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7화

Penulis: 민들레
신지아는 다시 한번 로펌을 찾았다.

이미 병원에 있을 때 대부분의 이혼 계약서를 작성해 두었기에 이제 남은 건 재산 분할 부분뿐이었다.

결혼 전, 그녀는 꽤 괜찮은 커리어를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변씨 가문은 며느리가 세상 앞에 얼굴을 드러내는 걸 탐탁지 않게 여겼다.

결국 그녀는 어쩔 수 없이 회사를 그만두고 오로지 변도영의 의식주만 챙기며 살아야 했다.

변도영은 늘 조용함을 원했다.

그래서 집 안의 청소 도우미와 가사 도우미들도 하나둘 내보내더니 마지막에 오영희 한 사람만 남겼다.

오영희는 고미애의 사람이었다.

그 덕에 아무런 죄책감도 없이 신지아 위에서 군림했고 집안일은 대충 넘기면서 오히려 신지아를 부려 먹었다.

변도영은 그 사실을 몰랐을까?

아니, 아마 알고도 모른 척했을 것이다.

그래서 신지아의 위치는 며느리라기보다 차라리 변도영의 욕망을 해결해 주는 파트너이자 도우미에 더 가까웠다.

신지아는 변도영의 재산 절반을 바라지도 않았다.

다만 최소한 빈손으로 쫓겨나고 싶지는 않았다.

신지아는 변호사에게 부탁해 자신이 과거 몸담았던 업계에서 지난 몇 년간 받을 수 있었던 평균 임금을 조사하게 했다.

그 금액을 토대로 합리적인 액수를 산출했고 그것을 계약서에 적어 넣었다.

모든 걸 마친 뒤, 계약서를 들고 집으로 돌아왔다.

현관문을 열자마자 눈앞에 펼쳐진 건 난장판이었다.

거실 바닥에는 껍질과 휴지, 귤껍질이 널려 있었고 커피 테이블 위는 마치 쓰레기장 같았다.

범인은 소파에 늘어져 과자를 까먹으며 드라마에 푹 빠져 있는 오영희였다.

그녀는 신지아를 보고서야 잠깐 긴장하더니 금세 어깨를 내려놓고 태연하게 말했다.

“아, 오셨어요?”

그러고는 다시 푹 파묻히듯 소파에 기대 드라마에 몰두했다.

변도영이 있을 땐 얌전한 가정부의 모습을 흉내냈지만 그가 없을 땐 이 집의 진짜 주인처럼 군림하는 게 오영희였다.

처음엔 신지아도 차마 못 본 척하며 그녀와 함께 청소를 했다.

나이가 돌아가신 어머니와 비슷하니 인간적으로 거들어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것이 화근이었다.

오영희는 점점 더 대놓고 일을 미루기 시작했고 나중엔 아예 당연한 듯 그녀에게만 집안일을 떠넘겼다.

신지아가 정중하게 말해본 적도 있었지만 돌아온 건 싸늘한 눈빛뿐이었다.

결국 그녀는 해고를 결심했지만 바로 다음 날 고미애의 전화를 받아야 했다.

“변씨 가문 며느리가 가정부 하나 다루지 못해서야 앞으로 무슨 재산을 관리할 수 있겠니?”

그 한마디에 신지아는 다시 체념해야 했다.

그러나 이제는 달랐다.

그녀는 오영희의 태연한 인사를 무시한 채, 그대로 계단을 올라 방으로 향했다.

손에 쥔 계약서를 바라보며 변도영에게 어떻게 사인을 받게 할지 고민했다.

하지만 곧,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다.

변도영이 스스로 집으로 돌아온 것이다.

거실.

오영희는 소파에 깊숙이 파묻혀 드라마에 열중하고 있었다.

그 순간, 현관문은 발로 걷어차이듯 열렸고 변도영이 집안으로 성큼성큼 걸어들어왔다.

쾅!

얼굴에는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져 있었고 전신에서 날카로운 기운이 뿜어져 나왔다.

오영희는 그 모습에 화들짝 놀라 불똥이라도 튄 듯 벌떡 일어나더니 급히 바닥에 엎드려 걸레질하는 시늉을 했다.

“변 대표님, 아까 사모남께서 위층으로 올라가셨어요. 저는 아직 치우지 못했는데...”

그녀는 손가락으로 바닥의 쓰레기를 가리키며 능숙하게 변명했고 몇 마디 만에 온갖 책임이 신지아에게 전가됐다.

변도영은 쓰레기로 가득한 거실을 흘깃 보았다.

원래도 심기가 불편하던 그는 더욱 눈빛이 차갑게 가라앉았지만 지금 변도영의 관심은 거기에 있지 않았다.

“신지아, 위에 있습니까?”

그의 목소리는 낮고 묵직했다.

이내 오영희는 잽싸게 고개를 끄덕였다.

“사모님께서 기분이 많이 안 좋으신 것 같더라고요. 그리고...”

그러나 말을 다 끝내기도 전에 변도영은 이미 계단을 성큼성큼 오르고 있었다.

‘기분이 나쁘다고? 어머니한테 나랑 나은이 일을 다 말해놓고 자기가 뭔데 기분이 나빠하지?’

변도영이 보기엔 지금 신지아에게 기분이 나쁠 이유는 하나도 없었다.

Lanjutkan membaca buku ini secara gratis
Pindai kode untuk mengunduh Aplikasi

Bab terbaru

  • 첫사랑만 구한 남자   제100화

    그 말을 마치고 데스크 직원은 진심 어린 감탄까지 덧붙였다.“신 팀장님 남자 친구, 정말 잘생기셨어요.”고우빈의 발걸음이 멈췄다.굳어버린 웃음이 서서히 사라졌다.한편, 신지아는 고우빈의 사무실을 나온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변도영에게서 전화를 받았다.“오늘 밤 본가에 다녀와.”언제나처럼 간단명료한 말투였다.예전 같으면 곧장 대답했겠지만 이번에는 신지아가 먼저 물었다.“이나은 씨도 가나요?”변도영이 잠시 뜸을 들이다가 말했다.“안 가. 걔는 오늘 밤 다른 일이 있거든.”그 말뜻은 마치 신지아는 늘 한가하다는 뉘앙스로 들렸다.하지만 신지아는 깊이 따지지 않았다.이나은이 없다면 본가에 가서 할머니를 뵙는 일을 마다할 이유는 없었으니 말이다.“알겠어요.”그녀가 수락하자 평소 같으면 바로 전화를 끊었을 텐데 이번에는 마치 무언가를 기다리는 듯 몇 초간 여전히 연결된 채로 있었다.“다른 할 말 있어요?”신지아가 물었다.변도영이 잠시 멈칫하더니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배은망덕한 것.”그러고는 전화를 거칠게 끊어버렸다.분명히 화가 잔뜩 나 있는 것 같았다.신지아는 한동안 어리둥절했다.그러다 곧 생각이 미쳤다.‘혹시 부성 그룹이 UME 투자를 거절한 게 나 때문이라는 걸 알게 된 건가?’하지만 곧바로 고개를 저었다.그럴 리 없었다.변도영은 늘 그녀의 행적에 무심했고 어디서 무엇을 하는지도 관심 없는 사람이었다.게다가 만약 그 사실을 정말 알았다면 단순히 욕 한마디로 끝낼 리 없었다. 벌써 들이닥쳐서 따지고 난리 쳤을 터였다.그렇지 않다면 굳이 더 생각할 필요도 없었다.언젠가는 들통나겠지만 지금이 아니면 그녀에게는 여전히 움직일 기회가 남아 있는 셈이었다.한편, 변도영은 전화를 끊고도 괜스레 불편하고 초조했다.‘이전까지는 몰라도 어젯밤은 내가 직접 챙겨주고 거의 밤새 곁을 지켜줬잖아.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작 고맙다는 말 한마디조차 없는 거야?’ 이내 생각이 다시 어젯밤으로 흘러갔다.욕실 안에서 뜨겁게 달아오른 그녀의

  • 첫사랑만 구한 남자   제99화

    신지아는 그의 농담을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고개를 숙이고 계약서에 도장을 찍은 뒤, 두 부로 정리해 그중 한 부를 건네며 자리에서 일어섰다.“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윤형우가 손을 내밀었다.신지아는 그가 계약서를 받으려는 줄 알고 일부러 더 가까이 내밀었다.그런데 뜻밖에도 그는 그녀의 손을 잡았다.넓은 손바닥이 손가락을 덮으며 차가운 감촉이 신지아의 손끝을 스쳤다.신지아는 순간 얼어붙더니 반사적으로 손을 빼냈다.“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윤형우는 그녀의 손에서 계약서를 받아들며 미소 지었다.“제가 전에 한 제안, 농담 아니었습니다. 지아 씨도 한 번쯤 생각해 보시죠. 그럼, 이만.”예의 바른 작별 인사를 남기고 그는 우아하게 몸을 돌려 나갔다.나가면서 데스크 직원에게까지 공손히 감사 인사를 전했다.그 모습을 보며 신지아는 잠시 멍해졌다.손끝에 남은 감촉만 아니었다면 조금 전 일이 모두 환상 같았을지도 몰랐다.사실 그녀도 생각해 본 적 있었다. 윤형우가 자신을 찾은 이유가 따로 있는 건 아닐까 하고.하지만 곰곰이 떠올려 봐도 자신에게서 그만한 자금을 끌어올 만한 ‘이득’은 없었다.그럼 자기 자신일까?신지아는 쓴웃음을 지었다.이미 업계에서 웃음거리로 전락한 그녀에게 누군가 굳이 다가올 이유는 없을 것 같았다.결국 깊게 파고들지 않기로 했다. 윤형우가 떠난 뒤, 마음을 가라앉히고 서류를 들고 고우빈을 찾아갔다.계약서를 본 고우빈은 의아한 듯 미간을 찌푸렸다.“윤씨 가문에서의 투자? 어떻게 윤씨 가문 투자를 받아낸 거야? 분명히...”말을 하다 그는 입을 다물었다.그것은 신지아의 능력을 의심해서도 윤씨 가문 투자를 부정해서도 아니었다.그저 이해가 되지 않았을 뿐이다.예전에 여동생 고이진의 약혼을 피하도록 도운 일로 윤재혁이 분노하며 신지아를 추궁했던 적이 있었다.윤재혁은 가문 내에서 위상이 높았고 후계자로 키워지는 인물이었다.그가 신지아를 얼마나 미워했는지 알기에 UME가 곤란에 처했다는 소식을 들으면 오히려 짓밟으려

  • 첫사랑만 구한 남자   제98화

    “하루요?”서인호가 비웃으며 노려봤다.“좋습니다, 하루 드리죠. 내일까지 해결 못 하면 그때는 가만있지 않을 겁니다.”말을 끝내자마자 신지아가 대꾸할 틈도 주지 않고 그는 화난 기색으로 몸을 돌려 나가버렸다.“...”원래는 차분히 대화를 해보려 했는데 김주리가 괜히 끼어들어 불을 지핀 탓에 이제는 힘들 것 같았다.서인호가 떠나자 김주리는 마치 큰 공을 세운 듯한 표정으로 신지아에게 다가왔다.“팀장님, 변 대표님께 가서 사과드리고 고 대표님을 설득해서 부성 그룹 투자받으세요. 변 대표님은 예전부터 UME랑 협력하고 싶어 했다잖아요. 게다가 신 팀장님처럼 예쁘신 분이 직접 가면 분명 마음을 돌리실 거예요.”신지아는 입꼬리를 살짝 당겼다.솔직히 불쾌했지만 이제 막 합류한 상황에서 이들과 친분도 없었고 김주리가 일부러 훼방을 놓는 건지 아니면 그냥 어설픈 충고를 한 건지 알 수 없었다.결국 화를 내지 않고 정중히 답했다.“이건 제가 알아서 해결할게요. 굳이 나서실 필요 없어요.”그러자 김주리는 억울한 듯 얼굴을 찡그렸다.“팀장님, 그게 무슨 뜻이에요? 제가 괜히 오지랖 부렸단 말씀이세요?”그러고는 신지아가 대꾸하기도 전에 스스로 결론을 내렸다.“알았어요, 제가 나서지 말았어야 했네요.”이렇게 말하고는 다시 자리로 돌아가 자기 일만 했다.마치 크게 배신당한 사람처럼 온몸에서 서운함이 뿜어져 나왔다.신지아는 어이가 없었다. 더불어 머리도 더 지끈거렸다.그때 멀리서 소란스러운 기척이 들려왔다.데스크 직원이 급히 달려와 들뜬 목소리로 외쳤다.“팀장님, 잘생긴 분이 찾아오셨어요!”‘잘생긴 분’이라는 말에 그녀 얼굴이 흥분으로 붉게 달아올라 있었다.신지아가 의아해하며 따라나서자 멀리 입구에서 커다란 장미 꽃다발을 안고 서 있는 윤형우가 보였다.그는 잘 다려진 슈트에 조끼까지 갖춰 입고 금테 안경을 걸친 채 입가에는 장미 한 송이를 물고 있었다. 그런데도 전혀 어색하지 않고 태연하면서도 우아했다.마치 공작새가 깃털을 활짝 펼친 듯한 모

  • 첫사랑만 구한 남자   제97화

    신지아 기억 속의 변도영은 결코 공손하게 문을 두드리는 사람이 아니었다.그는 늘 할 말이 있으면 그냥 문을 밀고 들어오는 쪽이었다.‘설마 성격이 바뀐 걸까? 아니면... 다른 사람?’이렇게 생각하는 사이, 일단 신지아는 ‘들어오세요’ 하고 대답했다.말이 끝나자마자 고우빈이 문을 열고 들어왔다. 그의 손에는 아직 김이 모락모락 나는 작은 그릇이 들려 있었다.“해장국 좀 마셔. 훨씬 나아질 거야.”신지아는 순간 멍해졌다가 이내 생각이 이어져 잠시 굳어졌다.생각해 보니 고우빈이라면 원래부터 인내심이 강한 사람이었다.어젯밤 그 모든 일들을 떠올리면 차라리 그가 했다고 해도 전혀 어색하지 않았다.‘설마 내가 우빈 선배를 변도영으로 착각했나? 그럼 어젯밤은...’그 순간, 머리에 번개를 맞은 듯하며 신지아가 참지 못하고 물었다.“어젯밤 내내... 여기 있었어요?”그녀의 생각을 알아챈 듯, 고우빈은 고개를 끄덕였다.“상황이 급했으니까.”전날 그는 자선 파티에서 얼굴만 비추고 나왔는데 이후 그녀가 보이지 않아 경찰에 신고하려고 했다. 그때 신씨 가문의 사람들이 ‘혹시 집에 돌아갔을지도 모른다’라고 알려주었다.처음에는 그들이 속이는 줄 알았고 반신반의했는데 막상 와 보니 사실이었다.게다가 이 집 도어락에는 그의 지문이 등록돼 있어 쉽게 들어올 수 있었다.어젯밤 내내 신지아는 상태가 좋지 않았고 새벽 내내 토해내느라 혼자 둘 수 없어 고우빈은 그대로 남을 수밖에 없었다.신지아의 얼굴이 굳자 그는 그녀가 여전히 속이 불편한 줄 알고 담담히 말했다.“속이 힘들면 참지 말고 다 토해내. 그래야 훨씬 편해져.”신지아는 넋이 나간 듯 고개를 끄덕였다. 속도 불편했지만 머릿속은 더 복잡했다.그녀는 관자놀이를 주무르며 고우빈이 내민 해장국을 조금 들이켰다. 곧 속이 한결 편해졌고 고우빈 역시 내내 담담한 태도로 있었기에 어색함도 덜했다.그는 애써 아무 일 없던 듯 행동했고 신지아도 굳이 집착하지 않았다.아침을 먹고 나서야 신지아는 휴대폰이 없다는 걸

  • 첫사랑만 구한 남자   제96화

    이나은이 담담하게 속마음을 드러내자 고미애가 잠시 멈칫했다.그녀 기억 속의 예전 이나은은 늘 자존심 세고 오만해서 이런 부드러운 말을 할 리 없는 사람이었다.고미애는 곧 비웃듯 말했다.“이런다고 내가 마음이 약해질 줄 알아? 도영이는 이미 결혼했어. 네가 그 애들의 가정을 깨뜨리면 안 되지.”이나은은 잠시 머뭇거리다가 차분히 말했다.“아주머니께서 그렇게 생각하실 거라는 건 알아요. 하지만 지아가 별장을 떠난 건 정말 제가 한 일이 아닙니다. 제가 들어오기 전부터 이미 나가 있었어요. 믿기 힘드시면 영희 아주머니한테 물어보셔도 돼요.”그제야 오영희는 자신이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 괜히 오판했음을 깨달았다. 이나은과 고미애 사이를 잘못 건드렸다가는 자신도 곤란해질 수 있었다. 만약 고미애가 자신이 이나은 편에 서서 신지아를 괴롭힌 걸 알게 된다면 뒤탈이 클 게 뻔했다.이나은의 말에 오영희도 급히 앞으로 나서서 눈물을 글썽이며 하소연했다.“맞아요. 그때 지아 씨가 대표님과 조금 다투고는 울면서 집을 나가겠다고 했어요. 대표님도 나은 씨도 달래 봤고 저도 애써 붙잡았지만 결국 본인이 끝까지 고집을 부려서 막을 수가 없었습니다.”“그 후로 대표님은 화도 나고 걱정도 돼서 며칠을 밥도 제대로 못 드셨어요. 겨우겨우 나은 씨가 돌아오고 나서야 조금씩 드시기 시작했죠. 그때 대표님 살이 눈에 띄게 빠졌습니다. 아, 그리고 그 뒤에 대표님께서 본가에 다녀오셨잖아요, 사모님도 느끼셨을 거예요.”“...”고미애는 오영희의 말에 눈빛이 살짝 어두워졌다.그동안 변하늘 문제로 신경을 곤두세우느라 신지아의 상황은 제대로 살피지 못했다. ‘불과 며칠 손을 놓았을 뿐인데 별장에서 이렇게 큰 변화가 생기다니...’물론 오영희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 말 속에 몇 가지 생각할 거리가 있었다. 오영희는 신지아를 5년이나 돌봐온 사람인데 정작 이나은이 돌아오자마자 이나은 편을 들며 신지아의 흠만 지적한다는 사실이었다.그렇게 떠올리다 보니, 며칠 전

  • 첫사랑만 구한 남자   제95화

    별장에서 늘 요리를 해온 건 오영희였기에 변도영은 신지아가 요리를 할 줄 아는지조차 몰랐다.혹시 끔찍한 음식이 나올까 걱정했는데 의외로 맛이 괜찮았다.입안에 맴도는 낯익은 맛, 하지만 그는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배가 너무 고픈 탓에 착각이겠거니 했다.“똑똑.”문 두드리는 소리에 변도영이 문을 열자 땀에 젖은 양준명이 헐레벌떡 와 서 있는 게 보였다.“죄송합니다, 대표님. 고가도로 위에서 추돌사고가 나서 길이 꽉 막혀 있었습니다.”그는 내심 변도영이 분노할 거라 각오했지만 의외로 담담한 반응이 돌아왔다.“옷.”손만 내미는 변도영의 태도에 놀라면서도 옷을 내밀었다.신지아에게 끌려다니느라 이미 진이 빠진 변도영은 화낼 기운조차 없었다.옷을 갈아입은 뒤, 무슨 기분인지 발걸음이 저절로 침실로 향했다.문을 열자 침대 위에 신지아가 여전히 깨어나지 못한 채 누워 있는 게 보였다.가지런한 눈썹이 곤히 찡그려져 편치 못한 꿈에 시달리는 듯했다.잠시 후, 그녀의 입술이 희미하게 움직였다.“뭐라고?”잘 안 들려 무심코 두 걸음 다가서더니 이내 분명하게 들렸다.“희망아... 신희망...”...별장 안 공기는 무겁게 가라앉아 있었다.식탁 위 푸짐한 음식들은 이미 다 식어 있었다.고미애는 소파에 앉아 차가운 눈빛으로 전화를 붙들고 있었지만 또다시 연결음만 울리자 결국 더는 참지 못하고 휴대폰을 바닥에 내던졌다.오영희가 허겁지겁 달려와 조심스레 주워 곁에 놓고는 눈도 마주치지 않고 뒤로 물러섰다.한마디라도 잘못 꺼냈다가는 그 화살이 자신에게 돌아올 게 뻔했다.그러나 피하려 해도 소용없었다.고미애의 목소리가 싸늘하게 흘러나왔다.“내가 자네를 여기 들인 이유가 뭔지 기억은 해?”“대표님과 사모님을 잘 돌봐드리라고 하셨습니다...”오영희의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그건 기억은 하네.”고미애가 냉소했다.“두 사람이 밤새 들어오지도 않았는데 자네는 엉뚱한 외부인을 들여놓고... 도대체 뭘 하고 있는 거야?”말끝에 시선은 멀찍이 앉아 있는

Bab Lainnya
Jelajahi dan baca novel bagus secara gratis
Akses gratis ke berbagai novel bagus di aplikasi GoodNovel. Unduh buku yang kamu suka dan baca di mana saja & kapan saja.
Baca buku gratis di Aplikasi
Pindai kode untuk membaca di Aplikasi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