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MELDEN두 번째 라운드.[과거 거래.]참가자는 상대의 과거 정보 하나를 구매할 수 있었다.가격은 점수.루카는 바로 서율의 정보를 샀다.VELA는 최태혁.그리고—한서인은 아무 망설임 없이 최태혁의 과거를 선택했다.서율의 표정이 차가워졌다.“얼마.”진행자가 말했다.“50점.”한서인은 바로 승인했다.최태혁이 그녀를 바라봤다.“그렇게 궁금합니까.”“응.”“왜.”한서인은 웃었다.“내가 놓친 부분이 뭔지.”서율이 끼어들었다.“넌 놓친 게 아니라.”“뭐.”“끝난 거야.”한서인의 시선이 서율에게 향했다.“그걸 네가 정해?”“아니.”서율이 최태혁을 한번 봤다.“얘가.”짧은 정적.최태혁은 단호했다.“맞습니다.”한서인의 입꼬리가 굳었다.구매된 과거 자료가 스크린에 나타났다.과거 최태혁의 기록.그가 한서인 사건 당시 했던 선택들.그리고 마지막 페이지.[전환점.][은서율.]한서인의 눈이 멈췄다.“이렇게까지.”서율이 말했다.“왜.”“내 대역으로 들어왔던 사람이.”“응.”“결국 진짜가 됐네.”서율의 눈빛이 차갑게 식었다.“처음부터 나는 가짜 아니었어.”“그때는 내 자리에 있었잖아.”“그건 네 자리였을지 몰라도.”서율이 한 걸음 가까이 갔다.“지금 자리는 내가 만든 거야.”홀 전체가 조용해졌다.최태혁은 끼어들지 않았다.서율의 싸움이었다.한서인이 잠시 그녀를 바라봤다.그리고 예상 밖으로 웃었다.“그러네.”서율의 표정이 미묘하게 변했다.“뭐?”“인정해.”“갑자기?”“나도.”한서인이 고개를 들었다.“그래서 돌아온 거니까.”“무슨 뜻이야.”그녀는 대답하지 않았다.대신 CROWN 직원에게 자신의 남은 점수를 전부 제출했다.[HAN SEO-IN.][추가 구매 요청.][대상 : EUN SEO-YUL.]서율의 눈이 가늘어졌다.한서인이 웃었다.“이번에는.”“왜.”“네 과거를 살게.”[제283조.][과거를 되찾고 싶은 사람은.][현재를 사려고 한다.]
개별 작성실.서율은 빈 종이를 한참 바라봤다.[최태혁의 가장 큰 약점.]질투.서율.혼자 짊어지는 습관.자신을 지키기 위해 자기부터 버리는 것.정답은 너무 많았다.하지만 하나만 써야 했다.서율은 결국 적었다.[사랑하는 사람을 지키려 할 때 자기 자신을 계산에서 제외한다.]반대편.최태혁 역시 같은 질문을 받고 있었다.[은서율의 가장 큰 약점.]그는 망설이다 적었다.[괜찮지 않아도 괜찮다고 말한다.]제출.잠시 뒤 중앙홀.여덟 개의 답이 익명으로 공개됐다.그중 하나.[사랑을 증명하려고 상대를 시험한다.]누군가의 약점.그리고—[사랑받지 못할 가능성을 인정하지 못한다.]서율의 시선이 한서인에게 향했다.한서인의 표정이 굳었다.진행자가 말했다.“이제 상대의 약점이 누구 것인지 맞히십시오.”한서인은 첫 번째 문장을 보고 최태혁을 지목했다.“저건 최태혁.”서율의 눈썹이 올라갔다.틀렸다.최태혁은 사랑을 시험하지 않는다.오히려—확인하려고 묻는다.한서인은 예전의 최태혁을 기억하고 있었다.지금의 최태혁은 모른다.서율이 피식 웃었다.한서인이 돌아봤다.“왜.”“아무것도.”“뭔데.”서율이 천천히 말했다.“넌 아직도 옛날 사람만 알고 있구나.”한서인의 표정이 굳었다.이번에는 서율 차례.그녀는 [괜찮지 않아도 괜찮다고 말한다]를 보자마자 말했다.“나.”정답.최태혁의 시선이 바로 올라왔다.서율이 그를 봤다.“이거 네가 썼지.”“규칙상 답할 수 없습니다.”“표정이 말하는데.”태혁은 웃지 않았다.오히려 진지했다.서율도 장난을 멈췄다.그 순간 스크린.[PAIR SYNCHRONIZATION.][CHOI TAE-HYEOK / EUN SEO-YUL — 98%.]홀 전체가 술렁였다.진행자가 말했다.“흥미롭군요.”“서로 적인데.”“서로의 약점을 가장 정확히 알고 있습니다.”서율이 최태혁을 봤다.그런데—한서인이 끼어들었다.“약점을 안다는 것과.”잠깐.“끝까지 견딘다는 건 다른 문제죠.”
초대장 마지막 페이지.[HAN SEO-IN.]서율의 손이 멈췄다.최태혁 역시 이름에서 시선을 떼지 못했다.한서인.모든 것이 시작됐던 이름.초반의 대역.거짓말.판을 뒤집게 만든 최초의 균열.이미 끝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적어도—다시 같은 게임 테이블에 앉을 사람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서율이 먼저 입을 열었다.“동명이인?”“확인하겠습니다.”최태혁이 휴대폰을 들려는 순간 서율이 손목을 잡았다.“잠깐.”“왜.”“CROWN에서 일부러 넣은 이름이면.”“네.”“우리가 확인하는 것까지 보고 있을 수도 있어.”태혁의 표정이 굳었다.서율은 초대장을 다시 펼쳤다.참가자는 여덟 명.루카.VELA.한서인.그리고 처음 보는 글로벌 가문 후계자 다섯 명.“가야겠네.”최태혁이 바로 그녀를 봤다.“한서인 때문에?”“아니.”“그럼.”서율의 입꼬리가 아주 천천히 올라갔다.“누가 왜 이 이름을 여기 올렸는지 궁금해서.”3일 뒤.스위스 외곽.지도에도 정식 명칭이 표시되지 않는 고성.THE CROWN TABLE.참가자는 각자 다른 차량으로 도착했다.서율이 홀 안으로 들어서는 순간—시선이 한곳에 멈췄다.긴 테이블 끝.여자 하나가 앉아 있었다.서율이 기억하던 얼굴보다 조금 달라졌다.머리는 짧아졌고.표정은 훨씬 차분했다.하지만—분명했다.한서인.그녀 역시 서율을 봤다.몇 초.먼저 웃은 건 한서인이었다.“오랜만이네.”서율은 대답하지 않았다.최태혁은 조금 떨어진 자리에서 둘을 보고 있었다.규칙상 같은 편이 될 수 없다.CROWN의 진행자가 자리에서 일어났다.“여덟 분 모두 도착하셨군요.”대형 스크린이 켜졌다.[ROUND 1.][가장 사랑하는 사람의 약점 하나를 제출하십시오.]서율과 최태혁이 동시에 서로를 봤다.그리고—한서인의 시선도 최태혁에게 향했다.서율이 그걸 놓치지 않았다.“재밌네.”한서인이 웃었다.“뭐가.”“아직도.”서율이 아주 차갑게 말했다.“남의 사람 보는 버릇은 그대로
밤 10시.현관 앞에 검은 봉투 하나가 놓여 있었다.서율이 집어 들었다.“이거 익숙한데.”최태혁도 바로 알아봤다.THE LABYRINTH 때와 비슷한 봉투.하지만 로고가 달랐다.은색 문양.[CROWN.]서율이 봉투를 열었다.초대장 한 장.[두 분을.][THE CROWN TABLE에 초대합니다.]최태혁이 읽었다.“또 게임?”“그런 것 같은데.”아래에는 설명이 거의 없었다.[참가자 : 세계 8개 가문 및 기업의 차기 의사결정권자.][규칙 : 비공개.][기간 : 7일.][우승 보상 : 참가자 7인의 단독 협상권.]서율의 눈빛이 바로 달라졌다.7인의 단독 협상권.돈으로 환산하기 어려운 가치.하지만 마지막 줄이 더 문제였다.[단.][커플 및 가족 참가자는.][서로 같은 편이 될 수 없습니다.]최태혁이 한숨을 쉬었다.“또?”서율은 웃었다.“왜.”“저런 사람들은 왜 우리를 자꾸 갈라놓으려고 합니까.”“재밌으니까?”“나는 안 재미있습니다.”서율은 초대장을 다시 읽었다.[CROWN TABLE.]그리고 그 아래.[첫 번째 라운드.][가장 사랑하는 사람의 약점을 하나 제출하십시오.]둘의 표정이 동시에 굳었다.서율이 천천히 최태혁을 봤다.“태혁아.”“네.”“내 약점.”“많습니다.”“죽을래?”“농담.”서율의 눈이 가늘어졌다.“진짜로 뭐 쓸 건데.”최태혁은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당신은.”“나?”“내 약점 뭐라고 쓸 겁니까.”서율도 잠깐 생각했다.질투.혼자 해결하려는 습관.서율을 지키려다 자기부터 버리는 것.너무 많았다.그런데—진짜 가장 큰 약점은 하나였다.서율이 웃었다.“알 것 같아.”최태혁의 눈빛이 달라졌다.“뭡니까.”“비밀.”“게임 시작 전인데.”“그래서 더.”최태혁이 초대장을 다시 봤다.“갈 겁니까.”서율은 고민하지 않았다.“응.”“7일.”“응.”“또 적.”“응.”“이번에는 진짜 안 봐줍니다.”서율의 입꼬리가 올라갔다.“바라던 바야.”최
다음 날.서율이 검은 노트를 펼쳤다.그리고 크게 적었다.[신뢰 테스트 금지.]최태혁이 읽었다.“명확하네요.”“응.”“어제 때문.”“응.”“미안합니다.”“알아.”서율은 펜을 내려놓지 않았다.[상대의 사랑을 확인하려고.][질투를 일부러 유발하지 않는다.]최태혁이 눈썹을 올렸다.“그건 당신도.”서율이 손을 멈췄다.“……응.”[일부러 연락을 늦게 하지 않는다.]“이건 누구.”“둘 다.”[말하지 않아도 알아주길 기대하지 않는다.]최태혁이 웃었다.“이건 당신.”서율이 노려봤다.“너도.”“나는 말 많이 합니다.”“너무 많이.”“그건 다른 문제.”서율은 결국 웃었다.마지막.[확인하고 싶으면.][그냥 묻는다.]최태혁이 펜을 가져갔다.그 아래 한 줄.[예: 나 좋아합니까.]서율이 보자마자 웃었다.“유치해.”“가장 직접적.”“그걸 누가 물어.”최태혁이 바로 물었다.“나 좋아합니까.”서율의 웃음이 멈췄다.“야.”“확인하고 싶으면 묻는다면서.”“너 진짜.”“대답.”서율은 몇 초 버텼다.“응.”“얼마나.”“질문 하나였어.”“추가 질문.”“기각.”최태혁이 웃었다.서율이 펜을 뺏었다.그리고 반대로 적었다.[예: 나 보고 싶었어?]최태혁이 바로 말했다.“네.”“뭐.”“보고 싶었습니다.”“지금 옆에 있는데?”“어제 회사에서.”서율이 잠깐 조용해졌다.“많이?”이번에는 태혁이 웃었다.“추가 질문.”서율이 그의 팔을 툭 쳤다.“대답.”“많이.”서율의 입꼬리가 올라갔다.“이 규칙 좋네.”“그러게요.”신뢰를 시험하지 않고.그냥 묻는다.너무 단순해서—오히려 둘에게 가장 어려운 방식이었다.[제279조.][사랑을 확인하고 싶다면.][시험 문제를 만들지 말고.][질문하면 된다.]
새 게임은 예상하지 못한 곳에서 시작됐다.최태혁이 물었다.“오늘 뭐 했습니까.”서율이 대답했다.“회사.”“그다음.”“회의.”“점심.”“혼자.”최태혁이 잠깐 멈췄다.“거짓말.”서율의 눈이 가늘어졌다.“왜.”“루카 만났잖습니까.”서율이 굳었다.“어떻게 알아.”“봤습니다.”“뭘.”“로비 CCTV.”서율의 표정이 바로 차가워졌다.“내 거 봤어?”최태혁도 표정이 굳었다.“보안 보고 중에.”“그래도.”“일부러 본 건 아닙니다.”“근데 왜 말 안 했어.”“당신이 먼저 말하나 봤습니다.”서율은 잠깐 침묵했다.“테스트?”“……조금.”그 한마디에 분위기가 바뀌었다.서율이 자리에서 일어났다.“그건 싫어.”최태혁도 바로 알아챘다.“미안합니다.”“내가 말하는지 안 하는지 시험하지 마.”“네.”“궁금하면 물어.”“알겠습니다.”서율은 한동안 말이 없었다.최태혁도 변명하지 않았다.잠시 뒤.서율이 다시 앉았다.“루카는.”“네.”“내가 부른 거 아니야.”“압니다.”“회사 로비에서 우연히 만났고.”“네.”“5분 얘기했어.”“알겠습니다.”서율이 그를 봤다.“질투했어?”“네.”“많이?”“많이.”“그래도 CCTV로 확인하는 건.”“안 합니다.”“다시는.”“네.”서율은 고개를 끄덕였다.몇 초 뒤.최태혁이 물었다.“그럼.”“왜.”“아까 혼자 점심 먹었다고 한 건.”서율이 잠깐 멈췄다.“그건.”“네.”“네가 질투할 것 같아서.”태혁의 표정이 조금 달라졌다.“그래도 말해주십시오.”“왜.”“내가 알아서 감당하겠습니다.”서율은 한동안 그를 봤다.그리고 작게 말했다.“알겠어.”둘 사이에 첫 번째로 불편한 거짓말이 생겼다.하지만—그날 끝나기 전에 바로 꺼냈다.검은 노트에는 새로운 줄이 추가됐다.[상대를 보호한다는 이유로.][사실을 숨기지 않는다.][제278조.][거짓말은.][좋은 의도로 시작해도.][신뢰를 대신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