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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화

작가: 윤은혜
유빈은 이번에야말로 황상의 마음을 사로잡겠다고 단단히 마음먹었다.

하림이 자신이 가져온 것을 바라보자 그녀는 입가에 미소를 그렸다.

“황상, 빈첩이 아뢰옵니다. 폐하께서 정무로 바쁘시어 종종 진지를 거르신다 하여 특별히 이 숯불구이를 준비해 왔사옵니다. 공무를 보시며 기다리시면 고기가 익을 것이 옵니다.”

유빈은 턱을 살짝 들어 올리고 거울 앞에서 수없이 연습한 완벽한 각도로 하림을 마주했다. 마음속으로는 미색에 미식까지 곁들이면 이번에는 성은을 못 얻을 리 없다고 확신했다.

하지만 강윤지는 하림의 속마음을 그대로 들을 수 있었다.

‘밥은 그냥 먹으면 되지, 왜 굳이 일하면서 먹으라 강조하는 것이냐? 짐이 한가해 보이나 보지? 그리고 왜 콧구멍으로 짐을 보는 것이냐? 유빈이 반역이라도 할 셈인가? 됐고, 일단 고기부터 먹자.’

참으로 대책 없는 직진남이로군. 강윤지는 속으로 입꼬리를 씰룩이며 조용히 투덜거렸다.

유빈은 그를 홀리느라 정신이 팔려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이미 강윤지의 구이를 직접 맛본 터라 황상이 설령 입맛에 안 맞더라도 흠을 잡을 수는 없으리라 믿었다. 황상께서 고기를 먹기만 한다면 양심전에 머무르는 동안 온갖 헛소문도 자연히 사라질 것이다.

하림은 이미 허기가 극에 달해 있었다. 겉으로는 담담히 살짝 고개만 끄덕이며 대꾸했다.

“음.”

강윤지는 시선을 숙여 긴 속눈썹으로 눈빛을 가린 채 귓가에 계속 울리는 경쾌한 속마음을 들었다. 차가워 보이는 이 황상의 속마음은 의외로 시끄럽고 복잡했다.

하지만 하고 싶은 걸 다 참아야 하는 게 아마 구오지존의 서글픈 숙명이겠지.

‘좋구나! 짐이 드디어 고기를 먹게 되는구나. 그것도 갓 구운 뜨끈한 고기를! 다만 이 숯불구이라는 게 대체 어떻게 먹는 건지… 유빈이 이번에도 짐을 실망시킨다면 문참대의 칼이 얼마나 날카로운지 보여줄 것이다. 어서 시작하거라! 짐은 이미 준비되었다.’

유빈은 황상의 승낙에 더욱 환한 미소를 지었다. 그녀가 눈짓을 보내자 강윤지는 곧바로 알아채고 숯불 화로를 탁자 위에 올리고 석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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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윤지는 그저 의미를 알 수 없는 미소를 지으며 고대 총관을 바라보았다.그녀의 입가에 걸린 웃음은 부드러웠지만 그 속에 깔린 뜻은 짐작하기 어려웠다. 그 미묘한 눈빛에 총관은 순간 등줄기에 식은땀이 흐르는 것을 느꼈다. 그녀가 다시 한번 느릿하게 감사를 표하자 그의 마음속에는 알 수 없는 불안이 스쳤다.궁궐은 경쟁이 치열하고 후궁 간의 암투는 한 치 앞도 내다보기 어렵다. 강윤지는 늘 겉으로는 한가로워 보여도 필요할 땐 단숨에 발톱을 드러낼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이었다. 그리고 요리에 관해서라면 그녀도 물러서지 않았다.고대 총관은 코로 짧게 숨을 내쉬며 말을 아꼈다. 그러나 눈에 드러난 노골적인 불쾌함은 감출 수 없었다. 그를 비롯해 주방에 있던 다른 어수들도 모두 마찬가지였다. 낮게 오가는 속삭임이 공기 속을 스쳤다.“귀인이 요리를 해봤자지 뭐 별거 있겠는가?”“오늘은 꼭 보고야 말 것이오. 어떻게 망신을 당하는지.”강윤지는 그들의 수군거림에 눈썹 하나 까딱하지 않았다.그러나 주변의 시선은 여전히 싸늘했다.“저게 무슨 꼴인가? 계란을 저렇게 풀어 헤치면 도대체 누가 먹는단 말인가?”“게다가 저 하얀 설탕을… 저게 얼마나 단 건데 목이 막혀버리겠네!”“설마 단맛 나는 계란찜 같은 걸 하려는 건가?”조롱은 끝도 없이 이어졌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주방 한편에서 피어오르는 향기가 공기를 바꿔놓았다.“어라… 이 냄새, 왜 이렇게 향긋한 것이지?”“다른 밀가루 음식 냄새랑은 또 다르군.”처음에는 무시하던 자들도 저도 모르게 고개를 들어 코를 벌름거렸다. 그러나 일부는 여전히 고집을 꺾지 않았다.그리고 황금빛이 도는 빵이 화로에서 모습을 드러낸 순간 그 달콤하고도 고소한 향이 단숨에 후방 전체를 휩쓸었다.강윤지는 작은 주머니에 든 부드러운 유지를 집어 들었다. 손끝에서 유지가 고운 곡선을 그리며 빵 속을 채워나갔다. 그 모습을 멀찍이 지켜보던 몇몇 어수들은 입을 다물지 못했다.“마마… 이건… 향도, 모양도 참 새롭사옵니다. 그… 혹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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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때 강윤지의 머릿속에서 한 가지 좋은 수가 떠올랐다. 그녀는 곧장 소민이를 향해 낮게 말했다.“폐하께서 용서해 주셨다고 하지만 우리도 마땅히 보답을 해야 한다. 어서, 함께 어선방으로 가 보자꾸나. 혹시 폐하께 드릴만 한 것을 만들 수 있을지도 모른다.”그러자 소민이 눈을 반짝이며 고개를 끄덕였다. 둘은 곧장 발걸음을 옮겨 어선방으로 향했다.그 시각, 어선방은 마치 전쟁이 난 것처럼 분주했다. 매일 황상의 식사뿐 아니라 후궁 각처의 음식을 준비하는 곳이었기에 사람들은 쉬지도 않고 움직였다.인간의 신분이 품계로 나뉘듯 음식도 귀천이 갈린다. 겉으로는 모두 어선방이라 불리지만 각 처소의 부엌은 따로 있었다.그중 정중앙에 자리한 방에서만 황상과 태후의 수라상이 차려진다.그들의 우두머리, 고대 총관은 이 어선방의 주인이자 연륜과 위세를 겸비한 인물이었다. 그는 지금도 목청을 높이며 얘기했다.“손놀림은 빠르게! 만에 하나 만수상과 귀인들을 굶기기라도 한다면 너의 목을 칠 것이다.”바쁘게 끓고 지지고 굽는 소리에 강윤지와 소민의 등장은 그대로 묻혀버렸다.강윤지는 재빨리 주위를 훑어보았다. 유일하게 비어 있는 곳은 면점 조리대.반죽과 소만 있으면 되는 이곳은 채소를 다듬고 육수를 고는 번잡한 과정이 필요 없었다. 그렇다면 문제는 무엇을 만들까인데...이건 단순한 먹거리가 아니라 자신의 사죄의 예물이자 첫 투신장이었다. 그러니 허투루 할 수는 없는 노릇.그녀는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흰 찐빵, 꽃 모양 만두 따위는 너무 평범하다. 이왕 한다면 색다르고 기억에 남는 음식을 선택해야 할 것이다.맞다! 달콤한 것은 기분을 부드럽게 풀어주는 법. 황상의 기분이 상한 지금 달콤한 것이 제격이다. 단, 너무 많이는 만들지 말아야 할 것이다. 후일을 위해 비장의 패는 남겨둬야 할 테니. 결심이 서자 강윤지는 곧장 면점대로 걸어갔다.“계란 몇 개, 우유, 그리고 설탕 좀 가져오너라.”손가락을 꼽으며 소민에게 재료를 불러주자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부리나케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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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민이는 어찌할 바를 몰라 강윤지를 바라보았다.황상께서 겨우 아가씨를 눈여겨보기 시작하셨는데 하필 이런 때에 큰일이 터지다니.만약 황상이 그녀에 대한 총애가 변해버리면 그 틈을 노린 후궁들이 다시 그녀를 물어뜯을 게 뻔했다.“울긴 왜 우느냐. 아직 끝난 게 아니다.”강윤지는 속수무책으로 떨리는 어깨를 으쓱이며 그녀를 토닥였다.정작 당사자인 자신도 눈물 한 방울 안 흘렸는데 이 아이는 어찌 이리도 서럽게 우는 것일까?곰곰이 생각해 보면 애초에 자신이 자초한 셈이었다. 가 귀비의 속셈이 곱지 않음을 알면서도 방심했으니. 아직 고작 귀인에 불과한데 벌써 머리 위로 수많은 질투가 떨어지고 있었다.“어찌 망한 게 아니란 말이옵니까? 폐하께서 노하시고 다시 발길을 끊으시면 그땐 누구나 다 아가씨를 괴롭힐텐데요.”그 절절한 눈빛에 강윤지는 가슴이 찡해났다.그래, 진정하자. 지금은 흥분할 때가 아니다. 황상께 밥을 올린 것도 오늘이 처음이 아니지 않은가. 공은 없어도 그간의 정성은 인정받아야 한다.사람이라면 실수도 하는 법 오늘이 아니면 내일 다시 만회하면 될 일이다.그렇게 스스로를 달래자 부르르 떨리던 마음이 서서히 가라앉기 시작했다.“이제 와서 되돌릴 수는 없다. 가서 얘기해 보자구나.”강윤지의 말에 소민이는 눈가가 젖은 채로 그녀를 바라보았다.어서재 앞에 이르자 진희가 재빨리 황상에게 전했다.“장 귀인, 폐하께서 부르시옵니다.”강윤지는 침을 꿀꺽 삼키고 예를 갖추어 안으로 들어섰다.‘오늘 내 하늘이 무너졌구나, 장 귀인. 너는 왜 빈손으로 온 것이냐? 네 입으로 말하지 않았더냐? 종이에 적힌 건 뭐든 준비할 수 있다고!’한 번 더 그녀의 손을 올려다 본 하림은 아무것도 없음을 재차 확인하고는 표정 하나 변치 않은 채 입을 열었다.“용건만 말하거라.”‘좋다, 들어보자. 아무것도 안 들고 온 장 귀인이 무슨 변명을 할 것인지. 말 잘못하면 오늘 너를 어화원의 거북이 밥으로 던져버리겠다!’강윤지의 등줄기에 식은땀이 흘러내렸다. 한 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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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든 준비를 마친 강윤지는 소민이를 데리고 어서재로 향했다.하지만 그녀가 아직 문턱에 닿기도 전 어서재 앞에 늘어선 한 무리의 인영이 눈에 들어왔다. 가까이 다가가 보니 그 선두에 선 이가 누구인지 단번에 알아볼 수 있었다.가 귀비, 그리고 그녀의 시녀들.강윤지는 속으로 깊은 한숨을 삼켰다. 참으로 재수 없는 인연이군. 일찍도 아니고 늦게도 아니고, 꼭 지금?속으로는 쌍욕을 퍼부었으나 표정만큼은 물빛처럼 잔잔했다.“귀비마마를 뵙습니다.”가볍게 허리를 숙이며 평정한 음성으로 인사를 올렸다.가 귀비는 붉게 칠한 손톱으로 손목의 옥팔찌를 만지작거리다 미묘하게 눈썹을 치켜올렸다.“아침에 뵌 지 얼마나 되었다고 벌써 귀인으로 올랐더군. 폐하의 총애를 얻는 재주가 남다른 모양이구나.”“마마, 과찬이옵니다. 노첩은 그저 분수에 맞게 할 일을 다했을 뿐이옵니다.”강윤지는 한 치 굽힘도, 한 치 거만도 없는 목소리로 응대하며 눈동자를 굴렸다.“분수라…”가 귀비의 시선이 음식함 위로 향했다.아침 문안 인사 때, 강윤지가 이 음식은 몇 시각을 들여 만들어야 한다고 했던 말이 그녀의 기억에 생생했다.“이게 그 귀한 음식이더냐? 대체 무슨 별미길래?”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그녀는 불쑥 앞으로 몸을 기울이며 뚜껑을 들어 올리려 손을 뻗었다. 너무 갑작스러운 움직임에 강윤지는 가슴이 철렁했다.대체 멀쩡한 뚜껑을 왜 열려는 것일까? 뻔하지, 해코지하려는 속셈이겠지.이대로 두면 안 된다!그녀가 손을 뻗어 막으려는 찰나, 가 귀비는 순식간에 손을 거두더니 오히려 몸을 비스듬히 던져 강윤지 쪽으로 넘어왔다.그녀의 시선은 오로지 음식함에 쏠려 있었기에 이 기습을 피할 수 없었다.다음 순간, 어깨로 세차게 부딪힌 충격으로 인해 중심이 무너졌다.“아가씨, 조심하십시오!”소민이가 비명을 지르며 강윤지의 팔을 붙잡았다.뚝!그러나 음식함은 이미 손을 떠나 바닥에 떨어졌고 그 안의 찬과 국물은 사방으로 흩날리며 참혹한 광경을 만들었다.강윤지는 땅에 널린 잔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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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림에게 전해줄 음식은 몇 시각을 들여야 완성된다던 강윤지의 말은 그저 핑계가 아니었다.그녀는 소민과 몇 마디 나누고는 곧바로 부엌으로 발걸음을 옮겼다.하림이 하사한 식재 중에서도 가장 빼어난 것만을 골라내 오늘은 새로운 몇 가지를 선보일 작정이었다.눈처럼 흰 두부를 맑은 얼음물에 담그고 칼을 손끝에 바짝 붙인 채 얇게 밀어내면 머리카락만 한 두부 실편이 맑은 물속에서 꽃처럼 풀어졌다. 마치 수면 아래서 서서히 피어오르는 백국 한 송이처럼 말이다.“와… 아가씨, 손놀림이 정말 대단하옵니다!”청자그릇을 두 손에 안은 소민이가 옆에서 감탄을 금치 못했다. 강윤지는 입가를 슬쩍 올리며 속으로 뿌듯해했다. 이건 겨우 시작에 불과하지. 무 한 뿌리만 주어도 용 한 마리는 새겨줄 수 있을 테니까.두부를 곱게 썬 뒤, 끓는 물에 잠시 데쳐내고 곧바로 찬물에 식혔다. 그렇게 해야만 부드러움 속에 단단한 결이 살아난다. 이어 진한 국물을 우려내기 위해 솥에 불을 올렸다.부엌 안은 금세 연기와 향기로 가득 찼다. 그 뜨거운 열기와는 반대로 먼 궁정의 조정은 차갑고 무거운 공기 속에 휩싸여 있었다.대궐 안, 장대한 전각에는 목소리가 물결처럼 몰아쳤다. 늙은 재상 이문박이 먼저 앞으로 나섰다. 백발 아래 깃든 목소리는 노쇠했으나 다급했다.“폐하, 오늘날 국태민안이 이루어졌으니, 후사를 이어받는 것이 백성들의 안위를 위한 길이 옵니다. 부디 서둘러 태자를 얻으시옵소서.”“그렇사옵니다. 황사(皇嗣)는 국본이오니 폐하께서 깊이 헤아려 주시길 바라옵니다.”다른 대신들도 목소리를 보태자 조정 안은 한순간에 북적거리기 시작했다.하림은 용좌에 앉아 날카로운 시선으로 전각을 훑었다. 이 이야기를 그는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다. 그렇게도 아이를 원하면 너희들이 낳든가.매일같이 정사를 처리하기에도 벅찬데 후궁의 자손 문제로 들볶이는 건 지겨웠다. 마치 자식이 없으면 참형이라도 당해야 하는 듯한 기세였다.예전 같았으면 벌써 끝났을 시각이었다. 하지만 황사라는 말만 나오면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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