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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2화

작가: 풍월
양이나는 세 사람에게 다가가 차례대로 인사를 건네며, 머리를 살짝 들고 허리를 살랑살랑 흔들면서 온몸으로 매력을 과시했다.

육강민은 양씨 가문이 어디서 이 초대장을 구했는지 알 수 없어, 살짝 눈썹을 찌푸렸다.

“직접 맞이하러 나와주시다니, 부끄럽네요.”

양이나는 얼굴에 억지스러운 수줍음을 띠었다.

그러자 육남혁이 갑자기 웃음을 터뜨리며, 코 위 안경을 밀어 올렸다.

“자뻑이 심하군.”

‘전 세계 남자들을 홀릴 수 있다는 저 근거 없는 자신감은 뭐지?’

육남혁은 어이가 없을 뿐이었다.

양이나의 미소가 순간 굳어버렸다.

그때, 두 대의 차가 천천히 다가왔다.

“미안하지만 너무 걸리적거리네.”

육강민이 눈살을 찌푸렸다.

몸을 돌린 양이나는 차에서 내린 사람들을 알아봤다.

회성의 강씨 가문이었다.

모든 여배우가 강씨 가문의 맞춤 보석을 소장하고 싶어 했다.

그것은 곧 신분과 지위를 나타내는 상징이었기 때문이다.

양이나도 한때 맞춤 주문을 해보려 했지만, 얼굴조차 보지 못한 채 거절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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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혼 후 시작된 그의 집착   제863화

    그 말을 듣는 순간 온유란의 몸이 굳어졌다. 하지만 하이석은 조금도 동요하지 않았다.그는 그녀의 허리를 끌어안은 채, 가볍게 뺨에 입을 맞췄다.“이미 경찰에는 신고해 뒀습니다. 그런데도 온씨 그룹 직원들이 회사 앞에서 안 떠나고 있습니다. 현수막까지 들고 시위 중이에요. 경찰이 강제로 해산시키면 분명 몸싸움이 날 겁니다.”전화기 너머의 목소리가 조심스럽게 말을 이었다.“온씨 그룹이 이렇게 된 게 다 대표님 때문이라고 주장하면서 따지러 왔습니다. 대표님께서 권세만 믿고 사람을 짓밟는다고 말하고 있어요...”온유란과 하이석의 관계가 공개된 뒤, 굳이 하이석이 직접 움직이지 않더라도 예전에 온씨 그룹과 거래하던 회사들은 알아서 선을 긋기 시작했다.하씨 가문에 잘 보이기 위해 온씨 집안을 밟는 곳도 적지 않았다.온씨 그룹이 여기까지 몰락한 데 하씨 가문 영향이 전혀 없다고 하긴 어려웠다.“알겠어. 바로 들어가지.”전화를 끊은 하이석이 고개를 돌리자 온유란의 얼굴에는 걱정이 가득했다.“어떻게 저럴 수가 있죠…”온유란은 이를 악물었다.“자기 회사 망한 걸 왜 당신 탓으로 돌려요? 직원들까지 선동해서 찾아오다니, 정말 뻔뻔해도 정도가 있지.”하이석은 웃으며 그녀를 바라봤다.“걱정돼요?”그러고는 느긋하게 말을 이었다.“같이 들어갈래요?”이번 일은 결국 자신과도 무관하지 않으니 온유란 역시 모른 척할 수 없었다.차에 올라탄 뒤에도 그녀는 쉽게 긴장을 풀지 못했다.온창섭이 얼마나 비열한 인간인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혹시 무슨 짓이라도 벌이면 어쩌나 생각하고 있던 순간, 하이석이 그녀의 손을 감싸 쥐었다.낮게 웃는 목소리가 귓가에 스쳤다.“긴장 풀어요.”“온창섭은 직원들 앞세워 난리 치면 내가 물러설 거라고 생각하는 모양인데.”그는 천천히 입꼬리를 올렸다.“그 인간은 아직도 날 너무 몰라요. 미친개처럼 사람 물어뜯는 놈들 상대할 때 가장 좋은 방법이 뭔지 알아요?”온유란은 입술을 꾹 다문 채 물었다.“뭔데요?”“몽둥

  • 파혼 후 시작된 그의 집착   제862화

    여행 마지막 날, 서은주와 연주는 온유란을 붙들고 쇼핑하러 나갔다.덕분에 아이 셋은 자연스럽게 남자들 무리에 던져졌다.육강민은 하이석을 바라보며 물었다.“온창섭 돈, 네가 빼돌린 거지?”하이석은 눈썹을 슬쩍 치켜올렸다.“무슨 소리야?”“야, 너 연기 좀 그만해. 지금 경성에서 모르는 사람이 어딨어. 온창섭이 해외로 빼돌리려던 돈 통째로 날아갔다며? 네가 아니면 누가 했겠냐?”방주헌이 콧방귀를 뀌었다.“증거 있어?”방주헌은 혀를 찼다.“역시 너였네. 우리가 몇 년을 봤는데 내가 널 모르겠냐?”하이석은 느긋하게 웃었다.“그렇게 잘 아는 사람이 왜 내기에서 져서 공중제비를 돈 건데?”순간 말문이 막힌 방주헌은 괜히 씩씩거리기만 했다.“온창섭, 요즘 흰 머리도 늘었다더라. 회사 직원들도 돈 숨겨 놓은 거 알게 됐대. 해외로 빼돌릴 돈은 있으면서 월급은 안 준다고 회사까지 몰려가서 난리 피웠다잖아.”원래 가장 빠르게 소문을 물어 오는 건 방주헌이었다.그러자 허경빈이 물었다.“회사 경비는 뭐 했는데?”“몇 달째 월급도 못 받은 사람들이 뭘 하겠냐. 같이 안 패면 다행이지.”방주헌은 혀를 차며 덧붙였다.“머리까지 깨졌다던데.”허경빈이 비웃었다.“꼴좋네.”“근데 진짜 얼마 뜯은 거야?”방주헌이 호기심 어린 얼굴로 묻자 하이석은 태연하게 대답했다.“얼마 안 돼.”“얼만데?”“3천억 정도?”무려 3천억인데, 얼마 안 된다고?육강민은 미간을 살짝 치켜올리며 그를 바라봤다.“원래 이번 여행 안 온다더니 갑자기 따라나선 이유가 있었네. 온창섭이 자산을 해외로 빼돌리려 했다는 얘기 퍼뜨린 것도 네 작품이지?”온창섭이 여기저기 인맥을 동원하며 사람을 찾아다녔다고는 해도, 설마 그런 불법 자금 이야기를 제 입으로 떠벌리고 다녔을 리는 없었다. 회사 직원들 귀에까지 들어갔다는 건 누군가 일부러 흘렸다는 뜻이었다. 그래서 결국 온창섭이 직원들에게 쫓겨 맞기까지 한 거고.하이석은 그저 웃기만 할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육남혁이 안경

  • 파혼 후 시작된 그의 집착   제861화

    온유란은 현정민을 통해 두 사람의 부부 관계가 좋지 않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은 있었지만 아들의 결혼 같은 큰일조차 남편에게 알리지 않았을 줄은 미처 몰랐다.그녀는 작게 대답했다.“네.”“내일 하이석한테 전화하라고 전하게.”짧게 말을 남긴 뒤 전화는 그대로 끊겼다.온유란은 입술을 가볍게 깨물었다.하씨 가문의 사정은 자신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복잡한 모양이었다. 하지만 그 집안일에 자신이 끼어들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하루 종일 정신없이 움직인 탓인지, 그날 밤 온유란은 오랜만에 깊고 편안한 잠에 빠져들었다.육남혁과 연주의 결혼식 다음 날부터는 근로자의 날이라 연휴기간이었다.하이석도 휴가에 들어간 상태였고, 그가 눈을 뜬 건 오전 열 시가 훌쩍 넘은 뒤였다.거실에는 아무도 없었다.탁자 위에는 어젯밤 그가 건넸던 은행 카드가 그대로 놓여 있었고, 주방에는 따뜻한 국이 약불 위에 올려져 있었다.하이석은 커피를 한 잔 내려 들고 다락 작업실로 올라갔다.온유란은 현정민에게 줄 옷을 입체 재단 마네킹에 걸어 둔 채 마지막 손질을 하고 있었다. 고양이는 다락 창가에 엎드려 햇볕을 쬐고 있었고, 한쪽 테이블 위 양생 주전자에서는 달콤한 오렌지 홍차가 은은하게 끓고 있었다.실내 가득 희미한 오렌지 향이 감돌았다.“일어났어요? 머리는 안 아파요?”“괜찮아요.”“카드는 탁자 위에 뒀어요. 술 취하면 남한테 거액 송금하는 버릇이 있는 줄은 몰랐네요.”하이석은 커피잔을 내려놓고 그녀의 뒤로 다가갔다. 그러고는 허리를 감싸 안아 품 안으로 끌어당겼다.턱이 그녀의 목덜미에 느슨하게 닿았다.뜨거운 숨결이 스칠 때마다 온유란의 얼굴이 금세 달아올랐다.“그 돈은 원래 당신 거예요.”온유란은 몸을 돌려 그를 마주 보더니 손을 들어 그의 이마를 짚었다.“열도 없는데요.”하이석은 낮게 웃듯 응답하더니 그대로 고개를 숙여 입을 맞췄다.방금 마신 커피 때문인지 그의 입술 사이에서는 은은한 캐러멜 향이 감돌았다.온유란은 그저 가벼운 아침 인사 정도라 생각했다

  • 파혼 후 시작된 그의 집착   제860화

    돈이 사라졌다는 사실이 드러나자 온씨 집안은 그대로 발칵 뒤집혔다.온창섭은 그야말로 불판 위의 개미처럼 안절부절못했다.“대체 어떻게 된 거야? 돈이 왜 없어져!”“저, 저도 모르겠어요…”양수진은 다리에 힘이 풀려 제대로 서 있지도 못했다. 소파에 주저앉은 채 식은땀을 줄줄 흘렸고, 몸은 자꾸만 떨려 왔으며, 말도 제대로 이어지지 않았다.“저쪽 말로는… 돈이 온호 계좌로 들어갔다는데, 온호 쪽에서는 아직 입금된 게 없대요.”“송금 기록은?”“어, 없어요…”“뭐라고?”온창섭의 눈이 크게 벌어졌다.그는 양수진의 팔을 거칠게 움켜쥐더니 소파에서 억지로 끌어올렸다.“방금 뭐라고 했어? 다시 말해 봐.”“애초에 불법 자금인데 어떻게 기록을 남겨요…”짝!순간, 날카로운 뺨 맞는 소리가 거실 안을 울렸다.양수진은 그대로 바닥에 나뒹굴었다.이미 온씨 집안의 사용인들은 모두 내보낸 뒤였다. 온유정은 방에서 짐을 싸고 있다가 소란을 듣고 급히 뛰쳐나왔다. 그녀는 눈앞 상황을 보자마자 다급히 어머니를 감싸 안았다.“아빠, 지금 뭐 하는 거예요!”“저 여자한테 물어봐!”온창섭은 온몸을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부자는 망해도 삼 년은 간다고, 온씨 집안은 회사가 무너진 뒤에도 아직 남은 재산이 있었다. 할아버지 세대부터 여러 사업과 투자에 손을 뻗어 온 덕에 아직도 값나가는 상가와 서화, 보석들이 남아 있었다.그걸 전부 처분해서 겨우 마련한 돈이 3천억이었던 것이다.그건 그의 전 재산이었다.그 돈이 어떻게 하루아침에 흔적도 없이 사라질 수 있단 말인가.온창섭은 바닥에 쓰러진 아내를 매섭게 노려봤다.“양수진, 설마 네가 내 돈 빼돌린 거 아니겠지?”양수진은 맞은 뺨을 감싼 채 몸을 떨었다. 그리고 손까지 들어 맹세했다.“그 돈 제가 가져간 거면 천벌 받아도 좋아요. 당장 나가다 차에 치여 죽어도 좋고, 유정이랑 온호도 죽어 마땅해요.”온유정은 순간 말문이 막혔다.‘엄마, 맹세하는데 왜 나까지 끌어들여?’양수진은 눈물을 흘리며 울부짖었다

  • 파혼 후 시작된 그의 집착   제859화

    라미현은 놀란 기색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곧 아들을 못마땅하다는 듯 흘겨봤다.“너도 하이석 좀 본받아. 가만있다가도, 한번 나서면 바로 며느리부터 데려오잖니. 진작부터 걔 좀 보고 배우라고 했지?”“걔처럼 뻔뻔해지라고요?”“말하는 것 좀 봐. 너는 평소에 체면 차리면서 살기라도 했니?”*연주의 부케는 같은 직장에 다니는 여자 동료가 받아 갔다.곧이어 이어진 건 건배 순서였다.연회장 안은 한층 더 떠들썩해졌다.이번만큼은 하이석도 도망칠 수 없었다.들러리 부탁을 받고도 육남혁 결혼식 때 잠수를 탄 전적이 있었으니, 술자리가 시작되자 육강민은 아주 자연스럽게 하이석을 앞으로 밀어 세워 대신 술을 받게 했다.상대가 하이석인 만큼 다들 대놓고 과하게 권하진 못했지만, 워낙 경사스러운 날이다 보니 분위기는 점점 들떴다. 특히 연주의 친척들과 직장 동료들은 한껏 흥이 오른 상태였다.몇 차례 술잔이 돌고 나니, 아무리 주량이 좋은 하이석이라 해도 결국 취기가 오를 수밖에 없었다.현정민은 기가 막히다는 듯 혀를 찼다.“남 결혼식 와서 자기가 이렇게 취해 버리면 어쩌자는 거니.”“어머님은 먼저 들어가세요. 제가 기다렸다가 같이 들어갈게요.”온유란이 조용히 말했다.얌전하고 속 깊은 성격이라 현정민은 원래부터 그녀를 마음에 들어 했다. 그래도 술 취한 사람 하나 감당하기 쉽지 않을까 걱정돼 다시 당부했다.“육씨 집안에서 호텔 방 잡아 놨대. 얘가 너무 취하면 육강민이나 다른 애들 불러서 방에 데려다 달라고 해. 너 혼자 애쓰지 말고.”온유란은 고개를 끄덕였다.시간이 흐르며 하객들도 하나둘 자리를 떴다.하이석은 온유란과 왕 기사의 부축을 받으며 겨우 차에 올랐다.왕 기사가 중얼거렸다.“아니, 대체 얼마나 마신 겁니까?”“결혼식이라 분위기가 좋았나 봐요.”온유란이 웃으며 대신 답하자 왕 기사는 장난스럽게 웃었다.“나중에 유란 씨랑 대표님께서 결혼식 올리면 오늘보다 훨씬 더 시끌벅적하겠네요.”그 말에 온유란은 잠시 멈칫했다.그녀는 희미하게

  • 파혼 후 시작된 그의 집착   제858화

    온창섭은 끝내 마음을 놓지 못한 채 아내에게 자산 이전 상황을 재차 확인했다.“정말 돈 다 빼돌린 거 맞아?”양수진은 웃으며 대답했다.“걱정 말아요. 오늘 밤이면 무조건 입금 되니까. 정상적인 루트가 아니다 보니 좀 늦는 것뿐이에요.”“돈만 들어오면 바로 비행기 표 끊고 해외로 나갈 거야.”온창섭은 이를 악물듯 말했다.온유란과 하이석의 관계가 공개된 이상, 자신에게 남은 시간이 많지 않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경성 사람들은 원래 바람 부는 방향 따라 움직이는 법이었다. 강한 쪽엔 비위를 맞추고, 약해진 쪽은 가차 없이 짓밟았다.이미 온씨 가문은 기세가 꺾였다.이제 저들은 하씨 가문에 잘 보이기 위해서라도 분명 한 번쯤 더 온씨 집안을 짓밟으려 들 터였다.온유정은 끝까지 출국을 원하지 않았다. 외국어 한마디 제대로 못하는 자신이 해외에 나가 무슨 수로 살아가겠는가 싶었다. 하지만 일이 여기까지 온 이상 달리 방법도 없다는 걸 알고 있었다.인터넷에서는 온유란과 하이석 이야기가 연일 화제가 되고 있었다.그걸 보고 있던 온유정의 얼굴은 점점 음산하게 굳어 갔다.정말 재수 좋은 잡종 같으니.*호텔 연회장 안은 조금 전까지의 소란이 거짓말처럼 차츰 잦아들고 있었다.하이석과 온유란이 등장하며 잠시 술렁였지만, 대형 스크린에 웨딩 사진이 재생되기 시작하자 사람들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결혼식 무대로 쏠렸다.오늘 밤 화동은 연우진과 육민찬이었다.한쪽은 발랄했고, 다른 한쪽은 지나치게 과묵했다.육민찬은 형이 계속 말없이 있자 어깨를 툭 치며 속삭였다.“형, 긴장하지 마. 나 이런 거 해본 적 있어. 내가 데리고 갈게. 자, 손 잡자. 아빠가 그랬어. 진짜 형제는 손잡고 같이 가는 거래.”연우진은 아무 말도 하고 싶지 않았다.육강민은 아들의 전적을 너무도 잘 알고 있었기에 식 전에 몇 번이고 신신당부했다.“식 끝나면 바로 내려와. 무대 위에서 괜히 더 버티고 있으면 안 된다.”연주의 부모님은 오늘 참석하지 못해, 고모부가 대신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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