แชร์

제6화

ผู้เขียน: 연나리
‘다미’의 본명은 유다미. 그녀는 변호사이자 온진아가 살아온 25년 인생에서 가장 절친한 친구였다.

고등학교에서 만나 같은 대학교까지 진학하며 7년을 함께했다. 그 세월 속에서 두 사람은 서로에게 너무도 익숙한 존재가 되었고 말 그대로 지피지기였다.

결정적인 균열은 3년 전, 온진아가 기태우와 결혼하려 했을 때 찾아왔다. 유다미는 필사적으로 이 결혼을 말렸다. 그녀는 온진아에게 거듭 말했었다. 기태우가 네 생각만큼 널 좋아하는 게 아니라고, 그 사람하고 있으면 절대 행복할 수 없을 거라고.

하지만 그때 온진아의 귀에 그런 말이 들어올 리 없었다. 온통 사랑에 눈이 멀어 기태우와 결혼할 생각뿐이었으니까. 조금의 사랑만 있어도 충분하다고, 설령 없더라도 감정은 키워나갈 수 있다고 믿었다. 자신에게는 기다릴 인내심도 시간도 차고 넘친다고 생각했다.

유다미는 온진아를 설득할 수 없음을 깨달았다. 그렇다고 두 사람이 결혼하는 걸 가만히 보고만 있을 수도 없어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었다. 결국 둘은 인연을 끊었고 그 후로는 어떤 연락도 주고받지 않았다.

시간이 흐른 지금, 그때 일을 다시 돌아보니 온진아는 비로소 깨달았다. 아마 유다미는 처음부터 모든 것을 꿰뚫어 보았을 것이다. 그래서 그토록 말린 거겠지.

안타깝게도 그때의 온진아는 그걸 도저히 알아차릴 수 없었다.

전화에서는 한참 동안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온진아는 혹시 끊어진 건가 싶어 조심스럽게 물었다.

“다미야, 듣고 있어?”

“응.”

그제야 유다미가 짧게 대답했다. 여전히 차가운 목소리였지만 처음의 서먹함은 조금 사라진 듯했다.

“너 지금 어디야?”

온진아는 고개를 들어 채움 별장의 간판을 쳐다봤다. 유다미를 더 이상 얽히게 하고 싶지 않아 결국 근처 골목 이름을 둘러댔다.

“거기서 기다려. 금방 갈게.”

“아니, 나는...”

“기다려.”

온진아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유다미가 싹둑 잘랐다.

“금방 갈 거야. 30분도 안 걸릴 테니까 일단 따뜻한 데 가서 앉아있어.”

“알았어.”

그 말에 온진아는 울컥 눈가가 시큰거렸다. 말투가 거칠고 따뜻함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지만 이게 바로 유다미였다. 겉으론 무뚝뚝해도 속정 깊은, 자신이 가장 비참할 때 언제든 기댈 수 있는 유일한 사람 말이다.

부성의 겨울은 혹독했다. 잠시 밖에 서 있었을 뿐인데도 온진아의 손발은 얼음장처럼 차가워졌다.

휴대폰으로 근처 카페를 검색해 특가 커피 한 잔을 주문하고는 그곳으로 발걸음을 옮기려 했다. 막 가려던 참에 휴대폰이 울려댔는데 다름 아닌 기태우였다.

전화를 받자마자 싸늘하고 짜증 섞인 목소리가 귓전을 때렸다.

“하람이를 때리고 물건까지 부쉈어?”

채움 별장을 떠난 지 불과 10분 남짓. 이렇게 빨리 추궁하러 달려오다니, 기태우가 그 아이를 얼마나 아끼는지 짐작이 갔다.

“그래, 맞아.”

온진아는 딱히 변명하지 않았다.

“내가 너한테 너무 물렀지.”

전화기 너머 기태우가 싸늘하게 비웃었다.

“이런 짓 벌이기 전에 네가 감당할 수는 있을지 생각해봤어?”

그의 목소리가 차갑게 가라앉자 온진아는 반사적으로 움찔했다. 지난 3년간 기태우가 이런 말투로 자신에게 말할 때마다 그녀는 묵묵히 욕을 들어주거나 얼른 잘못했다며 싹싹 빌기 일쑤였다. 이 남자의 화가 풀릴 때까지 말이다.

오랜 습관은 핏속에 새겨져 DNA보다 무서운 법이었다.

온진아는 격렬하게 뛰는 심장을 억누르며 이성적으로 대응하려 애썼다.

“태우야, 잊지 마. 그 집은 우리 신혼집이고 하람이도 우리가 입양한 아이야. 내가 내 집에서 내 물건을 부수고 내 아이를 때린 게 뭐가 문제인데?”

말이 끝나자마자 전화 너머는 죽은 듯 고요해졌다.

이에 온진아도 침묵으로 맞섰다.

방금 그 말이 기태우에게 어떤 파급력을 미쳤을지 그녀는 정확히 알고 있었다. 그들이 판을 벌였으니 온진아도 이 연극에 기꺼이 동참해 줄 생각으로 일부러 그렇게 말한 것이다.

“네가 지금 무슨 말을 하는지 알고 지껄이는 거야? 누가 감히 그딴 식으로 나한테 말하라고 시켰어?”

휴대폰 너머로도 남자의 적나라한 분노가 느껴졌다.

다만 온진아는 충분히 이해가 됐다. 예전 같으면 ‘싫다’라는 말 한마디도 못 하던 그저 기태우의 개에 불과했던 자신이 감히 대들었으니 어떻게 선뜻 받아들일 수 있을까.

“내 마음이야. 내가 하고 싶은 대로 말하면서 살 거야.”

“야, 온진아!”

기태우가 싸늘하게 질책했다.

“네 엄마가 편찮으셔서 기분 안 좋은 거 이해해. 방금 했던 말은 더 이상 문제 삼지 않을게. 하지만 하람이 때린 일은 그냥 넘어갈 수 없어. 사과해 무조건.”

“내가 뭘 잘못했는데? 절대 사과 안 해.”

“사과하고 안 하고는 네가 결정할 문제가 아니야. 아직도 주제 파악이 안 되는 것 같네.”

“너 또 직장 갖고 협박할 생각이야? 내가 말했잖아, 나...”

“네 사정 따위 알고 싶지 않아.”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기태우가 덥석 잘랐다.

“내 방식 알지? 한번 말하면 그대로 하는 거. 사과하기 싫으면 네 마음대로 해. 모든 결과는 네가 책임져야 할 거야.”

말을 마친 기태우는 그대로 전화를 끊어버렸다.

온진아는 귓가에 울리는 통화 종료음에 헛웃음을 흘렸다. 이런 사람을 대체 어떻게 수년간 사랑해온 건지... 사실 방금 퇴사 소식을 말해주려 했으나 이제는 그럴 필요조차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유다미는 금방 도착했다. 30분 걸린다고 했지만 20분도 채 안 돼서 나타났다.

온진아가 길가에 서서 기다리는데 심플하고 단정한 옷차림에 날씬한 몸매의 미인이 차에서 내렸다.

‘진짜 좋다, 유다미는 3년 전이랑 똑같네, 하나도 안 변했어.’

그녀는 저절로 감탄이 터져 나왔다.

하지만 유다미가 온진아를 바라보는 눈빛은 그리 온화하지 못했다. 그녀를 발견한 순간부터 미간에 잡힌 주름이 점점 더 깊어졌다.

“다미야, 오랜만이다.”

“안에서 기다리라고 했잖아?”

두 사람은 동시에 입을 열었지만 온진아의 안부 인사에 비해 유다미의 말은 훨씬 직설적이었다.

“괜찮아. 밖에 안 추워. 일찍 나오면 널 더 빨리 볼 수 있잖아.”

유다미는 더 이상 아무 말 없이 온진아를 위해 차 문을 열어주었다.

“타.”

“응.”

차 안은 히터를 틀어서 따뜻한 온기로 가득했다. 온진아는 점차 몸이 녹으며 마음도 서서히 편안해졌다. 그녀는 유다미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너는 여전하다. 하나도 안 변했어.”

“너는 아주 많이 변했네.”

유다미가 퉁명스럽게 받아쳤다.

그 말에 온진아는 무의식적으로 자존감이 곤두박질쳤다. 지난 몇 년간 수많은 사람이 그녀의 외모와 몸매에 대해 평가했고, 예외 없이 비난과 안타까움을 보냈다.

그래서 지금 유다미의 말을 듣자마자 온진아는 할 말을 잃었다.

유다미가 그녀를 곁눈질하며 아까보다 조금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뭐야, 기태우한테 시집가서 좋은 대접 못 받았어? 왜 이렇게 초췌해졌어?”

순간 온진아는 놀란 기색이 역력했다. 다른 사람들은 그녀를 보자마자 다들 분명히 살림 좀 불렸을 거라고, 그래서 살쪘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유다미는 첫눈에 자신의 고된 삶을 알아본 것이다.

“그렇게 티 나?”

“네 생각은 어떤데?”

“다들 내가 돈 많이 벌어서 살찐 거래.”

“누가 그런 망언을 해? 딱 봐도 만성 수면 부족에 업무 스트레스로 몸이 망가진 거잖아. 눈 밑에 다크서클이 이렇게 내려왔는데 그걸 못 보냐고?”

이 말이 나오자마자 온진아는 ‘푸하하’ 하고 웃어버렸다. 역시 유다미, 언제나 온진아의 편에 서서 이해해주고 무조건 지지해 주는 유일한 사람이었다.

“뭐가 그렇게 웃겨?”

유다미는 여전히 굳은 표정이지만 말투가 완전히 누그러졌다.

“아니야, 아무것도.”

온진아가 함구하니 그녀도 더 묻지 않았다. 두 사람은 내내 침묵했지만, 분위기는 의외로 화목했다.

한참 후, 온진아가 문득 물었다.

“우리 지금 어디 가는 거야?”

“우리 집.”

“응?”

“왜, 싫어?”

“그럴 리가!”

온진아는 단지 그녀에게 폐를 끼칠까 봐 걱정했을 뿐이었다. 하지만 옆에 있는 유다미의 표정을 보고는 더 이상 말을 덧붙이지 않았다.

“그럼 나 잠깐 집에 들렀다 가도 될까?”

유다미는 대답 대신 다음 신호등에서 차를 돌려 온진아의 집 방향으로 향했다.

อ่านหนังสือเล่มนี้ต่อได้ฟรี
สแกนรหัสเพื่อดาวน์โหลดแอป

บทล่าสุด

  • 파견 보낼 땐 언제고 이혼하자니 난리야?   제30화

    가장 먼저 반응한 건 기유영이었다. 술을 따르던 손끝이 멈칫하더니 얼굴에는 불쾌함과 분노가 서렸다. 아까 온진아를 보긴 했지만, 평소보다 예쁘긴 해도 감히 자신에게 견줄 급은 아니었다.하지만 자신의 주의를 끌어야 할 남자들이 온진아에게 관심을 보인다는 사실을 참을 수 없었다. 한유건에 이어 우원빈까지, 다들 자신만 바라봐야 마땅한 사람들인데 말이다.한유건은 여전히 덤덤한 표정을 지을 뿐 속내를 전혀 내비치지 않았다.반면 기태우는 흥미롭다는 듯 우원빈을 쳐다보며 묘한 미소를 지었다.우원빈은 그 시선들이 부담스러웠고 차선재의 질문이 지나치다고 느꼈는지 욕설을 내뱉었다.“X발! 미쳤냐? 말 같지도 않은 소릴 하고 있어.”차선재는 두 손을 들어 올렸다. 자신은 이 상황에서 그에게 아무런 악의도 없으며 그저 온진아만을 대상으로 할 뿐이라고 시위하듯이 말이다. 그녀는 차선재에게 마음껏 놀려도 되는 존재이니 뭘 시도해도 괜찮다고 여겼다. 어차피 재미 삼아 하는 일이고 어떤 결과가 따르든 책임질 필요는 없었으니까.우원빈은 그를 거들떠보지도 않은 채 기태우 곁으로 다가가 술잔을 들었다.“저놈 말은 신경 쓰지 마. 원래 주둥이가 가벼운 놈이잖아.”기태우는 대수롭지 않다는 듯 옅은 미소를 지었다. 잘 손질한 과일을 기유영에게 먼저 건네고 나서야 그가 입을 열었다.“그 여자가 나한테 무슨 타격을 주겠어.”“그렇지...”우원빈은 씁쓸하게 술을 들이켰다.“내가 예전에 잃어버린 여동생 이야기한 적 있지?”“응, 그건 왜?”어디 알고만 있을까? 기태우는 그동안 우원빈을 위해 잃어버린 여동생의 행방을 대신 조사해주고 있었다.우원빈은 답답한 듯 말을 이어갔다.“나도 잘 모르겠어. 그냥 방금 온진아를 보는데 순간 그 애 생각이 나서.”기태우는 아무 말 없이 조용히 잔을 부딪쳐 왔다. 한참이 지나서야 그가 입을 열었다.“너 요즘 스트레스가 심해서 그럴 거야. 걔일 리가 없잖아.”결혼하기 전, 기태우는 사람을 시켜 철저히 조사했었다. 온진아를 선택한 건 평범한

  • 파견 보낼 땐 언제고 이혼하자니 난리야?   제29화

    “진아야, 그래서 올해는 태우한테 무슨 선물 준비했어?”차선재가 판을 깔며 비아냥댔다.“마침 다들 모였으니까 여기서 꺼내 봐. 괜히 태우한테 따로 줘서 우리가 나중에 전해 듣게 하지 말고. 너무 번거롭잖아.”말이 끝나기 무섭게 기유영의 입가에 비웃음이 서렸다.온진아는 정색하며 반박했다.“분명히 말하는데 나 오늘 여기 기태우 보러 온 거 아니야. 너희들이 있는 줄 알았으면 애초에 발도 안 들였어.”“그걸 믿으라고?”차선재가 콧방귀를 뀌었다.“선재야.”그때 기태우가 제지하고 나섰다. 인내심이 바닥난 듯 더는 이 소란에 끼어들고 싶지 않다는 기색이 역력했다.“가자. 시작할 시간 됐어.”그는 말을 마치자마자 기유영을 껴안고 걸음을 옮겼다. 우원빈을 제외한 나머지 일행도 그 뒤를 따랐다.그들 일행이라면 치가 떨리는 온진아였다. 게다가 우원빈은 과거에 자신을 괴롭혔던 주동자 중 한 명이었기에 그녀는 퉁명스럽게 쏘아붙였다.“뭘 봐?”우원빈은 대답 대신 그녀의 눈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영락없는 호박색 눈빛, 하지만 이내 고개를 저었다. 이렇게 우연한 일이 어디 있겠나 싶어서였다.세상에 호박색 눈동자가 한둘인가? 길 가다 그런 눈을 가진 사람을 만날 때마다 자기 동생이라고 착각할 수는 없을 터였다. 게다가 전에 기태우에게 들었을 때 온진아는 부모님도 계시고 어릴 때부터 부성에서 나고 자랐다고 했었다.우원빈은 자신이 너무 예민하게 굴고 있다고 생각했다.이럴 바엔 차라리 기유영에게나 더 잘하는 게 낫지. 그녀는 어릴 때부터 자신의 눈앞에서 자란 아이였으니까. 얌전하고 사랑스러운 기유영은 꼬맹이 때부터 그들을 오빠라고 부르며 졸졸 따라다녔다. 사실 따지고 보면 친동생과 다를 바 없었다.우원빈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온진아를 한 번 더 훑어보고는 대답 없이 자리를 떴다.온진아는 그의 뒷모습을 보며 혀를 찼다. 역시 기태우와 어울리는 놈들답게 하나같이 제대로 된 인간이 없었다.유일하게 한유건만이 자신을 괴롭힌 적은 없는 듯했지만, 그 역시 매일 기

  • 파견 보낼 땐 언제고 이혼하자니 난리야?   제28화

    “네가 여긴 웬일이야?”차선재가 가장 먼저 다가와 온진아의 앞길을 떡하니 가로막았다.온진아는 대꾸할 가치도 없다는 듯 그를 돌아가려 했다. 바로 그때, 주머니 속 휴대폰에서 날카로운 알림음이 울려 퍼졌다.[오늘은 남편 생일입니다. 생일 축하한다고 전해주세요.]온진아는 황급히 휴대폰을 꺼내 알람을 껐다. 예전에 워낙 바쁘게 살다 보니 기태우의 생일을 놓칠까 봐 설정해 두었던 반복 알람이었다. 올해 돌아온 뒤로는 온통 정신없는 나날들이라 아예 존재조차 잊고 있었는데 하필 이런 최악의 타이밍에 울릴 줄이야.하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다. 근처에 있던 차선재 일행은 그 메시지 내용을 똑똑히 듣고 말았다.차선재는 낄낄거리며 온진아를 내려다보았다. 마치 그녀가 이 자리에 나타난 이유를 진작부터 알고 있었다는 듯 날 선 조롱을 내뱉었다.“아하, 태우 생일이라 일부러 찾아온 거야? 근데 어쩌나, 한걸음 늦었네. 방금 봤잖아, 태우 곁에는 이미 축하해 줄 사람이 따로 있다는 거. 유영이는 너보다 예쁘고 우아하고 피아노까지 잘 치는데. 넌 도대체 가진 게 뭐야?”차선재의 입꼬리가 비릿하게 휘어졌다.“매년 네가 직접 만든 그 조잡한 선물들? 아니면 닭살 돋아서 읽기조차 힘든 그 연애편지들 말이야? 솔직히 말해줄까? 태우 그거 받을 때마다 질색했어. 매번 우리한테 다 처리하라고 던져줬다고.”순간 온진아의 눈동자가 크게 흔들렸다.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듯 차선재를 빤히 쳐다보았다.기태우를 사랑했던 지난날, 그의 생일 선물만큼은 온진아에게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연례행사였다. 정성이 담기지 않은 기성품보다는 마음을 담는 게 낫겠다 싶어 해마다 손수 무언가를 만들었다.기태우가 자신의 마음을 다 받아주지 않을 거란 건 알고 있었지만, 선물들이 쓰레기처럼 버려져 남들의 웃음거리가 되었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자신의 순수한 마음이 담긴 글귀들이 수많은 사람의 비웃음 속에 읽혔을 거라 생각하니 온진아는 분노로 온몸의 피가 역류하는 기분이었다.“너희는 예의라는 걸 몰라?

  • 파견 보낼 땐 언제고 이혼하자니 난리야?   제27화

    유다미가 온진아의 표정을 살피며 물었다.“어때? 괜찮지?”“응, 생각보다 좋네.”“그럼 앞으로 자주 오자. 넌 그동안 스스로를 너무 옥죄며 살았어. 온통 남을 위해서만 살았잖아.”온진아는 곰곰이 생각에 잠겼다. 친구의 말이 틀린 게 하나도 없었다.두런두런 대화를 나누던 중, 유다미의 휴대폰이 울렸다. 이쪽 업계 사람들이 늘 그렇듯 의뢰인의 급한 연락일 터였다. 그녀는 온진아가 충분히 편안해진 것을 확인한 뒤, 잠깐 전화를 받고 오겠다며 자리를 떴다.혼자 남은 온진아는 조금 더 무대와 가깝고 주위에 영향을 주지 않는 아늑한 자리로 옮겨 앉았다.어느새 무대 위 연주자가 바뀌어 있었다. 거리가 좀 멀어 얼굴이 정확히 보이진 않았지만 늘씬한 몸매에 기품이 느껴지는 상당한 미인이었다.그녀가 등장하자마자 객석 곳곳에서 감탄사와 함께 셔터 소리가 터져 나왔다. 압도적인 미모와 우아한 분위기에 모두가 넋을 잃은 듯했다.수많은 이들의 시선을 받으며 그 여자는 천천히 피아노 연주를 시작했다. 새하얀 드레스를 입은 미녀의 고혹적인 선율이 현장을 순식간에 뜨겁게 달궜다.그런데 그때, 여인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 지금 연주한 곡은 특별한 사람을 위해 연주한 것이라며, 그의 생일을 축하한다는 멘트를 덧붙였다.현장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었다. 도대체 그 행운의 주인공이 누구인지, 얼마나 대단한 사람이길래 저런 미인의 사랑을 독차지하는지 궁금해하는 소리로 가득 찼다.하지만 온진아의 심장은 차갑게 내려앉았다. 목소리의 주인공이 기유영이라는 걸 알아차렸으니까. 그렇다면 그 주인공은 당연히 기태우일 터였다.예상대로 다음 순간 무대 위로 검은색 정장을 말끔하게 차려입은 기태우가 올라갔다. 훤칠한 키에 날카로운 이목구비, 차갑게 가라앉은 그의 분위기는 무대 위 하얀 드레스의 기유영과 묘한 대비를 이루며 마치 드라마 속 주인공처럼 완벽한 선남선녀의 모습을 연출했다.기태우가 나타나자 객석은 야유나 의문 따위 온데간데없고 환호와 함성이 터져 나왔다. 두 사람이 너무 잘 어울린

  • 파견 보낼 땐 언제고 이혼하자니 난리야?   제26화

    온진아는 고개를 끄덕였다.“응, 줬어.”“그래서 그 자식은 뭐래?”온진아는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다른 일로 정신이 없어서 합의서만 내려놓고 바로 나왔어. 근데 걔 성격상 분명 먼저 변호사한테 보여주고 득실을 따져볼걸?”이 업계에서 오래 일한 유다미는 그런 부류를 누구보다 잘 알았다. 합의서를 변호사에게 맡기는 건 그들에겐 너무도 당연한 수순이었다.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게 그들의 유일한 목적이니까.“맘대로 하라지. 그런 놈들을 상대할 방법은 나한테도 많으니까. 내가 없는 동안 무슨 문제라도 생기면 바로 연락해.”“알았어.”온진아가 잠시 생각하다 말했다.“아마 오래 걸리진 않을 거야. 걔도 나랑 이혼하고 싶어 할 테니까. 그래야 기유영이랑 떳떳하게 지낼 수 있잖아.”유다미가 분통을 터뜨렸다.“야, 그런 인간쓰레기한테는 시간 낭비하지 마. 가장 좋은 방법은 엮이지 않는 거야.”“알아.”이혼 이야기가 나오자 두 사람 모두 기분이 다운됐다. 이에 유다미가 곧장 제안을 건넸다.“내일 기분 전환할 겸 나랑 좋은 데 가자.”“어디?”“가보면 알아.”다음 날 아침, 온진아가 눈을 뜨기 무섭게 유다미의 ‘대작전’이 시작되었다. 화장부터 의상까지 몇 시간을 공들인 끝에 거울 앞에 선 온진아는 자신의 모습을 보고 멍하니 넋을 놓았다.거울 속에는 분명 본인의 얼굴이건만 풍기는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본래 피부가 하얀 편이었던 그녀에게 유다미가 골라준 하늘색 드레스는 신의 한 수였다. 화사한 색감과 하얀 피부가 어우러져 마치 눈처럼 맑고 고운 느낌을 자아냈다. 거기에 정성스럽게 다듬은 머리와 꼼꼼한 메이크업까지 더해지니 뚱뚱하다는 단점은 온데간데없었다. 오히려 복스럽고 매끄러운 느낌의 고전적인 동양미인 자태가 오롯이 살아났다.“우리 진아 진짜 예쁘네.”유다미가 감탄을 금치 못했다.한편 온진아는 말없이 거울만 바라봤다.“왜? 마음에 안 들어?”유다미가 또다시 질문을 건넸다.“아니, 좋아.”온진아는 거울 속의 자신을 보며 멍하니 중얼

  • 파견 보낼 땐 언제고 이혼하자니 난리야?   제25화

    구미란이 물었다.“그럼 태우는 그런 대단한 사람을 어떻게 안 거야?”기태우는 당연히 모른다. 알았다고 해도 온진아에게 소개해주었을 리가 없고. 순간 온진아는 어머니께 모든 진실을 털어놓을까 고민했지만, 어머니의 애틋한 눈빛과 야윈 뺨을 보니 차마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잘 모르겠어요. 아마 일하다 알게 됐겠죠.”온진아는 어머니께 물을 권해드렸다.“엄마는 지금 몸 회복하는 게 최우선이에요.”구미란이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투병 생활을 시작한 뒤로는 딸의 말이라면 끔뻑 죽는 그녀였다.잠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던 구미란은 이제 그만 집에 돌아가서 쉬라며 온진아를 다독였다. 모처럼 맞은 주말이니 잠도 좀 자고 푹 쉬어야 한다면서 말이다. 앞으로는 별일 없으면 병원에 너무 자주 오지 말라고, 혼자서도 잘 지낼 수 있으니 걱정 말라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병원에서 나와 집으로 돌아오니 또또 외에는 아무도 없을 줄 알았던 집에 유다미가 와 있었다.“뭐야? 이번 주는 일이 바빠서 못 온다며!”온진아는 놀란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원래는 그랬지.”유다미도 막 도착했는지 짐을 정리하고 있었다.“근데 다음 달부터 한 달 내내 출장이 잡혔거든. 중간에 도통 시간이 안 날 것 같더라고. 너 혼자 놔두려니 영 마음이 안 놓여서 짬 내서 얼굴이라도 보러 왔어.”“무슨 걱정을 해. 나 스물네 살이야, 어린애도 아니고.”온진아가 웃으며 대꾸했다.“나이 먹는 거랑 속 깊은 건 별개지. 스물넷이 뭐, 아직 한참 어린 나이구먼. 나한테는 여전히 애기야, 애기.”유다미는 그렇게 말하며 캐리어에서 상자 하나를 꺼내 온진아에게 건넸다.“뭐야 이건?”그녀는 정교하게 포장된 상자를 조심스럽게 받아 들었다.“열어봐. 너 주려고 산 선물이야.”“선물?”온진아는 놀란 듯 되물었다.“응, 마음에 들었으면 좋겠는데.”상자를 열자 명품 브랜드의 가방이 모습을 드러냈다. 광고에서 본 적이 있는 제품, 화려하지 않으면서도 고급스럽고 특유의 분위기가 느껴지는 디자인이었다. 하

บทอื่นๆ
สำรวจและอ่านนวนิยายดีๆ ได้ฟรี
เข้าถึงนวนิยายดีๆ จำนวนมากได้ฟรีบนแอป GoodNovel ดาวน์โหลดหนังสือที่คุณชอบและอ่านได้ทุกที่ทุกเวลา
อ่านหนังสือฟรีบนแอป
สแกนรหัสเพื่ออ่านบนแอป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