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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화

Author: 풍월
하지만 진백현은 콧방귀를 뀌며 그녀의 말을 대수롭지 않게 흘려보냈다.

“조건은 이미 말했으니 이제 너한테 달렸어.”

“꿈도 꾸지 마.”

서은주는 더 말할 가치도 없다는 듯 그대로 나가버렸다.

그도 여느 때처럼 붙잡지 않았다.

진백현은 늘 그녀가 조용하고 답답한 성격이라 생각했다.

얼굴 예쁘고 머리만 좀 좋은 것 빼곤 큰 장점은 없다 여겼다.

말도 안 되는 조건을 내건 것도, 애초에 서씨 가문을 압박하려는 계산이었다.

그런데 막상 오늘의 서은주는 묘했다.

그녀는 고아였기에 서씨 가문은 그녀에게 단순한 친척 이상의 의미였다.

서씨 가문이라는 약점을 쥐고 있는 한, 서은주는 결국 무릎을 꿇을 것이라 생각했다.

성깔은 천천히 길들이면 되는 것이니 서두를 것이 없다.

남자란 원래 정복이란 단어에 목을 매는 법이다.

**

신혼집을 나서자, 방금 전 그 여자가 아파트 단지 조명 아래 서 있었다.

짙은 화장에 가슴골이 훤히 드러난 미니 원피스는 엉덩이를 겨우 가릴 정도였다.

손끝엔 담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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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혼 후 시작된 그의 집착   제1253화

    “하 대표님, 제발 부탁드립니다. 화가 나셨다면 저한테 푸세요. 대표님 아내를 차로 들이받은 사람은 저예요. 차라리 저를 치어 죽이시고, 제 아들만은 살려 주세요. 제발요.”설도윤의 어머니는 울먹이며 다급하게 말을 이었다.“혹시 죽은 사람이 있습니까? 그렇다면 제가 목숨으로 갚겠습니다!”하이석의 눈빛이 얼음장처럼 차갑게 식었다.“목숨으로 갚겠다고?”그의 입가에 서늘한 조소가 걸렸다.“네깟 목숨으로는 갚을 수 없어.”“제발…”설도윤의 어머니는 바닥에 무릎을 꿇고 애원하면서도 곁눈질로 끊임없이 아들의 상태를 살폈다.“시키시는 건 뭐든 하겠습니다.”그녀는 잠시 망설이다가 다급히 덧붙였다.“배후에 있는 사람이 누군지 말씀드릴게요. 그러니 제 아들을 놓아주시면 안 될까요?”하이석의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경멸과 비웃음이 고스란히 담긴 미소였다.“지금 나와 거래하겠다는 건가?”“아, 아닙니다. 거래 같은 게 아니라… 교환입니다. 제 아들만 놓아주시면 시키시는 건 무엇이든 하겠습니다. 제가 아는 모든 사실도 전부 말씀드릴게요.”“그래?”하이석은 언제나 품위 있고 우아한 사람이었다.그러나 지금 그를 에워싼 기세는 사방에서 불어닥치는 거센 바람처럼 사람의 숨통을 조였다.“제 아들만 풀어 주세요. 대표님도 설마 정말로 그 아이를 죽일 수는 없잖아요. 서로 한 걸음씩 물러나는 겁니다. 저도 오늘 일을 밖에 발설하지 않겠습니다. 대표님께서 알고 싶은 사실을 모두 말씀드릴 테니, 저희 모자가 살아갈 길만 열어 주세요.”“나는 누가 나를 협박하는 걸 무엇보다 싫어해.”하이석의 목소리가 나직하게 가라앉았다.“분명 아까 기회를 줬는데도 입을 다물고 있었지. 그런데 이제 와서 살려 달라고 빌어 봤자…”설도윤의 어머니가 불안한 눈으로 그의 입술만 뚫어지게 바라보았다.하이석은 차갑게 두 마디를 내뱉었다.“이미 늦었어.”곧이어 자동차 엔진이 다시 울부짖었다.쾅!이번에는 정말로 벽을 들이받았다.그 순간 설도윤의 머리에서 피가 터져 나왔다. 그는

  • 파혼 후 시작된 그의 집착   제1252화

    날카롭고 처절한 비명이 터져 나온 뒤, 설도윤의 어머니는 바닥에 엎드린 채 고통스럽게 울부짖었다.그러나 하씨 집안 사람들은 냉정했다. 누구 하나 눈썹조차 까딱하지 않았다.허경빈만이 어쩔 수 없다는 듯 혀를 찼다.자업자득이지. 하필 건드려도 호랑이 코털을 건드리다니.저러다 정말 죽도록 당해도 할 말이 없었다.부러진 팔에서는 이미 감각마저 사라져 가고 있었다. 설도윤의 어머니는 동공을 떨며 가느다란 숨만 겨우 내쉬었다.그녀는 바닥에 엎드리다시피 무릎을 꿇고 하이석에게 끊임없이 애원했다. 얻어맞아 퉁퉁 부은 입술 탓에 말은 제대로 알아들을 수도 없었다.그래도 연신 머리를 조아리며 용서를 빌었다.이마가 퉁퉁 붓고 피범벅이 된 뒤에도 멈추지 않았다.그제야 하이석이 나직하게 웃었다.“사실 당신은 내게 고마워해야 해.”그가 피투성이가 된 여자를 내려다보며 천천히 말을 이었다.“설도윤이 내 손에 들어오지 않았다면… 조만간 죽었을 테니까.”설도윤의 어머니가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그자가 당신에게 준 약은 만병통치약 같은 게 아니야. 세상에 정말 그토록 신기한 약이 있었다면 진작 널리 쓰였겠지.”하이석의 목소리는 차갑고 단정했다.“그 약은 설도윤의 생명력을 깎아 먹고 있어. 잠시 동안은 평범한 사람과 다를 바 없이 지낼 수 있겠지만, 빠르면 한 달, 늦어도 석 달 안에 갑자기 죽게 될 거야.”설도윤의 어머니는 경악에 찬 눈으로 하이석을 뚫어지게 바라보았다.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듯 연신 고개를 저었다.하이석은 그런 그녀를 보며 옅게 웃었다.“금지 약물로 지정된 데는 다 이유가 있는 법이야. 설도윤이 비록 아무것도 못 하는 폐인일지라도 목숨만은 붙어 있었지. 그런데 어머니라는 사람이 악마와 손을 잡고 제 아들을 죽음으로 내몰았군.”“아, 아니야…”설도윤의 어머니는 필사적으로 고개를 저었다.그의 말을 믿고 싶지 않았다.하이석의 한마디는 마치 그녀의 가슴 한가운데에 총알을 쏘아 박은 것 같았다.그 충격은 그녀를 단숨에 무너뜨리고도 남을 만

  • 파혼 후 시작된 그의 집착   제125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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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혼 후 시작된 그의 집착   제1250화

    하이석은 허경빈 때문에 머리가 지끈거렸다.“송지아 곁에 있어 줘야 하는 거 아니야? 왜 온종일 나만 따라다니는 건데?”“네가 범죄라도 저지를까 봐 그러지. 순간의 화를 못 참고 잘못된 길로 들어서면 안 되잖아. 형수님 뱃속에 아기도 있다는 걸 잊지 마. 절대 어리석은 짓 하면 안 돼.”하이석은 살다 살다 허경빈에게 훈계를 듣는 날이 올 줄은 꿈에도 몰랐다.그가 하루 종일 달라붙어 있는 탓에 정작 해야 할 일에는 손도 대지 못했다.결국 별다른 방법이 없어 허경빈까지 데리고 움직이기로 했다.“걱정하지 마. 네 일에 방해는 안 할게. 설씨 모자에게 무슨 짓을 하든 반대하지 않겠는데, 사람 목숨만은 건드리면 안 돼. 지금 네가 감정을 억누르지 못할까 봐 그러는 거야.”“됐으니까 이제 그만 입 다물어.”하이석은 끊임없이 떠드는 소리에 머리가 아플 지경이었다.송지아가 대체 어떻게 이 참새처럼 시끄러운 인간을 견디는지 모를 일이었다.예상대로 설도윤은 하이석의 손에 들어와 있었다.한편 몸을 숨긴 설도윤의 어머니는 아들이 실종됐다는 소식을 듣고 속이 바짝바짝 타들어 갔다.경찰 쪽에서는 좀처럼 아무런 소식도 들려오지 않았다. 게다가 하씨 집안에서 한 명이 죽고 온유란의 뱃속에 있던 아이도 잃었다는 이야기까지 돌고 있었다.만약 아들이 하씨 집안에 붙잡혔다면?하이석이 목숨으로 죗값을 치르라며 아들을 죽이면 어떡한단 말인가.불안에 사로잡힌 설도윤의 어머니는 하채린에게 연락해 도움을 청할 수밖에 없었다.그러나 사고가 벌어진 뒤부터 하채린은 전화를 전혀 받지 않았다.“이 개 같은 년이…!”설도윤의 어머니는 흉악하게 일그러진 얼굴로 휴대전화를 움켜쥐었다.그제야 깨달았다.자신은 철저히 이용당한 것이었다.하채린은 애초부터 그녀가 죽든 말든 관심조차 없었다. 그런데 그녀의 수중에는 이 모든 일이 하채린과 관련되었다는 사실을 증명할 만한 확실한 증거도 없었다.결국 모든 죄를 혼자 뒤집어써야 한다는 뜻이었다.설도윤의 어머니는 한때 복수할 수만 있다면 어떤

  • 파혼 후 시작된 그의 집착   제1249화

    설도윤은 복역 중 치료를 위해 형 집행을 정지받은 몸이었다. 그런 그가 허가 없이 도주했으니 죄가 더 무거워질 수밖에 없었다.정말 살 생각이 없는 걸까?“어쩌다 놓친 거야? 찾기는 했어?”“아직입니다. 병원을 빠져나간 뒤 일부러 CCTV가 없는 길만 골라 다닌 모양입니다. 아직 행방을 파악하지 못했습니다.”“서둘러 찾아. 곳곳에 CCTV가 깔려 있는데, 멀쩡한 사람이 감쪽같이 사라졌을 리 없잖아!”*설도윤의 도주로 경찰의 수사 계획은 완전히 꼬여 버렸다.수사관들은 서둘러 송씨 집안을 떠났다. 그들을 배웅하고 돌아온 허경빈이 어이없다는 듯 낮게 중얼거렸다.“설도윤, 그 자식 정말 미친 거 아니야? 대체 왜 도망친 거지?”“하씨 집안의 보복이 두려웠겠지.”송지아가 따뜻한 차를 한 모금 마셨다.“하씨 집안에서 소문을 퍼뜨렸어. 어머니가 나타나지 않으면 아들부터 건드리겠다고.”“사람들은 하씨 집안이라면 정말 사람도 죽일 수 있다고 생각하잖아. 설도윤도 겁에 질려서 도망친 거겠지.”허경빈은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법치국가에서 무슨 살인이야. 다 소문이 부풀려진 거지.”“나도 알아. 하지만 모두가 그렇게 생각하는 건 아니잖아.”특히 하이석의 아버지 하정현은 얼굴만 보면 영락없는 범죄 조직의 우두머리였다.“설도윤은 이번에 잡히면 정말 끝장이겠네.”허경빈이 혀를 찼다.“제 발로 죽을 길을 찾아 나선 셈이지. 도망쳐 봤자 어디까지 가겠어? 설마 자기 어머니와 만나기라도 하려는 건가? 어차피 경찰한테 붙잡히는 건 시간문제야.”그 말을 들은 송지아가 작게 웃음을 터뜨렸다.“왜 웃어?”허경빈이 눈살을 찌푸렸다.“생각해 보니까 넌 사업할 때만 영리한 것 같아. 평소에는 왜 이렇게 순진하게 맹하니? 경찰이 설도윤을 찾지 못할 수도 있어.”송지아는 태연하게 차를 마셨다.“그게 무슨 뜻이야? 설도윤이 날개라도 달고 날아갔다는 거야?”“아니.”송지아의 입가에 옅은 웃음이 번졌다.“설도윤에게 경찰의 추적을 따돌릴 만한 능력은 없어. 그

  • 파혼 후 시작된 그의 집착   제1248화

    그 말을 들은 하씨 집안 사람이 잠시 당황한 기색을 보였다.“설도윤은 현재 치료를 이유로 형 집행이 정지된 상태입니다. 행동의 자유가 완전히 제한된 건 아니지만, 경찰이 계속 주시하고 있습니다. 손을 쓰기 쉽지 않을 겁니다.”하이석은 고개를 살짝 숙인 채 손가락을 천천히 매만졌다.“경찰이 스물네 시간 내내 곁을 지키고 있나?”옆에 서 있던 남자가 고개를 저었다.치료를 목적으로 형 집행이 정지되었다고 해서 완전한 자유가 주어지는 것은 아니었다. 다만 허용된 범위 안에서는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었다. 담당 기관이 일상적인 관리와 감독을 하기는 해도, 하루 종일 곁을 지키는 것은 아니었다.“대표님, 그래도 엄연히 복역 중인 사람입니다. 저희가 함부로 건드리기에는…”하씨 집안 사람은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경찰의 감시를 받는 사람을 납치하는 것은 위험 부담이 너무 컸다.하이석이 나직하게 웃었다.“걱정하지 마. 그쪽에서 알아서 기회를 만들어 줄 테니까. 너는 사람을 붙여 한시도 눈을 떼지 않게 해.”“그런데 그 여자는 대체 왜 이런 짓을 벌인 걸까요? 저희는 설씨 집안과 아무런 친분도 없지 않습니까.”“찾아내면 이유도 알게 되겠지.”“대체 어디에 숨은 건지 모르겠습니다. 아들로 협박하면 정말 모습을 드러낼까요?”“그 여자에게 남은 가족이라고는 아들뿐이야. 게다가 앞뒤를 생각할 머리조차 없는 멍청이지. 조금이라도 생각이 있는 사람이었다면 사고를 내고 도망칠 게 아니라 곧장 자수했을 테니까.”하이석의 입가에 서늘한 조소가 번졌다.“숨어 있기만 하면 끝날 줄 알았나?”그의 목소리가 한층 싸늘해졌다.“하지만 한 가지를 잊었지. 경찰보다 내가 먼저 찾아내는 순간, 그 여자는 처참하게 죽게 될 거라는 걸.”그녀가 자수했다면 아무리 하씨 집안의 권세가 대단해도 경찰서 안에서 손을 댈 수는 없었다.그런데도 어리석게 도망을 쳤다.구제할 길 없는 멍청이였다.하이석이 다시 지시했다.“현상 수배를 내려. 그 여자의 행방을 알아낼 만한 정보를 제공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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