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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7화

Author: 일설연우
장공주의 끈질긴 추궁 끝에 교먹은 못이기는 척, 과거 황후가 도주를 시도한 적 있다는 사실을 털어놓았다.

자초지종을 들은 장공주는 큰 충격에 빠졌다.

“그런 일이 있었다고?”

‘정말 황당무계하군!’

교먹은 짐짓 착한 척, 황후를 위해 변명했다.

“황후께서도 일시적인 충동이었을 겁니다. 아마 폐하께서 돌아가신 영비마마를 그리워하고 있는 걸 보고 화를 참지 못했나 봅니다. 황후도 여인이니 질투가 나는 건 당연하지요.”

장공주는 화가 나서 헛웃음을 지었다.

“이렇게 오만방자할 수가! 대체 폐하를 뭐로 생각하고 황후의 자리를 뭐라고 생각하는 거지? 황후가 되어서 첩실이나 할 천한 행동을 하다니, 정말 수치스럽구나!”

교먹은 재빨리 주변을 둘러보고는 조심스럽게 말했다.

“장공주님, 이 일을 아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폐하께서는 절대 외부로 발설하지 말라고 금지령을 내리셨거든요. 소신이… 괜한 말을 한 것 같습니다.”

장공주는 가볍게 그녀의 어깨를 다독였다.

“너의 충심은 내 잘 알고 있다. 황후도 아마 여인인 네가 폐하의 중용을 받으니 질투가 나서 그런 것일 게야. 너무 걱정 말거라. 내가 있는 한, 절대 황후가 바라는 대로 되지는 않을 터이니!”

교먹의 입꼬리가 비뚜름하게 올라갔다.

하지만 곧이어 서글픈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그건 아니 될 일입니다. 장공주, 소신 때문에 위험을 무릅쓰지는 마십시오.”

“상대는 폐하의 총해를 받는 일국의 황후 아닙니까. 소신이 더 조심하면 됩니다. 아쉬운 건 전장을 누비던 제가 지금은 높은 담장 안에 갇히게 되었으니…”

교먹의 의도는 장공주를 이용해서 북대영으로 돌아가는 것이었다.

장공주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너의 포부는 잘 알고 있다. 내가 사내가 아니라서 조정의 일에 간섭할 수 없는 것이 안타깝구나. 아니었다면 지금 당장이라도 폐하께 간언을 올렸을 터인데.”

교먹은 저도 모르게 술잔을 쥔 손에 힘을 주었다.

‘날 믿지 못하는 건가?’

그녀가 알아본 바로 장공주가 조정의 일에 간섭할 수는 없지만 대신들 중에 그녀를 옹호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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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폭군의 장군 황후   제358화

    장미와 용호군 사건에서 교먹은 용서받지 못할 죄를 저질렀지만 나라의 이익이 오가는 자리였기에 사사로운 감정을 섞을 수는 없었다.만약 교먹이 비무에서 지게 된다면 남제는 크나큰 손실을 떠안아야 했다.비무 시작 전, 봉구안은 연상을 시켜 서여국 사신이 쌍칼에 능하니 조심하라는 전갈을 보냈다.교먹은 심드렁한 태도로 일관했다.“돌아가서 황후마마께 전하거라. 꼭 이길 것이니 걱정할 필요 없다고.”그녀는 봉구안이 자신을 너무 얕잡아보는 것 같아서 기분이 나빴다.오찬이 끝난 후, 비무 시간이 돌아왔다. 남제의 관료들은 물론이고 다른 나라의 사신들까지 구경을 위해 자리했다.봉구안과 장공주도 비무장에 나왔다.장공주가 비무에 관심을 갖는 건 소욱이 예상했던 바지만 황후까지 나올 줄은 생각지 못했다.그는 의자를 대령하라 시키고 봉구안을 자신의 옆자리에 앉혔다.봉구안은 엄숙하고 진지한 얼굴로 비무장을 바라보고 있었다.징소리와 함께 비무가 시작되었다.교먹은 장검을 들었고 서여국 사신은 완도를 들었다.비무가 시작되자 교먹은 먼서 선수를 치고 들어갔다.봉구안과 같은 스승 밑에서 무예를 배웠기에 비록 봉구안에 비할 바는 아니더라도 약한 편도 아니었다.눈깜짝할 사이에 교먹은 연속 공격을 시전하여 서여국 사신을 무대 변두리로 몰아세웠다.남제의 관료들은 환호성을 질렀다.오른손에 완도를 잡은 서여국 사신은 방어를 위주로 교먹의 공격을 받아내기만 했다.칼날이 서로 부딪히며 아찔한 소리가 들렸다.교먹의 깔끔하고 신속한 공법은 너무도 빨라 눈으로 포착할 수 없을 정도였다.서여국 사신은 몇 번이고 피하지 못하고 칼을 맞을 뻔했다.관원들이 비아냥거리기 시작했다.“감히 우리 남제의 제일 여장군에게 도전장을 내밀어서 얼마나 대단한 줄 알았더니! 별거 아니로군.”“사신은 방어만 할 것이오? 이래서야 비무가 볼거리가 떨어지잖나!”“맹 소장군! 공격을 계속하시오!”무대 위의 교먹은 장검을 교묘하게 휘둘러 서여국 사신의 명치를 노렸다.사신은 뒤로 뒷걸음질치며 가까스로

  • 폭군의 장군 황후   제359화

    서여국 사신이 쓰러진 뒤, 교먹은 재빨리 달려들어 팔꿈치로 상대의 복부를 가격했다.상대는 그 자리에서 대량의 피를 뿜으며 공중에 떠올랐다가 바닥으로 추락했다.삭막한 정적이 흐른 후에 누군가가 소리쳤다.“이… 이겼다!”장공주는 그제야 안심하고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교먹을 바라봤다.‘역시 날 실망시키지 않는구나!’남제의 관원들도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질 거라고 생각했는데 정말 아찔한 비무였습니다.”“질 리가 없지 않소! 상대가 맹성주인데!”교먹은 무대 위에서 손을 들고 환희의 미소를 지었다.봉구안은 어두운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교먹의 권풍은 한 사람을 쓰러뜨릴 수 있을 정도로 강하지 않았다.그렇다면 교먹 역시 반칙을 사용했다고 볼 수밖에 없었다.어쩼든 남제가 이겨서 현영석을 내놓을 필요가 없었기에 봉구안은 깊이 따지지 않기로 했다.귓가에서 남자의 싸늘한 목소리가 들려왔다.“남제가 이겼는데 황후는 별로 기쁘지 않아보이는군.”봉구안은 고개를 돌리고 소욱의 의심의 눈초리와 시선을 맞췄다.곧이어 그녀는 시선을 내리고 공손히 답했다.“신첩 역시 기쁩니다.”갑자기 소욱이 손을 뻗더니 그녀의 손을 잡았다.그는 시선은 전방에 둔 채, 나지막이 입을 열었다.“네가 맹교먹을 별로 안 좋아한다는 건 알고 있다. 하지만 남제에 큰 공을 세운 사람이니 아무리 고까워도 감정을 겉으로 드러내지는 말거라.”그의 긴 손가락이 그녀의 부드러운 손등을 톡톡 두드렸다. 남들이 보기에는 친밀한 동작이었지만 사실 상 경고의 의미가 다분했다.마침 이 광경을 목격한 장공주의 얼굴에서 미소가 사라졌다.맹교먹은 나라를 위해 목숨을 걸고 비무에 임했는데 황후는 이 순간에도 황제를 유혹하려 꼬리를 치고 있으니 같은 여자로서 너무도 비교가 됐다.한편, 서여국 사신은 기절한 상태로 태의원에 실려갔다.서여국이 이기면 자신들도 묻어가서 콩고물이나 얻어먹으려고 했던 타국 사신들은 그 모습을 보고 현영석이고 뭐고 빨리 이 나라를 떠나고 싶었다.교먹 역시 부상을

  • 폭군의 장군 황후   제360화

    황제는 숙연한 표정으로 좌중을 둘러보다가 정중히 입을 열었다.“맹교먹은 여장군으로서 열세 번의 전장에 참여하고 무패의 전적을 세웠으니 그 공훈은 아무도 따라올 자가 없다. 그리하여 짐은 특별 포상으로 면죄부 금패를 하사하는 바이다.”“또한, 무릇 능력 있는 남제의 사병이라면 출신, 남녀 막론하고 맹교먹을 본보기로 삼아 분발해야 할 것이다. 이 남제의 작위는 언제나 분발하는 자들을 위해 준비되어 있다!”맹교먹은 환희에 들뜬 얼굴로 황제에게 재빨리 감사인사를 올렸다.“황은에 감사드립니다, 폐하!”장공주 역시 진심으로 기뻐하며 소욱을 향해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현명하십니다, 폐하. 장병들도 이로써 큰 위안을 얻고 더욱 더 분발하여 폐하를 위해, 남제를 위해 목숨을 바칠 거라 믿습니다.”반면 소욱의 옆에 자리한 봉구안의 얼굴에는 미소 한점 찾아볼 수 없었다.장공주도 당연히 그녀의 이상 반응을 눈치챘다.“황후, 혹여 폐하의 결정에 이의가 있어서 그리 뚱한 표정을 짓고 있는 건가요?”교먹도 고개를 들고 봉구안을 바라봤다.‘지금쯤 속이 부글부글 끓고 있을 테지. 그럼 뭐해, 언니가 진실을 말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이제 면죄부를 손에 넣었으니 봉구안도 거리낌없이 그녀를 공격하지는 못할 것이다.봉구안은 장공주의 질문을 무시한 채, 일어서서 소욱에게 예를 행했다.“폐하, 신첩은 이만 물러가 보겠습니다.”소욱이 인상을 찌푸리며 말했다.“앉거라.”대중이 보는 앞에서 장공주가 시비를 걸었는데 황후가 이대로 가버린다면 분명 사람들 사이에서 안 좋은 소문이 돌 것이다.봉구안은 자리에 앉지 않고 그를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소욱은 곧장 그녀의 팔을 잡고 강제로 끌어다 의자에 앉히려 했다.하지만 봉구안은 이번에 그의 뜻을 따라주지 않고 중심을 바로잡았다.소욱의 표정이 점점 일그러졌다.그는 낮으니 소리로 경고하듯 그녀에게 물었다.“짐이 앉으라 하였는데 못 들었느냐?”장궁주는 짐짓 모르는 척 그녀에게 물었다.“황후, 왜 그러십니까?”관료들 틈에

  • 폭군의 장군 황후   제361화

    태의원.정신을 차린 서여국 사신의 표정은 참담했다.‘내가 졌어.’하지만 굴복하기보단 억울한 마음이 앞섰다.분명 이길 수 있는 싸움이었다.몸을 일으킨 그녀는 그제야 자신의 침상 옆에 칼을 들고 지키고 서 있는 시위를 발견했다.그녀는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할지 뒤늦게 알아차렸다.비무에서 졌으니 남제에 오동광 오백석은 물론이고 손목 하나를 내놓아야 했다.하지만 아무래도 상관없었다.그녀는 이미 서여국의 죄인이었다.사신은 떨리는 손으로 검을 잡았다.서재.소욱이 상소문을 검토하고 있는데 진길이 들어와서 아뢰었다.“폐하, 서여국 사신이 목을 베고 자결했습니다!”소욱의 반응은 냉담했다.그는 그 사신이 조금도 가엾게 여겨지지 않았다.“손목을 잘라 시신과 같이 서여국에 보내거라.”진길은 예를 행하고 밖으로 나갔다.한 시진 후, 영화궁.태의가 진맥을 청하러 걸음했다.봉구안이 탁자 위에 손을 올리자 태의는 맥을 짚으면서 조용히 말했다.“마마, 소신은 분부대로 몰래 그 서여국 사신의 부검을 하였는데 복부에서 은침 두 개를 발견했습니다. 꺼내 보니 독을 묻힌 침이더군요.”봉구안이 예상했던 대로, 교먹은 주먹을 휘두르는 순간 몰래 비침을 사용한 것이다.비침은 신속히 체내에 깊숙이 파고들었기에 다른 사람은 볼 수 없었다.독에 당한 사신마저도 그것을 권풍의 위력이라 생각했을 정도였다.“침은?”봉구안이 낮은 소리로 물었다.태의는 소매 안에서 손수건으로 겹겹이 싼 은침을 꺼내 그녀에게 건넸다.“이겁니다.”봉구안의 눈가에 한 줄기 서늘한 빛이 스치고 지나갔다.사모의 서신에서도 장성 등 몇몇 용호군의 몸에서 독침이 발견되었다는 내용이 언급된 적 있었다.어쩌면 그때 쓴 것과 동일한 종류의 독일 가능성이 컸다.그녀는 싸늘한 목소리로 태의에게 경고했다.“이 일은 남제와 맹 소장군의 명예와 직결된 일이니 절대 외부에 발설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반역죄와 같아.”태의는 바짝 긴장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예, 걱정 마십시오. 소신은

  • 폭군의 장군 황후   제362화

    봉구안의 호흡이 거칠어졌다.그녀는 주먹을 꽉 쥐고 공손히 답했다.“예.”연상은 착잡한 표정으로 미간을 찌푸렸다.비천한 시종 한 명을 살리기 위해 이런 희생을 하는 상전이 고마우면서도 안타까웠다.소욱이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참으로 막역한 주종 관계로군.”이때, 영문을 모르는 최 상궁이 들어와서 아뢰었다.“폐하, 마마, 저녁 식사를 올릴까요?”아부 섞인 미소를 짓던 최 상궁은 바닥에 무릎을 꿇고 있는 연상을 보고 그녀가 또 무슨 사고라도 친 줄 알고 입가의 미소가 굳어졌다.반면 황제는 기분이 꽤 좋았는지 황후의 손을 잡고 묘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저녁을 내오거라.”봉구안은 그의 손을 뿌리치진 않았지만 밥을 먹을 기분이 아니었다.그녀는 연상을 물리며 담담히 말했다.“가서 짐을 싸고 내일 출궁하거라.”연상은 못내 아쉬운 표정으로 답했다.“예, 마마.”나가려는 그녀의 등 뒤에 대고 소욱이 말했다.“그래도 황후 신변의 대궁녀인데 내일 친히 호위대를 보내 고향으로 가는 길까지 호송하게 하겠다.”연상은 불안하기 그지없었다.그녀에게는 고향도, 위독한 아버지도 없었다.폭군이 호위대를 보낸다는 건 감시한다는 말과 같았다.연상은 조용히 황후를 바라봤다.봉구안은 겉으로는 침착한 표정으로 소욱에게 공손히 고개를 끄덕였다.“폐하께서 이리도 마음 써 주시니 연상이 복받은 거지요.”연상이 나간 후, 식사 시중은 최 상궁이 맡았다.봉구안은 기분이 별로였기에 수저를 거의 들지 않았다.소욱이 싸늘한 목소리로 궁인에게 명령했다.“황후의 접시에 반찬을 더 챙겨드리거라.”봉구안은 그제야 고개를 들고 자신을 묘하게 바라보는 남자와 시선을 맞추었다.그가 부드러운 어조로 말을 계속했다.“이따가 힘을 쓸 일이 많으니 많이 먹어야지.”말을 마친 그는 그녀의 접시에 고기 한점을 친히 집어주었다.하지만 봉구안은 그 고기가 목구멍으로 넘어가지 않았다.반면, 최 상궁은 황제와 황후 사이의 묘한 분위기를 보고 입이 째지게 웃었다.황후는 낙태한 후로 더

  • 폭군의 장군 황후   제363화

    소욱은 어둠을 더듬어 거칠게 그녀의 옷섶을 풀어헤쳤다.몸 안에서 뭔가 뜨거운 것이 불타고 있는 것만 같았다.그는 본능에 몸을 맡기고 입술로 그녀의 입술을 탐했다.그믐날 밤, 술에 취한 그녀는 열정적으로 그의 애무에 반응해 주었다.하지만 의식이 깨어 있는 상태의 그녀는 서툴고 거부감을 보이고 있었다.그런 거부감이 소욱의 욕구를 더욱 더 자극했다.봉구안의 의식은 점점 흐트러지고 있었다.귓가에는 남자의 거친 숨결만 들려왔다.그의 입술이 목덜미를 타고 점점 아래로 내려가 가슴에 닿았다.온몸이 경직되고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갑자기 사내가 그녀의 손을 잡더니 깍지를 꼈다.그는 마치 뜨거운 파도처럼 그녀의 온몸을 감쌌다.그녀는 도망칠 곳이 없었다.곧이어 육신을 가리고 있던 마지막 옷자락이 벗겨지자 그녀의 마음도 차갑게 가라앉았다.귓가에 사내의 거친 숨결이 계속해서 귀를 간지럽혔다.그는 가볍게 그녀의 귓불을 잘근잘근 씹으며 마치 목 마른 사람이 물을 찾듯이 그녀를 갈구했다.그가 물었다.“너도 나를 원하느냐…”봉구안은 생각지도 못했던 갑작스러운 질문이었다.그녀는 그의 격앙된 욕망을 느낄 수 있었고 그의 이성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는 것을 똑똑히 느낄 수 있었다.그녀는 냉정한 목소리로 물었다.“제가 원하지 않는다고 해도 연상의 귀가를 허락하실 겁니까?”그 말에 소욱은 완전히 정신을 차렸다.그는 그녀의 허리를 우악스럽게 잡고 싸늘한 목소리로 그녀의 귓가에 대고 물었다.“단지 그 아이를 위해 이렇게 순종적으로 굴었던 것이냐?”봉구안은 그 말에 대답을 하지 않았지만 침묵은 묵인과 같았다.소욱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미련 없이 그녀의 옆을 지나쳤다.그리고 그녀를 등지고 재빨리 옷매무새를 정리했다.어둠 속에서 그의 표정은 매섭게 식어 있었다.자리에서 몸을 일으킨 봉구안은 달빛을 빌어 그의 뒷모습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옷깃을 잡았다.“폐하…”사내가 싸늘한 목소리로 호통쳤다.“짐의 몸에 손대지 말거라!”봉구안은 곧바로 손을 내렸다.

  • 폭군의 장군 황후   제364화

    장공주가 간곡히 말했다.“맹교먹은 중용을 받아야 할 인재입니다. 그런 사람이 한낱 감찰위로 있으니 낭비가 아닙니까.”소욱은 잠시 침묵하다가 말했다.“단지 여군을 창설하고 군권을 준다면 그것 역시 재능 낭비지요.”장공주가 물었다.“그럼 폐하는 맹교먹에게 어떤 직위를 내리실 생각인가요?”감찰사.맹교먹에게 중임을 맡긴다는 황제의 성지가 도착했다.교먹은 환희에 들떴다.황제가 그녀에게 황성 수비사 장군의 직책을 내린 것이다.감찰사에서 일년을 채워야 전직이 가능할 줄 알았는데 드디어 고생 끝에 낙이 온 걸까?“맹 장군, 성지를 받으시지요!”교먹은 활짝 웃는 얼굴로 성지를 두 손으로 공손히 받았다.그 날, 장공주는 친히 축하 선물을 들고 찾아왔다.“난 폐하께 여군을 창설해 너에게 맡기라는 제안을 한 것뿐이었는데 폐하께서 다른 생각을 갖고 계실 줄은 몰랐어. 바로 황성 수비사 장군의 직책을 내리다니!”“폐하는 널 아주 신임하고 계셨던 거였어. 감찰위로 봉한 것은 네가 황성의 생활에 적응하도록 시간을 준 것이었어.”“앞으로 황후도 쉽게 너를 건드리지 못할 거야.”교먹은 정중히 장공주에게 예를 행했다.“소신, 장공주 전하의 은혜에 감사드립니다.”수비사 장군의 관직은 소장군보다 높고 전장에 나갈 필요도 없었다.하지만 다소 북대영 쪽이 아쉽기는 했다.그녀는 이 소식을 서신을 써서 사부와 사모에게 전하리라 마음먹었다.‘이러면 그분들도 내가 언니보다 못하지 않다는 것을 아시겠지.’장공주가 말했다.“입궁하여 폐하께 감사인사를 올리는 것도 잊지 말거라.”교먹이 황제를 알현하러 입궁하였을 때, 소욱은 한창 어마장에 있었다.어마장.서왕은 황제와 함께 말을 타고 어마장을 돌며 사냥을 즐겼다.예민한 그는 황제의 기분이 별로 좋지 못하다는 것을 알아차렸다.정비가 시침한 일은 그 역시 전해듣기는 했지만 미인을 품은 황제가 왜 기분이 안 좋은지는 알 수 없었다.슉!산토끼를 향해 날아가던 화살이 갑자기 종적을 감추었다.소욱은 활을 내려놓고 음침한

  • 폭군의 장군 황후   제365화

    봉 대인은 울분을 오백에게 풀었다.“너, 당장 꺼져! 네가 살던 북부로 돌아가! 맹건 그 자식한테 가서 전해! 자꾸 사람을 보내 내 딸의 심기를 어지럽히지 말라고!”황후가 되어서 부귀영화를 누리지 않고 소장군 자리에 미련을 두고 있으니 봉 대인은 갑갑할 노릇이었다.그는 이 모든 게 다 맹건이 잘못 가르쳐서 이렇게 된 거라고 생각했다.‘애초에 굶어 죽이더라도 맹건에게 보내는 게 아니었어!’봉 대인은 봉구안을 설득할 자신이 없으니 봉 부인을 궁으로 보냈다.하지만 입궁한 봉 부인은 황후를 만날 수 없었다.봉구안은 일부러 가족들을 피하는 게 틀림없었다.그녀는 몰래 사모에게 서신을 썼고 며칠 후에 북부에서는 그녀의 서신을 받을 수 있었다.맹 장군은 걱정 어린 어투로 물었다.“구안이가 서신에서 뭐라고 썼소?”“시신과 은침을 황성으로 보내달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신부를 바꿔치기 한 사실을 누가 물어보면 절대 모른다고 답하라고 하더군요.”“그럼 나는?”맹 장군이 자신을 가리키며 다급히 물었다.“부군을 위해 면죄부 금패를 확보했다고 했습니다.”맹 장군 부부는 봉구안이 하려는 일을 짐작할 수 있었다.맹 부인은 한숨을 쉬며 안타깝게 말했다.“매사에 조심하는 아이니 모든 준비를 끝낸 뒤에 움직이겠지요. 오히려 우리가 그 아이의 짐이 된 건 아닌가 싶습니다.”맹 장군은 그녀의 어깨를 끌어안고 위로했다.“정이 깊은 아이니 당연히 그러겠지. 그 아이가 우리의 친딸이었다면 얼마나 좋을까.”맹 부인이 인상을 찡그리며 반박했다.“제 마음에서 그 아이는 진작에 제 아이였습니다. 이번에는 우리 일가족이 뜻을 함께할 것입니다!”맹 장군은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를 지었다.“부인 말이 맞소. 내가 괜한 말을 하였군.”그렇게 시간은 흘러 3월, 조 나라는 다른 5개국과 연합하여 남제의 변방에서 시비를 걸어왔다.조 나라 황제는 남제의 황궁으로 국서를 보냈다.남제가 타국에게 현영석 채굴권을 허락한다면 군사를 철수하겠다는 내용이었다.조정의 대신들은 분노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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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폭군의 장군 황후   제1147화

    "공자님, 조금만 더 기다려주세요. 곧 다 됩니다!" 연상은 즐겁게 부산을 떨며, 자신의 이런 행동이 소탁에게는 부담이 된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곧, 음식들이 다 되었다. 연상은 미역국을 식탁 위에 올려놓고 기대에 찬 표정으로 소탁을 바라보았다. "소 공자님, 오래도록 장수하시길 기원합니다. 모용길처럼...""아, 이런! 제 입이 이렇게 험합니다. 모용길 같은 악인과 소 공자님은 전혀 다르시죠." 소탁은 국을 먹지 않고 연상에게 물었다."너는 행복하니?" 연상의 표정이 순간 굳었다. "저야 당연히 행복하죠. 나쁜 사람들이 인과응보로 벌을 받지 않았습니까.""게다가 오늘 의원께서 말씀하시길, 공자님의 눈이 점차 나아지고 있다고 하였어요.""전 공자님께서 곧 다시 빛을 볼 수 있을 거라 믿습니다..." "연상아, 너와 나는 이뤄질 수 없는 사이야."소탁은 입술을 꾹 다물었다. 그도 결국에는 이런 말까지 하게 될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연상은 잠시 당황했지만, 이내 담담하게 웃었다. "공자님, 저도 알고 있어요. 공자님은 황실의 귀한 분이시고, 저는..." "네 신분 때문이 아니야. 연상아, 난 너보다 훨씬 나이가 많아. 너에게 짐이 되고 싶진 않다."이 말을 듣자마자 연상의 눈에 갑자기 한 줄기 빛이 어렸다. "단지 절 걱정하시는 것 뿐이지, 절 싫어하시는 건 아니군요?" 소탁의 목이 갑자기 조여들었다. "나는..." 그의 일생은 큰 기복이 있었고, 혼자 살아가게 될 운명이었다. 한 번도 인연을 찾을 생각을 해본 적 없었고, 누군가와 평생을 함께할 생각도 해본 적 없었다. 연상이란 아이는 그에게 있어 더 과분한 존재였다. 하지만 부정할 수 없는 것은 이 시간 동안 그녀가 곁에 있어 그의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는 사실이었다. "난 너에게 남녀 간의 사랑을 품고 있지 않아. 설령 내가 여자를 찾는다 해도, 그건 아내지 시녀가 아니야." 연상은 그의 말을 듣고 눈이 크게 떠졌다. 시녀? 소탁은 선의로 그녀에게 일깨워주었다

  • 폭군의 장군 황후   제1146화

    완부옥은 예로부터 여자를 좋아했다. 남자를 대할 때조차도, 가볍게 희롱하거나 농을 던질 뿐이었다.그런 그녀 앞에 서왕이 호의를 드러내자, 그녀는 당황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게다가… 분명 그도 남자를 좋아하지 않았던가.서왕은 그녀의 반응이 예상보다 격해 당황하며 서둘러 설명했다.“우리는 비슷한 처지가 아니더냐? 같이 사는 건… 서로에게 나쁘지 않지 않느냐.”“네가 떠나면, 난 또 다른 이와 혼인해야 할 텐데… 너처럼 내게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 여인은 없을 것이다.”“또다시 나 자신을 숨기며 살아야 할 테니… 차라리 그냥 이렇게 지내는 게 낫지 않겠느냐?”그 말을 들은 완부옥은 그제야 마음이 조금 놓였다.“그 말씀이셨군요.”그가 정말 자신에게 마음이 있는 줄 알고 긴장했건만… 그게 아니라니 다행이었다.……한편 모용길의 죄행이 세상에 밝혀지자, 남제 전역이 발칵 뒤집혔다.백성들 또한 믿기 어려워했다.“그 자가 그렇게 오래 살았다고? 분명 불로장생의 술법이 있었던 게지. 폐하께서 그걸 두려워해 제거한 거야.”“약쟁이 사건도 정말 복잡하군. 처음엔 모용욱이 범인이라더니… 이번엔 왜 모용길이 나와? 설마 이번에도 헛다리 짚은 건 아니겠지?”“뭐가 어쨌든 간에 약쟁이는 전부 모용가 짓이란 말이잖아. 그런 집안은 몰아내야지!”분노한 백성들은 결국 모용가로 몰려가 돌과 썩은 달걀을 던지며 고함쳤다.“남제에서 당장 꺼져라!”“모용가 놈들은 천벌 받아야 마땅해! 죄 없는 사람들 고통받게 했잖아!”며칠째 모용가는 백성들의 소란에 시달려, 누구 하나 문밖을 나서지 못했다.……성 외곽의 한 촌락.낡은 농가 안, 여인이 낮은 목소리로 다급히 말했다.“들었어? 약쟁이 사건 피해자한텐 조정에서 보상금을 준다더라. 장순이네도 그랬잖아. 우리도 당장 관청 가자고, 장대복! 내 말 듣고 있는 거야?”장대복은 장순의 친삼촌이었다. 어린 조카를 생각하면 늘 미안함이 앞섰다.“형님은 일찍 돌아가셨고, 그 모자 둘이 얼마나 힘들게 살아왔는지 당신도 알잖아.”

  • 폭군의 장군 황후   제1145화

    소욱은 미소를 지었다.“부창부수라 하지 않느냐. 함께 손잡고 세상을 다스릴 것이다. 황부도 결국 한 여자의 지아비이지 않겠느냐.”그 말을 들은 서왕은 한껏 조이던 가슴이 결국 힘없이 내려앉았다.그는 즉시 두 손을 모아 절하며 간언했다.“폐하, 그건 절대 안 됩니다!”“폐하께서는 일국의 군주이십니다. 어찌 여인의 그늘 아래 계시겠습니까?”“이 일이 만에 하나라도 세상에 알려진다면, 조롱과 비난을 피할 수 없을 것입니다!”평소 성정이 온화한 서왕이지만, 마음에 걸리는 일이 생기면 은근히 고집이 세지는 성격이었다.소욱은 목소리를 날카롭게 높였다.“그래서 말이지. 이 일은 아는 사람이 적을수록 좋아.”서왕은 속으로 중얼거렸다.‘폐하도 이게 창피한 줄은 아시는구나…’“황후 마마께서는 폐하께서 황부가 되겠다는 걸 허락하셨습니까?”소욱은 눈썹을 살짝 찌푸렸다.“황후가 왜 반대하겠느냐? 설마 다른 사내를 맞이해야한단 말이냐?”서왕은 잠시 헷갈려 그 말에 말려들 뻔했다.“그런 뜻이 아니라, 황후마마께서도 이 일이 폐하께 불리할 수 있다는 걸 알고 계신지 여쭈려는 것입니다.”소욱은 눈을 좁히며 말했다.“내 너를 형제로 생각하니까 이런 말도 하는 것이다.”“이미 내가 결정한 일이야. 누구도 바꿀 수 없어.”“너는 그저 국정을 맡아 잘 처리하거라. 내가 황후와 함께 돌아올 때까지 말이다.”그러자 서왕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하지만 폐하 신도 이번에는 휴가를 청하려 했습니다.”매번 국정을 떠맡는 것도 지치는 일이었다.아무리 가까운 형제라도 지켜야 할 선이 있지 않겠는가.‘이 나라는 분명 소씨 가문의 일국이지 않는가.’ ‘잠깐… 순간 내가 지금 무슨 생각을…?’서왕은 방금 스쳐간 생각에 스스로 놀랐다.감히 황제에게 이런 불만을 품다니. 마음으로도 짜증을 내다니, 감히 내가?’소욱은 인내심을 다잡으며 물었다.“휴가를 내겠다고? 무슨 연유냐?”서왕은 몇 초간 머뭇거리다, 정색하며 대답했다.“왕비와 함께할 시간이 필요합니다.”소욱은

  • 폭군의 장군 황후   제1144화

    서왕의 심문이 시작되자, 손추의 수하였던 자객은 결국 모든 사실을 고백했다.“그… 그 일은 저희가 꾸민 일입니다.”“모용길이 왕가의 피를 원했고, 손추가 직접 그 일을 맡았습니다.”“하지만 그분은 왕이셨고, 무공도 출중하셨습니다. 손추는 선제를 이간질해 부친을 의심하게 만들었고, 결국 모반의 증거를 조작했습니다.”그 뒤의 이야기는 서왕도 이미 알고 있었다.그의 아버지는 억울한 누명을 쓰고도 조정에 충성을 다했다.군주의 명이 떨어지면, 신하는 죽는 수밖에 없었다.유배길에 올라서도 그의 아버지는 반란을 일으키지 않았다.그는 끝까지 선제가 자신의 결백을 밝혀주리라는 희망을 품고 있었던 것이다.그러나 그 희망은 이루어지지 않았다.약쟁이단이 아버지의 목숨을 노릴 줄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진실이 드러났을 때, 서왕은 마치 천근 무게의 짐을 내려놓은 듯 가슴이 후련해졌다.그러나 죽은 자는 돌아오지 않는다. 그 사실이 마음속 깊은 곳에서 쓰라림으로 번져왔다.그가 정원으로 돌아오자, 멀리 나무 아래서 완부옥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서왕은 한 걸음에 달려가 그녀를 와락 안아 올렸다.“이번 일을 해결해줘서… 정말 고맙다!”“드디어 모두가 알게 되었어. 부친께서 얼마나 억울하게 누명을 썼는지…”“선제도 진범을 찾고자 했었지만, 결국 오늘에서야 제대로 밝혀졌어. 정말, 정말 고맙다…”서왕은 거듭 고마움을 표현했고, 완부옥은 조금은 지겨워하며 그를 말렸다.무엇보다 이 남자가 이렇게까지 그녀를 직접 껴안을 줄은 몰랐다.조금 불편한 표정이었지만, 완부옥은 조용히 손을 들어 그의 등을 토닥였다.“됐습니다. 됐어요. 그렇게 큰일도 아닌걸요.”“정말 제게 보답하고 싶다면, 폐하께 소환이 지금 어디에 있는지 여쭤봐 주세요.”서왕은 그녀를 놓고, 놀라움이 가득한 눈으로 바라보며 물었다.“아직도 포기 못 한 것이냐?!”완부옥은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그런 게 아닙니다.”“그저 소환이 어떻게 지내는지 알고 싶은 것뿐입니다.”“정인이 아니더

  • 폭군의 장군 황후   제1143화

    세상일이란 참 아이러니했다. 열무신은 한 발 늦게 도착했다. 그가 천옥에 도착했을 때, 모용길은 이미 숨을 거둔 후였다.모용길의 시신을 바라보며 열무신은 주먹으로 벽을 내리쳤고, 낮은 포효를 내뱉었다. 사람들은 착한 사람은 일찍 죽고 재앙은 천 년을 간다고 했는데, 정말 그랬다! 모용길 같은 자는 200살이 넘게 살다가 죽었는데, 맹성주 같은 이는 관례도 치르기 전에 죽임을 당했다. 이를 생각하니 열무신의 증오심이 하늘을 찔렀지만, 이 빚을 누구에게 갚아야 할지 알 길이 없었다.너무 감정이 격해져서, 열무신은 천옥을 나서자마자 뜨거운 햇살 아래에서 기절해버렸다.황궁. 봉구안은 임시로 자진궁에 거처하고 있었다. 그녀는 회임 중이었고, 점차 배가 불러오기 시작하자 회임이 실감 났다.정말로 아이가 서서히 자라고 있었다. 소욱이 정해준 태의는 매일 그녀에게 와서 맥을 짚었다. 최근 그녀의 태상은 안정되어, 더 이상 안태약을 마실 필요가 없고 그저 조용히 쉬기만 하면 되었다.아이의 일에 대해서, 봉구안은 걱정하지 않았다. 약쟁이 사건도 이미 해결되어, 그녀의 큰 근심을 덜어주었다. 현재 유일하게 장미에 대해서만 마음을 놓을 수 없었다. 장미의 옛 병이 재발할까 걱정되었다.그것이 만약 재발한다면, 그녀의 몸과 마음에 좋지 않을 터였다.봉구안이 이 일을 생각하고 있을 때, 황제가 도착했다. 소욱은 약쟁이 사건의 최신 진전을 가져왔다. 그는 무거운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열무신이 붙잡은 그 사람들이 증명할 수 있다는구나. 이미 200년 전에 태조는 돌아가셨고, 부활한 흔적은 전혀 없었다 하엿다. 모든 것이 모용길의 환상이었던 거야.”“짐은 이 사건의 모든 세부 사항을 대중에게 공개할 생각이다. 모용길이 남긴 큰 돈은 모두 약쟁이 매매로 얻은 것이야. 짐은 이 돈을 피해자들과 그 친척들을 위로하는 데 쓸 것이다.”“이에 대해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그는 걱정이 가득했다.봉구안은 확신에 찬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폐하의 이 조치는 백성

  • 폭군의 장군 황후   제1142화

    마지막으로 태조를 다시 보았을 때, 그는 이미 병석에 누워 숨이 끊어질 듯했다. [모용길... 내 아우야, 너는 내 마음을 알지. 짐에겐 아직 이루지 못한 일들이 많다. 새 정치를 세우지 못했고, 태자는 아직 어리지. 난 단지 하늘이 인색해서 짐에게 몇 년을 더 주지 않는 것이 한스러울 뿐이다. 단 일 년이라도 짐이 일 년만 더 산다 해도 좋을 텐데... 남쪽의 수해, 북쪽의 기근, 남제는 사방에서 적에 둘러싸여 있고, 북연은 우리를 업신여기며, 내부에는 반적이 있는데... 어찌할까, 염라대왕이 목숨을 거두어 가니, 짐은... 그저 손을 놓을 수밖에 없구나. 아우야, 나라의 일을 모두 네 손에 맡기노니, 너는 태자를 보필하라. 너는 그의 고모부이자, 또한 그의 상부이니. 아우야, 짐은 오직 너만 믿는다.]기억 속의 태조가 눈앞의 그와 겹쳐졌다. 모용길은 낮은 목소리로 흐느꼈다. 그의 눈에 태조의 뒷모습은 무척이나 수척했다."형님! 형님께서 원하던 것을 제가 마침내 이루어냈습니다! 형님께서는 불로장생할 것이고, 이 남제는 반드시 형님의 통치 아래 번영하며, 장차 천하를 통일하여 대업을 이룰 것입니다!"당초 남제가 새로 세워졌을 때 태조는 약속대로 그에게 강산의 절반을 주려 했지만, 그는 거절했다. 태조의 뜻이 천하에 있음을 알았기 때문이었다. 그는 태조와 계속해서 사방을 정벌하고 싶었다. 하지만 운명은 어쩔 수 없었다. 이제 태조가 다시 살아나는 것을 볼 수 있게 되어, 그는 마침내 모든 짐을 내려놓고 평안히 떠날 수 있게 되었다.모용길은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몸이 한쪽으로 기울어 바닥에 쓰러졌다. 눈물로 가득 찬 시선 속에서, 그는 이미 세상을 떠난 아내의 모습을 보았다. 그녀가 그를 데리러 온 것이다. 그는 팔을 뻗어 마치 어린아이처럼 울었다.여인은 몸을 숙여 그의 손을 잡아 자신의 얼굴에 대고, 그에게 부드럽게 미소 지었다. "대인, 남은 길은 제가 당신과 함께 걸을게요." 모용길은 그녀를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우리 함께..."

  • 폭군의 장군 황후   제1141화

    열무신은 이번에도 큰 공을 세웠다.그가 아니었다면, 또 누군가 새로운 죽음을 맞이했을 것이다.그는 사로잡은 자객들을 직접 데리고 돌아와 천옥에 넘긴 뒤, 단 한숨도 쉬지 않고 곧장 심문에 들어갔다.자객들은 처음엔 입을 굳게 다물고 있었다.하지만 모용길이 이미 붙잡혔다는 소식을 듣자, 그들의 희망도 이미 무너진 셈이었다.이내 하나둘씩 입을 열기 시작했다.“저희는 명령을 따랐을 뿐입니다… 폐태자를 노린 건 그 분의 ‘혈’ 때문이었습니다.”그들은 태조 황제에 대해서도 알고 있었다.“불로장생은 애초에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태조 황제는 이미 오래전부터 백골이었습니다. 이백 년 전, 모용길이 시신을 도굴해갔을 때부터 이미 시체에 불과했습니다. 살려낼 수 있을 거라는 건, 망상이었어요!”“애초에 죽은 자였다고요!”그들이 그 이야기를 꺼낼 때, 말투에는 모용길을 조롱하는 기색이 역력했다.이백 년이라는 세월 동안 쓸모없는 일에 목숨을 건 그를 그들은 미련한 바보로 여겼다.같이 심문을 진행하던 관리가 물었다.“너희는 어떻게 아는 것이냐?”“태조 황제께서 살아난 적이 없다는 걸 말이다.”“모용길이 그렇게까지 집착한 이유가 뭐였지?”자객들 중 한 명이 비웃듯 코웃음을 치며 답했다.“모용길이 약쟁이를 만든 건, 그들로 실험해 불로장생의 약을 완성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약을 제조한 의원들은 손수 기록을 남겼고, 그 손책들엔 분명히 쓰여 있었죠. 이백 년 동안 그들이 상대한 건 단 한 번도 움직이지 않은 ‘시체’였다고요.”“아무리 약을 먹여도 살아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고 말입니다.”다른 자객 하나는 공포 어린 얼굴로 말을 이었다.“모용길은… 이미 오래전에 미쳐 있었습니다. 그는 자주 아무도 없는 허공을 향해 말을 걸었어요. 마치… 마치 그 자리에 태조 황제가 서 있기라도 한 듯이 말이에요.”또 다른 자객이 덧붙였다.“그 자는 단지 태조 황제를 살리려 한 게 아닙니다. 자신도 불로장생 하고 싶었던 거에요.”“그리고 그게… 그 자는 정말로 성공했

  • 폭군의 장군 황후   제1140화

    태황태후는 직접 선조를 만나기 위해 천옥으로 향하려 했다.하지만 황제의 명이 내려져 있었다.그의 허락 없이는 누구도 모용길을 접견할 수 없었다.하는 수 없이, 태황태후는 궁으로 전갈을 보냈다.하지만 설령 황제가 허락하더라도 모용길이 누구를 만나려 하지 않았다.그는 오직 태조는 아직 살릴 수 있다는 집념 하나에 사로잡혀 있었다.그런 그가 천옥에 갇힌 지금, 마음은 타들어가듯 초조했다.“그 어린 황제놈은 어딨느냐! 어서 나를 뵈러 오라 하지 못할까!”모용길에게 후손 따위는 중요하지 않았다.그는 생각했다.이 나라 남제는, 태조와 자신이 함께 세운 나라였다.그런 자신을 막고 있는 소욱 따위가 어찌 감히 군림한단 말인가.천옥에 갇힌 날부터, 그는 하루도 빠짐없이 소리쳤다.“태조를 살려야 한다! 어서 황제를 데려와라!”하지만 그는 몰랐다.그의 그 모든 고함과 분노는 소욱이 의도적으로 시간을 끌며 그를 흔들기 위한 계략이었단 사실을 말이다.그리고 다섯째 날.천옥의 간수가 냉정한 얼굴로 명을 전했다.“폐하의 어명이십니다.”“모든 죄를 자백하고 문서에 서명하지 않는 한, 이곳을 나가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죽을 때까지 말입니다.”모용길은 두 눈을 부릅뜨고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허튼소리 마라! 그 어린놈이 과연 알기나 한단 말이냐, 내가 이 모든 짓을 왜 해왔는지를 말이다!”간수는 능청스럽게 웃었다.“나으리, 뭐가 그리 두렵습니까?”“자백했다고 당장 목을 치는 것도 아니잖습니까.”“태조께서 하사하신 면사금패는 아직도 가지고 계시잖아요?”그 말에 모용길의 눈매가 가늘게 휘어졌다.그렇다.면사금패만 있으면, 그는 죽지 않는다.황제 따위가 그를 처형할 권한은 없었다.지금 가장 중요한 건 태조를 다시 살려내는 것이었다.결심이 선 그는 주저하지 않았다.“종이와 붓을 가져오너라!”두 시진 후.모용길이 쓴 자백서가 궁으로 들여졌다.그 문서는 곧장 어전으로 올라갔다.문서를 넘겨받은 소욱은 한 장, 또 한 장 페이지를 넘길수

  • 폭군의 장군 황후   제1139화

    염 신의가 모용길의 상태를 진찰한 결과, 그의 몸은 웬만한 노인들보다 훨씬 건장했고, 외견상으로도 특별한 이상은 보이지 않았다.“폐하, 이 자가 망언을 일삼는 이유는… 실성, 즉 정신 착란 증세로 보입니다.”“나는 미치지 않았다! 미친 건 너희들이다!”모용길이 즉각 반발하며 목소리를 높였다.그리고 소욱을 향해 고함쳤다.“어서 저놈들을 다 내쫓아라! 나는 태조 폐하를 반드시 살려낼 것이다!”“지금 이 순간을 놓치면, 모두 다 목이 날아갈 줄 알아라!”하지만 소욱은 모용길의 광언에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그저 곁에 있던 병사들에게 조용히 고개를 끄덕일 뿐이었다.“붙잡아 두거라. 절대 도망 못 치게 해야 한다.”명령이 떨어지자 병사들이 달려들어, 모용길의 움직임을 단단히 제압했다.염 신의는 환자의 행동에 개의치 않으며 차분히 말을 이었다.“실성이란 곧, 마음의 병입니다.”“이 병은 뇌와 정신의 균형이 무너져, 세상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게 만들죠.”“예컨대, 저희는 백골을 보지만 이 자는 살아 있는 사람으로 착각하고 있습니다.”“그만큼 이 자의 마음속 집착이 깊고, 오래도록 그에 사로잡혀 있었던 것입니다.”“이미 병이 뿌리 깊게 자리 잡았으니, 소인으로선 어찌할 도리가 없습니다.”의술이란 외상이나 내상은 다스릴 수 있어도, 사람의 마음속 병, 특히 집착이라는 건 손쓸 수 없는 법이다.그건 눈에도 보이지 않고, 손으로도 만질 수 없는 것이기에. 소욱은 여전히 ‘태조를 살려야 한다’며 중얼거리는 모용길을 말없이 바라보았다.그는 수많은 악행을 저질러 온 자였다.그러나 유일하게 태조에 대해서만은 지극한 충성과 집착을 드러내고 있었다.“저 자를 별실에 따로 가둬라. 아무도 면회하지 못하게 하라.”“명 받들겠습니다!”……자진궁.봉구안은 모용길이 실성 증세를 보였다는 말을 듣고도 전혀 놀라지 않았다.“오늘 제가 본 그 백골은 최근에 죽은 사람의 것이 아니었습니다.”“그 말인즉, 모용길은 이미 오래전부터 병들어 있었단 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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