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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화

Author: 양념
기사 하단에 사진 한 장 덧붙였는데 유시아가 은가영의 손을 잡고 은씨 저택으로 들어가는 장면이었다.

사진을 본 이주리가 시큰둥한 표정을 지었다.

“진짜 뻔뻔스럽네. 기자들 매수했잖아. 다 내가 아는 기자들이야. 대놓고 널 집에서 내쫓는 격이네 뭘. 유진이 넌 대체 이혼을 한 거니 안 한 거니?”

이 일만 언급하면 머리가 지끈거렸다.

나도 당연히 이혼하고 싶고 빈 몸으로 나가겠다고까지 말했지만 은지호가 기어코 사인을 안 해준다. 게다가 하루가 멀다 하게 전화해서 애원했다가 협박했다가 쳇바퀴 돌 듯이 반복하는데 난 또 이혼 때문에 그 자식 번호를 차단할 수조차 없었다.

정말 이해할 수 없는 노릇이었다. 내가 자리를 내주겠으니 두 년놈더러 당당하게 함께하라고 하는데 대체 왜 사인을 안 하는 걸까?

역시 양반은 못 된다고 은지호한테서 또 전화가 걸려왔다.

나는 깨질듯한 머리를 부여잡고 전화를 받았다.

엄청 시끄러운 걸 보니 회사인 듯싶었다.

“기사 봤어? 그거 다 오해야. 가영이가 아파서 시아가 집까지 바래다준 거야.”

이 말을 들은 나는 어이가 없었다.

“해명할 필요 없어. 관심 없으니까. 대체 언제 이혼합의서에 사인할 거야?”

은지호는 한참 침묵하다가 속상한 어투로 말했다.

“그것 말곤 나한테 더 할 얘기 없어?”

“네가 없는 동안 가영이가 다이어트 한다면서 밥도 잘 안 먹고 매일 밤늦게까지 휴대폰에 컴퓨터만 놀고 있어. 애가 입만 열면 험한 말을 내뱉고 있어. 가영이 네 딸이잖아. 진짜 아예 걱정 안 되는 거야?”

“내 딸 아니고 네 딸이지. 이혼합의서에 양육권 포기하겠다고 똑똑히 적어뒀어.”

“한유진! 대체 언제까지 고집 피울래? 몇 번을 말해? 시아는 단지 우리 회사 소속 연예인일 뿐이야. 나 걔랑 아무 일도 없었다니까. 왜 사람 말을 안 믿어?!”

이에 내가 덥석 말을 잘랐다.

“은지호 대표님, 당신 딸은 유시아 말을 더 잘 들으니 앞으론 더 이상 나한테 전화하지 마.”

수화기 너머로 물건을 깨부수는 소리가 울려 퍼지자 나는 곧장 전화를 끊었다.

그랬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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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물간 와이프?   제12화

    인명피해까지 입게 되자 둘러싸인 기자들도 재빨리 촬영해서 SNS에 기사를 올렸다.그날 실검 순위는 난리도 아니었다. 유시아의 여신 이미지는 하루 사이에 천국에서 지옥으로 나락했고 이를 지켜보는 네티즌들은 그 어떤 영화보다도 흥미진진할 따름이었다.백선 여우주연상을 거머쥔 대스타가 투표 조작에 댓글 알바, 찌라시 배포까지 한 방에 터졌으니 청순했던 여신 이미지는 일락 천장이 되어버렸다.일부 네티즌들은 이 기세에 힘입어 유시아가 전에 신인들을 괴롭힌 증거들까지 찾아내게 되었는데 무너진 담에 뭇 사람들이 달려든다고 한때 유시아에게 괴롭힘을 당했던 연예인들도 하나둘씩 나와서 그녀의 악행을 까발렸다.나와 이주리는 강 건너 불구경만 할 뿐이었다.문득 이주리가 내게 은가영 면회를 하러 가겠냐고 물었다. 고의상해죄로 며칠간 감방에 갇혔으니 제대로 먹고 자기 힘들 거라면서 말이다.나는 고개를 돌리고 그녀를 쳐다봤다.“은가영이 나랑 뭔 상관이지? 난 이젠 한유진 아니야. 엄연한 유진이라고.”이 사건은 일주일 동안 SNS를 뜨겁게 달구었고 좀처럼 종식될 기미가 안 보였다.이때 뜻밖에도 은지호한테서 전화가 걸려왔다.“유진아, 제발 시아 한 번만 용서해주면 안 돼?”“내가 왜?”그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말을 이었다.“그래도 우리 한때 부부였잖아. 내 면을 봐서라도...”이에 내가 차갑게 되물었다.“너도 체면이란 게 있었니? 얼어 죽을! 너만 아니었으면 난 진작 더 잘 됐을 거야. 그해 유시아가 SNS에 나에 관한 루머를 퍼뜨리고 가영이가 댓글 알바 시켜서 나 악플 테러 당한 거 다 잊었어? 왜 유시아한테는 나 한 번만 봐주라는 말 안 했어?”“넌 또 내게 호르몬 약을 타고 투표 조작으로 여우주연상 기회까지 앗아갔어. 이 모든 게 나한테 어떤 의미인지 누구보다 잘 알면서 왜 단 한 번도 날 놓아줄 생각은 안 했던 거니? 네가 그러고도 인간이야?”“12년 동안 우리 가족을 위해서 묵묵히 헌신만 해왔어. 그래야만 네가 안심하고 회사 돌볼 테니까. 근데 정작 내게

  • 한물간 와이프?   제11화

    그는 내가 사무치게 그립고 그동안 내가 없는 나날이 너무 괴롭다고 했다. 매일 밤 집에 돌아오면 텅 빈 방 안 곳곳에 우리의 추억들로 가득 차서 온통 내 생각뿐이라며 한 번만 더 기회를 달라고 했다.한편 나는 담담하게 듣고 있다가 그에게 물었다.“네가 약 탄 거지?”실은 지난번에 건강검진을 받았을 때 의사는 내가 호르몬 약을 먹어서 살이 안 빠지는 거라고 했었다. 나중에 그 집에서 나오니 나도 금세 다이어트에 성공했다...내가 가장 사랑한 사람이 이토록 비겁한 짓을 벌이다니. 이주리의 말대로 은지호는 ‘여우주연상을 받은 여배우’라는 나의 타이틀을 앗아갔고 이젠 또 내 몸매까지 망치려고 든다. 이게 대체 사랑이긴 한 걸까?그 시각 은지호는 한참 머뭇거리다가 나지막이 말했다.“사랑하지 당연히. 근데 또 그만큼 네가 미워. 화려한 네 모습이 좋으면서도 사람들 앞에서 빛나는 게 싫어. 그러다가 정작 아무런 쓸모가 없는 널 보고 있자니 또 화가 나네...”이에 나는 차갑게 쏘아붙였다.“그래서 네 사랑은 이기적이면서도 비겁하다는 거야.”그 뒤로 은지호는 아주 긴 시간 동안 내게 전화하지 않았다.다만 그의 딸 가영이가 또 있었지. 내가 이걸 깜빡 잊고 살았다.그날 나와 이주리는 여느 이브닝 파티에 참석했다.그런데 회사 로비를 나서자마자 가영이가 글쎄 내 이름이 적힌 팻말을 들고 밖에 서서 큰소리로 외쳐댔다.“이 사람 우리 엄마예요. 우리 엄마라고요!”나는 미처 피하지 못한 채 은가영에게 들켰다. 아이는 대뜸 내게 달려와 옷소매를 잡고 엄마라고 외치기 시작했다.주위에 사람들이 하나둘씩 모여들었다.나는 은가영의 손을 뿌리치고 뒤로 한 걸음 물러섰다.“누구시죠? 왜 이러세요? 전혀 모르는 사람인데.”“엄마 맞잖아! 나 엄마 사진 있어!”아이는 나의 젊을 때 사진을 꺼내 들고 의기양양하게 말했다.“계속 거짓말하려고? 칫, 내가 너그러운 마음으로 한 번 용서할게. 엄마 팬클럽 있지? 내가 거기 운영자 하면 안 돼? 내가 직접 엄마네 회사랑 스케줄

  • 한물간 와이프?   제10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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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물간 와이프?   제9화

    두 달 뒤.나는 드디어 전성기 몸매로 돌아왔고 심지어 그때보다 더 완벽해졌다. 얼굴은 아무런 변화가 없고 전보다 훨씬 성숙하고 요염해진 모습으로 거듭났다.오랫동안 기다린 끝에 전에 봐둔 그 대본이 드디어 나에게 차려졌다.마침 유시아도 같은 날 고사를 지냈다.나는 이번에 마스크를 벗고 당당하게 대중들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헐, 이게 누구야?”“너무 예뻐. 설마 이번 작품의 출연자라고?! 이렇게 예쁜 배우가 여주가 아니란 게 말이 돼?”“네가 뭘 알아? 요즘은 돈만 밀어주면 못생긴 것들도 죄다 주인공 한다고 난리잖아. 진짜 예쁘고 연기 잘하는 배우들은 좋은 작품 만나기 어렵다니까.”“야, 잠깐만. 왜 꼭 어디서 본 것 같은 얼굴이지? 왜 이렇게 낯익은 거야?”“낯익긴 개뿔. 예쁘면 다 친한 척이네 이거.”이때 내가 당당한 걸음으로 감독에게 다가갔다.“감독님, 안녕하세요. 유진이에요.”안에는 감독뿐만 아니라 유시아와 은지호 두 사람도 있었다.다들 고사 준비에 한창이었는데 나를 본 순간 어쩔 바를 몰랐다.유시아는 아예 멍하니 넋을 놓고 말았다. 이미 나를 알아본 게 뻔했다. 내 자리를 꿰차려는 의도였기에 당연히 조강지처인 나에 관해 철저한 연구를 마쳤겠지.한편 은지호는 흠칫 놀라다가 눈가에 의아한 기색이 스쳤다. 그는 벌떡 일어나서 내게 다가왔고 이를 본 유시아가 재빨리 가로챘다.“오빠, 이제 뭐가 더 필요한지 봐봐.”은지호는 나를 집어삼킬 듯이 뚫어지라 쳐다봤다.다만 나는 눈길조차 안 주고 계속 감독에게 말했다.“지금 가서 옷 갈아입을까요?”“그래, 가봐. 마지막 씬만 남았어.”감독이 고개를 끄덕였다.돌아서서 자리를 떠날 때 뒤에서 갑자기 성급한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다.은지호는 대뜸 나의 팔을 붙잡고 울부짖었다.“한유진, 너일 줄 알았어. 전성기 때로 돌아왔네. 아니, 그때보다 훨씬 예뻐졌어! 요즘 어디서 지내? 왜 집에 안 오는 거야? 전화는 또 왜 안 받는 건데?”“오빠!”이때 유시아가 쫓아오며 나를 째려봤다.“

  • 한물간 와이프?   제8화

    촬영 현장에 온 후에야 나는 그녀가 말한 서프라이즈가 뭔지 알게 됐다.이 브랜드 모델이 유시아였던 것이다.내가 왔을 때 유시아는 한창 흔들의자에 앉아있었고 은지호는 그녀 옆에서 머리를 푹 숙이고 휴대폰만 만져댔다.잠시 후 내 휴대폰이 울렸는데 은지호한테서 온 메시지였다.[오늘 내 생일이야. 저녁에 집으로 돌아와. 케이크 주문했어. 우리 얘기 좀 해.]나는 메시지를 확인하고 머리를 들었다.이때 유시아가 은지호를 잡아당기며 웃고 떠드는 중이었다. 둘은 주변 사람들의 이상한 시선 따위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꼭 달라붙어 있었다.나는 고개를 내저으며 실소를 터트리고는 메시지를 지우고 휴대폰 전원까지 꺼버렸다.사진작가가 우리더러 옷을 갈아입고 나오라고 했다. 다 갈아입고 나오자 현장에서 누군가가 휘파람을 불어댔다.그 소리에 우리 두 사람 모두 머리를 들었다.은지호는 나를 아래위로 훑어보더니 아예 내 몸에 시선이 꽂혀버렸다.한편 나는 얼굴을 반쯤 가린 가면을 쓰고 있어서 그가 알아볼 걱정은 전혀 없었다.거울에 비친 내 몸매는 완벽 그 자체였다. 늘씬한 기럭지에 탄탄한 근육, 잘록한 허리와 날씬한 다리가 여러 모델들 사이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존재였다.은지호는 여전히 내게 시선이 고정됐다. 나는 그런 그를 흘겨보며 미간을 살짝 구겼다.이때 유시아가 갑자기 우리 사이를 가로막으며 애교 조로 속삭였다.“오빠, 얘 신경 쓰지 마.”누가 할 소리?! 내가 그냥 스쳐 지나가려 할 때 이 남자가 덥석 손목을 잡았다.“한유진, 너 맞지? 우리가 12년을 함께 잤는데 내가 널 못 알아볼까 봐?”순간 나는 온몸에 소름이 쫙 끼쳤다. 이젠 그와의 접촉이 이토록 역겨워졌다는 걸 그제야 알아챘다.나는 대뜸 큰 소리로 외쳤다.“으악, 이거 놔! 뭐야 이 사람!!”다들 우리 쪽으로 시선을 돌렸고 나는 손을 뿌리치며 눈물을 터뜨렸다.“스폰서가 웬 말이야? 나 그런 사람 아니거든! 그쪽은 유시아랑 잘 어울려. 둘이 딱이겠네!”나는 노골적인 말투로 둘을 비꼬았다.

  • 한물간 와이프?   제7화

    기사 하단에 사진 한 장 덧붙였는데 유시아가 은가영의 손을 잡고 은씨 저택으로 들어가는 장면이었다.사진을 본 이주리가 시큰둥한 표정을 지었다.“진짜 뻔뻔스럽네. 기자들 매수했잖아. 다 내가 아는 기자들이야. 대놓고 널 집에서 내쫓는 격이네 뭘. 유진이 넌 대체 이혼을 한 거니 안 한 거니?”이 일만 언급하면 머리가 지끈거렸다.나도 당연히 이혼하고 싶고 빈 몸으로 나가겠다고까지 말했지만 은지호가 기어코 사인을 안 해준다. 게다가 하루가 멀다 하게 전화해서 애원했다가 협박했다가 쳇바퀴 돌 듯이 반복하는데 난 또 이혼 때문에 그 자식 번호를 차단할 수조차 없었다.정말 이해할 수 없는 노릇이었다. 내가 자리를 내주겠으니 두 년놈더러 당당하게 함께하라고 하는데 대체 왜 사인을 안 하는 걸까?역시 양반은 못 된다고 은지호한테서 또 전화가 걸려왔다.나는 깨질듯한 머리를 부여잡고 전화를 받았다.엄청 시끄러운 걸 보니 회사인 듯싶었다.“기사 봤어? 그거 다 오해야. 가영이가 아파서 시아가 집까지 바래다준 거야.”이 말을 들은 나는 어이가 없었다.“해명할 필요 없어. 관심 없으니까. 대체 언제 이혼합의서에 사인할 거야?”은지호는 한참 침묵하다가 속상한 어투로 말했다.“그것 말곤 나한테 더 할 얘기 없어?”“네가 없는 동안 가영이가 다이어트 한다면서 밥도 잘 안 먹고 매일 밤늦게까지 휴대폰에 컴퓨터만 놀고 있어. 애가 입만 열면 험한 말을 내뱉고 있어. 가영이 네 딸이잖아. 진짜 아예 걱정 안 되는 거야?”“내 딸 아니고 네 딸이지. 이혼합의서에 양육권 포기하겠다고 똑똑히 적어뒀어.”“한유진! 대체 언제까지 고집 피울래? 몇 번을 말해? 시아는 단지 우리 회사 소속 연예인일 뿐이야. 나 걔랑 아무 일도 없었다니까. 왜 사람 말을 안 믿어?!”이에 내가 덥석 말을 잘랐다.“은지호 대표님, 당신 딸은 유시아 말을 더 잘 들으니 앞으론 더 이상 나한테 전화하지 마.”수화기 너머로 물건을 깨부수는 소리가 울려 퍼지자 나는 곧장 전화를 끊었다.그랬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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