦은 더러운 물을 그의 침대에 쏟아붓고 심지어 그를 화장실에 가둔 뒤 윤씨 가문에서 나가라고 협박하기까지 했다.이런 일이 처음은 아니었다. 성훈이 윤씨 가문에 막 들어왔을 때 외부에서는 그가 사실 윤씨 가문의 사생아이며 윤재혁과 상속자 자리를 다투기 위해 윤씨 가문에 들어왔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이에 윤씨 가문 사람들은 성훈의 기를 꺾으려고 짐을 호수에 던져버렸다.

  • 첫사랑만 구한 남자   제478화

    수십 명의 경호원들이 아직 짐을 정리하고 있던 성훈을 바닥에 제압했다.정신을 차린 고이진이 당황하며 그를 도와주려 했지만 다가가기도 전에 손목이 커다란 손에 꽉 잡혔다. 상대가 힘을 주자 몸이 제멋대로 움직이더니 비틀거리며 윤재혁의 품으로 쓰러졌다.윤재혁은 온몸으로 살기 어린 냉기를 뿜어내며 눈동자는 붉게 달아올라 있었다.심지어 억울함마저 묻어났다.“남녀 단둘이 외국에서 일주일이나 지냈어?” 윤재혁이 이를 갈며 묻자 고이진은 살짝 긴장했지만 이내 단호한 눈빛을 보냈다.“윤재혁, 우린 이미 헤어졌어. 그건 너도 동의한 바잖아. 내가 누구와 있든 너와는 상관없는 일이야. 그리고 믿을지 모르겠지만 나와 성훈 사이엔 아무 일도 없었어.”윤재혁과의 관계를 완전히 정리하기 전까지 아무리 성훈에게 호감이 있더라도 그저 한때 함께 어깨를 나란히 하며 싸웠던 친구로만 여겼다.해외에 있는 동안에도 둘은 친구로서 적절한 선을 지키고 있었다.하지만 윤재혁은 고이진의 단호한 첫 마디를 듣자마자 온몸이 분노의 불길에 휩싸였다.고이진이 부인하지 않고 오히려 그와의 이별을 강조하는 걸로만 들렸다.윤재혁의 시선이 성훈에게 향하더니 움켜쥔 주먹에서 손가락 마디가 삐걱거렸다.성훈을 친구로, 형제로 여겼는데 상대는 이 기회를 틈타 그를 배신했다.분노가 순식간에 윤재혁을 집어삼켰다.주먹을 꽉 쥔 채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성훈을 향해 세게 내리쳤다.고이진은 윤재혁이 이성을 잃은 것을 감지한 뒤 고민도 하지 않고 재빨리 그와 성훈 사이로 뛰어들었다. 눈을 감고 꿋꿋이 그 주먹을 막아내려 했다.윤재혁의 동공이 확 움츠러들며 힘을 풀자 주먹이 고이진의 얼굴을 스쳐 지나갔다.주먹이 매섭게 스치며 일으키는 바람이 느껴졌다. 만약 얼굴에 맞았다면 어땠을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뼈가 부서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윤재혁 역시 뒤늦게 두려운 기색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죽음을 무릅쓰고 성훈 앞을 막아선 그녀를 보며 화가 치밀고 분노가 솟구쳤지만 곧 끝없는 허탈감으로 바뀌었다

  • 첫사랑만 구한 남자   제477화

    하지만 고청산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고이진이 윤재혁과 헤어진 사실을 알게 되자 고청산은 격분했다.나중에 윤씨 가문이 이유 없이 고씨 가문에 대한 프로젝트 투자를 중단했을 때 고청산은 더 이상 가만히 있을 수 없어 고이진에게 윤씨 가문에 사과하러 가라고 강요했다. 심지어 고이진이 거절하자 고씨 가문과 관계를 단절하라고 협박하기까지 했다.한때 고청산이 화내는 걸 두려워했던 고이진이었지만 이번에는 마음을 굳게 먹고 홧김에 고씨 가문을 떠났다.고씨 가문을 떠난 후 고이진은 신지아를 찾아가려 했지만 당시 신지아는 엄마의 심각한 병을 알게 되어 정신이 혼미한 상태였기에 자신까지 신경 쓰이게 하고 싶지 않았다.고우빈도 학업 때문에 정신없이 바빴다.다른 재벌가 아가씨들에게는 사정을 알리고 싶지 않아 거듭 고민한 끝에 결국 성훈에게 전화를 걸었다.만나자마자 고이진이 상황을 설명하기도 전에 성훈은 그녀의 붉게 물든 눈가를 보고 무슨 일이 있었는지 대충 짐작했다.“아저씨와 싸웠어?” 성훈이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고청산과는 고이진 때문에 고작 한번 만났지만 대화를 통해 고청산이 고이진을 윤씨 가문에 기어오르는 도구로 여긴다는 것을 대략 느낄 수 있었다.고이진은 남에게 약한 모습을 보이는 것에 익숙하지 않았다. 성훈을 찾은 것도 딱히 갈 곳이 없었던 참에 기분을 전환하고 싶어서였다.그런데 성훈의 말을 듣자 왠지 모르게 억눌러 뒀던 서러움이 밀려와 참지 못하고 울음을 터뜨렸다.고이진은 성훈을 껴안고 쌓여 있던 억울함과 무너진 마음을 모두 쏟아냈다.성훈은 그저 휴지를 건네주며 기다렸고 그녀가 울음을 그친 후에야 말했다. “일단 여기를 떠나자.”성훈은 고이진을 데리고 곧장 공항으로 가서 해외를 돌며 보름 동안 여행을 다녔다.그들은 섬에 놀러 갔고 해협을 건너 남쪽 들끓는 작은 마을에도 갔다.마지막으로 성훈은 고이진을 교회로 데려가 그곳 사람들의 결혼식에 참석하게 되었다.결혼식에서 잘생긴 신랑과 예쁜 웨딩드레스를 입은 신부는 사회자의 서약문을 따라 읊었

  • 첫사랑만 구한 남자   제476화

    조금 전까지만 해도 자신과 성훈이 같은 편이라고 생각했는데 이제야 깨달았다. 성훈 역시 윤씨 가문 사람이고 윤재혁의 친구라는 사실을.윤재혁에게 고개를 숙이라고 한 사람들 속에 성훈도 한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고이진은 순식간에 마음이 차갑게 식으며 말투도 한결 차가워졌다.“안 해.”“왜?”성훈이 물었다.“재혁이한테 사과하면 잃는 것보다 얻는 게 훨씬 더 많을 텐데, 왜 망설이는 거야?”“난 내가 잘못했다고 생각하지 않아.”성훈이 다시 입을 열었다.“하지만 너 때문에 우리가 병원에 못 들어갔어.”조금 전 고이진도 그렇게 생각했다. 자신 때문에 윤재혁이 병원에 가는 걸 방해해서 강아지가 더 큰 위험에 처하게 된 거라고 여겼다.하지만 본인이 생각하는 것과 성훈이 말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였다.고이진은 눈앞에 서 있는 남자가 성훈이 아닌 윤재혁에게 사과하라고 강요하는 고청산처럼 느껴졌다.화가 난 고이진이 얼굴을 붉히며 화를 냈다.“내가 병원에 들어가지 못하게 방해한 것도 아니잖아. 난 잘못한 게 없고 나 역시 피해자야.”눈시울이 붉어진 채 내뱉는 말에는 저도 모르게 서러움이 묻어났다.성훈을 다시 바라봤을 때 두 눈에는 약간의 반항심까지 보였다.2초간 정적이 흐르다가 성훈이 갑자기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그래, 너도 피해자인데 왜 나한테 미안하다고 해? 넌 이미 네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잖아.”성훈이 담담하게 말했다.“네가 아니었다면 난 강아지를 병원으로 데려갈 능력도, 살 수 있는 희망을 줄 기회도 없었어. 할 수 있는 만큼만 하면 돼. 굳이 이런 일 때문에 잘못했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데 타협할 필요는 없어. 네가 옳다고 생각하는 일을 해.”성훈의 눈빛은 진지했다.겹쳐 보였던 고청산의 그림자가 마치 한순간에 흩어지듯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렸다.왠지 모르게 고이진은 온몸의 긴장이 탁 풀리며 묘한 상쾌함을 느꼈다.고청산의 자식이 수두룩한 덕분에 고이진도 남매가 많았지만 같은 배에서 태어난 고우빈을 제외하고는 다들 고청산의 눈에 들

  • 첫사랑만 구한 남자   제475화

    윤재혁은 그저 고이진이 한발 물러서 주기를 바랐을 뿐이었다.성훈과도 관련된 일이라 고이진이 한발 물러선다면 정말로 그냥 내버려둘 생각은 없었다. 그런데 고이진의 말을 듣자 윤재혁도 화가 치밀어 올랐다.“지금 개 한 마리 때문에 나랑 헤어지겠다는 거야? 좋아, 고이진. 넌 후회하게 될 거야. 오늘 내가 있는 한 어느 병원에서도 그 개를 받아주지 않을 거야.”윤재혁이 홧김에 고이진에게 이런 말을 뱉은 뒤 과연 어느 병원에서도 이 개를 받아주지 않았다.고이진은 성훈과 함께 여러 병원을 돌았지만 병원에선 번번이 정중한 말로 거부했다. 그들이 둘러대는 핑계조차 하나같이 똑같자 윤재혁이 이번에는 진심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하지만 그녀도 고개를 숙여 사과할 수 없었다.고이진도 나름대로 고집이 있었다.이번 일에 자신이 잘못한 건 없다고 생각했다. 여기서 고개를 숙이면 윤재혁이 날이 갈수록 횡포를 부릴 것이고 본인의 무정함이 옳다고 생각하며 위협하는 게 효과적인 수단이라고 생각할 것 같았다.성훈은 그녀의 망설임을 눈치챘다.“괜찮아, 개인 병원도 있잖아.”그러면서 성훈은 전화를 걸어 강아지를 한 개인 병원으로 보냈다.“부상이 너무 심해서 저희가 최선을 다해 살려보겠지만 마음의 준비는 하셔야 합니다. 게다가 저희는 개인 병원이라 의료 장비도 당연히 다른 대단한 병원들만 못합니다. 그래도 저희 능력 내에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의사의 솔직한 말에 고이진의 가슴이 조여들었다.고이진은 무의식적으로 성훈을 바라보았다. 성훈이 슬퍼하며 그녀를 탓할 줄 알았다. 그녀가 윤재혁을 건드린 탓에 지금 이런 처지가 되었다며 화를 낼 줄 알았다. 심지어 성훈이 걱정되는 마음에 당장 윤재혁에게 사과하라고 부탁하는 상상까지 했다.예전 고청산이 그랬던 것처럼.고이진이 윤재혁을 화나게 하면 윤재혁이 고씨 가문에 대한 투자나 다른 이익을 도로 가져갈까 봐 고청산은 끈질기게 윤재혁과 화해하라고 구슬렸다.“체면 따위 뭐가 중요해? 돈이 제일 중요한 거지. 고씨 가문이 여기까지 올 수

  • 첫사랑만 구한 남자   제474화

    그런데 지금에서야 깨달았다. 윤재혁의 냉담함은 곧 생명에 대한 무관심이라는 것을.고이진은 여전히 진지하게 말했다.“이건 쓸데없는 일이 아니라 목숨이 달린 거잖아.”윤재혁은 별일 아니라는 듯 말했다.“그냥 개 한 마리일 뿐이야. 게다가 심하게 다쳐서 살 수도 없는 데 굳이 시간 낭비할 필요는 없잖아.”성훈에게도 같은 말을 했지만 성훈은 듣지 않고 강아지를 병원으로 데려가 치료하겠다고 고집했다.윤재혁이 덧붙여 말하려는데 고이진은 그를 무시한 채 아직 멀리 가지 않은 기사에게 전화를 걸어 돌아와 성훈을 병원으로 데려다주라고 지시했다.윤재혁이 그녀를 이길 수 없다는 걸 깨닫고 따라가려 했지만 고이진은 그를 밖에 내버려둔 채 문을 쾅 닫았다.“이진아, 뭐 하는 거야? 문 열어!”윤재혁은 화가 나서 차창을 내리쳤다.고이진은 그를 무시한 채 기사에게 바로 동물병원으로 가라고 지시했다.사실 성훈은 고이진의 차를 타는 게 적절하지 않다는 걸 알고 있었다. 특히 지금처럼 고이진과 윤재혁이 서로 신경전을 벌일 때는 더더욱 그랬다.하지만 지금 그에게는 다른 선택지가 없었다.앞좌석에서 다소 화가 난 고이진을 바라보며 성훈이 낮은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부잣집 도련님들은 다 그래. 남의 고통을 직접 겪어보기 전에는 영원히 깨닫지 못해.”고이진은 담담하게 대꾸하며 저도 모르게 고개를 돌려 강아지를 바라보았다.노란 털을 가진 강아지는 태어난 지 고작 몇 개월밖에 안 된 듯한 모습이었다. 강아지는 낮은 앓는 소리를 내며 몸을 살짝 떨고 있었는데 몸에 마른 핏자국이 묻어 있어 더럽지만 불쌍해 보였다.몸이 불편한지 강아지는 자꾸만 꿈틀거렸고 피 묻은 발톱이 차 시트에 닿아 선명한 발자국을 남겼다.마침 그때 고이진이 심하게 다친 강아지의 모습에 가슴이 아파 참지 못하고 미간을 찌푸렸다.성훈은 강아지가 차를 더럽힌 것에 불만을 품었다고 오해하며 본인의 양복 재킷을 벗어 강아지 발 앞쪽에 깔아주었다.“그런 뜻이 아니었어.”고이진의 말에 성훈은 고개를 끄덕였다.

  • 첫사랑만 구한 남자   제67화

    부성 그룹이 UME의 최대 투자자가 되는 순간, 그녀와 변도영은 피할 수 없이 다시 얽히게 될 것이다.신지아는 더 이상 변도영과 어떤 관계도 맺고 싶지 않았다.고우빈은 입가를 살짝 올리며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그럼 거절할게.”그가 이렇게 단호히 답하는 걸 보고 신지아는 조금 놀랐다.그녀 기억 속의 고우빈은 일밖에 모르는 사람이었다. 감정을 일에 섞는 경우가 거의 없었다.부성 그룹은 연성시 전체에서 명망 높은 기업이고 그들의 투자는 UME 입장에서는 가장 큰 난제를 해결하는 것이나 다름없었다.신지아는 당연히 고우빈이

  • 첫사랑만 구한 남자   제69화

    신지아가 전화를 받은 건 집에 막 도착했을 때였다.고우빈이 그녀를 직접 데려다주고 갔다.이미 계약은 마무리됐고 내일부터 출근하기로 약속까지 끝난 상태였다.UME의 사무실 주소도 정해졌는데 그녀가 사는 곳에서 멀지 않았다.고우빈은 아직 집을 구하지 못해 호텔에 묵고 있었고 신지아는 원래 같이 집을 보러 다니고 싶었지만 그는 그녀의 발목이 아직 회복되지 않았다며 끝내 허락하지 않았다.결국 신지아는 혼자 먼저 집으로 돌아왔다.현관문을 열자마자 뭔가 이상하다는 느낌이 들었다.변씨 가문 별장에 침입 사건이 있었던 뒤로, 신지아는

  • 첫사랑만 구한 남자   제77화

    신지아는 문밖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전혀 몰랐다.그녀는 방으로 돌아와 고우빈이 가져다준 드레스를 입어보았다.새빨간 드레스는 화려했고 디자인도 과감했다. 예전 같았으면 그녀가 가장 좋아했을 스타일이었다.하지만 변씨 가문에 시집온 뒤로 고미애는 이런 스타일이 너무 요란하다며 불만을 여러 차례 드러냈다. 변씨 가문의 며느리라면 얌전하고 단아해야지 이렇게 튀어서는 안 된다고 했다.어린 시절의 신지아라면 절대 듣지 않았을 말이었다.그때는 남들 시선을 즐겼고 레이싱을 좋아했고 암벽 등반도 좋아했고 자극적인 건 뭐든 좋아했다. 사고를

  • 첫사랑만 구한 남자   제68화

    사람들은 습관처럼 여전히 신씨 가문을 4대 가문에 넣어 말했지만 실제로는 변씨 가문과의 혼인 관계 때문에 숫자만 채워주는 셈이었다.엄밀히 따지면 사실상 3대 가문뿐이었다.그리고 그 세 가문 가운데서도 변씨 가문과 윤씨 가문은 힘이 엇비슷했고 사업 영역도 많이 겹쳤기에 연성시에서 경쟁이 치열했다. 두 집안은 거의 공공연한 숙적이라 불렸다.물론 다투는 건 다투는 것이고 겉으로는 체면을 지켜야 했다.그래서 두 집안이 연회를 주최할 때면 형식적으로는 상대 가문도 초대했지만 상대는 늘 이런저런 핑계를 대고 오지 않거나 중요하지 않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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