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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화

Author: 민들레
신지아는 잘 알고 있었다.

지금 고미애의 요구를 따라 나가봤자 변도영의 미움만 더 깊어질 뿐이라는 걸.

하지만 시어머니라는 신분 앞에서 끝내 거절하지 못했다.

그래서 언제나처럼 두 갈래 길 사이에서 괴로워할 수밖에 없었다.

“신지아, 나는 네가 과거에 어떤 집안 출신이었는지, 어떤 수작으로 도영이와 결혼했는지는 상관 안 해. 중요한 건 지금 넌 이미 변씨 가문에 들어왔으면 처신을 똑바로 해야 할 거 아니야.”

고미애의 목소리는 여전히 날카로웠다.

“남편이 사흘이나 집에 안 들어왔는데 그냥 놔둬? 그래, 그렇다 쳐. 그런데 네가 뻔뻔하게 사흘 동안 집을 나가 있어? 도대체 네가 무슨 체면으로 변씨 가문 며느리랍시고 살고 있는 거야?”

예전 같으면 신지아는 아무 말 없이 고개를 떨구고 그 모든 비난을 그대로 받아냈을 것이지만 이번엔 달랐다.

그녀는 차갑지만 담담히 입을 열었다.

“어머님도 말씀하셨잖아요. 저는 그저 변도영 씨 아내지, 어머니가 아니라고. 그러니 변도영 씨를 다시 교육할 의무 같은 건 제게 없어요.”

“뭐라고?”

고미애가 발끈했다.

“네가 미쳤구나! 감히 오늘 나한테 이런 태도를 보여?”

신지아는 흔들림 없이 대꾸했다.

“저는 사실을 말했을 뿐이에요.”

고미애는 한순간 화를 내려다 곧 무언가를 떠올린 듯 비웃음을 터뜨렸다.

“흥, 알겠다. 질투에 정신이 멀어 아닌가 보구나. 나은이 돌아온 거 맞지? 요 며칠 도영이가 나은이랑 함께 지냈니?”

신지아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굳이 대답하지 않아도 고미애는 이미 확신한 듯 코웃음을 쳤다.

“봐, 역시 내 말이 맞네. 너 지금 괜히 이나은 때문에 화풀이하는 거잖아.”

잠시 뜸을 들인 뒤, 고미애의 목소리는 더 차가워졌다.

“하지만 잊지 마. 나는 도영이의 어머니야. 내가 허락해야 도영이가 누구와 함께할 수 있는 거고 내가 마음먹으면 내일 당장 네 짐 싸서 이 집에서 내쫓을 수도 있어.”

“그러니 감히 나한테 목소리 높이기 전에 네 위치부터 똑바로 알아둬라.”

신지아는 여전히 조용했기에 고미애는 예전처럼 자신의 말이 통했다고 믿었고 그 우월감에 취해 더는 그녀의 기류 변화를 눈치채지 못했다.

사실 고미애는 신지아보다 이나은을 더 달가워하지 않았다.

신지아는 집안이 몰락했다지만 어쨌든 한때는 연성시의 이름난 가문 출신.

게다가 성격이 순하고 단순해 다루기 쉬웠다.

반면, 이나은은 달랐다.

뛰어난 학벌과 능력, 당당한 태도. 무엇보다도 시어머니로서 본능적으로 느끼는 위협이 있었다.

변씨 가문의 며느리 자리엔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기에 과거 변도영과 연애할 때도 가장 강하게 반대했던 게 바로 그녀였다.

그러나 결국, 변도영은 신지아와 결혼했다.

물론 그 결혼식 날조차 그는 도피하듯 유흥업소에 이틀 밤을 꼬박 묵으며 신지아와 함께 있는 걸 거부했었다.

그 후로도 신지아가 집에 있어도 그는 좀처럼 집에 들어오지 않았고 웃음도 잃고, 마음도 굳게 닫아버렸다.

그 모습을 보며 고미애는 속으로 아들을 안쓰러워했다.

그러다 최근, 이나은이 귀국해 변도영과 사흘을 함께 보냈다는 소식을 듣고 그녀의 마음은 복잡해졌다.

헤어지게 할 수도, 그렇다고 두 사람을 완전히 막아설 수도 없었다.

결국 고미애는 고민하다가 다시 신지아에게 전화를 건 것이었다.

“신지아, 이번이 마지막이다. 시어머니로서 널 도와주려는 거야. 하지만 네가 스스로 위기감을 못 느끼면 변씨 가문 며느리 자리도 오래 못 지킬 거다.”

그 말만 남기고 고미애는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었다.

예전에 며느리 자리를 잃는다는 말은 신지아에게 세상이 무너지는 선언이나 다름없었을 것이지만 지금은 달랐다.

오히려 신지아는 담담히 미소를 지었다.

‘잃으면 어때. 어차피 원하지도 않는 자리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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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정
2025. 11. 21. AM. 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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