مشاركة

제5화

مؤلف: 연나리
온진아가 채움 별장에 다시 발을 들이자마자 입구에서 마주친 가정부가 대뜸 쏘아붙였다.

“여긴 왜 왔어요?”

아침과는 전혀 딴판이었다. 노골적인 적의와 경계심, 누군가 미리 단단히 일러둔 게 분명했다. 다만 온진아는 흔들림 없는 눈빛으로 응수했다.

“여기 내 집이에요. 내가 내 집에 오는 게 뭐 문제 돼요?”

“뭐라고요? 한심해서 정말!”

가정부가 코웃음을 쳤다.

“이 집 주인은 기 대표님과 유영 씨뿐이에요. 어디서 굴러먹던 가짜가 주인 행세를 하고 있어?”

가정부는 당장이라도 문을 닫아걸 기세였다.

“당장 나가. 경비원 부르기 전에.”

그때 온진아가 문틈에 손을 끼워 넣고 차분하게 말했다.

“말하는 꼴 보니까 기유영이 나에 대해 이것저것 많이 떠벌렸나 봐? 근데 이것도 말해줬어? 나 성질 더럽고 폭력적인 성향이 있어서 한 번 손대면 뒷감당 안 돼.”

말을 마친 그녀는 일부러 손바닥을 휙 들어 가정부를 위협했다.

아니나 다를까 가정부가 놀라서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온진아는 속으로 헛웃음을 삼켰다. 고작 겁 좀 준 것만으로 이렇게 나오다니, 기유영이 뒤에서 얼마나 자기 험담을 늘어놓았을지 눈에 선했다.

“비켜. 내 물건만 챙겨서 바로 나갈 거니까.”

정말이지, 다시는 오고 싶지 않은 곳이었다.

처음 이곳에 들어올 때, 온진아는 기태우와 백년해로하리라 믿었다. 그래서 평생 소중히 간직해 온 앨범이며 사진, 유년 시절부터의 추억이 담긴 선물들을 모두 이 집으로 옮겨 왔었다.

이제 다 끝났으니 그 잔해들도 모두 거두고 떠날 참이었다.

온진아와 가정부가 서로 시선이 마주쳤다. 가정부는 잠시 망설이다 마지못해 길을 비켜주었다.

안으로 들어온 그녀는 곧게 2층으로 향했다.

결혼할 때만 해도 안방에서 살 줄 알았던 온진아는 모든 짐을 안방 서랍에 넣어두었었다. 하지만 지금 방문을 열어보니 안방의 배치는 완전히 바뀌었고 그녀가 심혈을 기울여 골랐던 가구들은 이미 다른 것으로 교체되어 있었다. 심지어 서랍 속에 넣어두었던 물건들마저 사라지고 없었다.

“여기 있던 물건들은 어디 갔죠?”

그녀는 서랍을 가리키며 뒤에 서 있던 가정부에게 물었다. 이 여자는 그녀가 집에 들어선 순간부터 한시도 떨어지지 않고 바싹 따라붙어 혹시라도 무언가 훔쳐 갈까 봐 경계하는 눈치였다.

“모르겠는데요.”

가정부는 싸늘한 눈빛으로 못마땅하게 대답했다.

“그래요?”

온진아가 비웃듯 되물었다.

“좋아요. 그럼 아줌마가 훔쳐 간 거로 알고 지금 당장 경찰 부르죠.”

말을 하면서 온진아는 휴대폰을 꺼내 전화를 걸려고 했다.

단호한 태도에 기세가 꺾인 가정부는 투덜거리며 그녀를 다락방으로 안내했다.

좁고 후텁지근하며 통풍조차 되지 않는 음침한 공간. 온진아는 들어서자마자 퀴퀴한 곰팡내와 함께 답답함을 느꼈다. 주위를 둘러보니 그녀의 물건들이 아무렇게나 던져져 바닥에 뒹굴고 있었다. 대부분은 이미 망가져 있었고 멀쩡한 몇 안 되는 것들도 뽀얀 먼지를 뒤집어쓴 채였다.

이건 누가 봐도 고의적인 처사였다. 온진아는 심호흡을 하며 간신히 울컥하는 감정을 눌러 담고는 짐을 챙기기 시작했다.

짐 정리를 마치고 다락방에서 내려왔을 때, 막 잠에서 깬 기하람과 정면으로 마주쳤다. 이 녀석은 온진아를 보자마자 투견처럼 주먹을 꽉 쥐고 침을 뱉으며 소리쳤다.

“이 뚱뚱하고 못생긴 아줌마야! 누가 우리 집에 함부로 들어오래?”

기하람은 대체 왜 이렇게까지 나오는 걸까? 자식 교육을 제대로 하지 않은 부모 탓이겠지. 온진아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상대할 가치가 없어 무시하고 지나치려 하는데 기하람은 그녀가 아무 말 없자 겁을 먹은 줄 알고 멋대로 덤벼들었다.

“엄마가 그랬어! 주인 닮아서 개도 천박하다고! 아줌마랑 아줌마 개 다 죽어버려!”

차라리 말을 꺼내지나 말지, 강아지를 언급한 순간 온진아의 화가 욱 하고 치밀어 올랐다.

그녀는 아예 짐을 내려놓고 한 손으로 기하람의 팔을 잡아챘다. 그리고 다른 한 손으로 아이의 엉덩이를 향해 묵은 감정까지 더해가며 짝짝 매운 손길을 날렸다.

“어린 나이에 못된 짓만 골라 하네. 가르쳐 주는 사람 없으면 오늘 내가 제대로 가르쳐야지.”

그녀는 있는 힘껏 때렸고 두 대를 맞은 기하람은 즉시 욕설을 멈추고는 울음을 터뜨렸다.

이 광경을 본 가정부가 안타까운 표정으로 달려와 아이를 감싸 안았다.

“어떻게 사람을 때려요? 유영 씨랑 대표님 오시면 다 이를 거예요. 톡톡히 대가를 치르게 할 거라고요!”

“맞아요. 아빠한테 다 이를 거야.”

누군가 자기편을 들어주자 기하람은 다시 기고만장하게 소리쳤다.

“아빠한테 말해서 아줌마 죽여버리라고 할 거야!”

“마음대로 해.”

온진아는 태연하게 손을 털고 짐을 챙겨 자리를 떠나려 했다.

거실을 지나다 문득 벽에 걸린 사진이 눈에 들어왔는데 기태우, 기유영, 그리고 기하람, 세 식구가 다정하게 기대선 행복한 가족사진이었다.

그녀는 벽에서 사진을 떼어내 자세히 들여다보았다.

그때 기하람의 목소리가 다시 들려왔다.

“사진 내려놔! 너 같은 건 우리 집 물건 만질 자격 없어!”

“그래?”

온진아는 아이를 향해 옅은 미소를 짓더니 이내 손에서 힘을 풀었다. 쨍그랑 소리와 함께 사진은 바닥에 떨어져 산산조각이 났다.

“아빠한테 이를 때 이것도 꼭 같이 말해줘.”

뒤에서 기하람의 비명이 들렸지만 온진아는 아랑곳하지 않고 발로 유리 파편을 걷어차며 문밖으로 나섰다.

지금 바닥에 흩어진 깨진 유리 조각들은 마치 그녀의 결혼 생활 같았다. 그리고 지금 그녀의 삶과도 같았다.

산산조각이 나고 절망의 극에 달한...

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어떤 것들은 부수지 않으면 새로 세울 수 없는 법. 다시 태어나기 위해서는 먼저 부서져야만 했다.

채움 별장을 빠져나온 온진아는 떨리는 손으로 전화번호 하나를 눌렀다. 3년 동안 연락 한 번 안 하고 연락처까지 지워버렸던 사람. 평생 다시 볼 일 없을 거라 믿었던 이름이었다.

하지만 놀랍게도 신호음이 얼마 울리지 않아 상대방이 곧장 전화를 받았다. 다만 목소리는 차갑게 식어 있었다.

“여보세요.”

“나야, 온진아.”

“알아. 무슨 일이야?”

“다미야...”

온진아는 코끝이 찡해지며 울음을 삼켰다.

“나 이혼할 거야.”

استمر في قراءة هذا الكتاب مجانا
امسح الكود لتنزيل التطبيق

أحدث فصل

  • 파견 보낼 땐 언제고 이혼하자니 난리야?   제30화

    가장 먼저 반응한 건 기유영이었다. 술을 따르던 손끝이 멈칫하더니 얼굴에는 불쾌함과 분노가 서렸다. 아까 온진아를 보긴 했지만, 평소보다 예쁘긴 해도 감히 자신에게 견줄 급은 아니었다.하지만 자신의 주의를 끌어야 할 남자들이 온진아에게 관심을 보인다는 사실을 참을 수 없었다. 한유건에 이어 우원빈까지, 다들 자신만 바라봐야 마땅한 사람들인데 말이다.한유건은 여전히 덤덤한 표정을 지을 뿐 속내를 전혀 내비치지 않았다.반면 기태우는 흥미롭다는 듯 우원빈을 쳐다보며 묘한 미소를 지었다.우원빈은 그 시선들이 부담스러웠고 차선재의 질문이 지나치다고 느꼈는지 욕설을 내뱉었다.“X발! 미쳤냐? 말 같지도 않은 소릴 하고 있어.”차선재는 두 손을 들어 올렸다. 자신은 이 상황에서 그에게 아무런 악의도 없으며 그저 온진아만을 대상으로 할 뿐이라고 시위하듯이 말이다. 그녀는 차선재에게 마음껏 놀려도 되는 존재이니 뭘 시도해도 괜찮다고 여겼다. 어차피 재미 삼아 하는 일이고 어떤 결과가 따르든 책임질 필요는 없었으니까.우원빈은 그를 거들떠보지도 않은 채 기태우 곁으로 다가가 술잔을 들었다.“저놈 말은 신경 쓰지 마. 원래 주둥이가 가벼운 놈이잖아.”기태우는 대수롭지 않다는 듯 옅은 미소를 지었다. 잘 손질한 과일을 기유영에게 먼저 건네고 나서야 그가 입을 열었다.“그 여자가 나한테 무슨 타격을 주겠어.”“그렇지...”우원빈은 씁쓸하게 술을 들이켰다.“내가 예전에 잃어버린 여동생 이야기한 적 있지?”“응, 그건 왜?”어디 알고만 있을까? 기태우는 그동안 우원빈을 위해 잃어버린 여동생의 행방을 대신 조사해주고 있었다.우원빈은 답답한 듯 말을 이어갔다.“나도 잘 모르겠어. 그냥 방금 온진아를 보는데 순간 그 애 생각이 나서.”기태우는 아무 말 없이 조용히 잔을 부딪쳐 왔다. 한참이 지나서야 그가 입을 열었다.“너 요즘 스트레스가 심해서 그럴 거야. 걔일 리가 없잖아.”결혼하기 전, 기태우는 사람을 시켜 철저히 조사했었다. 온진아를 선택한 건 평범한

  • 파견 보낼 땐 언제고 이혼하자니 난리야?   제29화

    “진아야, 그래서 올해는 태우한테 무슨 선물 준비했어?”차선재가 판을 깔며 비아냥댔다.“마침 다들 모였으니까 여기서 꺼내 봐. 괜히 태우한테 따로 줘서 우리가 나중에 전해 듣게 하지 말고. 너무 번거롭잖아.”말이 끝나기 무섭게 기유영의 입가에 비웃음이 서렸다.온진아는 정색하며 반박했다.“분명히 말하는데 나 오늘 여기 기태우 보러 온 거 아니야. 너희들이 있는 줄 알았으면 애초에 발도 안 들였어.”“그걸 믿으라고?”차선재가 콧방귀를 뀌었다.“선재야.”그때 기태우가 제지하고 나섰다. 인내심이 바닥난 듯 더는 이 소란에 끼어들고 싶지 않다는 기색이 역력했다.“가자. 시작할 시간 됐어.”그는 말을 마치자마자 기유영을 껴안고 걸음을 옮겼다. 우원빈을 제외한 나머지 일행도 그 뒤를 따랐다.그들 일행이라면 치가 떨리는 온진아였다. 게다가 우원빈은 과거에 자신을 괴롭혔던 주동자 중 한 명이었기에 그녀는 퉁명스럽게 쏘아붙였다.“뭘 봐?”우원빈은 대답 대신 그녀의 눈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영락없는 호박색 눈빛, 하지만 이내 고개를 저었다. 이렇게 우연한 일이 어디 있겠나 싶어서였다.세상에 호박색 눈동자가 한둘인가? 길 가다 그런 눈을 가진 사람을 만날 때마다 자기 동생이라고 착각할 수는 없을 터였다. 게다가 전에 기태우에게 들었을 때 온진아는 부모님도 계시고 어릴 때부터 부성에서 나고 자랐다고 했었다.우원빈은 자신이 너무 예민하게 굴고 있다고 생각했다.이럴 바엔 차라리 기유영에게나 더 잘하는 게 낫지. 그녀는 어릴 때부터 자신의 눈앞에서 자란 아이였으니까. 얌전하고 사랑스러운 기유영은 꼬맹이 때부터 그들을 오빠라고 부르며 졸졸 따라다녔다. 사실 따지고 보면 친동생과 다를 바 없었다.우원빈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온진아를 한 번 더 훑어보고는 대답 없이 자리를 떴다.온진아는 그의 뒷모습을 보며 혀를 찼다. 역시 기태우와 어울리는 놈들답게 하나같이 제대로 된 인간이 없었다.유일하게 한유건만이 자신을 괴롭힌 적은 없는 듯했지만, 그 역시 매일 기

  • 파견 보낼 땐 언제고 이혼하자니 난리야?   제28화

    “네가 여긴 웬일이야?”차선재가 가장 먼저 다가와 온진아의 앞길을 떡하니 가로막았다.온진아는 대꾸할 가치도 없다는 듯 그를 돌아가려 했다. 바로 그때, 주머니 속 휴대폰에서 날카로운 알림음이 울려 퍼졌다.[오늘은 남편 생일입니다. 생일 축하한다고 전해주세요.]온진아는 황급히 휴대폰을 꺼내 알람을 껐다. 예전에 워낙 바쁘게 살다 보니 기태우의 생일을 놓칠까 봐 설정해 두었던 반복 알람이었다. 올해 돌아온 뒤로는 온통 정신없는 나날들이라 아예 존재조차 잊고 있었는데 하필 이런 최악의 타이밍에 울릴 줄이야.하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다. 근처에 있던 차선재 일행은 그 메시지 내용을 똑똑히 듣고 말았다.차선재는 낄낄거리며 온진아를 내려다보았다. 마치 그녀가 이 자리에 나타난 이유를 진작부터 알고 있었다는 듯 날 선 조롱을 내뱉었다.“아하, 태우 생일이라 일부러 찾아온 거야? 근데 어쩌나, 한걸음 늦었네. 방금 봤잖아, 태우 곁에는 이미 축하해 줄 사람이 따로 있다는 거. 유영이는 너보다 예쁘고 우아하고 피아노까지 잘 치는데. 넌 도대체 가진 게 뭐야?”차선재의 입꼬리가 비릿하게 휘어졌다.“매년 네가 직접 만든 그 조잡한 선물들? 아니면 닭살 돋아서 읽기조차 힘든 그 연애편지들 말이야? 솔직히 말해줄까? 태우 그거 받을 때마다 질색했어. 매번 우리한테 다 처리하라고 던져줬다고.”순간 온진아의 눈동자가 크게 흔들렸다.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듯 차선재를 빤히 쳐다보았다.기태우를 사랑했던 지난날, 그의 생일 선물만큼은 온진아에게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연례행사였다. 정성이 담기지 않은 기성품보다는 마음을 담는 게 낫겠다 싶어 해마다 손수 무언가를 만들었다.기태우가 자신의 마음을 다 받아주지 않을 거란 건 알고 있었지만, 선물들이 쓰레기처럼 버려져 남들의 웃음거리가 되었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자신의 순수한 마음이 담긴 글귀들이 수많은 사람의 비웃음 속에 읽혔을 거라 생각하니 온진아는 분노로 온몸의 피가 역류하는 기분이었다.“너희는 예의라는 걸 몰라?

  • 파견 보낼 땐 언제고 이혼하자니 난리야?   제27화

    유다미가 온진아의 표정을 살피며 물었다.“어때? 괜찮지?”“응, 생각보다 좋네.”“그럼 앞으로 자주 오자. 넌 그동안 스스로를 너무 옥죄며 살았어. 온통 남을 위해서만 살았잖아.”온진아는 곰곰이 생각에 잠겼다. 친구의 말이 틀린 게 하나도 없었다.두런두런 대화를 나누던 중, 유다미의 휴대폰이 울렸다. 이쪽 업계 사람들이 늘 그렇듯 의뢰인의 급한 연락일 터였다. 그녀는 온진아가 충분히 편안해진 것을 확인한 뒤, 잠깐 전화를 받고 오겠다며 자리를 떴다.혼자 남은 온진아는 조금 더 무대와 가깝고 주위에 영향을 주지 않는 아늑한 자리로 옮겨 앉았다.어느새 무대 위 연주자가 바뀌어 있었다. 거리가 좀 멀어 얼굴이 정확히 보이진 않았지만 늘씬한 몸매에 기품이 느껴지는 상당한 미인이었다.그녀가 등장하자마자 객석 곳곳에서 감탄사와 함께 셔터 소리가 터져 나왔다. 압도적인 미모와 우아한 분위기에 모두가 넋을 잃은 듯했다.수많은 이들의 시선을 받으며 그 여자는 천천히 피아노 연주를 시작했다. 새하얀 드레스를 입은 미녀의 고혹적인 선율이 현장을 순식간에 뜨겁게 달궜다.그런데 그때, 여인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 지금 연주한 곡은 특별한 사람을 위해 연주한 것이라며, 그의 생일을 축하한다는 멘트를 덧붙였다.현장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었다. 도대체 그 행운의 주인공이 누구인지, 얼마나 대단한 사람이길래 저런 미인의 사랑을 독차지하는지 궁금해하는 소리로 가득 찼다.하지만 온진아의 심장은 차갑게 내려앉았다. 목소리의 주인공이 기유영이라는 걸 알아차렸으니까. 그렇다면 그 주인공은 당연히 기태우일 터였다.예상대로 다음 순간 무대 위로 검은색 정장을 말끔하게 차려입은 기태우가 올라갔다. 훤칠한 키에 날카로운 이목구비, 차갑게 가라앉은 그의 분위기는 무대 위 하얀 드레스의 기유영과 묘한 대비를 이루며 마치 드라마 속 주인공처럼 완벽한 선남선녀의 모습을 연출했다.기태우가 나타나자 객석은 야유나 의문 따위 온데간데없고 환호와 함성이 터져 나왔다. 두 사람이 너무 잘 어울린

  • 파견 보낼 땐 언제고 이혼하자니 난리야?   제26화

    온진아는 고개를 끄덕였다.“응, 줬어.”“그래서 그 자식은 뭐래?”온진아는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다른 일로 정신이 없어서 합의서만 내려놓고 바로 나왔어. 근데 걔 성격상 분명 먼저 변호사한테 보여주고 득실을 따져볼걸?”이 업계에서 오래 일한 유다미는 그런 부류를 누구보다 잘 알았다. 합의서를 변호사에게 맡기는 건 그들에겐 너무도 당연한 수순이었다.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게 그들의 유일한 목적이니까.“맘대로 하라지. 그런 놈들을 상대할 방법은 나한테도 많으니까. 내가 없는 동안 무슨 문제라도 생기면 바로 연락해.”“알았어.”온진아가 잠시 생각하다 말했다.“아마 오래 걸리진 않을 거야. 걔도 나랑 이혼하고 싶어 할 테니까. 그래야 기유영이랑 떳떳하게 지낼 수 있잖아.”유다미가 분통을 터뜨렸다.“야, 그런 인간쓰레기한테는 시간 낭비하지 마. 가장 좋은 방법은 엮이지 않는 거야.”“알아.”이혼 이야기가 나오자 두 사람 모두 기분이 다운됐다. 이에 유다미가 곧장 제안을 건넸다.“내일 기분 전환할 겸 나랑 좋은 데 가자.”“어디?”“가보면 알아.”다음 날 아침, 온진아가 눈을 뜨기 무섭게 유다미의 ‘대작전’이 시작되었다. 화장부터 의상까지 몇 시간을 공들인 끝에 거울 앞에 선 온진아는 자신의 모습을 보고 멍하니 넋을 놓았다.거울 속에는 분명 본인의 얼굴이건만 풍기는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본래 피부가 하얀 편이었던 그녀에게 유다미가 골라준 하늘색 드레스는 신의 한 수였다. 화사한 색감과 하얀 피부가 어우러져 마치 눈처럼 맑고 고운 느낌을 자아냈다. 거기에 정성스럽게 다듬은 머리와 꼼꼼한 메이크업까지 더해지니 뚱뚱하다는 단점은 온데간데없었다. 오히려 복스럽고 매끄러운 느낌의 고전적인 동양미인 자태가 오롯이 살아났다.“우리 진아 진짜 예쁘네.”유다미가 감탄을 금치 못했다.한편 온진아는 말없이 거울만 바라봤다.“왜? 마음에 안 들어?”유다미가 또다시 질문을 건넸다.“아니, 좋아.”온진아는 거울 속의 자신을 보며 멍하니 중얼

  • 파견 보낼 땐 언제고 이혼하자니 난리야?   제25화

    구미란이 물었다.“그럼 태우는 그런 대단한 사람을 어떻게 안 거야?”기태우는 당연히 모른다. 알았다고 해도 온진아에게 소개해주었을 리가 없고. 순간 온진아는 어머니께 모든 진실을 털어놓을까 고민했지만, 어머니의 애틋한 눈빛과 야윈 뺨을 보니 차마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잘 모르겠어요. 아마 일하다 알게 됐겠죠.”온진아는 어머니께 물을 권해드렸다.“엄마는 지금 몸 회복하는 게 최우선이에요.”구미란이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투병 생활을 시작한 뒤로는 딸의 말이라면 끔뻑 죽는 그녀였다.잠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던 구미란은 이제 그만 집에 돌아가서 쉬라며 온진아를 다독였다. 모처럼 맞은 주말이니 잠도 좀 자고 푹 쉬어야 한다면서 말이다. 앞으로는 별일 없으면 병원에 너무 자주 오지 말라고, 혼자서도 잘 지낼 수 있으니 걱정 말라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병원에서 나와 집으로 돌아오니 또또 외에는 아무도 없을 줄 알았던 집에 유다미가 와 있었다.“뭐야? 이번 주는 일이 바빠서 못 온다며!”온진아는 놀란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원래는 그랬지.”유다미도 막 도착했는지 짐을 정리하고 있었다.“근데 다음 달부터 한 달 내내 출장이 잡혔거든. 중간에 도통 시간이 안 날 것 같더라고. 너 혼자 놔두려니 영 마음이 안 놓여서 짬 내서 얼굴이라도 보러 왔어.”“무슨 걱정을 해. 나 스물네 살이야, 어린애도 아니고.”온진아가 웃으며 대꾸했다.“나이 먹는 거랑 속 깊은 건 별개지. 스물넷이 뭐, 아직 한참 어린 나이구먼. 나한테는 여전히 애기야, 애기.”유다미는 그렇게 말하며 캐리어에서 상자 하나를 꺼내 온진아에게 건넸다.“뭐야 이건?”그녀는 정교하게 포장된 상자를 조심스럽게 받아 들었다.“열어봐. 너 주려고 산 선물이야.”“선물?”온진아는 놀란 듯 되물었다.“응, 마음에 들었으면 좋겠는데.”상자를 열자 명품 브랜드의 가방이 모습을 드러냈다. 광고에서 본 적이 있는 제품, 화려하지 않으면서도 고급스럽고 특유의 분위기가 느껴지는 디자인이었다. 하

فصول أخرى
استكشاف وقراءة روايات جيدة مجانية
الوصول المجاني إلى عدد كبير من الروايات الجيدة على تطبيق GoodNovel. تنزيل الكتب التي تحبها وقراءتها كلما وأينما أردت
اقرأ الكتب مجانا في التطبيق
امسح الكود للقراءة على التطبيق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