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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화

Penulis: 풍월
서은주도 그의 말에 순간 얼어붙었다.

“탈의요?”

“옷을 입은 채로 상태를 확인할 수 있나?”

육강민의 반문은 너무도 논리적이라 반박의 여지가 없었다.

서은주가 고개를 끄덕이는 동안, 육강민은 이미 이불을 걷어차고 일어섰다.

육강민은 홈웨어 차림이었다.

그는 아래에서 위로 단추를 하나둘 풀기 시작했다.

육지성은 거의 반사적으로 커튼을 확 닫아버렸다.

“편히 하시지요. 그럼, 전 이만.”

이 말만 남기고 육지성은 도망치듯 방을 빠져나갔다.

서은주는 미간을 찌푸렸다.

편히… 뭐?

커튼이 닫히자마자, 방 안의 공기가 묘하게 달라졌다.

육강민은 이미 상의를 벗은 상태였다.

남자의 벗은 상반신 정도는 이미 많이 봐온 서은주였다.

하지만 그는 달랐다.

슬림하지만 단단한 근육, 매끈한 허리와 선명한 복근, 그리고 크고 작은 오래된 상처 자국들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육강민이 가까이 다가오며 낮게 물었다.

“뭘 더 확인할 생각인가?”

“어디가 아프세요?”

“허리랑 등.”

그가 등을 돌리자, 오래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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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혼 후 시작된 그의 집착   제509화

    “미안해, 나 아직 작업실에서 야근 중이야.”강희진은 디자인 도면을 붙들고 있었다. 거의 회사에서 자다시피 하는 요즘이었다.“저녁은요? 밥은 먹어야 할 거 아니에요.”“안 돼. 저녁엔 접대 자리가 있어.”“영업하는 것도 아닌데 무슨 접대가 그렇게 많아요?” 서은주는 어리둥절했다.“대표 모시고 투자 유치하러 다녀야 하거든. 주얼리 디자인하고, 공장에 제작 맡기고, 홍보까지 하려면 다 돈이야.”많은 투자자들은 다자인 자체를 보는 게 아니라, 디자이너를 보고 투자한다.이를테면 브랜드들이 연예인 콜라보를 하는 것도 이와 비슷하다. 디자인이 특별해서라기보다, 스타 이름이 붙어 있다는 이유만으로 팬들은 기꺼이 지갑을 열기 때문이다.투자자들이 눈여겨보는 건 하늬라는 디자이너였다. 그래서 투자 유치 자리에 하늬는 빠지지 않았고. 강희진은 어시스트로 자연히 동행할 수밖에 없었다. 이번 주말에 만나는 고객은 특히 공을 들이는 상대였다.이번 투자를 성사시키면, 앞으로 1~2년은 자금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였다.강희진은 솔직히 이번만큼은 빠지고 싶었다.그런데 대표가 이름을 콕 집어, 반드시 참석하라고 지시했다.그 덕에 그녀를 바라보는 동료들의 눈빛이 어딘가 묘했다.심지어 강희진이 대표 애인이라는 말까지 돌았다.룸에 들어선 강희진은 대표가 굳이 자신을 불러낸 이유를 알게 되었다. 오늘 미팅 상대는 방주헌이었기 때문이다.흰 셔츠에 검은 바지. 군더더기 없이 말끔한 차림이었다. 방주헌은 정말 사람 홀리는 얼굴을 하고 있었다. 예전보다 조금 짧아진 머리, 또렷하고 정교한 이목구비, 눈매에는 묘한 여유와 기품이 서려 있어 그저 가만히 앉아 있기만 해도, 세상 여심을 어지럽히는 한량 도련님 같았다.마흔쯤 되어 보이는 남자와 담담히 이야기를 나누다 가끔 고개를 끄덕이며 맞장구를 치는 모습과 여유 또한 흠잡을 데 없었다.평소의 건들건들한 모습과는 딴판이었다.방주헌은 강희진을 보고도 놀란 기색이 없었다.M 디자인 스튜디오가 그의 회

  • 파혼 후 시작된 그의 집착   제508화

    육강민에게서 그 이야기를 전해 들은 서은주는 한동안 말이 없었다. “당신 생각엔… 장명순이 동그리를 도와줄까요?”육강민은 고개를 끄덕였다.“도울 거야.”“왜 그렇게 확신해요?”“직접 겪어 보니, 동호철과 허유를 죽도록 미워하긴 해도... 본성은 선한 사람이었어.”그렇지 않았다면 동호철과 함께 고생하며 그 긴 세월을 버텨오지도 못했을 것이다.조금만 더 영악했고, 조금만 더 독했더라면 저렇게 처참하게 버림받지는 않았을 터였다.결국 육강민의 말대로였다.장명순은 신장 기증에 동의했고 대신 조건을 내걸었다.동호철이 보유하고 있는 회사의 지분과 대부분의 재산을 넘기는 것이다.이유는 단순했다.그 모든 것은 본래 그녀가 동호철과 함께 피땀 흘려 일군 것이었으니까. 이혼 당시 동씨 가문에서 강하게 밀어붙이는 바람에 그녀는 거의 아무것도 챙기지 못했지만 이제는 원금에 이자까지 더해 되찾겠다는 것이었다.아들을 살리기 위해, 동호철은 결국 타협했다.오히려 속이 뒤틀린 건 허유였다.동호철은 잘생기지도 않았고, 나이도 허유보다 훨씬 많았다. 돈이 아니었다면 아버지뻘 되는 남자와 결혼했을 리 없었다. 이제는 명성도 잃고, 재산도 대부분 넘어가게 생겼다. 억울하고 분했지만, 달리 방법이 없었다.보다 안전한 수술을 위해 동씨 가문은 해외에서 수술을 받기로 했고 몸을 미리 조율해야 해서 출국도 앞당겨야 했다.떠나기 전, 육민찬이 동그리를 보러 갔다.두 아이는 손을 꼭 잡은 채,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러다 헤어질 시간이 되어서야, 동그리가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형이 나 한 번만 안아 줄래?”잠시 멈칫하던 육민찬은 두 팔을 벌려 야윈 아이를 꼭 끌어안고 어른 흉내를 내며 등을 토닥여주었다. 동그리가 조용히 말했다.“고마워, 형.”허유는 육민찬을 볼 낯이 없어 줄곧 멀찍이 숨어 지켜보기만 했다.한때 육강민과 서은주를 따로 찾아가, 아이에게 미안하다며 보상하고 싶다고 말한 적도 있었다.그때 육강민이 단호하게 잘라 말했다.“정말 아이

  • 파혼 후 시작된 그의 집착   제507화

    “형을 다시 볼 수 있을까요?”오랫동안 병치레를 해 온 탓에 동그리는 또래보다 훨씬 일찍 철이 들었다.어른들은 아이가 모른다고 생각했지만, 사실 그는 다 알고 있었다.그에 비하면 육민찬은 아직 세상 물정 모르는 아이에 불과했다.육강민은 동그리를 안아 다시 침대로 돌아왔다. 곧 간병인이 도착했고, 간호사가 들어와 수액을 걸어주었다. 육민찬은 의자에 앉아 동그리 곁에 바짝 붙어 동화책을 펼쳤다.육강민은 핑계를 대고 병실을 나왔다.동그리는 너무나도 어른스러웠고 병에 시달리면서도 한마디 원망 없이 버티는 모습이, 오히려 마음을 더 아프게 했다.복도에서는 간호사들이 동씨 가문 이야기를 주고받고 있었는데 허유가 의사들 휴게실에서 울며불며 난리를 치고 있다는 것이었다. 육강민은 그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허유는 한 여자의 옷자락을 붙잡고 매달려 있었다.“제발… 제발 동그리 좀 살려주세요.”동씨 가문 친척들 중에서 검사를 받아보겠다고 나선 사람들은 대부분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그런데 장명순이 혹시나 하는 마음에 검사를 받았고, 뜻밖에도 적합하다는 것이다.장명순은 약물 복용으로 몸이 다소 부어 있긴 했지만, 과거 임신을 준비하며 몸을 철저히 관리했기에 기본적인 건강 상태는 매우 좋았다.동그리와는 혈연관계가 아니었는데도 적합 판정을 받다니, 그야말로 운명의 장난이었다. 허유는 얼굴이 눈물로 범벅이 된 채 장명순에게 매달렸지만, 장명순은 냉소했다.“이 장면, 어디서 본 것 같지 않아? 네가 내 남편 꼬셔서 이혼하라고 밀어붙일 때, 나도 이렇게 네 앞에 매달렸었지. 우리 가정 깨지 말아 달라고. 인과응보라더니, 결국 네가 나한테 빌게 되는 날이 오는구나.”“아이는 죄 없잖아요. 제발… 살려만 주신다면 뭐든 할게요.”허유는 말을 마치자마자 ‘쿵’ 소리가 나게 무릎을 꿇었다.두 손을 바닥에 짚고, 연신 머리를 박았다.급기야 이마가 터져 피가 배어 나왔다.장명순의 발치에 엎드린 허유는 머리도 헝클어져 있어 너무나 초라해 보였다.“도대체 우리가

  • 파혼 후 시작된 그의 집착   제506화

    육강민의 목울대가 미세하게 움직였다. 그는 육민찬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부드럽게 말했다.“아니야. 동그리는 괜찮을 거야.”“정말요?” 아이의 얼굴이 환하게 밝아졌다.“아빠가 거짓말한 적 있어?”“그럼 동그리 보러 병원에 가도 돼요?”육강민은 고개를 끄덕였다.아이를 재운 뒤, 육강민은 방으로 돌아왔다. 서은주는 침대 머리에 기대 앉아 박사 과정 준비 관련 서적을 보고 있다가 책을 덮었다.“민찬이 자요?” “응, 동그리 보러 병원에 가고 싶다네.”어른들 사이의 복잡한 사정이야 아이가 알 리 없었고 육민찬에게 동그리는 그저 친구일 뿐이다. 육강민과 서은주가 매정해서, 동그리가 신부전으로 위태로워지는 걸 그저 지켜보려는 건 아니었다. 문제는 동씨 가문의 선택지가 아예 없는 게 아니라는 데 있었다.신장이식은 골수이식과 달랐다. 직계 가족이라면 적합할 확률이 꽤 높은 편이고, 특히 부모라면 더더욱 가능성이 컸다.“병원 쪽에 알아봤어.” 육강민이 조용히 덧붙였다.“동호철은 오랜 접대와 음주, 흡연 때문에 신장 상태가 좋지 않고, 허유는 젊었을 때 워낙 몸을 막 써서 건강 상태가 따라주지 않는다고 해. 동씨 가문 친척들은 검사조차 안 받겠다고 버티고 있어서 결국 민찬이한테까지 온 거야.”부모가 모두 부적합했기에 한때 버려졌던 아이가, 이제는 유일한 구명줄이 되었다.참으로 아이러니했다.더구나 허유는 상간녀로 들어온 며느리였고, 동씨 가문 친척들 다수는 과거 장명순에게 신세를 진 사람들이었기에 허유를 달가워할 리 없었다. 그러니 선뜻 신장을 내줄 마음도 생기지 않았던 것이다.*라이브 방송 사건이 지나고 며칠이 흐르자, 사람들의 관심도 서서히 식어갔다.육민찬은 다시 어린이집으로 돌아갔다. 친부의 특수한 직업 때문에 관련 부서에서 언론에 경고를 했고, 육강민 또한 아이의 사생활을 건드리지 말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아이의 일상은 겉으로는 평온을 되찾았다.다만 유치원 교사의 말에 따르면, 예전처럼 활달하게 뛰어다니지는 않고 가끔 혼자

  • 파혼 후 시작된 그의 집착   제505화

    허유의 몸에는 성한 곳이 거의 없었다.싸움을 말려?그녀를 붙잡아 두고 그 미친 여자가 두들겨 패도록 한 거였다.허유는 머리가 산발이 된 채 옷은 갈기갈기 찢어졌고, 눈동자는 초점을 잃었다.경찰에 끌려 나갈 때도 온몸을 덜덜 떨었다. 입으로는 무언가를 중얼거렸는데, 거의 제정신이 아닌 사람처럼 보였다.장명순은 역시 고의 상해 혐의로 연행되었지만 순순히 인정하는 눈치였다.그녀는 육강민과 이미 합의를 본 상태였다. 속이라도 시원하게 풀 수 있다면, 며칠 유치장 신세를 져도 감수하겠다고 했다.반드시 전 국민이 지켜보는 자리에서 제 손으로 그 여우 같은 년을 찢어버리고 싶었다.경찰서에 가서도 그녀는 모든 것이 자신의 단독 행동이며, 육강민과는 무관하다고 진술했다.허유는 원래 여론을 이용해 육가를 압박할 생각이었다.하지만 육강민을 자극한 대가는 혹독했고, 역풍은 걷잡을 수 없이 불어 결국 자신의 과거까지 모조리 파헤쳐졌다.이내 그녀가 동호철을 만나기 전, 군인 남자 친구와 교제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남자 친구는 장기간 군부대에 있어 늘 떨어져 지냈고, 그 사이 허유는 돈 많은 재벌 2세와 엮였다. 줄곧 남자 친구에게 전역을 강요한 것은 헤어질 명분을 만들려 했던 것이었다.이후 남자 친구가 순직하자, 아이에게 발목 잡힐까 두려워 육민찬을 육강민에게 떠넘겼다는 이야기까지 흘러나왔다.그녀의 과거 행적이 하나씩 까발려졌다.그러다 허유가 이 남자 저 남자 옮겨 다니던 여자라는 평가가 줄을 이었다.누리꾼들은 오히려 육민찬의 친부를 안타까워했다. 성실한 사람이었는데, 사람을 잘못 만났다는 반응이 쏟아졌다.그 사이 동씨 가문에서 선임한 변호사도 허유를 찾아왔다. 양육권 소송은, 설령 그녀가 육민찬의 친모라 하더라도 과거에 아이를 포기한 전력과, 아이를 되찾으려는 동기가 불순하다는 점 때문에 승소 가능성이 극히 낮다며 고소를 취하하라는 조언이었다.허유는 미칠 지경이었다.자신이 열 달 품어 낳은 아인인데 어째서 되찾을 수 없단 말인가!육민찬 친부

  • 파혼 후 시작된 그의 집착   제504화

    확인서에는 분명하게 적혀 있었다.본인 허유는 자발적으로 아들에 대한 양육권, 친권 및 면접교섭권을 모두 포기하며, 이는 쌍방의 자발적 협의에 따라 합의된 것임을 확인한다.조항은 빼곡했지만, 사람들은 일일이 읽을 겨를이 없었다.다만 하단의 서명란만은 또렷이 보였다.육강민과 허유의 자필 서명이 선명했다.허유와 육강민이 과거에 아이의 양육권과 관련해 이런 합의서를 작성했다는 사실에 모두가 놀랐다.허유는 그저 멍한 얼굴로 육강민을 바라봤다.“이게 뭐야? 내가 언제 이런 걸 사인했어!”육강민은 담담히 말했다.“내가 몇 가지 서류를 가져가 서명하라고 했고, 그 안에 이 문서도 있었는데 당시 아이를 빨리 떼어내고 싶었던 그쪽이 자세히 안 봤을 뿐이지.”당시 허유는 그저 육민찬이라는 짐을 하루빨리 내려놓고 싶었기에 육강민이 여러 서류를 내밀었을 때, 제대로 읽어보지도 않고 서명했다.“함정에 빠뜨린 거야?”“끝까지 보지.”합의서 화면이 지나가자, 또 다른 영상이 재생됐다.화면 속에는 육강민과 허유가 마주 앉아 있었다.그리고 곧, 귀를 때리는 한 문장이 또렷하게 흘러나왔다.“민찬이는 신장 하나 없어도 살 수 있어요. 하지만 동그리는 이 신장이 없으면 죽어요!”그 한 문장으로 허유는 완전히 결정타를 맞았다.허유는 입술을 달싹였지만, 더는 변명할 말이 없었다.사방에서 쏟아지는 비웃음과 욕설이 파도처럼 밀려들었다.여론은 완전히 돌아섰다.사람들은 노골적으로 그녀를 향해 손가락질했다.“자기가 버린 아이를, 육씨 가문에서 그렇게 잘 키워놨는데 감사는커녕 제 자식을 위한 제물로 삼겠다는 거야?”“뻔뻔하기 짝이 없네!”“어떻게 방송에 나와 저렇게 큰소리를 쳐?”“저건 엄마 자격도 없지.”끝없이 밀려오는 비난 속에서 허유는 온몸을 떨었다.허유는 육강민을 바라봤다.그의 입가에는 여전히 옅은 미소가 걸려 있었다.그 미소는 마치 부서진 얼음 조각 같아 뼛속까지 스며들어 허유를 오싹하게 만들었다.허유는 주먹을 꽉 움켜쥐었다. 손톱이 손바닥을 파고

  • 파혼 후 시작된 그의 집착   제51화

    서은주는 형용하기 어려운 감정에 뒤섞였다.익숙하고도 따뜻한 품이 닿는 순간, 온몸의 긴장이 스르르 풀렸다.“당신 대체 누구야? 왜 남의 일에 끼어들어!”바닥에 주저앉은 서미진은 눈이 뒤집힌 채 육강민을 노려봤다.“우리 아빠가 누군지 알아?”“누굽니까?”육강민이 담담하게 되물었다.육강민의 얼굴을 똑바로 본 순간, 서미진은 그대로 얼어붙었다.호텔에서 봤던 그 남자?육강민의 외모는 너무나도 압도적이라 그를 보고 마음이 흔들리지 않는 여자는 드물었다. 그날 호텔 쪽에 물어봤지만 아무도 입을 열지 않았다.그런데 지금 그

  • 파혼 후 시작된 그의 집착   제54화

    서은주는 순간 멍해졌지만, 거절하지 않았다.드라이기 소리가 귓가에서 울리고, 육강민의 손길이 그녀의 머릿결 사이를 천천히 스쳐 지나갔다.능숙한 건 아니었지만 부드러운 움직임이 서은주의 마음을 간질였다.“민찬이가 당분간 여기서 지낼 거야. 네가 조금 고생해줘야 할 것 같아.”“저 민찬이 좋아요.”머리가 거의 다 마르자, 육강민은 드라이기를 끄고, 그녀의 귓가에 바싹 고개를 기울였다.“민찬이만 좋아?”“그럼, 나는 어때?”그의 목소리가 묵직하게 귀에 날아와 꽂혔다.서은주는 숨이 턱 막혔다.심장이 미친 듯 뛰어대고, 얼

  • 파혼 후 시작된 그의 집착   제33화

    서은주는 마른 체구에, 특히 잘록한 허리는 바람만 불어도 꺾일 듯 가냘팠다.하지만 그 눈동자만큼은 또렷하게 빛났고, 예전과는 완전히 달라진 기운이 분위기까지 바꿔놓고 있었다.서진우는 그녀를 보자 난처한 기색을 보였지만, 애써 태연한 척했다.이순옥은 황급히 다가와 그녀의 팔을 붙잡고 ‘살뜰히’ 살피며 물었다.“은주야, 너… 괜찮니?”“괜찮아 보이세요?” 서은주가 되물었다.“네 삼촌도 어쩔 수 없어서 그랬어. 진백현에 맞설 수 있는 자가 없잖니. 그나마 고철주가 도와주겠다고 해서… 그래서 어쩔 수 없이—”“그럼, 서미진도

  • 파혼 후 시작된 그의 집착   제37화

    서은주는 육강민이 돌아오자마자 서재로 향했다.육강민은 영상 회의 중이었고, 서은주는 방해하지 않으려 조용히 냉장고를 열었다. 하지만 안은 텅 비어 있었다.하는 수 없이 장을 보러 나갔다.돌아오는 길에 다행히도 육지성을 만나 현관 비밀번호를 알게 되었다.하마터면 집도 못 들어갈 뻔했다. “비밀번호 207114입니다. 앞은 아기 도련님 생일이고 뒤는 대표님 생일입니다.”서은주는 그 숫자들을 조용히 새겼다.음식을 모두 차리니 12시가 다 되어 가고 있었다. 육지성은 자리로 돌아간 듯했고, 서재 문은 반쯤 열려 있었다.서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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