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준혁은 내 몸 위에 있으면서도 나를 보지 않았다.한 손에 든 휴대전화에서는 벗은 여자가 신음하고 있었고,준혁의 눈은 처음부터 끝까지 그 여자에게 붙어 있었다.“와, 저년 몸 봐라. 저 정도는 돼야 여자지.”나는 천장을 봤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내 이름을 부르던 남자가 이제는 다른 여자를 보며 내 몸을 쓰고 있었다.“그거 좀 꺼.”준혁이 피식 웃었다.“왜? 네 얼굴 보고 하라고?” “준혁아.” “아, 분위기 깨지게 이름 부르지 마. 집중 안 되잖아.”휴대전화에서 터지는 웃음과 신음이 우리 침실을 채웠다. 결혼사진이 걸린 벽 아래에서 내 남편은 다른 여자를 보며 나를 안고 있었다.눈물이 관자놀이를 타고 흘렀다.그제야 준혁이 화면에서 시선을 뗐다.“뭐야. 또 쳐울어?” “그만해.” “뭘 그만해? 내가 때렸냐?” “지금 하고 있잖아.” “이게 폭력이야? 별 지랄을 다 한다.”준혁은 몸을 떼더니 이불을 발끝까지 걷어차 버렸다. 나는 황급히 팔로 배를 가렸다.그가 내 허벅지를 내려다보며 코웃음을 쳤다.“야, 너 진짜 심각하다.” “보지 마.” “남편한테도 못 보여줄 거면 대체 왜 처먹고 사냐?”내가 이불을 끌어당기자 준혁이 먼저 낚아챘다.“가리지 마. 나도 좀 보자. 내가 요즘 왜 집에서 안 되는지 원인을 알아야 할 거 아니야.”“미친 새끼야.”내 입에서 처음으로 욕이 나왔다.준혁의 얼굴이 잠깐 굳었다가 비웃음으로 바뀌었다.“오, 이제 욕도 하네? 살은 못 빼도 성질은 살아 있네.” “나가.” “어디서 명령질이야. 이 집 누가 돈 내는데?”그는 내 배를 손가락으로 툭 건드렸다.“이거 봐. 배인지 쿠션인지. 허벅지는 붙어서 틈도 없고. 솔직히 네가 네 몸 내려다보면 뭐가 보이기는 하냐?” “닥쳐.” “왜, 찔려? 아, 미안. 배 때문에 안 보이겠구나.”준혁이 혼자 웃었다.나는 침대 옆 탁자의 물컵을 집어 던졌다. 컵이 벽에 부딪혀 깨지며 결혼사진 액자까지 넘어뜨렸다.“꺼지라고, 개새끼야!”준혁
Last Updated : 2026-08-02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