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최애의 형이 제 정체를 알아버렸다: Bab 1 - Bab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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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애의 형에게 정체를 들켰다

알림 숫자가 눈에 보일 만큼 빠르게 올라갔다. 유리는 계정을 닫는 대신 우선 공지문을 작성했다.[현재 유포 중인 사진은 제가 게시한 사진이 아닙니다. 오늘 행사는 사전에 공지된 공식 일정이며, 사진 속 장소 역시 행사장 내부입니다. 정확한 상황을 확인한 뒤 다시 말씀드리겠습니다. 확인되지 않은 신상 정보 및 관계자 사진의 재유포는 삼가주시기 바랍니다.]게시 버튼 위에 손가락을 올린 유리는 잠시 망설였다. 성급하게 대응하면 오히려 논란을 키울 수 있었다. 그렇다고 침묵하면 사진을 유포했다는 의심이 굳어질 것이다.결국 유리는 공지문을 올렸다. 곧장 소속사 공식 이메일로 연락하려 했지만 발신인에 본명을 적어야 할지, 온리원이라는 계정명만 써야 할지 판단이 서지 않았다. 원본을 보내면 촬영 위치와 시간이 확인되고, 현장에 있던 일반인의 얼굴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온라인에 바로 공개할 수 없는 이유였다.유리는 복잡한 머릿속을 정리하려고 눈을 감았다. 그때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걸려왔다.받지 않자 끊어졌다가 다시 울렸다.같은 번호였다.유리는 입술을 깨물며 통화 거절 버튼을 눌렀다. 지금은 누구와도 통화하고 싶지 않았다. 팬인지 기자인지, 아니면 사진을 조작한 사람인지 알 수 없었다. 그러나 전화는 다시 걸려오지 않는 대신 짧은 문자가 도착했다.[사진 원본과 관련해 확인할 사항이 있습니다. 스타웨이 엔터테인먼트의 법률대리인 정태준 변호사입니다.]유리의 눈썹이 가늘게 모였다.정태준.어디선가 들어본 듯한 이름이었다. 잠시 기억을 더듬던 유리는 자신이 사는 오피스텔 옆집 남자가 같은 이름이라는 사실을 떠올렸다. 택배 상자가 뒤바뀌었을 때 문 앞에 붙어 있던 명함에서 본 적이 있었다.‘설마 같은 사람일 리는 없겠지.’정태준이라는 이름이 드문 편은 아니었다. 더욱이 옆집 남자는 늘 늦게 출근하거나 새벽에 돌아왔다. 직업을 물어본 적은 없지만, 말끔한 정장을 입고 다니는 것을 보면 회사원쯤 될 거라고 생각했다.유리는 답장하지 않고 휴대전화를 뒤집어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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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애의 형에게 정체를 들켰다

엘리베이터가 유리가 사는 층에 도착했다. 문이 열렸지만 유리는 내리지 못했다. 먼저 나간 태준이 열린 문을 한 손으로 잡은 채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대로 안에 남으면 오히려 대답을 피하는 모양이 될 것 같았다.유리는 카메라 가방을 품에 끌어안고 엘리베이터에서 내렸다.“무슨 말씀인지 모르겠네요.”“그럼 질문을 바꾸죠.”태준이 유리와 보폭을 맞춰 걸었다. 길게 뻗은 복도 끝에는 나란히 붙은 두 집의 문이 보였다. 멀쩡한 옆집 남자와 함께 귀가하는 평범한 상황이어야 했지만, 유리는 취조실로 끌려가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오늘 저녁 여덟 시 십칠 분, 한강컨벤션센터 안에서 정시온을 촬영했습니까?”유리의 손가락이 가방끈을 세게 쥐었다.“그 시간에 제가 어디 있었는지까지 말씀드릴 이유는 없어요.”“사진 원본을 가지고 있겠군요.”“대체 누구신데 자꾸 원본을 찾으세요?”태준이 걸음을 멈췄다. 두 사람의 집 사이, 불과 몇 걸음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이었다.그가 안주머니에서 명함 한 장을 꺼내 유리에게 내밀었다. 희고 단정한 명함 중앙에 검은 글씨가 새겨져 있었다.로운 법률사무소 파트너 변호사 정태준.휴대전화로 받은 문자 속 이름과 정확히 같았다.유리는 명함과 그의 얼굴을 번갈아 바라봤다. 우연이라고 믿고 싶었던 가능성이 깨끗하게 사라졌다.“문자 보내신 분이었어요?”“세 번 전화했습니다.”“모르는 번호라 안 받았어요.”“문자는 확인하셨습니까?”“본인 확인도 되지 않은 사람에게 제 정보를 먼저 줄 수는 없잖아요.”태준의 눈빛이 미세하게 달라졌다. 겁을 먹거나 변명을 늘어놓을 거라고 예상했던 모양이었다. 그러나 유리는 수많은 작가와 계약서를 검토하는 편집자였고, 사진을 공개할 때마다 초상권과 저작권 문제를 확인해왔다. 변호사라는 직함만으로 주눅이 들 생각은 없었다.“스타웨이 엔터테인먼트에 확인하셔도 됩니다.”“확인한 다음에는요?”“사진 원본을 제출해주셔야겠습니다.”“온라인에 공개하지는 않을 거예요. 원본에는 일반인 얼굴과 미성년 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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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집 남자가 최애의 형이라니

정시온의 형입니다. 그 한마디를 들은 뒤로 민유리는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눈앞에 서 있는 남자의 얼굴이 조금 전과 완전히 다르게 보였다. 정태준은 그녀가 몇 달 동안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치고, 택배 상자가 잘못 배송될 때마다 문 앞에서 짧게 인사를 나누던 옆집 남자였다. 늘 단정한 정장을 입고 다니며 새벽에도 전화로 누군가와 법률 용어를 주고받는, 직업을 굳이 묻지 않아도 바쁘고 까다로운 일을 할 것 같던 사람이었다. 그가 변호사라는 사실까지는 받아들일 수 있었다. 하지만 정시온의 친형이라는 말은 전혀 다른 문제였다. 유리는 자신도 모르게 태준의 얼굴을 자세히 바라보았다. 굵게 자리 잡은 눈썹과 차갑게 뻗은 눈매는 시온과 달랐지만, 입술을 다문 채 상대를 똑바로 응시하는 버릇에는 분명 닮은 구석이 있었다. 시온이 진지한 이야기를 할 때 짓는 표정과도 비슷했다. “그렇게 보시면 닮은 점을 찾을 수 있습니까?” 태준의 질문에 유리는 뒤늦게 정신을 차렸다. “누가 찾았다고 했어요?” “조금 전부터 제 얼굴을 훑어보고 있지 않습니까.” “사실인지 확인한 것뿐이에요.” “확인됐습니까?” 유리는 대답 대신 입술을 꾹 다물었다. 괜히 아니라고 우기기에는 닮은 점을 이미 찾아버렸다. 무엇보다 태준이 시온의 데뷔 전 무대와 파란 별 장식까지 알고 있었다. 시온 본인이 말해주지 않았다면 알기 어려운 내용이었다. 그렇다고 자신의 정체까지 솔직하게 인정할 수는 없었다. 태준은 스타웨이의 법률대리인이었고, 지금 온리원을 사진 유포자로 의심하고 있었다. 자신이 팬이라는 사실보다 어떤 사진을 가지고 있는지, 어디서 촬영했는지를 먼저 확인하려는 사람에게 모든 것을 털어놓을 이유는 없었다. “형제라는 걸 어떻게 증명하시려고요?” 유리의 물음에 태준의 눈썹이 미세하게 움직였다. “가족관계증명서라도 보여드려야 합니까?” “요즘은 명함도 위조하고 가족도 사칭하는 세상이잖아요.” “의심이 많은 편이군요.” “조금 전까지 저를 사진 유포자로 의심하던 분이
last updateTerakhir Diperbarui : 2026-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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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집 남자가 최애의 형이라니

문이 닫힌 뒤에도 유리는 복도에 그대로 서 있었다. 조금 전까지는 정체를 들킨 것만으로도 머릿속이 아찔했는데, 이제는 누군가 자신을 의도적으로 노렸을 가능성까지 생겼다.그녀는 황급히 집으로 들어가 문을 잠갔다. 이중 잠금장치까지 걸고 나서야 카메라 가방을 내려놓았다. 평소라면 집에 돌아오자마자 렌즈부터 꺼내 닦았겠지만 지금은 그럴 여유가 없었다. 노트북을 켜고 메모리카드를 연결하는 동안에도 휴대전화 알림은 쉼 없이 울렸다.온리원 계정에 달린 댓글의 분위기는 빠르게 나빠지고 있었다.[왜 원본을 바로 공개하지 않아요?][찔리는 게 있으니까 시간 끄는 거 아님?][오늘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온리원 얼굴 알지 않아?][예전부터 사생이라는 말 있었잖아.]사실이 아닌 이야기는 출처도 없이 늘어났다. 유리는 비공개 일정을 촬영한 적이 없었고, 사생이라는 의심을 받은 적도 없었다. 그러나 누군가 한 번 그런 말을 던지자 사람들은 확인도 하지 않은 채 과거에 비슷한 이야기를 들은 것처럼 동조했다.유리는 댓글창을 닫고 메모리카드의 파일을 불러왔다. 촬영한 사진이 수천 장이었다. 행사 후반부로 시간을 좁힌 뒤 문제의 장면을 찾았다.원본에는 예상대로 시온과 광고주 관계자 주변에 여러 사람이 함께 찍혀 있었다. 루미너스의 멤버 두 명과 매니저, 브랜드 담당자 세 명, 교복을 입은 어린 모델과 보호자까지 있었다. 미성년 모델이 행사 뒤에 시온에게 사인을 부탁했고, 광고주 관계자가 둘을 소개해주는 과정에서 시온과 악수를 나눈 것이었다.열애설이라고 부를 만한 장면이 아니었다.유리는 조작된 사진을 옆에 띄우고 원본과 비교했다. 인물의 자세와 조명 방향은 같았지만 시온의 손 위치가 미세하게 달랐다. 자신이 촬영한 연속 사진 가운데 한 장을 사용한 것은 분명한데, 온라인에 공개한 적 없는 장면이었다.그녀의 손끝이 멈췄다.오늘 행사장에서 노트북으로 사진을 옮긴 적은 없었다. 메모리카드도 계속 카메라 안에 있었다. 그렇다면 자신과 거의 같은 위치에서 같은 순간을 촬영한 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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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집 남자가 최애의 형이라니

화면을 확인하자 예상대로 태준이 서 있었다. 그는 조금 전 입었던 정장 차림 그대로였지만 넥타이는 완전히 풀어 손에 들고 있었다. 흰 셔츠의 단추도 목 아래까지 하나 풀려 있었다. 복도에서 마주쳤을 때보다 훨씬 느슨한 모습이었지만, 이상하게도 그 때문에 더 가까이 보여 유리는 한동안 문을 열지 못했다.“누구세요?”알면서도 묻자 화면 속 태준이 고개를 들었다.—누구에게도 열어주지 말라고 한 건 접니다.“본인에게는 열어주라고 안 했잖아요.”—소속사에서 연락받았을 텐데요.“받았어요.”—그럼 문을 열어주시죠.“확인서 검토 중이에요.”—이미 서명하신 것도 확인했습니다.유리는 입술을 삐죽였다. 소속사와 변호사 사이의 정보 전달이 지나치게 빨랐다. 그녀는 안전고리를 건 채 문을 조금 열었다.“저장장치만 드릴게요.”“원본을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제가 설명을 적어둘게요.”“조작 흔적과 촬영 순서를 직접 확인해야 합니다. 메타데이터를 잘못 건드리면 증거 능력에도 문제가 생깁니다.”태준은 틀린 말을 하지 않았다. 그것이 더 얄미웠다.유리는 잠시 고민하다가 안전고리를 풀었다.“오 분만 기다리세요.”“여기서요?”“설마 들어오려고요?”태준의 시선이 열린 문틈 너머로 향했다. 거실 탁자에는 노트북과 외장 저장장치, 메모리카드가 널려 있었고 소파 위에는 카메라 장비와 겉옷이 아무렇게나 놓여 있었다. 평소에는 제법 정돈하고 살았지만 촬영을 다녀온 날만큼은 집 안이 전쟁터처럼 변했다.“증거를 복도에서 확인할 수는 없습니다.”“변호사님 집에서 보면 되잖아요.”“그쪽이 제 집에 들어오시겠습니까?”유리는 대답하지 못했다. 자신의 집에 들이는 것도 불편했지만 정체를 안 지 몇 분 되지 않은 최애의 형 집으로 들어가는 것은 더 이상했다.망설이는 사이 태준이 문 가까이 다가왔다. 유리는 본능적으로 뒤로 물러났고, 그의 어깨가 문틀 안으로 들어왔다. 훨씬 큰 체격이 가까워지자 현관이 갑자기 좁아진 것처럼 느껴졌다. 풀어낸 넥타이를 쥔 손과 조금 흐트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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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집 남자가 최애의 형이라니

태준이 자리에서 일어나 그녀의 옆으로 다가왔다. 의자를 하나 더 가져올 줄 알았는데 그는 유리의 뒤에 서서 탁자 위에 한 손을 짚었다. 다른 손으로는 노트북의 터치패드를 움직였다.유리의 어깨 뒤로 그의 가슴이 가까워졌다. 직접 닿지는 않았지만 셔츠에서 묻어나는 희미한 향과 체온이 느껴질 만큼 가까운 거리였다. 조금만 고개를 돌리면 얼굴이 맞닿을 것 같았다.유리는 괜히 숨을 얕게 쉬었다.“이 사진과 다음 장면도 보여주십시오.”낮게 울리는 목소리가 바로 귓가에 닿았다.“직접 앉아서 보면 안 돼요?”“화면이 잘 보이지 않습니다.”“옆에 의자 있잖아요.”태준이 유리를 내려다봤다. 가까이에서 마주친 눈빛 때문에 그녀의 말끝이 조금 흐려졌다.“불편합니까?”“아니요.”대답이 지나치게 빨랐다.태준의 눈이 가늘어졌다. 유리는 서둘러 다음 사진을 열었다. 손끝이 긴장한 탓에 같은 파일을 두 번 클릭했고, 화면이 확대됐다가 다시 줄어들었다.“마우스 이쪽으로 주세요.”태준이 손을 뻗는 순간 그의 손등이 유리의 손가락 위로 겹쳐졌다.뜨거운 감촉에 유리가 손을 움찔했다. 태준도 잠시 멈췄지만 바로 떼지는 않았다. 서로의 손이 작은 마우스 위에서 포개진 채 몇 초가 흘렀다.먼저 정신을 차린 것은 유리였다.“제가 할게요.”그녀가 손을 빼자 태준도 한 걸음 물러났다. 그러나 조금 전 닿았던 부분에는 여전히 온기가 남아 있었다.태준은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화면을 가리켰다.“조작된 사진은 이 장면과 각도가 같습니다.”“네. 그런데 제가 찍은 것보다 조금 오른쪽이에요. 제 바로 옆이나 뒤쪽에서 촬영한 것 같아요.”“오늘 당신의 위치를 알았던 사람이 있습니까?”“현장에 있던 홈마들은 알았을 거예요. 파란 별 때문에 알아보는 사람이 많으니까.”“사진을 옮기거나 워터마크 파일을 사용한 적은요?”“오늘은 없어요. 원본 워터마크 파일도 한나 외에는…….”유리의 말이 멈췄다.태준이 즉시 물었다.“한나가 누구죠?”“직장 동료예요. 제 정체를 아는 유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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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애가 형의 집에 찾아왔다

“필요한 물건만 챙기십시오.” 정태준의 말은 제안이라기보다 이미 정해진 결론에 가까웠다. 민유리는 자신의 손목을 붙잡은 그의 손과 어두워진 거실을 번갈아 바라봤다. 휴대전화 화면에는 여전히 조금 전 도착한 사진이 떠 있었다. 오피스텔 로비로 들어오는 자신의 모습과 파란 별 장식, 그 아래 적힌 짧은 문장. 온리원, 찾았다. 장난이라고 넘기기에는 사진이 지나치게 구체적이었다. 누군가는 공연장에서부터 유리를 따라왔고, 그녀가 사는 건물까지 알아냈다. 어쩌면 지금도 맞은편 건물이나 주차된 차량 안에서 이쪽을 지켜보고 있을지 몰랐다. 그럼에도 만난 지 얼마 되지 않은 남자의 집에서 밤을 보내라는 말은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아무리 그가 변호사이고 시온의 형이며 같은 층 옆집에 산다고 해도 마찬가지였다. “호텔로 가면 안 돼요?” 유리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지금 이동하는 동안 다시 노출될 수 있습니다.” “경찰에 신고하면요?” “신고는 할 겁니다. 다만 이 사진 한 장만으로 당장 신변 보호를 받을 가능성은 높지 않습니다. 발신자 추적을 요청하고 건물 보안도 강화하겠지만, 적어도 오늘 밤은 안전한 곳에 있어야 합니다.” “변호사님 집이 안전하다는 보장은 있고요?” 유리의 질문에 태준의 눈매가 가늘어졌다. “제가 위험하다고 생각합니까?” “한 시간 전까지만 해도 그냥 옆집 남자였어요. 그런데 갑자기 최애의 형이라고 하더니, 제 집에 들어와서 사진을 확인하고, 이제는 자기 집에서 자라고 하고 있잖아요. 이 상황을 아무렇지도 않게 받아들이는 게 더 이상하지 않아요?” 태준은 곧바로 반박하지 않았다. 대신 그녀의 손목에서 손을 놓고 반걸음 물러났다. 단단하게 닿아 있던 온기가 사라지자 유리는 자신도 모르게 손목을 다른 손으로 감쌌다. “맞는 말입니다.” 순순히 인정하는 대답이 돌아오자 오히려 유리가 당황했다. “제가 민유리 씨라면 저 역시 경계했을 겁니다. 그러니 선택권을 드리죠. 제 집 현관과 거실에는 보안 카메라가 있습니다. 들어가는 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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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애가 형의 집에 찾아왔다

얇은 셔츠 아래로 단단한 몸의 감촉이 닿았다가 사라졌다. 유리는 자신도 모르게 손을 움츠렸다. 매일 정장만 입고 있어 말라 보였는데 생각보다 몸이 단단했다.태준이 아래를 내려다보았다.“또 확인할 것이 있습니까?”“뭘 확인해요?”“아까는 얼굴을 확인하더니 이번에는 몸입니까?”“제가 언제 몸을 확인했다고 그래요?”“손을 댄 건 민유리 씨입니다.”유리의 얼굴에 열이 올랐다.“가방을 가져오려던 거잖아요.”“그럼 가방은 제가 들겠습니다.”그가 아무렇지 않게 돌아서자 유리는 억울한 얼굴로 등을 노려봤다. 첫인상대로 재수 없는 남자가 맞았다. 잘생겼다는 한나의 말만 아니었다면 조금 전 손끝에 닿은 감촉도 이렇게 의식하지 않았을 것이다.유리는 작은 여행 가방을 꺼내 세면도구와 여벌 옷을 챙겼다. 속옷을 넣으려다 열린 방문 밖으로 태준의 그림자가 보이자 문부터 닫았다. 그가 보려고 한 것도 아닌데 괜히 신경이 쓰였다.짐을 챙겨 거실로 나오자 태준은 현관문의 잠금장치를 확인하고 있었다. 유리가 들어오고 나가는 동안 특별한 흔적이 남았는지 손잡이와 도어록 주변까지 살펴보았다.“누가 문을 건드린 흔적은 없습니까?”“없습니다. 그래도 내일 보안업체를 불러 확인하는 편이 좋겠습니다.”“상대가 제가 사는 집까지 정확히 알고 있을까요? 사진은 로비에서 찍혔잖아요.”“같은 층까지 올라오지 않았다고 확신할 수는 없습니다.”태준이 먼저 현관문을 열었다. 그는 복도가 비어 있는지 살핀 뒤 유리에게 나오라는 눈짓을 보냈다. 겨우 몇 걸음 떨어진 옆집으로 이동하는 것뿐인데도 그의 태도는 지나치게 신중했다.유리가 밖으로 나오자 태준은 자연스럽게 그녀와 엘리베이터 사이에 섰다. 누군가 복도 끝에서 나타나더라도 유리보다 자신이 먼저 마주치게 되는 위치였다. 무뚝뚝하게 명령만 내리는 것 같았는데 자세히 보면 모든 행동이 그녀를 보호하는 쪽으로 향해 있었다.도어록이 열리고 태준의 집 안으로 들어선 유리는 잠시 주변을 둘러보았다.예상대로 지나치게 깔끔한 집이었다. 회색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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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애가 형의 집에 찾아왔다

유리는 손에 든 물병을 괜히 세게 쥐었다.“이 정도가 가까운 겁니까?”낮아진 목소리가 두 사람 사이를 천천히 스쳤다.“보통은…… 가깝죠.”“그럼 물러날까요?”그는 그렇게 물으면서도 바로 움직이지 않았다. 유리가 정말로 자신을 밀어낼 것인지 기다리는 듯했다.유리는 대답 대신 의자를 아주 조금 뒤로 밀었다. 바닥과 의자 다리가 마찰하며 생각보다 큰 소리를 냈다. 태준의 입가가 희미하게 올라갔다가 사라졌다.“방금 웃었죠?”“아닙니다.”“분명히 웃었어요.”“잘못 본 겁니다.”“사람을 당황하게 해놓고 웃는 취미도 있어요?”“민유리 씨가 당황했습니까?”유리는 입술을 다물었다. 이번에도 스스로 무덤을 팠다. 태준은 더 추궁하지 않고 화면으로 시선을 돌렸지만, 조금 전보다 분위기가 묘하게 달라져 있었다. 사건을 확인하는 변호사와 증인 사이에 있어서는 안 될 긴장감이 조용히 남았다.잠시 후 태준의 휴대전화가 울렸다. 그는 강 실장에게서 전달받은 건물 보안 영상을 확인했다. 유리가 로비로 들어오기 약 십 분 전, 검은 모자를 쓴 사람이 맞은편 카페 앞에 서 있었다. 얼굴은 보이지 않았지만 유리가 도착하자 휴대전화를 들어 사진을 찍는 모습이 잡혔다.“공연장에서부터 따라온 사람일까요?”“차량 이동 경로를 확인해야 합니다. 관리실에 경찰이 오기 전까지 영상 원본을 보존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제 얼굴은 알고 있는 거네요.”유리의 목소리가 조금 작아졌다. 온라인에서 공격받는 것과 현실에서 누군가 자신을 따라오는 것은 전혀 다른 공포였다. 계정을 닫고 이름을 지운다고 끝날 일이 아닐 수도 있었다.태준은 잠시 유리를 바라보다 노트북을 닫았다.“오늘은 그만 확인하죠.”“아직 사진을 다 보지 않았어요.”“지금 상태로 봐도 집중하지 못합니다.”“괜찮아요.”“손이 떨리고 있습니다.”그의 말에 유리는 물병을 든 자신의 손을 내려다봤다. 태준의 지적대로 손끝이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깨닫고 나자 오히려 떨림이 더 선명해졌다.태준이 유리의 손에서 물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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