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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적은 최애가 아니었다

Author: 유월
last update Petsa ng paglalathala: 2026-09-10 22:38:28

다음은 친구 차례예요.

사진 아래 적힌 한 문장을 확인한 순간, 민유리의 머릿속이 새하얗게 비었다.

어두운 차 안의 조수석에는 서한나의 사원증과 휴대전화가 나란히 놓여 있었다. 은색 입장 팔찌는 휴대전화 위에 일부러 잘 보이도록 펼쳐져 있었고, 사진 오른쪽 위에는 한나가 늘 차에 걸어 두는 작은 토끼 방향제가 찍혀 있었다.

한나의 차가 분명했다.

“전화해 볼게요.”

유리가 자신의 휴대전화로 한나에게 전화를 걸었다. 신호가 한 번, 두 번 이어졌지만 받지 않았다. 사진 속에 휴대전화가 놓여 있으니 당연한 일이었지만, 통화 연결음이 길어질수록 온몸의 피가 빠져나가는 것 같았다.

“안 받아요.”

“회사로 전화하십시오.”

정태준은 경찰에게 사진과 발신 번호를 보여 주며 차량 수배와 위치 확인을 요청했다. 조금 전까지 유리를 향해 있던 온기는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사건을 다루는 변호사의 냉정한 얼굴만 남아 있었다.

유리는 다온북스 대표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 안내 음성이 흘러나오는 짧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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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같이 가요.”유리의 말에 태준은 한동안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그의 눈빛은 차갑게 가라앉아 있었다. 화가 났을 때보다 더 무서운 얼굴이었다. 감정을 억누르느라 모든 표정이 지워진 얼굴.“지금 무슨 말을 하는지 압니까?”“알아요.”“상대는 민유리 씨 집에 카메라를 설치하고, 위치 추적기를 달고, 계정을 해킹한 사람입니다. 이제는 폭발물까지 언급했어요.”“그래서 혼자 가면 안 된다고 한 거예요.”유리는 떨리는 손을 맞잡았다.두려웠다. 당연히 두려웠다.하지만 이번에도 숨어 버리면 남기혁은 계속 그녀의 선택을 빼앗으려 들 것이다. 온리원이라는 이름도, 시온을 좋아했던 마음도, 태준을 선택한 일도 전부 자기 뜻대로 해석하면서.“나를 미끼로 쓰자는 게 아니에요. 경찰과 계획을 세우고 움직여요. 그 사람이 원하는 건 내가 혼자 오는 거니까, 온 척만 하면 되잖아요.”“계획대로 움직이는 인간이면 여기까지 오지도 않았습니다.”“그렇다고 태준 씨가 대신 갈 수는 없잖아요.”태준의 턱이 단단하게 굳었다.유리는 그의 앞에 한 걸음 더 다가갔다.“나 때문에 다치는 게 싫다는 거 알아요. 그런데 나도 똑같아요.”“…….”“태준 씨가 나를 지키고 싶어 하는 만큼, 나도 태준 씨가 혼자 위험한 곳에 가는 건 싫어요.”그제야 태준의 시선이 흔들렸다.유리는 그의 손을 잡았다. 늘 따뜻했던 손끝이 오늘은 차갑게 식어 있었다.“같이 가요. 대신 약속할게요. 절대로 혼자 움직이지 않을게요.”태준은 유리의 손을 뒤집어 손가락 사이를 단단히 맞물렸다.“한 번이라도 제 지시를 어기면 바로 작전을 중단할 겁니다.”“네.”“영웅처럼 굴 생각도 하지 마십시오.”“그건 태준 씨도요.”“저는 원래 직업이 남 대신 싸우는 사람입니다.”“법정에서 싸우는 사람이잖아요.”“오늘은 예외로 하죠.”말은 여전히 딱딱했지만, 맞잡은 손에는 힘이 들어갔다.“민유리 씨.”“네.”“반드시 제 눈앞에 있어야 합니다.”유리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그럴게요.”⸻폐

  • 최애의 형이 제 정체를 알아버렸다   그래도 당신을 선택합니다

    그래도 그 사람을 선택할 건가요?오늘 오후 일곱 시까지 대답하세요.남기혁이 남긴 질문은 단순한 협박이 아니었다. 민유리가 어떤 선택을 하든 그는 그 대답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이용할 생각이었다.정태준을 선택한다고 하면 주변 사람들을 더 공격할 것이고, 선택하지 않겠다고 하면 자신이 유리를 통제하는 데 성공했다고 믿을 것이다. 아무런 답을 하지 않더라도 침묵을 거절로 해석해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 낼 수 있었다.온리원 계정에 올라온 게시물은 삭제되지 않은 채 계속 퍼지고 있었다. 소속사가 플랫폼 측에 계정 탈취 사실과 불법 촬영 자료임을 알렸지만, 긴급 심사가 진행되는 동안에도 사진은 수천 개의 계정으로 복사됐다. 원본 게시물을 지운다고 이미 저장된 파일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었다.온라인에서는 유리의 정체를 추측하는 일이 놀이처럼 번졌다.온리원이 과거 행사장에서 착용했던 옷과 사진 속 옷을 비교했고, 카메라 가방에 달려 있던 파란 별 장식을 단서로 예전 영상들을 뒤졌다. 행사장에 출입한 여성들의 얼굴을 무단으로 캡처해 후보 목록을 만드는 계정까지 생겼다.다온북스라는 회사명이 처음 등장한 것은 오전 일곱 시가 조금 지난 뒤였다.온리원 출판사 직원이라는 말 있던데?아동 출판 쪽에서 일한다는 얘기 예전부터 있었음.정시온이 동화책 추천했던 것도 온리원이 뒤에서 부탁한 거 아냐?근거 없는 추측이었다. 그러나 유리는 시온이 몇 달 전 라이브 방송에서 자신이 편집한 책을 추천했던 일을 기억했다. 출판사에서 광고를 의뢰한 적도, 유리가 책을 전달한 적도 없었다. 시온이 개인적으로 읽고 좋았던 책을 소개했을 뿐인데 이제는 그것마저 형에게 접근하기 위한 계획으로 왜곡되고 있었다.유리가 댓글을 내리던 손을 멈추지 않자 태준이 휴대전화를 가져갔다.“보지 말라고 했습니다.”“어디까지 알려졌는지 확인해야 해요.”“제가 확인합니다.”“제 이야기잖아요.”“그래서 당사자인 당신이 계속 볼 필요가 없습니다.”태준은 화면을 끄고 휴대전화를 테이블 반대편으로 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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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은 회의실 유리벽 바로 바깥에서 찍혀 있었다.정태준은 화면을 확인한 즉시 민유리의 어깨를 끌어안고 몸을 돌렸다. 자신의 등으로 그녀를 완전히 가린 채 유리벽 너머의 복도를 살폈다. 붉은 비상등이 일정한 간격으로 깜빡였지만 복도에는 아무도 없었다.“문 잠그세요.”그의 지시에 보안 직원이 회의실 문을 걸어 잠갔다. 다른 직원은 전동 블라인드를 작동시켰지만 화재경보 시스템과 함께 전력이 일부 차단됐는지 반응하지 않았다.“수동 가림막 없습니까?”“회의실 안쪽 수납장에 있습니다.”보안 직원들이 이동식 패널을 유리벽 앞으로 세우는 동안 태준은 유리를 회의실 가장 안쪽으로 데려갔다. 유리는 그의 셔츠를 움켜쥔 채 자신도 모르게 뒤를 돌아봤다.누군가 불과 몇 초 전까지 저 유리벽 너머에 있었다.벽 하나가 아니라 얇은 유리 한 장을 사이에 두고, 태준의 품에 안긴 자신을 촬영했다. 사진의 각도만 보면 렌즈는 허리보다 조금 낮은 위치에 있었다. 몰래 몸을 숙여 찍었거나 복도에 카메라를 미리 설치한 것일 수도 있었다.“경찰이 있는 건물 안까지 들어왔어요.”유리가 속삭였다.“아직 건물 안이라고 단정할 수 없습니다.”태준이 짧게 대답했지만 팔에 들어간 힘은 느슨해지지 않았다.“사진은 실시간이잖아요.”“자동 전송되는 카메라를 설치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그게 더 무서운 말인 건 알죠?”태준은 대답 대신 유리의 뒤통수를 감싸 자신의 가슴 쪽으로 끌어당겼다. 붉은 불빛이 시야에서 사라지고 그의 단단한 몸과 빠른 심장 소리만 가까워졌다.침착한 척하고 있지만 태준 역시 긴장하고 있었다.“실제 화재인지부터 확인하겠습니다.”수사관이 보안팀과 함께 무전으로 상황을 파악했다. 화재 신호가 감지된 곳은 같은 건물 육 층 자료실이었다. 천장 감지기가 작동했으나 CCTV에서는 연기나 불꽃이 확인되지 않았다.누군가 의도적으로 경보를 울린 것이라면 목적은 분명했다.회의실 안에 모여 있는 사람들을 복도로 끌어내는 것.그리고 그 혼란 속에서 유리에게 접근하는 것.

  • 최애의 형이 제 정체를 알아버렸다   별하나를 만든 사람

    윤서린.이름이 드러난 순간 민유리는 사진 속 여자의 얼굴을 다시 바라봤다. 공개 일정이 있을 때마다 팬들의 줄을 정리하고, 위험하게 밀치는 사람이 있으면 먼저 달려와 막던 직원이었다. 웃는 모습을 본 적은 거의 없었지만 적어도 맡은 일은 성실하게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칠 주년 전시회 마지막 날에도 윤서린은 소속사 관계자 자격으로 찾아왔다. 루미너스 멤버들에게 전달할 편지와 선물을 확인한다는 이유였고, 유리는 그녀에게 직접 은색 스태프 팔찌를 건넸다.그때 나눈 말은 짧았다.전시회 준비하시느라 고생 많으셨어요.시온 씨가 좋아해 주시면 좋겠네요.윤서린은 전시장 안을 천천히 둘러본 뒤 방명록에 글을 남겼다. 유리는 촬영 일정 때문에 먼저 자리를 떠났고, 이후 마주친 기억은 없었다.그런데 사진 속 윤서린은 분명 은색 팔찌를 차고 있었다.“시온아.”정태준이 휴대전화를 가까이 당겼다.“윤서린 대리 지금 어디 있지?”—오늘 회사에 안 나왔어. 어젯밤 늦게 몸이 안 좋다면서 연차를 냈대.“연차 신청 시각은?”—열한 시 조금 넘어서. 그런데 형, 그때면 유리 씨 가방에 있던 추적기가 레지던스로 이동하고 있었을 때잖아.회의실 안의 공기가 싸늘하게 굳었다.윤서린이 갑자기 연차를 낸 시각과 추적기의 위치가 새 숙소로 이동한 시각이 겹쳤다. 우연으로 넘기기에는 지나치게 정확했다.“연락은?”—팀장님도 계속 전화 중인데 휴대전화가 꺼져 있어. 경찰이 올 때까지 아무것도 하지 말라고 해서 사무실에서 기다리고 있고.“혼자야?”—매니저 형이랑 보안팀 직원도 있어.“윤서린 자리에는 접근하지 마. 개인 물건도 만지지 말고.”—알았어. 그런데 형…….시온이 말을 멈췄다. 망설이는 숨소리 뒤로 낮은 목소리가 이어졌다.—윤 대리가 범인이라면 나 때문일까?“그게 왜 네 탓이지?”—내 팬을 관리하는 직원이었잖아. 팬레터와 일정도 전부 알고 있었고. 온리원 님이 언제 오는지 파악한 것도 결국 나를 통해서였을 테니까.“정시온.”태준은 동생의 말을 단호하게

  • 최애의 형이 제 정체를 알아버렸다   위치를 아는 사람

    “여기 위치도 들켰습니다.”정태준의 말이 떨어지자 민유리는 반사적으로 창밖을 바라봤다. 도시의 불빛이 유리창 너머로 촘촘하게 펼쳐져 있었지만, 수많은 창문 중 어느 곳에서 이쪽을 지켜보고 있는지는 알 수 없었다.조금 전까지만 해도 안전하다고 생각했던 공간이 순식간에 낯설어졌다. 욕실과 옷장을 샅샅이 확인하고, 출입 카드가 있어야만 올라올 수 있는 곳으로 옮겨 왔는데도 범인은 두 사람을 따라왔다. 정확히는 유리가 자신의 손으로 범인의 눈을 이곳까지 데려온 셈이었다.파란 별 장식 속에서 꺼낸 추적기의 불빛이 다시 깜빡였다.“이거 아직 작동하고 있는 거죠?”“네.”“그럼 지금도 우리가 여기 있다는 걸 보고 있을 수 있고요?”태준은 대답하지 않고 자신의 휴대전화부터 비행기 모드로 전환했다. 이어 유리의 휴대전화도 받아 같은 조치를 한 뒤, 침실 서랍에서 은박 포장지와 금속 재질의 아이스 버킷을 꺼냈다. 추적기를 직접 만지지 않도록 장갑을 낀 채 여러 겹으로 감싸 버킷 안에 넣고 뚜껑을 닫았다.“완전히 차단됐을까요?”“장담할 수 없습니다. 기기 종류를 확인해야 합니다.”그는 숙소에 설치된 유선 전화로 오현석에게 연락했다. 추적기가 발견된 경위와 현재 위치가 노출됐을 가능성을 짧고 정확하게 설명한 뒤, 경찰과 건물 보안팀에 동시에 연락해 달라고 요청했다.“숙소로 올라오는 엘리베이터를 전부 막고, 지하 주차장 출입 차량을 확인해. 건물 밖에서 장시간 정차 중인 차량도.”—너희는 바로 이동할 거야?“보안팀이 동선을 확보할 때까지 기다린다. 추적기는 별도로 빼서 반대 방향으로 이동시켜.”—미끼로 쓰려고?“경찰 판단에 맡길 거야. 일단 신호가 갑자기 끊어진 것처럼 보이면 상대가 직접 확인하러 올 수도 있으니 주변부터 잡아야 해.”통화를 끊은 태준이 현관문 잠금장치를 다시 확인했다. 유리는 담요를 두른 채 거실 중앙에 서 있었다. 얇은 티셔츠와 짧은 수면 바지 차림이라 급히 밖으로 나갈 수도 없었다.“옷부터 갈아입을게요.”“지금은 침실에 혼자 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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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군가는 아주 오래전부터 무대 위의 정시온이 아니라 렌즈 뒤의 민유리를 지켜보고 있었다.그 사실을 깨닫는 순간 유리는 자신의 몸을 감싸고 있는 얇은 잠옷이 견딜 수 없이 불편해졌다. 사진 속 자신은 언제나 무방비했다. 공연장에 들어가기 전 카메라를 점검하거나, 사람 없는 복도에서 렌즈를 교체하고, 촬영이 끝난 뒤 지친 얼굴로 벽에 기대 있는 모습까지 담겨 있었다. 어느 사진에서도 그녀는 자신을 향한 카메라를 알아차리지 못했다.유리에게 사진은 좋아하는 사람을 오래 기억하기 위한 수단이었다. 누군가의 기쁨과 노력, 찬란하게 빛난 한순간을 선명히 남겨 두는 일이었다.그런데 같은 카메라가 자신을 향하자 사진의 의미가 완전히 달라졌다.기억이 아니라 감시였다.애정이 아니라 침범이었다.정태준은 유리의 손에서 휴대전화를 가져갔다. 계속 화면을 넘기던 엄지가 멈추고, 그제야 그녀의 시선도 사진에서 떨어졌다.“더 보지 마십시오.”“사진 속에 단서가 있을지도 몰라요.”“경찰이 확인할 겁니다.”“저도 사진을 오래 찍었어요. 촬영 장소나 각도만 보고 알아볼 수 있는 게 있을 수도 있어요.”“지금은 분석할 상태가 아닙니다.”태준은 휴대전화를 식탁 위에 뒤집어 놓았다. 유리가 다시 가져가려 하자 그의 손이 먼저 그 위를 덮었다.“민유리 씨.”“괜찮아요.”“그 말을 믿으라고요?”낮게 가라앉은 질문에 유리는 입을 다물었다. 괜찮다고 말하는 동안에도 손끝이 떨리고 있었다. 방금 전까지 키스를 나누며 뜨겁게 달아올랐던 몸은 차갑게 식었고, 누군가에게 지켜보인 흔적을 발견한 뒤로는 태준 앞에 서 있는 것조차 불안했다.그가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과 범인의 시선은 다르다는 걸 안다. 그런데도 사진 속에 갇힌 자신이 계속 떠올랐다.태준은 그런 유리를 잠시 바라보다가 소파에서 얇은 담요를 가져왔다. 맨다리가 가려지도록 허리 아래를 감싸고, 벌어진 옷깃도 손으로 조심스럽게 정리해 주었다.“저 때문에 그러는 거 아니에요.”“알고 있습니다.”“변호사님 시선이 싫다는 뜻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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