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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화. 부모도 알고 있었다

Auteur: 루니
last update Date de publication: 2026-10-05 06:18:02
“태겸이가 그 여자 만나는 건 안 됐지만, 유건이랑 결혼하는 건 문제없다고 봤다.”

세령은 처음에 그 말을 이해하지 못했다.

같은 사람인데.

태겸과 만나는 자신은 안 되고, 유건과 결혼하는 자신은 괜찮았다는 말이었다.

“왜요.”

정혁이 세령을 봤다.

“뭐가.”

“제가 왜 태겸 씨 배우자로는 안 되고 유건 씨 배우자로는 괜찮았는데요.”

정혁은 곧바로 대답하지 않았다.

태겸이 의자를 밀었다.

“아버지.”

“넌 가만히 있어.”

“제 일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그때도 반대한 거다.”

태겸의 얼굴이 굳었다.

정혁은 더는 숨길 생각이 없는 사람처럼 등을 의자에 붙였다.

“너는 장남이었다. 네 결혼은 네 개인 일로 끝나는 문제가 아니었어.”

세령은 그 말을 듣는 순간 손끝이 차가워졌다.

결국 자신이 어떤 사람이었는지가 아니었다.

누구와 결혼하느냐가 문제였던 것이다.

“그럼 유건 씨는요.”

정혁의 시선이 둘째 아들에게 향했다.

“유건이는 달랐지.”

유건이 헛웃음을 흘렸다.

“뭐가 다른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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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형수는 내게만 허락돼   제116화. 시어머니가 숨긴 편지

    혜란의 고개가 아주 조금 내려갔다.그 움직임 하나로 세령은 더 묻지 않아도 답을 알 수 있었다.“왜요.”혜란은 입을 열었다가 닫았다.세령은 기다리지 않았다.“왜 안 보냈어요.”“태겸이가 그 편지를 너한테 보내면 다시 돌아올 것 같았어.”태겸의 얼굴이 굳었다.“돌아오면 뭐가 문제였는데요.”혜란은 아들을 보지 못했다.“집을 버릴까 봐.”식탁 위에 있던 손들이 동시에 멈췄다.세령은 그 말을 천천히 되짚었다.태겸이 집을 버릴까 봐.그래서 자신의 편지를 막았다.“저를 만나면 태겸 씨가 집을 버릴 거라고 생각하셨어요?”“그때 태겸이는 정말 그럴 수 있었어. 아버지랑 계속 부딪혔고, 너 때문에라도 다 포기하겠다고 할 것 같았고.”“그래서 제가 받았어야 할 편지를 어머니가 대신 결정해서 숨긴 거네요.”혜란의 눈가가 떨렸다.“그때는 그게 태겸이를 지키는 일이라고 생각했어.”세령은 웃지 않았다.“태겸 씨를 지키려고 제 인생을 바꾸셨어요.”“세령아.”“저는요?”혜란의 입이 닫혔다.“저는 지킬 필요 없었어요?”이번에도 대답은 없었다.유건이 의자를 밀며 몸을 일으켰다.“잠깐만.”그는 부모를 번갈아 봤다.“그러면 세령이 나랑 가까워지는 것도 알고 있었어요?”혜란은 시선을 내렸다.유건의 목소리가 거칠어졌다.“알고 있었냐고요.”“알았다.”정혁이 먼저 답했다.유건의 얼굴이 굳었다.“그런데 아무도 말리지 않았고?”혜란이 입을 열었다.“네가 세령을 좋아한다고 했고, 세령도 너한테 의지하는 것처럼 보였어.”“형이랑 무슨 사이였는지 알면서?”혜란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유건은 허탈하게 웃었다.“와.”손으로 입가를 문지른 뒤 고개를 저었다.“나도 이용한 거네.”세령의 시선이 유건에게 향했다.“뭐?”“형 떼어놓으려고.”유건이 부모를 보며 말했다.“형은 집에 남겨야 했고, 세령은 형한테 돌아가면 안 됐고. 내가 세령이랑 결혼하면 둘 다 해결되니까.”정혁의 표정이 굳었다.“그렇게 단순한 일이 아니었다.”“뭐

  • 형수는 내게만 허락돼   제115화. 부모도 알고 있었다

    “태겸이가 그 여자 만나는 건 안 됐지만, 유건이랑 결혼하는 건 문제없다고 봤다.”세령은 처음에 그 말을 이해하지 못했다.같은 사람인데.태겸과 만나는 자신은 안 되고, 유건과 결혼하는 자신은 괜찮았다는 말이었다.“왜요.”정혁이 세령을 봤다.“뭐가.”“제가 왜 태겸 씨 배우자로는 안 되고 유건 씨 배우자로는 괜찮았는데요.”정혁은 곧바로 대답하지 않았다.태겸이 의자를 밀었다.“아버지.”“넌 가만히 있어.”“제 일이기도 합니다.”“그래서 그때도 반대한 거다.”태겸의 얼굴이 굳었다.정혁은 더는 숨길 생각이 없는 사람처럼 등을 의자에 붙였다.“너는 장남이었다. 네 결혼은 네 개인 일로 끝나는 문제가 아니었어.”세령은 그 말을 듣는 순간 손끝이 차가워졌다.결국 자신이 어떤 사람이었는지가 아니었다.누구와 결혼하느냐가 문제였던 것이다.“그럼 유건 씨는요.”정혁의 시선이 둘째 아들에게 향했다.“유건이는 달랐지.”유건이 헛웃음을 흘렸다.“뭐가 다른데요.”“네가 세령을 만나겠다고 했을 때 반대할 이유가 없었다.”“형이 사랑했던 여자라는 걸 알고도?”“알고 있었다.”유건의 얼굴에서 웃음이 사라졌다.세령은 한동안 숨조차 제대로 쉬지 못했다.“처음부터요?”“네 결혼 얘기가 나오기 전에는 알고 있었다.”그 말이면 충분했다.모르고 받아들인 결혼이 아니었다.태겸과 자신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면서도, 유건과의 결혼을 허락했다.세령이 물었다.“왜 안 막으셨어요.”정혁의 턱이 굳었다.“이미 끝난 관계라고 생각했다.”“누가 끝냈는데요.”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저도 끝냈다고 한 적 없고, 태겸 씨도 저한테 직접 끝내자고 한 적 없었어요.”세령의 목 안이 말랐다.“그런데 다들 끝났다고 생각했네요.”태겸이 아버지를 보며 물었다.“제가 세령을 못 만나게 하려고 유건이 결혼을 허락한 겁니까.”정혁은 침묵했다.그 침묵이 너무 길어 세령은 이미 답을 알 것 같았다.“대답하세요.”이번에는 유건이었다.“형이 세령 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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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버지는 형수님이 원래 큰형 여자였던 거 언제부터 알았어요?”이도의 질문이 식탁 위에 떨어졌다.정혁은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 수저를 내려놓은 손만 굳었다.“이도야.”혜란이 먼저 불렀다.“그만해.”“왜요.”“지금 할 얘기 아니야.”이도가 아버지를 봤다.“오늘 다 얘기하자고 우리 불러놓고요?”정혁의 눈빛이 굳었다.“어른 말 끊지 마라.”“대답은 아직 안 하셨는데요.”“쓸데없는 걸 캐묻지 말라고 했다.”세령은 두 사람을 번갈아 봤다.쓸데없는 것.자신의 7년이 또 그렇게 불렸다.태겸이 먼저 수저를 내려놓았다.“아버지.”정혁의 시선이 장남에게 향했다.“저도 묻겠습니다.”“너까지 왜 이래.”“언제부터 알고 계셨습니까.”혜란의 얼굴이 굳었다.유건도 그제야 자세를 바로 세웠다.정혁은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 침묵이 오히려 답처럼 느껴졌다.세령은 손끝을 무릎 위에서 천천히 말았다.모르고 있었다면 모른다고 하면 됐다.나중에 알았다고 해도 그 시점을 말하면 끝이었다.그런데 정혁은 대답을 피하고 있었다.태겸이 다시 물었다.“제가 세령을 만난다는 걸 언제 처음 아셨어요.”“지난 일을 왜 지금 와서—”“날짜를 묻는 겁니다.”“그게 뭐가 중요해.”태겸의 얼굴이 굳었다.“중요합니다.”유건이 아버지를 보며 입을 열었다.“아버지, 정말 알고 있었어요?”정혁은 유건에게도 답하지 않았다.유건의 표정이 조금씩 변했다.“잠깐만.”그가 손에 쥔 물잔을 내려놓았다.“아버지가 형이랑 세령이 관계를 알고 있었다면.”말끝이 끊겼다.세령은 그 다음 문장을 듣지 않아도 알 것 같았다.그렇다면 왜 자신의 결혼을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였는지.왜 누구 하나 멈추지 않았는지.왜 그 모든 일이 ‘몰랐던 가족’ 안에서 벌어진 것처럼 지나갔는지.“언제부터였어요.”이번에는 세령이 물었다.정혁의 시선이 세령에게 닿았다.“넌 이 일에서 빠져 있어도 된다.”세령은 헛웃음을 흘렸다.“제 얘기인데요.”“이미 지나간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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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실에는 태겸과 이도, 정혁과 혜란이 이미 앉아 있었다.세령은 현관에서 더 들어가지 않았다.“이게 뭐예요.”혜란이 먼저 일어났다.“내가 불렀어.”세령의 눈이 곧장 유건에게 향했다. 유건도 굳은 얼굴로 가족들을 보고 있었다.“난 몰랐어.”이번만큼은 거짓말처럼 보이지 않았다.세령은 다시 혜란을 봤다.“왜요.”“가족끼리 한 번만 얘기하자.”“누구 가족이요?”혜란의 입술이 멈췄다.“세령아.”“저는 유건 씨랑 둘이 오는 줄 알고 왔어요. 이혼 서류 정리하는 조건으로요.”정혁이 소파에서 몸을 일으켰다.“왔으면 일단 앉아.”세령은 그대로 서 있었다.그 말투가 익숙했다.누가 자리를 정하고, 누가 말할 순서를 정하며, 자신은 이미 만들어진 판에 들어가 앉기만 하면 됐다.7년 전에도 그랬고 결혼 뒤에도 그랬다.“또 제 의견은 없네요.”혜란의 얼굴이 굳었다.“미리 말하면 네가 안 올 것 같았어.”세령이 짧게 웃었다.“그러니까 속인 거네요.”“속인 게 아니라—”“제가 싫다고 할 기회를 없앤 거잖아요.”태겸이 자리에서 일어나려 하자 세령이 손을 들었다.“당신도 앉아 있어.”태겸은 멈췄다.이도 역시 아무 말 하지 않았다.세령은 가방 손잡이를 움켜쥐었다. 당장 나가고 싶었다. 차를 불러 서울로 돌아가면 그만이었다.그런데 발이 떨어지지 않았다.또 자신만 빠진 자리에서 자기 인생 이야기가 오갈 것 같았다.편지가 그랬고, 태겸과의 관계가 그랬고, 유건과의 결혼도 그랬다.늘 세령이 없는 곳에서 먼저 결정됐고 자신은 나중에 결과만 받았다.이번에는 그러기 싫었다.“좋아요.”혜란의 눈이 올라왔다.“듣고 갈게요.”유건이 세령을 봤다.“세령아.”“당신 때문에 남는 거 아니야.”세령은 신발을 벗고 안으로 들어갔다.“이번에는 끝까지 들을 거예요. 누가 뭘 알고 있었는지, 또 무슨 말을 미뤘는지.”정혁의 표정이 단단해졌다.“말이 지나치다.”“지금까지 지나친 건 말이 아니었죠.”세령은 빈 의자에 앉았다.“그러니까 시작하

  • 형수는 내게만 허락돼   제112화. 마지막 주말의 거래

    “근데 왜 나만 끝나야 해?”유건의 질문 뒤로 아무도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세령은 잠시 그를 바라보다 자리에서 일어났다.“끝나는 건 당신 혼자가 아니야.”유건의 눈이 올라왔다.“나도 4년 결혼 끝내는 거고, 태겸 씨도 잃어버린 7년을 그대로 갖고 살아야 해. 이도도 자기가 침묵한 몫 감당해야 하고.”세령은 가방을 들었다.“당신만 벌 받는 이야기로 만들지 마.”유건은 붙잡지 않았다.다만 세령이 카페 문을 열기 직전 불렀다.“그럼 서류는 언제 할 건데.”세령이 돌아봤다.“당신이 협조하면 바로.”그날 밤 유건에게 메시지가 왔다.[이혼 협의할게.]세령은 화면을 오래 봤다.곧 두 번째 메시지가 이어졌다.[조건 하나 있어.]세령의 손이 멈췄다.[이번 주말, 별장에 같이 가.][둘이.]세령은 곧바로 답하지 않았다.유건과 단둘이 시간을 보내고 싶지 않았다. 더구나 가족 별장은 결혼 뒤 여러 번 함께 갔던 곳이었다. 좋은 기억과 나쁜 기억이 뒤섞인 공간에 다시 들어가고 싶을 이유는 없었다.하지만 이어진 문장을 보고 생각이 달라졌다.[그거 해주면 변호사 통해 바로 서류 정리할게. 더 안 끌어.]세령은 휴대전화를 내려놨다가 다시 들었다.이혼 절차를 길게 끌면 유건은 얼마든지 버틸 수 있었다. 지금까지도 서류가 끝나지 않은 가장 큰 이유가 그였다.마지막 주말 한 번.그 대가로 더는 붙잡지 않고 협조한다면 현실적으로 나쁜 거래는 아니었다. 끝난 결혼을 몇 달 더 서류 위에 붙잡아두는 것보다는 나았다.세령은 미래에게 먼저 보여줬다.“미쳤나?”미래가 휴대전화를 내려놨다.“둘이 별장에 가자고?”“응.”“안 가면 안 돼?”“그럼 또 버틸 것 같아.”“가서 또 무슨 짓 하면.”세령은 잠깐 생각했다.“방 따로 쓰겠다고 하고, 내가 원하면 바로 나오는 조건 걸 거야. 위치도 계속 보내줄게.”미래는 쉽게 동의하지 못했다.“정말 가고 싶어서 가는 거 아니지?”“아니.”세령은 고개를 저었다.“끝내려고 가는 거야.”그날 세

  • 형수는 내게만 허락돼   제111화. 세 형제의 여자라는 모욕

    “이제 막내까지 끼었지? 우리 집안 진짜 잘 돌아간다.”유건의 시선은 태겸과 세령이 맞잡은 손에 박혀 있었다.세령이 먼저 손을 놓았다. 숨기려는 뜻은 아니었다. 지금 이 장면까지 유건이 형제 사이의 승패로 바꾸는 게 싫었다.“또 따라왔어?”“따라온 거 아니야.”“그럼 또 우연이고?”유건은 대답하지 않았다.태겸이 한 걸음 앞으로 나오자 세령이 먼저 막았다.“내가 말할게.”유건이 웃었다.“그래. 이제 형이랑 손도 잡고 다니는데 네가 말해야지.”“비꼬지 마.”“뭘 비꼬아. 사실이잖아.”유건은 태겸을 한번 보고 다시 세령을 봤다.“큰형이랑 키스하고, 막내랑도 했고. 이제 둘 다 네 옆에 있네.”세령의 얼굴이 굳었다.“그 말 조심해.”“왜? 틀린 말 있어?”“있어.”태겸이 끼어들었다.“세령을 네 형제들 사이 돌아다닌 사람처럼 만들지 마.”“형은 빠져.”“안 빠져.”유건의 눈빛이 거칠어졌다.“형은 좋겠다. 결국 기다리던 여자 다시 잡았으니까.”세령이 고개를 저었다.“아직도 그 얘기야?”“그럼 뭐라고 해. 내 아내가 형이랑 키스했고, 막내랑도 키스했는데 내가 아무렇지 않아야 돼?”“당신 아내라는 말부터 그만하라고 했잖아.”“서류 안 끝났어.”“관계는 끝났어.”유건은 웃다가 얼굴을 쓸어내렸다.“그래. 끝났지. 나만.”그 말이 떨어진 순간 뒤에서 발소리가 들렸다.“무슨 소리야.”세 사람이 동시에 돌아봤다.이도였다.유건이 입꼬리를 비틀었다.“잘 왔네. 우리 막내.”이도는 상황을 훑어본 뒤 세령에게 먼저 시선을 줬다.“왜 불렀어.”“확인하려고.”“뭘.”“우리 셋 다 세령 하나 때문에 이렇게 된 거 맞는지.”이도의 표정에서 남아 있던 가벼움이 사라졌다.“또 그딴 식으로 말하네.”“틀렸어?”유건이 근처 카페 문을 열었다.“길바닥에서 떠들기 싫으면 들어와.”세령은 잠깐 망설이다 들어갔다. 도망가면 또 누군가 자기 없는 자리에서 자기 이야기를 할 것 같았다.네 사람은 가장 안쪽 테이블에 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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