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suk우리 마을에는 성년 남자가 없었다. 마을의 여자아이들은 18살이 되는 해에 모두 사당에 모여 성인식을 치르곤 했다. 마을 전통 복장을 하고 진하게 화장한 여자들은 사당에 들어갔다가 다른 사람의 부축을 받고 나오면서도 웃음을 잃지 않았다. 큰언니도 어느덧 18살이 되었지만 할머니는 성인식에 참가하지 말라고 막으셨다. 할머니 몰래 사당에 들어간 큰언니는 절뚝이면서 걸어 나왔고 다리 사이에서 새빨간 피가 흘러내렸다.
Lihat lebih banyak할머니는 나의 얼굴에 옥용 크림을 듬뿍 발라주면서 말했다.“진아야, 할머니가 크림을 발라줄게. 네가 똑똑한 건 알지만 주제도 모르고 나대다가 네 언니들처럼 실종될 수도 있어.”나는 그 자리에 얼어붙은 채 시반이 자라난 손이 나의 얼굴을 만지는 것을 보고만 있었다. 썩은 냄새가 풍겨오자 나는 참지 못하고 먹었던 것을 전부 게워 냈다. 할머니의 옷에 묻자 나의 뺨을 후려갈겼고 나는 책상에 이마를 박고 쓰러졌다.새빨간 피가 오른쪽 눈을 덮자 할머니는 나의 볼을 쓰다듬어주면서 부드럽게 말했다.“예쁜 피부가 다치면 안 되지. 그날 밤에 네가 그곳에 있었다는 것을 내가 모를 줄 알았어? 진서처럼 죽고 싶지 않으면 내 말대로 해.”할머니는 내 목을 잡은 채 미소를 지었고 언제든지 나를 목 졸라서 죽일 것 같았다. 둘째 언니가 죽던 날, 나는 내가 잘 숨은 줄 알았고 엄마 덕분에 위기를 모면한 줄 알았는데 할머니는 다 알고 있었다. 잔뜩 긴장한 나는 그대로 의식을 잃고 말았다.다음 날 아침.나는 동굴 안의 기둥에 묶여있었다.“진아야, 진작에 알고 있었으면서 모른 척한 거니?”나는 할머니의 얼굴을 한 괴물을 노려보면서 말했다.“퉤! 넌 내 할머니가 아니잖아! 큰언니랑 둘째 언니, 수많은 마을 사람을 죽이고 무사할 것 같아? 절대 너를 가만두지 않을 거야!”나의 말을 듣던 괴물은 미친 듯이 웃더니 나를 지그시 쳐다보았다.“그래? 당장 죽게 생겼으면서 입만 살았구나.”괴물은 나의 턱을 잡고는 말을 이었다.“네 가죽이 탐나지 않았다면 진작에 너를 죽였을 거야. 조금 있다가 네 혀부터 잘라주지.”엄마는 괴물의 지시에 따라 나를 중간에 있는 나무 선반에 묶었고 가늘고 긴 못으로 나의 사지를 고정했다. 손바닥을 뚫고 선반에 박히는 못을 바라보면서 식은땀을 흘렸다.모든 준비가 끝나자 괴물은 옷을 벗고 날카로운 손톱으로 가슴 중간을 찢었다. 살이 뜯기는 소리와 함께 피부와 살이 분리되었고 인간의 가죽을 벗은 괴물은 이상한 모양새였다. 미끌미끌하고 검은 물체로
동굴이 아닌 숨겨진 궁전 같았다. 옥섬돌로 만들어진 계단은 걸을 때마다 맑은 소리를 내었고 벽에는 엄청 큰 야명주가 걸려 있었다.나는 옷으로 발을 싸맸고 천천히 계단을 올랐다. 옥섬돌의 끝은 텅 빈 곳이었는데 중간에 새빨간 액체로 가득 찬 커다란 욕조가 놓여 있었다. 강렬한 피비린내를 맡은 나는 코를 막았다. 새빨간 액체가 전부 사람의 피인 것 같았다.욕조 안에 시체 한 구가 둥둥 떠 있었고 자세히 보지 않았으면 사람인 줄도 몰랐을 것이다. 시체는 초점 없는 두 눈으로 내 쪽을 보고 있었다. 놀랍게도 큰언니였다.나는 깜짝 놀라서 입을 틀어막았고 내 의지와 상관없이 내 머리는 큰언니 시체 쪽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떨리는 두 손으로 턱을 잡아당겼고 시체를 보지 않으려고 애썼다.“진서 그년으로 혈옥석 침대를 만들어야겠어. 평생 침대 안에서 울부짖어봐!”할머니는 깔깔 웃으면서 둘째 언니의 발목을 잡고 피를 탈탈 털어냈다. 둘째 언니의 피가 욕조 안으로 흘러 들어가자 색깔이 한층 더 짙어졌다. 마지막 한 방울까지 털어낸 뒤, 할머니는 둘째 언니를 욕조 안에 던져버렸다. 그러고는 막대기를 꺼내더니 둘째 언니의 사지를 움직이면서 마음에 드는 자세로 만들었고 욕조 안의 피는 점점 굳어져서 단단한 혈옥석이 되었다.둘째 언니는 혈옥석 안에 그 자세로 멈춰있었다. 할머니는 야명주를 들고 혈옥석을 자세히 들여다보면서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끝부분만 다듬으면 완성이야. 드디어 혈옥석을...”소문인 줄만 알았던 혈옥석 침대를 이렇게 만들 줄 몰랐다. 매년 마을에서 실종된 여자아이들은 혈옥석을 만드는 것에 쓰였을 것이다.할머니는 사람의 가죽을 입고 사람을 죽여 혈옥석을 만들었다. 기괴한 요술을 쓰는 저 사람은 나의 할머니가 아닐 수도 있었다.요술로 사람의 가죽을 입고 사람의 흉내를 내는 괴물이 새로운 가죽을 찾아 나선 게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난 괴물의 손에 놀아나고 있었다.생각에 잠겨있는데 갑자기 무언가가 나의 발 아래로 굴러왔다. 깜짝 놀라서
둘째 언니가 한창 쾌락에 빠져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을 때, 할머니가 사당 문을 열고 들어왔다.“진서야, 이게 뭐 하는 짓이냐!”할머니는 빠른 걸음으로 다가가서 둘째 언니의 머리채를 잡고는 바닥으로 내팽개쳤다. 볼이 빨갛게 달아오른 둘째 언니는 할머니를 보자마자 가죽을 단번에 뜯었다. 할머니는 고통스러워하면서 부르짖었다.“풉! 할머니, 친손녀를 예뻐한다고 했으면서 사당에 이렇게 좋은 것이 있다는 걸 왜 알려주지 않았어요? 혼자 독차지하니까 좋았어요?”할머니는 씩씩거리면서 둘째 언니를 때리려고 했다. 하지만 겁 없는 둘째 언니는 도망가지 않았고 묶여있는 남자의 목을 칼로 그었다. 그러자 새빨간 피가 천천히 흐르기 시작했다.“안돼!”할머니는 남자의 피가 바닥에 떨어질까 봐 두려워하는 것 같았다. 둘째 언니는 할머니를 협박했고 당장 사당 밖으로 나가라고 했다. 할머니가 사당 밖으로 나가자 둘째 언니는 칼로 남자의 목을 힘껏 그었고 피가 분수처럼 터져 나왔다. 은색 바닥이 새빨간 피로 물들자 둘째 언니는 미친 듯이 웃으면서 말했다.“미친 노인네! 나의 몸을 탐내다니, 어림도 없지!”“하하하!”이때 광기로 가득 찬 목소리가 들려왔다.“어, 어떻게 이럴 수가... 남자의 피가 바닥에 떨어지면 죽을 거라고 했잖아.”할머니는 둘째 언니의 목을 있는 힘껏 조였고 버둥거리는 모습을 보면서 피식 웃었다.“끅!”“멍청한 것, 감히 나를 죽이려고 해?”할머니는 며칠 전부터 사람들을 시켜 사당에 방수포를 깔아두었다.“진혜의 빈소에 숨어있는 것을 내가 못 본 줄 알았어? 얼마나 급했으면 옷자락도 제대로 숨기지 못했더구나. 내가 그딴 수에 넘어갈 것 같아?”할머니는 둘째 언니의 머리를 잡고 바닥에 내리쳤다. 사정없이 내리치는 바람에 피가 두 눈을 가렸고 숨도 제대로 쉬지 못했다.“빈, 빈소라니? 그건... 내, 내가 아니야.”둘째 언니가 뭐라고 더 말하려는데 할머니는 목을 더 꽉 졸랐다. 둘째 언니의 얼굴은 터질 것처럼 빨개졌고 아무 말도 하지 못했
엄마의 목소리였다.“너도 참 멍청하구나. 내가 몇 번이나 얘기했는데 아직도 그걸 물어?”할머니는 화가 가득 난 것 같았고 엄마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할머니랑 엄마가 큰언니한테 무슨 짓을 하려는 것 같았다. 발걸음 소리가 들리자 나는 황급히 관의 뒤쪽 공간으로 숨었고 간발의 차이로 들키지 않았다.할머니는 주위를 두리번거리더니 엄마한테 물었다.“무슨 소리가 난 것 같은데, 넌 못 들었니?”겁이 많은 엄마는 할머니의 팔을 붙잡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설마 진혜가 돌아온 건 아니겠죠? 억울하게 죽으면 영혼이...”엄마가 말을 마치기도 전에 할머니가 엄마의 뺨을 후려갈겼다.“또 이상한 말만 하는구나! 우리 마을을 위해 여족의 일원이 희생된 건 영광으로 알고 기뻐해야 한다고 말했잖니!”“어머니, 진혜는 제 딸이에요. 엄마가 되어서 어떻게...”엄마는 빨갛게 부은 뺨을 만지작거리면서 흐느꼈다. 할머니는 멈칫하더니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우리 진혜가 죽었는데, 나라고 마음이 편했겠어? 아무도 없을 때 얼른 해야지.”할머니는 금색 통과 호스를 꺼내더니 호스의 한쪽은 금색 통에 넣었다. 그러고는 발꿈치를 들어 호스의 다른 한쪽을 관 안으로 깊숙이 찔러넣었다.피비린내가 삽시에 퍼졌고 속이 울렁거렸지만 들키지 않기 위해 입을 막고 있었다. 고요한 빈소에서 피가 흐르는 소리만 들려왔다. 할머니와 엄마가 왜 큰언니의 피를 뽑고 있는지 의아했다. 얼마 후, 할머니는 금색 통을 흔들더니 미간을 찌푸렸다.“이만큼밖에 안된다고? 내가 좋은 것만 먹이고 얼굴에 바르게 했는데도 제구실을 못 한다니, 나쁜 년! 비싼 옥용 크림을 사주었는데도 피부 탄력이 좋지 않아서 내가 입으니까 꽉 끼잖아. 네가 진혜를 말렸으면 그년이 첫 경험을 하는 일도 없었을 거야. 넌 처음부터 이럴 생각이었지?”할머니는 엄마의 멱살을 잡고 뺨을 정신없이 때렸다. 엄마는 고개를 푹 숙인 채 덜덜 떨었고 눈물만 흘렸다. 할머니는 금색 통을 들고 차갑게 말했다.“진아랑 진서중에 네가 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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