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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81화

Author: 일설연우
오양련의 죽음은 호원아에게 있어 실로 참담한 충격이었다.

보정 대신들 중에서도 그녀들과의 사이는 가장 돈독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이 일은 너무나 갑작스럽게 벌어져 호원아는 아무런 대비조차 하지 못했다.

시녀가 조심스레 답했다.

"소녀가 알기로는 오 대인께서 독약을 복용해 스스로 목숨을 끊으셨다고 합니다."

호원아는 믿지 않았다.

멀쩡히 잘 지내던 오 대인이 어째서 자결한단 말인가?

"누군가 오 대인을 해친 게 틀림없다! 이 일을 폐하께서는 아시느냐?"

시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오 대인께서 변을 당하셨을 때 폐하께서 오양부에 계셨습니다."

호원아의 눈에 눈물이 고였다.

몸에 상처를 입은 탓에 직접 나서 철저히 조사할 수 없는 자신이 원망스러웠다.

오양련의 죽음은 호원아만을 놀라게 한 것이 아니었다.

조정 전체에 큰 파문을 일으켰다.

다음 날 조정 회의 때 신하들이 거론하는 대부분의 사안은 오양련에 관한 것이었다.

삼대에 걸쳐 충성을 바친 노대신. 공이 없어도 고생한 바가 있으니 마땅히 추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일부는 호원아가 습격당하고, 오양련이 이해할 수 없는 죽음을 맞은 것이 모두 적국 간첩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순식간에 조정엔 불안이 가득 찼다.

용상 위에서 봉구안은 무표정한 얼굴로 천천히 입을 열었다.

"짐도 이 비보를 듣고 깊은 슬픔을 느꼈다.”

"오양련이 생전에 근면성실하고 충성스럽게 직무를 다했음을 생각하여, 특별히 문충후로 추서하고 태묘에 배향하게 하노라."

신하들은 일제히 조심히 예를 올렸다.

"예, 폐하!"

궁 밖.

오양부.

오양련은 이미 관에 안치되어 있었고, 문무백관들은 차례로 와서 조의를 표했다.

집안 식구들은 모두 삼베옷을 입고 통곡했다.

장례식 날 보정 대신들도 눈물을 흘리며 애통해했다.

심지어 호원아도 중상을 입은 몸을 이끌고, 마지막으로 오양련을 배웅하러 찾아왔다.

그녀의 절망에는 거짓이 없었다.

오양련마저 떠나고 나면, 그들 중 누구도 더는 황제를 붙잡아 둘 방법이 없었다.

이제 정말로 차선책으로 봉장미를 불러들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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