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MELDENUSB 안에는 예상보다 더 큰 자료가 있었다.문제는 마지막 폴더.[PROJECT FALSE RING.]서율이 열었다.사진.계약서.기사 초안.그리고 제목.[최태혁·은서율 약혼은 양사 합병을 위한 계약.]서율이 헛웃음을 흘렸다.“이제는 가짜 약혼설?”최태혁은 자료를 한 장씩 넘겼다.심지어 가짜 계약서까지 있었다.약혼 유지 기간.지분 조건.파기 시 위약금.서율이 말했다.“디테일은 좋네.”“칭찬할 부분 아닙니다.”“근데 웃기잖아.”“뭐가.”서율이 계약서를 가리켰다.“약혼 유지 최소 2년.”최태혁이 읽었다.“짧네.”서율이 그를 봤다.“뭐?”“나는 평생 생각했는데.”서율이 잠깐 말문이 막혔다.“이럴 때 그런 말 하지 마.”“왜.”“반응하기 귀찮아.”“귀 빨개졌습니다.”서율이 서류를 던졌다.태혁이 웃으며 받았다.하지만 상황은 가볍지 않았다.이 자료가 공개되면 둘의 모든 행동이 계약 관계로 해석될 수 있었다.다큐멘터리.공개연애.약혼.공동 인수까지.서율이 말했다.“막지 마.”최태혁이 바로 알아챘다.“또 미끼?”“응.”“이번에는 위험합니다.”“알아.”“우리 관계 자체가 공격받습니다.”서율은 그를 바라봤다.“흔들릴 거야?”“아니요.”즉답.“나도.”서율이 계약서를 접었다.“그럼 내보내.”다음 날.기사가 터졌다.[세기의 약혼, 사실은 비즈니스 계약?]SNS 폭발.두 회사 주가 변동.기자들이 몰려들었다.그리고 오후.공식 기자회견.기자가 물었다.“약혼이 계약이라는 의혹에 대해 어떻게 답하시겠습니까?”서율이 마이크를 들었다.“계약이라면.”잠깐.“위약금이 너무 싸네요.”기자석에서 웃음이 터졌다.최태혁도 마이크를 들었다.“그리고.”그가 서율을 봤다.“기간도 너무 짧습니다.”서율이 옆에서 낮게 말했다.“너 진짜.”태혁은 웃었다.기자가 다시 물었다.“그럼 계약이 아니라는 뜻입니까?”서율이 대답했다.“네.”그리고 왼손을 들어 반지를 보여줬다.“이건.
루카는 도망치지 않았다.오히려 웃었다.“역시 같이 왔군요.”최태혁은 서율 옆에 섰다.“내가 올 걸 알았습니까.”“당연하죠.”루카가 두 사람을 번갈아 봤다.“당신은 저 여자를 혼자 못 두니까.”최태혁의 턱이 굳었다.서율이 바로 그의 손목을 잡았다.“태혁아.”“네.”“3분.”“뭐.”“나한테 줘.”최태혁은 그녀를 바라봤다.그리고 한 걸음 물러났다.“알겠습니다.”루카가 비웃었다.“정말 말 잘 듣네요.”서율은 대꾸하지 않았다.대신 그의 앞에 앉았다.“3분 안에 끝낼게요.”“뭘.”“당신이 가진 카드.”루카는 웃었다.“없는데.”서율이 휴대폰을 테이블 위에 올렸다.영상 하나 재생.루카가 내부 임원과 만나는 장면.그다음.계약 문서 사본.그리고 마지막.해외 계좌 흐름.루카의 웃음이 사라졌다.“이건.”“2분 14초.”서율이 시계를 봤다.“시간 없어.”“협박입니까.”“아니.”서율의 표정은 너무 평온했다.“선택.”“뭘.”“당신이 가진 원본 자료 넘기고 여기서 빠질지.”잠깐.“아니면.”다음 파일.루카가 경쟁사를 통해 불법적으로 내부 정보를 매입한 증거.“내일 아침 수사기관에서 만날지.”루카의 표정이 완전히 굳었다.서율이 시계를 봤다.“1분.”최태혁은 정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약속한 3분.끝까지 기다렸다.30초.루카가 USB 하나를 테이블에 올려놓았다.“이걸로 끝입니까.”서율이 가져왔다.“검증 후.”“당신 정말—”“5초.”루카가 입을 다물었다.서율이 최태혁을 봤다.“끝.”그제야 태혁이 움직였다.USB를 받아 보안팀에 넘겼다.그리고 루카를 바라봤다.“이제 내 차례.”서율이 바로 그의 소매를 잡았다.“태혁아.”“네.”“3분 끝났다고 사람 잡아먹으란 뜻 아니야.”최태혁이 그녀를 봤다.몇 초.“알겠습니다.”루카가 어이없는 얼굴로 둘을 봤다.“둘이 대체 무슨 관계입니까.”서율과 최태혁이 동시에 대답했다.“약혼자.”둘이 서로를 봤다.그리고—서율이
서율은 루카의 제안을 받아들였다.단 하나.최태혁에게는 비밀로 하지 않았다.“오늘 만나.”“누구.”“루카.”최태혁의 표정이 즉시 굳었다.“싫습니다.”“알아.”“그런데 갑니까.”“응.”“왜.”“잡아야지.”태혁이 한숨을 쉬었다.“나도 갑니다.”“안 돼.”“왜.”“둘이 만나자고 했잖아.”“그 말을 왜 지켜줍니까.”“안심시켜야 입 열지.”최태혁은 쉽게 납득하지 못했다.서율이 가까이 갔다.“태혁아.”“네.”“나 믿어.”그 말에 최태혁의 표정이 조금 풀렸다.“믿습니다.”“그럼.”“그래도 싫은 건 별개입니다.”서율이 웃었다.“알아.”“조건.”“뭔데.”“문.”“왜.”“잠그지 마.”서율이 눈썹을 올렸다.“너 밖에서 기다리게?”“근처에 있겠습니다.”“감시?”“보험.”서율은 몇 초 고민하다 고개를 끄덕였다.“좋아.”호텔 라운지 프라이빗룸.루카는 이미 기다리고 있었다.“최태혁은?”“몰라요.”서율은 너무 자연스럽게 거짓말했다.“싸웠습니까.”“왜.”“요즘 두 회사 대응이 다르던데.”서율이 와인잔을 돌렸다.“원하는 말부터 해요.”루카가 웃었다.“좋습니다.”서류가 테이블 위로 밀려왔다.최태혁 그룹의 내부 지분 구조.그리고—승계 예정 지분 일부를 매수할 수 있는 옵션 계약.서율의 눈빛이 변했다.“당신이 이걸 왜 가지고 있어.”“사고 싶으니까.”“최태혁 회사를?”“정확히는.”루카가 몸을 앞으로 숙였다.“최태혁 없는 회사.”서율의 미소가 사라졌다.“그리고 당신은.”“왜.”“그 사람 옆에 있기엔 아깝습니다.”순간.서율의 눈빛이 싸늘하게 변했다.그런데 문밖.아주 작은 소리.최태혁도 들었을 것이다.서율은 일부러 웃었다.“그래서.”“나랑 손잡죠.”“조건.”“약혼 취소.”서율은 한동안 루카를 바라봤다.그리고 천천히 손을 내밀었다.문밖에서—무언가 움직이는 기척.서율의 손은 루카 앞에서 멈췄다.“싫은데.”루카의 표정이 굳었다.서율이 웃었다.“내 약혼자
루카.THE LABYRINTH에서 EVE에게 접근했던 남자.그가 다시 나타났다.서율은 동영상을 여러 번 돌려봤다.최태혁은 한 번만 보고 화면을 껐다.“왜 꺼.”“봤습니다.”“기분 나빠?”“네.”“뭐가.”“저 사람.”서율이 입꼬리를 올렸다.“일 때문?”“아니요.”“그럼.”최태혁은 잠깐 말이 없었다.서율이 웃었다.“질투?”“네.”너무 바로 인정해서 오히려 재미없을 정도였다.“이번엔 안 숨겨?”“숨겨서 뭐 합니까.”“게임 때는 잘했잖아.”“그때도 실패했습니다.”“턱 때문에?”태혁의 턱이 바로 굳었다.서율이 웃었다.“지금도.”“서율.”“응.”“그걸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뭘.”“내가 질투하는 거.”서율은 부정하지 않았다.“조금.”“조금?”“많이 하면 좋아할 거잖아.”“이미 좋아합니다.”서율이 웃다가 화면을 다시 켰다.“근데 이상해.”“뭐가.”“루카 목적이 나였으면.”서율이 영상을 멈췄다.“왜 네 회사 임원이랑 만났을까.”최태혁도 바로 표정이 바뀌었다.“나를 흔들려고.”“아니.”서율이 화면을 확대했다.루카가 임원에게 건넨 서류.표지.[SUCCESSION.]최태혁의 눈빛이 차갑게 식었다.“승계 자료.”“응.”“내 회사 후계구도.”“루카가 원하는 건.”서율이 그를 바라봤다.“네 회사야.”그리고 자신은—최태혁을 흔들기 위한 도구.태혁의 표정이 완전히 달라졌다.서율이 바로 손을 잡았다.“태혁아.”“네.”“지금부터 질투 금지.”“왜.”“걔가 원하는 게 그거니까.”“어렵습니다.”“해.”최태혁이 서율을 바라봤다.“대신.”“뭐.”“당신도.”서율의 눈썹이 올라갔다.“뭘.”“그 인간 일부러 이용한다고 가까이 가지 마십시오.”서율이 웃었다.“너 이미 질투 중인데.”“전략적 요청.”“거짓말.”“반쯤.”서율은 결국 웃었다.“좋아.”“약속?”“응.”하지만 바로 다음 날.루카가 서율에게 직접 연락했다.[둘이서 만납시다.][최태혁에게는 비
집에 도착하자 최태혁은 거실에 서 있었다.재킷도 벗지 않은 채.서율이 들어오자 바로 물었다.“다친 데.”“없어.”“누가 있었습니까.”“여섯.”“이름.”“몰라.”“자료는.”서율이 가방에서 사진을 꺼냈다.최태혁은 빨간 표시가 된 임원 얼굴을 보자 표정이 굳었다.“이 사람.”“알아?”“12년.”“뭐.”“내 회사에 있었습니다.”서율의 표정도 달라졌다.그 정도라면 단순한 내부 정보원이 아니다.최태혁이 가장 오래 믿었던 축 중 하나.서율이 물었다.“바로 잡을 거야?”“아니.”“왜.”최태혁이 사진을 내려놓았다.“당신 방식.”서율이 웃었다.“배웠네.”“미끼로 씁니다.”다음 날.의심 임원에게 일부러 가짜 정보를 흘렸다.약혼 발표 장소 변경.날짜 변경.그리고—둘 중 한 사람만 공식 공동대표가 된다는 거짓 정보.몇 시간 뒤.외부에서 다시 연락이 왔다.[한 명만 선택하십시오.][최태혁과 은서율.][둘이 같이 움직이면 둘 다 잃습니다.]서율이 메시지를 보고 웃었다.“협박 수준이 왜 이렇게 유치해.”최태혁은 웃지 않았다.“의도는 명확합니다.”“우리를 갈라놓기.”“네.”서율이 휴대폰을 그의 앞으로 밀었다.“그럼 답장해.”“뭐라고.”“한 사람만 선택하라잖아.”최태혁이 서율을 바라봤다.“누굴.”서율의 입꼬리가 올라갔다.“우리 둘 다.”태혁도 웃었다.메시지.[선택 완료.]상대에게서 답.[누구입니까.]최태혁이 직접 입력했다.[우리.]전송.서율이 봤다.“말 예쁘게 하네.”“사실인데.”그 순간.새 파일이 도착했다.동영상.의심 임원이 누군가와 만나는 장면.그리고—상대 얼굴이 화면에 잡혔다.서율의 표정이 굳었다.“저 사람.”최태혁도 알아봤다.NOIR HOUSE 인수전에서—마지막까지 둘과 경쟁했던 사람.루카였다.[제261조.][한 사람만 고르라는 질문에.][둘을 고르는 것도 답이다.]
다음 날 아침.서율 책상 위에 검은 카드 한 장이 놓여 있었다.누가 가져다둔 흔적도 없었다.앞면에는 숫자 하나.[7.]뒷면.[오늘 밤 11시.][ALBA CLUB.][혼자.]서율은 카드를 손가락 사이에서 돌렸다.최태혁에게 바로 보여주고 싶었지만—멈췄다.48시간 역할 교환 게임.서로의 자리에서 스스로 판단한다.현재 자신은 최태혁의 대표 자리.그렇다면—이건 자신이 결정해야 했다.“간다.”밤 10시 58분.ALBA CLUB.회원제 비공개 라운지.서율은 혼자 들어갔다.휴대폰 반납.신원 확인 없음.카드 번호만 확인했다.“7번.”직원이 고개를 숙였다.“안으로.”원형 테이블.사람 여섯.얼굴은 모두 공개되어 있었지만 이름표가 없었다.가장 끝에 앉은 남자가 말했다.“최태혁 대표님이 올 줄 알았는데.”서율이 웃었다.“실망했어요?”“오히려.”남자의 시선이 서율을 훑었다.“흥미롭습니다.”테이블 중앙.유출된 투자자 명단 원본이 놓였다.서율의 눈빛이 변했다.“이걸 어디서.”“거래합시다.”“가격은.”“돈 아닙니다.”남자는 새 카드 한 장을 밀었다.사진.이번에는—최태혁의 회사 내부 임원 일곱 명.그중 한 사람에 빨간 표시.“당신들 내부에.”남자가 웃었다.“우리 사람이 있습니다.”서율은 사진을 보면서도 표정을 바꾸지 않았다.“그래서 원하는 게.”“약혼 발표.”서율의 손이 멈췄다.“취소하십시오.”“왜.”“그러면.”남자가 원본 파일을 두드렸다.“전부 돌려드리죠.”서율이 웃었다.“고작 그거?”“고작?”“우리 약혼이.”서율은 몸을 앞으로 숙였다.“당신들한테 그렇게 무서워?”남자의 웃음이 사라졌다.그 순간.서율은 알았다.정답이었다.단순한 스캔들이 아니었다.두 회사가 약혼으로 더 강하게 묶이는 것.그 자체를 막으려는 세력이 있었다.서율이 자리에서 일어났다.“거래 안 해.”“후회할 겁니다.”“아니.”서율이 검은 카드를 테이블에 내려놓았다.“당신들이 할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