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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3화

Penulis: 오월이
최수나의 장례는 너무도 초라했다.

최수나의 사망 소식을 들은 한원랑은 적잖이 놀란 눈치였지만, 그 반응도 오래가지 않았다.

경매장에서 곧장 병원으로 온 한원랑은 최수나를 한 번 훑어보고는, 짧게 한숨을 내쉰 뒤 김 집사에게 최수나의 뒤처리를 서둘러 끝내라고 지시했다.

최수나는 줄곧 한씨 가문에서 이름도 지위도 없는 사람이었다.

그래서 한원랑은 최수나를 한씨 가문 선산에 묻는 것조차 허락하지 않았다.

한때 거의 10년 가까이 곁에 두고 아꼈던 여자가 땅에 묻히는 날에도 한원랑은 끝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른 아침 병원으로 달려갔던 해인은, 그제야 최수나가 이미 밤사이 김 집사의 손에 이끌려 장지로 떠났다는 걸 알게 됐다.

고작 하룻밤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최수나는 어느새 한 줌 재가 되어 흙 속에 묻혀 있었다.

차가운 묘지를 바라보는 해인의 눈에서는 비처럼 눈물이 쏟아졌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숨 쉬고 웃고 말하던 사람이 이렇게 허망하게 사라졌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

동시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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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수희는 사랑하는 남자의 아이를 낳기 위해 고향을 떠나 홀로 살았다. 그런데 출산을 앞두고 또 누군가가 끼어들었고, 아이를 낳자마자 품에서 빼앗겼다.그렇게 반평생을 아이를 찾아 헤맸고, 반평생을 죄책감 속에서 살았다.어렵게 사랑했던 남자와 다시 이어졌지만, 그때는 이미 몹쓸 병이 찾아온 뒤였다.해인의 눈빛에 안쓰러움이 스며들었다. 핏줄이란 참 이상했다. 도수희의 초라한 모습을 보자 해인의 마음도 편치 않았다.“제가 머리 빗겨 드릴게요.”해인이 문득 말했다.도수희가 놀라 눈을 크게 떴다. 기뻐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불안해하는 기색이 얼굴에 떠올랐다.“임신 중인데, 아니야. 그러지 않아도 돼...”해인은 이미 빗을 집어 들고 천천히 도수희에게 다가갔다.“머리가 헝클어졌어요. 머리 빗는 게 힘든 일도 아니잖아요.”도수희의 머리카락은 거칠고 푸석했다. 오래 병상에 누워 있는 데다가 영양이 부족한 탓인지, 건강한 사람의 머리카락처럼 윤기가 없었다.해인이 고집하자 도수희도 더 말리지 못했다.도수희는 기쁨과 당혹스러움이 뒤섞인 표정으로 가만히 앉아 있었다. 해인은 머리를 빗겨 주는 것에 그치지 않고, 손수 헤어 에센스까지 발라 주었다.도수희의 가슴이 따뜻하게 차오르면서 눈가가 다시 떨렸다.‘내 딸이 이렇게 다정하구나. 이렇게 곱게 자랐다니.’도수희는 강정국 일가에 너무 큰 빚을 졌다고 느꼈다. 하지만 이제 강정국 일가는 모두 세상을 떠나서 은혜를 갚을 기회조차 없었다.유호는 병실 밖 복도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두 사람을 방해하지 않으려고 아래층으로 내려갔다.오는 길에 두 사람은 대충 식사만 했다. 유호는 해인이 갑자기 배가 고프다고 할까 봐 먹을 걸 사 두고 싶었다.막 입원동 밖으로 나왔을 때, 누군가가 그를 불렀다.“유호야.”희정이 멀지 않은 곳에 서 있었다. 손에는 검사 결과지를 들고 있었다.유호가 고개를 돌렸다. 희정을 본 남자의 눈매가 싸늘하게 식었다.희정은 천천히 그에게 다가왔다.“뉴스 봤지? 나 임신했어.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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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키워온 장미를 숙적에게 빼앗긴 밤   제587화

    식당에서 돌아온 뒤, 유호의 머리가 다시 아파오기 시작했다.이번에는 유호도 경험이 있었다. 이상을 느끼자마자 그는 해인 몰래 핑계를 대고 서재로 들어갔다. 아픈 모습을 그녀에게 보이고 싶지 않았다.해인은 처음에는 눈치채지 못했다. 요즘 그녀는 금방 배가 고파져서 냉장고에서 간식통을 꺼내려고 했다. 그런데 뚜껑이 도무지 열리지 않아 어쩔 수 없이 유호를 부르러 갔다.해인이 서재 문밖에 섰다.“당신 일 끝났어?”안쪽에서 남자의 나지막한 대답이 들렸다.그 짧은 목소리만으로도 해인은 이상을 알아차렸다. 유호의 음성에는 억누른 고통이 섞여 있었다.해인은 곧바로 문을 열었다.서재 안에서 유호는 책상 위에 몸을 숙인 채 숨을 고르고 있었다. 관자놀이에는 식은땀이 촘촘히 맺혀 있었다.“요 며칠 사이 벌써 세 번째지? 당신 통증 간격이 전보다 훨씬 짧아졌어.”해인은 그에게 다가갔다. 표정은 어느 때보다 단호했다.“해외에 가서 검사 받자. 지금 바로 비행기표 알아볼게.”그녀는 더 이상 그가 미루는 것을 보고 싶지 않았다.유호는 통증 때문에 숨을 한 번 고르며 해인을 바라봤다.“그런데 너를 혼자 국내에 두고 가는 게 마음에 걸려.”해인은 지금 만삭에 가까웠다. 열 몇 시간 동안 비행기에 앉아서 함께 떠나는 일은 사실상 불가능했다.유호는 시선을 내리깔았다.“조금 더 참을 수 있어. 네가 아이 낳고 나서 가도 돼.”“안 돼. 나는 동의 못 해.”출산 예정일까지는 아직 한 달가량 남아 있었다. 그런데 고작 2, 3일 사이에도 그는 여러 번 통증을 겪었다. 시간이 길어질수록 변수가 늘어났다. 해외 연구소에서 준 기간도 거의 끝나 가고 있었다. 더 늦기 전에 결정해야 했다.“당신이 걱정되면 매일 나한테 전화해. 그러면 당신도 내 상황을 알 수 있고, 나도 당신 상태를 알 수 있잖아.”유호에게 해외 치료를 권하고는 있었지만, 사실 해인도 속으로는 불안했다. 위험도가 있는 일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그에게 또 다른 사고가 생길까 봐 두렵

  • 키워온 장미를 숙적에게 빼앗긴 밤   제586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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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키워온 장미를 숙적에게 빼앗긴 밤   제585화

    차장섭은 한숨을 내쉬었다.희정에게 할 말은 이미 오래전에 다 했다. 하지만 희정은 전혀 들으려고 하지 않았다. 억지로 잡아 온다 해도 또 도망칠 방법을 찾을 것이다.게다가 이미 집에 두 달이나 가둬 둔 셈이었다. 정말 평생 가둬 둘 수는 없을 것이다.아이도 유호의 아이가 아니었다. 그 사실만으로도 차장섭은 조금 한숨을 돌릴 수 있었다. 희정이 서진과 함께 있다면 당장 위험하지는 않을 것이다.“일단은 놔둬. 집사람 몸이 좋지 않아. 지금은 희정이에게 기운을 쏟을 여력이 없어.”차장섭은 공무로도 바빴고, 틈틈이 도수희 곁을 지켜야 했다. 아버지로서 희정에게 실망이 컸지만, 그렇다고 딸의 마음까지 마음대로 바꿀 방법은 없었다.희정은 아이를 낳겠다고 버티고 있고, 아이가 사생아도 아니라면 일단 두고 볼 수밖에 없었다.서진은 차장섭도 어릴 때부터 봐 온 아이였고 희정에게 잘했다. 희정이 서진과 결혼한다면, 차장섭으로서도 아주 나쁜 선택은 아니었다.차장섭이 지시했다.“사람을 붙여서 희정이를 잘 지켜봐. 해인이 생활을 방해하지 못하게 해.”비서가 물었다.“그럼 만약 희정 아가씨께서 계속 언론 앞에서 이상한 발언을 하신다면요?”차장섭은 잠시 침묵했다. 이번 일은 자기 딸이 잘못한 것이었다. 아버지로서 묵인만 하고 있을 수는 없었다.자신이 직접 나서야 했다.“온라인 실시간 검색어는 모두 내려. 기자회견을 열고 희정이 정신적으로 치료가 필요한 상태라고 발표해.”“지난번 발언은 증세가 심해져서 나온 망언이었다고 해. 또 내 명의로 한유호 대표에 사과의 뜻을 담은 선물을 보내.”그 말은 사실상 대중에게 아이가 유호와 무관하다는 메시지를 전하는 것이었다....차장섭이 개입하자 상황은 정말로 바뀌기 시작했다.기자회견은 다음 날 오전 8시에 열렸다.회견이 끝난 뒤 온라인은 다시 떠들썩해졌다.[차희정 씨한테 정신질환이 있었다고? 처음 듣는데?][그렇게 멀쩡해 보였는데 정신질환이라니 말이 돼? 그냥 위기관리용 해명 아니야?][근데 이상하지

  • 키워온 장미를 숙적에게 빼앗긴 밤   제315화

    “그래?”유호의 시선이 우진의 콧대에서 시작해 천천히 눈까지 훑고 올라갔다.그러다 유호가 문득 웃었다.“그럼 지켜보겠어. 배 비서가... 한 말 끝까지 지키길.”우진은 가볍게 고개를 숙인 뒤 와세라 건물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그런데도 유호의 시선은 한동안 우진이 사라진 쪽에 붙어 있었다. 쉽게 거두어지지 않았다.유호가 주헌에게 말했다.“저 배우진이라는 애, 뭐 하는 놈인지 알아봐.”주헌이 바로 답했다.“이미 확인해 뒀습니다.”주헌은 유호 곁에서 오래 일했다. 자기 보스가 해인 곁에 붙는 남자들한테 얼마나 민감한지

  • 키워온 장미를 숙적에게 빼앗긴 밤   제316화

    이소정은 미간을 찌푸린 채 태겸이 멀어져 가는 뒷모습을 바라보다가 고민건에게 말했다.“보니까 태겸이는 아직도 마음을 못 접은 것 같은데, 당신은 좀 말려 보지 그래?”고민건이 살짝 혀를 찼다.“당신이 덜 말렸어? 태겸이 듣기나 하겠어? 태겸인 어릴 때부터 자기 주장이 워낙 강했잖아.”친아들이니 고민건이 모를 리 없었다.태겸은 평소 누구에게나 부드럽게 대했지만, 속은 생각보다 훨씬 단단했다. 한 번 마음을 정한 일은 쉽게 바꾸지 않았다.이소정이 한숨 섞인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내가 진작 말했잖아. 선 같은 건 주선하지

  • 키워온 장미를 숙적에게 빼앗긴 밤   제314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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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키워온 장미를 숙적에게 빼앗긴 밤   제313화

    해인은 문 쪽으로 다가가서 문을 열었다.“왜?”우진이 해인을 보며 조심스럽게 말했다.“아까부터 팀장님 기분이 별로 안 좋아 보였습니다. 저녁도 거의 못 드셨고요.”“아래에 꼬치구이집이 하나 있는데, 프런트에서 맛이 괜찮다고 하더라고요. 저랑 같이 가실래요?”솔직히 해인은 가고 싶었다. 꼬치구이는 해인이 좋아하는 음식 가운데 하나였다.그런데 불과 십 분 전, 유호에게서 전화가 왔다.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척했지만, 속뜻은 분명했다. 우진과 너무 가까워지지 말라는 말이었다. 아니면 자기가 질투할 거라고.그 생각을 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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