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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화

Author: 루니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08-09 08:48:32
“네 여자 뺏는 맛이 제일 좋더라, 아들아.”

강태식이 웃었다.

준혁은 노트북을 노려보다 그대로 화면을 주먹으로 칠 뻔했다.

“저 여자 당장 내려보내.”

소파에 앉아 있던 여자가 천천히 일어났다.

“왜? 내가 아버님 옆에 있으니까 좆같아?”

“한유나.”

“이름은 기억하네.”

나는 유나를 바라봤다.

“준혁이랑 무슨 사이였어요?”

유나가 웃었다.

“사이?”

태식이 대신 대답했다.

“내가 먼저 만난 여자다.”

방 안에서 욕설이 터졌다.

준혁이 굳었다.

“뭐?”

“너 만나기 반년 전부터.”

준혁 얼굴이 일그러졌다.

“유나야. 거짓말하지 마.”

유나는 휴대전화 사진 한 장을 화면에 띄웠다.

호텔 침대 가장자리에 앉아 있는 강태식.

날짜는 2년 전이었다.

“아버님이 먼저였어.”

나는 어이가 없어 웃었다.

“그럼 준혁 씨는 아버지가 만나던 여자랑 잔 거예요?”

유나가 고개를 끄덕였다.

“네.”

강태식이 혀를 찼다.

“그것도 모르고 자기가 꼬신 줄 알고 얼마나 으스대던지.”

준혁이 욕을 내뱉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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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아이가 바로 3년 전 사고를 일으킨 이유야.”박정희의 말이 끝나자 나는 아이를 바라봤다.작은 손이 내 손가락을 꼭 붙잡고 있었다.“하윤이가?”“그래.”박정희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그 아이를 없애려고 했어.”준혁이 바로 소리쳤다.“누가!”박정희가 나를 바라봤다.“서윤이 너.”내 머릿속이 하얘졌다.“내가?”“사고 나기 전날 네가 나한테 전화했어.”“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야.”“하윤이를 데려가겠다고.”나는 고개를 저었다.“난 그 아이를 처음 봤어.”박정희가 씁쓸하게 웃었다.“그래.”“…….”“네 기억에서는.”수진이 욕을 뱉었다.“또 기억 타령이야?”박정희가 수진을 노려봤다.“네가 제일 잘 알잖아.”“뭘!”“서윤이 기억을 누가 지웠는지.”수진의 얼굴이 굳었다.나는 천천히 수진을 바라봤다.“너?”“아니야.”“그럼 누구야.”수진이 입을 다물었다.박정희가 말했다.“수진이는 약을 가져왔고.”수진이 고개를 번쩍 들었다.“엄마!”“수아는 병원 기록을 바꿨고.”수아가 얼굴을 감쌌다.“그건 서윤이를 살리려고—”“준혁이는 아이를 데려갔어.”준혁이 소리쳤다.“내가 언제!”박정희가 웃었다.“하윤이를 네가 세강병원으로 옮겼잖아.”준혁이 멈췄다.나는 그를 봤다.“진짜야?”“기억 안 나.”“너도?”나는 허탈하게 웃었다.“다들 기억이 안 난대.”재욱이 갑자기 말했다.“아니.”모두 그를 봤다.“나 기억나.”준혁이 재욱을 노려봤다.“뭘.”“그날.”재욱이 나를 바라봤다.“서윤이가 아이를 데리고 병원에 갔어.”나는 숨을 멈췄다.“내가?”“응.”“왜?”재욱은 대답하지 못했다.“말해.”“하윤이가 아니라.”그가 낮게 말했다.“다른 아이였어.”방 안이 얼어붙었다.나는 박정희를 봤다.“무슨 소리야?”박정희는 입술을 떨었다.“그 아이가…….”그때 하윤이가 갑자기 내 뒤로 숨었다.“엄마.”“응.”“저 아줌마 거짓말해.”박정희 얼굴이 굳었다.“하윤아.”아이

  • 통제 불능   80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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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통제 불능   79화

    문자 한 통이 모든 걸 뒤집었다.[네가 원래 이 집에 들어온 목적은 따로 있었다.]나는 한동안 화면만 바라봤다.“무슨 목적?”내가 묻자 누구도 입을 열지 않았다.발신번호는 없었다.곧바로 사진 한 장이 추가됐다.오래된 사진이었다.갓난아기를 품에 안은 젊은 여자.나는 여자의 얼굴을 확인하는 순간 숨을 삼켰다.“엄마……?”수진이 사진을 낚아챘다.“이게 언제야?”수아가 사진 뒷면을 확인했다.1989년 6월 17일.나는 날짜를 보다가 고개를 들었다.“내 생일 아니잖아.”그때 한서윤이 낮게 말했다.“내 생일이야.”모두의 시선이 그녀에게 향했다.“그럼 사진 속 아기는…….”“나.”한서윤의 목소리가 떨렸다.“저 여자는 우리 엄마고.”나는 사진 속 여자를 다시 바라봤다.내가 평생 엄마라고 믿었던 여자였다.“그럼 엄마가 널 낳은 거야?”한서윤은 고개를 끄덕였다.나는 이해할 수 없었다.“그런데 왜 나를 낳았다고 한 거야?”그 질문이 떨어진 순간, 휴대전화에서 영상이 재생되기 시작했다.오래된 병실이었다.젊은 엄마가 갓난아기를 안고 있었다.그리고 그 옆에 서 있는 남자.얼굴을 확인한 순간 나는 숨을 멈췄다.“강상철……?”수진이 얼어붙었다.“우리 아빠가 왜 저기 있어?”영상 속 강상철이 말했다.[이 아이는 우리가 키운다.]젊은 엄마가 울먹였다.[그럼 한서윤은요?][그 아이는 한재욱 집으로 보낼 거야.]재욱의 얼굴이 굳었다.“우리 집으로?”영상 속 남자가 다시 말했다.[대신 강서윤은 여기 남겨.]나는 영상을 멈췄다.“왜 나만?”아무도 대답하지 못했다.“왜 나는 여기 남긴 건데?”다시 영상이 흘렀다.강상철의 목소리가 들렸다.[이 아이가 나중에 필요해질 거야.]“필요하다니…….”다음 화면에는 어린 시절의 사진들이 나타났다.수진.수아.한서윤.그리고 나.사진마다 날짜가 붙어 있었다.그 아래에는 똑같은 문구가 적혀 있었다.관찰 대상.나는 허탈하게 웃었다.“또 실험이었어?”수아가

  • 통제 불능   제78화

    “너는 우리 집에서 훔쳐온 아이야.”한서윤의 말이 끝나자 나는 웃었다.“그래서?”“뭐?”“이제 와서 나한테 남의 자식이라고 하면 내가 울면서 나가야 돼?”한서윤의 표정이 굳었다.나는 그녀에게 다가갔다.“증거부터 가져와.”“있어.”“유전자 검사 말고.”나는 수아에게 손을 내밀었다.“출생기록.”수아가 바로 자료를 찾았다.몇 초 뒤, 얼굴이 굳었다.“서윤 씨.”“말해.”“출생기록상 친모 이름이…….”수아가 입을 다물었다.나는 휴대전화를 빼앗았다.화면을 보는 순간 숨이 멎었다.모친: 박정희.수진과 수아의 어머니 이름이었다.나는 천천히 수진을 봤다.“네 엄마?”수진이 얼어붙었다.“말도 안 돼.”한서윤이 웃었다.“그러니까.”그녀가 내게 말했다.“네가 우리 집에서 훔쳐온 게 아니라.”잠시 뜸을 들였다.“내가 네 자리를 뺏긴 거야.”수아가 고개를 저었다.“잠깐.”모두 그녀를 봤다.“출생기록이 이상해요.”“뭐가.”“박정희 씨가 서윤 씨를 낳은 병원.”수아가 화면을 확대했다.“기록이 삭제돼 있어요.”나는 눈을 가늘게 떴다.“삭제?”“출산 기록 자체가 없어요.”한서윤의 얼굴에서도 웃음이 사라졌다.“그럴 리가 없어.”수아가 말했다.“그리고 한서윤 씨.”“왜.”“당신 출생기록도 똑같아요.”한서윤이 굳었다.“뭐?”“두 사람 모두 공식적인 출산 기록이 없습니다.”방 안이 조용해졌다.재욱이 중얼거렸다.“그럼 둘 다.”수아가 고개를 들었다.“출생부터 조작됐을 가능성이 있어요.”나는 헛웃음을 터뜨렸다.“이 집안은 애를 낳은 게 아니라 서류를 찍어냈네.”준혁이 말했다.“그럼 누가 진짜 부모야?”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그때 수진의 휴대전화가 울렸다.발신자.엄마.수진이 스피커를 켰다.“엄마.”수화기 너머에서 여자의 울음소리가 들렸다.“서윤이랑 한서윤이 같이 있어?”나는 바로 전화기를 잡았다.“왜요?”한참 침묵.그리고 엄마가 말했다.“둘 다 내 딸이 아니야.”수진이

  • 통제 불능   제77화

    “이번엔 내가 네 인생을 가져갈게.”문 앞에 선 여자를 보는 순간, 아무도 움직이지 못했다.나는 그 얼굴을 똑바로 바라봤다.내 얼굴과 똑같았다.눈매도.입술도.심지어 내가 웃을 때 생기는 오른쪽 볼의 보조개까지.수진이 먼저 욕을 뱉었다.“미친년…….”여자가 웃었다.“오랜만이야, 수진아.”수진의 얼굴에서 핏기가 빠졌다.“너…… 진짜 죽은 줄 알았는데.”“너희가 죽였잖아.”수진이 뒷걸음질 쳤다.“우리가 아니야!”“그래?”여자가 방 안으로 들어왔다.“그럼 누가 내 목에 흙을 덮었는데?”준혁이 앞으로 나섰다.“한서윤.”여자가 준혁을 바라봤다.“강준혁.”“어떻게 살아 있었어?”“살아 있었으니까.”“그날 분명…….”“죽었다고 생각했지?”여자가 피식 웃었다.“너희가 하도 확신하길래 나도 죽은 줄 알았어.”나는 그녀 앞으로 걸어갔다.“너 진짜 한서윤이야?”여자의 표정이 굳었다.“그래.”“그럼 내 얼굴은 왜 똑같아?”“그걸 이제 묻네.”그녀가 가방에서 사진 한 장을 꺼냈다.사진 속에는 어린 시절의 나와 한 여자아이가 나란히 서 있었다.나는 사진을 빼앗았다.“이게…….”“나야.”“거짓말.”“왜?”“난 외동이야.”한서윤이 웃었다.“네가 그렇게 믿도록 만든 거야.”수아가 끼어들었다.“누가?”한서윤이 수아를 바라봤다.“너희 부모들.”나는 사진을 다시 봤다.“우리 부모가?”“내가 태어났을 때부터.”한서윤이 말했다.“나랑 너를 떼어놨어.”재욱이 굳은 얼굴로 물었다.“왜?”한서윤의 시선이 그에게 향했다.“네 아버지가 둘 중 하나만 데려가겠다고 했거든.”재욱의 얼굴이 일그러졌다.“무슨 소리야.”“강서윤.”그녀가 나를 가리켰다.“얘를 선택했어.”나는 숨을 삼켰다.“왜 나를?”“네가 친딸이었으니까.”순간 방 안이 얼어붙었다.재욱이 욕을 내뱉었다.“잠깐.”그가 한서윤에게 다가갔다.“그럼 넌?”“나는 입양됐어.”나는 고개를 저었다.“말이 안 돼.”한서윤이 웃었다.“

  • 통제 불능   제76화

    “저 네 명이 묻었어.”성재의 말이 끝나자 방 안의 공기가 얼어붙었다.나는 한 명씩 바라봤다.준혁.재욱.수진.수아.“사람을 묻었다고?”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나는 웃었다.“와.”헛웃음이 새어 나왔다.“이제 살인까지 나오네.”수진이 울면서 고개를 저었다.“서윤아, 우리가 죽인 게 아니야.”“그럼?”“죽어 있었어.”“누가?”수진은 입을 열지 못했다.재욱이 대신 말했다.“가짜 서윤.”나는 그를 노려봤다.“이름은?”“몰라.”“십 년을 사람 하나 죽여놓고 이름도 몰라?”재욱이 이를 악물었다.“우리가 이름을 몰랐던 게 아니야.”“그럼?”“그 여자가 자기 이름을 말하지 않았어.”나는 어이가 없어 웃었다.“죽은 사람이 자기 이름을 안 말했다?”“처음 만났을 때부터 자기 이름을 강서윤이라고 했으니까.”순간 머릿속이 멍해졌다.“뭐?”준혁이 눈을 감았다.“그 여자가 먼저 우리한테 강서윤이라고 했어.”“나처럼?”“응.”수진이 울었다.“말투까지 똑같았어.”나는 소름이 돋았다.“그럼 진짜 나인 줄 알았어?”“아니.”수아가 고개를 들었다.“우리는 처음부터 가짜인 걸 알았어.”나는 수아에게 다가갔다.“그런데 왜 죽였어?”수아의 눈에 눈물이 맺혔다.“죽이지 않았어.”“그럼 뭐야!”“우리가 도착했을 때 이미 죽어 있었어.”방 안이 조용해졌다.재욱이 말했다.“그날 밤.”“언제.”“네 사고 나기 십 년 전.”나는 눈을 크게 떴다.“십 년 전?”재욱이 고개를 끄덕였다.“그 여자가 처음 나타난 날이야.”준혁이 말을 이었다.“우리 셋이 그 여자를 따라갔어.”“어디로.”“폐공장.”수진이 몸을 떨었다.“거기서 발견했어.”“뭘.”“그 여자가 이미 쓰러져 있었어.”나는 천천히 물었다.“그럼 누가 죽였는데?”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성재가 말했다.“그게 문제야.”나는 성재를 바라봤다.“뭔데.”“시신이 없었어.”순간 모두가 성재를 봤다.“뭐?”“처음엔 분명 죽어 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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