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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80화

Author: 진헤이
그녀는 이미 어쩔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때도 마찬가지였다. 이대로 계속되면 그녀와 강이한의 사이는 더 나빠질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이유영을 받아들이고 자기의 체면도 지키려 했다.

‘그런데 왜 결국 이렇게 된 걸까?’

“어머님, 파리에서 떠나실 수 있게 제가 준비하겠습니다.”

박연준의 말에 진영숙은 그를 노려보았다.

‘파리를 떠나라고? 지금 이 상황에서?’

“너는...”

“이제 그만 좀 하세요. 네?”

박연준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난 그저...”

“그 아이는 유영이가 목숨 걸고 낳은 아이예요. 그 아이를 어머님께 절대 맡기지 않을 거예요.”

예전에는 적어도 아이의 얼굴은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진영숙이 너무 지나치게 행동한 탓에 상황이 이렇게 된 것이다.

박연준은 지금 모두 진영숙의 행동 때문이라는 점을 조용히 짚어주고 있었다.

“나도 알아, 그 아이가...”

진영숙은 뭔가 말을 하려다가 멈췄다.

그 아이가 어떻게 태어났는지 진영숙은 한 번도 진지하게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그저 아이를 보고 싶었고 곁에 두고 싶었을 뿐이다. 그 이상은 생각하지 않았다.

이유영이 아이를 어떻게 지켰는지에 대한 박연준의 말에 진영숙이 조용히 말했다.

“유영이는 참 운도 좋아.”

박연준은 말없이 그녀를 바라보았다.

‘운이 좋다고?’

“유영이에겐 부모님도 있고 오빠도 있잖아.”

진영숙은 그런 이유영이 진심으로 부러웠고 그 점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예전에 강씨 집안에 있을 땐 이유영은 누구에게도 보호받지 못했고 강이한 말고는 그녀를 지켜주는 사람도 없었다.

강이한이 이유영을 감싸주던 과거를 떠올리다가 지금의 차가운 이유영을 생각하니 진영숙의 가슴이 더 아려왔다.

강이한의 진심은 결국 아무 의미도 없이 끝나 버렸다.

“난 이제 아무것도 없어. 그냥 그 아이가 내 곁에 있어 주길 바랐을 뿐이야. 그게 그렇게 잘못된 거야? 유영이는 무슨 자격으로 내가 아이를 만나는 걸 막는 건데?”

진영숙은 점점 더 감정이 격해졌고 박연준은 말없이 그녀를 바라보았다.

진영숙은 자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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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제1281화

    그런 잘못을 하고도 진영숙은 지금까지 이유영에게 잘못한 게 없다고 믿고 있었다.박연준은 이유영이 왜 그녀를 용서할 수 없었는지 모두 이해하게 되었다. 그녀가 벌인 짓들을 생각하면 그 누구라도 용서하기 어려울 것이다.“연준아, 연준아...”박연준이 돌아서자 진영숙은 다급하게 그를 불렀다.그동안 박연준이 자신을 도와주고 있었다는 걸 진영숙도 잘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그가 등을 돌리는 모습을 보고 더 불안했던 것이다.그녀는 파리에서 박연준의 도움이 절실할 수밖에 없었다. 박연준이 그녀를 외면한다면 절대 안 되는 일이었다.박연준이 계단을 오르려던 순간, 진영숙은 그의 옷소매를 붙잡았다. 눈가에는 이미 눈물이 맺혀 있었다.“난 여기서 떠날 수 없어. 제발 그러지 마.”“어머님.”“날 불쌍하게 생각해서라도 그 아이 나한테 줘. 아이만 내 옆에 있다면 앞으로 그 누구도 괴롭히지 않을게.”진영숙은 박연준에게 매달리며 말했다.한때 번영했던 강씨 집안에 이제 그녀 혼자 남게 되었으니 아이를 차지하려는 생각이 더 간절할 수밖에 없었다.아이만이 그녀에게 남은 전부였다.“연준아, 넌 착한 아이잖아. 제발 도와줘. 응?”‘도와달라고? 내가 뭘 더 어떻게 도와줘야 하는데?’박연준의 눈빛은 차가웠고 그 안에는 더 이상 어떤 온기도 없었다.“난 더 이상 어머님을 도울 수 없습니다.”진영숙이 아이를 볼 수 있도록 허락한 것만으로도 이유영에게는 이미 충분한 양보였다고 생각했다. 더 이상의 요구는 받아들일 수 없었다.그런데 어떻게 도울 수 있단 말인가?“연준아...”“떠나실 준비하세요.”지금 이런 상태로 더 이상 파리에 있어서는 안 된다고 판단했다.돌려보내지 않으면 앞으로 문제만 일으킬 게 뻔했다.지금 진영숙은 아이를 빼앗아야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누가 뭐라 하든 들으려 하지 않았다.“안 가.”진영숙은 단호하게 잘라 말했다.무슨 말을 해도 그녀는 떠날 생각이 없어 보였다.두 사람이 대립하던 그때, 집사가 조심스럽게 들어왔다.“선생님.”“무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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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제1279화

    박연준이 풍산으로 돌아왔을 때, 진영숙은 이미 그곳에서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그가 모습을 드러내자 진영숙의 눈에는 억울함과 눈물이 가득 맺혔다. 그녀는 누구보다 영리한 사람이었고 지금 박연준만이 자신의 유일한 의지처라는 걸 본능적으로 알고 있었다.박연준은 깊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어머님, 왜 그러셨어요.”“연준아, 난 이제 아무것도 없어. 너도 알잖니.”박연준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진영숙이 이어서 말했다.그녀의 목소리엔 억눌린 고통이 묻어나 있었다.‘아무것도 없다고?’솔직히 그동안 강이한과 이유영 사이에서 벌어진 일들은 부모 자식 관계마저 어긋나게 했다.강이한은 집을 떠난 뒤로 어머니인 진영숙과 단 한 번도 연락하지 않았다. 그가 진영숙에게 얼마나 깊이 실망했는지 박연준도 짐작할 수 있었다.하지만 진영숙이 파리까지 찾아와 이런 일을 벌일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난 정말 유영이를 받아들이려고 했어. 모든 걸 내려놓고 이한이와 관련된 일에는 관여하지 않으려고 했어.”진영숙은 흐느끼며 말했다.그녀는 자신이 정말 많은 걸 양보했다고 믿고 있었다. 심지어 엄청난 양보를 했다고 생각했다.그만큼 지금 상황이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어머님.”“난 정말 그 아이들이 잘 지내기를 바랐어. 자기 자식을 사랑하지 않는 엄마가 어딨어?”진영숙은 강이한과 강서희 모두 진심으로 아꼈다.그런데도 지금 강씨 집안은 모두 뿔뿔이 흩어지고 말았다. 심지어 그녀가 입양한 딸마저도 곁에 없었고 결국 혼자 남겨져 적막한 집에서 홀로 외롭게 살아야 했다.진영숙이 어떤 고통을 견디며 그 긴 세월을 지내왔는지 그 아무도 모를 것이다.“난 정말 그 아이들을 위해서였어. 잘 살아주길 바랐는데 왜 그 마음을 몰라주는 걸까? 내가 그렇게 받아줬는데도!”말할수록 그녀의 감정은 점점 격해졌다.하지만 그녀는 알지 못했다. 그들이 소중히 여기지 않았던 게 아니라 진영숙이 정작 그들을 지켜줘야 할 때 지켜주지 않았다는 것을.결국 아무리 많은 것을 주었다고 해도 이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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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른 사람이라면 몰라도 진영숙에 대해서 만큼은 이해도 공감도 할 수 없었다.이런 이유영의 마음을 박연준은 진짜 이해하지 못하는 걸까?혹은 어쩌면 이미 알고 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도 진영숙과 마찬가지로 믿고 싶지 않았던 것일 수도 있다.어쨌든 지금 이 모든 일은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고 말았다.“유영아, 너는 정말 아무것도 몰라...”“알 필요 없어!”박연준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이유영은 매섭게 말을 잘랐다.그녀의 단호하고도 냉정한 태도에 박연준은 어떤 말을 꺼내야 할지 몰라 멍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봤다.‘왜 이토록 차갑게 변해버린 걸까?’“너에겐 그럴 자격이 없어, 알아?”한참의 침묵 끝에 박연준이 입을 열었다.그의 말에는 좌절과 체념이 묻어 있었다.이유영이 대답하기도 전에 그가 덧붙였다.“진영숙은 아이의 할머니야. 아이를 만나는 걸 막을 권리는 없어.”“아니, 나에겐 그럴 권리가 있어.”이유영은 단호하고 차가운 목소리로 대답했다.그녀의 어조는 더욱 단단해졌다.이미 박연준과의 관계는 끝나 있었다. 지금 와서 그의 감정을 신경 쓸 이유도 없었고 그럴 여유도 없었기에 직설적으로 있는 그대로 말하면 되는 것이었다.“유영아!”박연준이 목소리를 높이려는 찰나, 이유영이 그를 바라보며 물었다.“그때 황산이 쏟아졌을 때, 넌 이미 거기서 기다리고 있었지?”박연준의 머릿속이 순간 하얘지며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그녀가 그 이야기를 꺼낼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것이다.아무 말 없이 침묵만 이어지자 이유영의 입가에 옅은 웃음이 번졌다.“그렇다면 내가 뭘 더 신경 써야 한다는 거지? 응?”물론 이유영의 마음 한편에는 아주 작은 여지가 남아 있었다.하지만 지금 박연준의 모습을 보며 그 여지조차 사라지고 말았다.박연준은 무언가를 말하려 입술을 달싹였지만 끝내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리고 이유영 역시 더는 단 한마디도 하고 싶지 않았다.그녀에게는 모든 것이 이미 정해진 일이었다.그녀가 강이한에게 씻을 수

  •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제1277화

    진영숙의 마음속에는 늘 같은 생각이 자리하고 있었다.강씨 집안은 원래 평온하고 잘 지내던 집안이었다. 강서희는 비록 입양한 딸이었지만 늘 그녀를 친어머니처럼 섬기며 따랐다. 그리고 그녀의 아들 강이한은 세상에서 둘도 없이 뛰어난 존재였다.그렇다면 마찬가지로 훌륭한 집안의 며느리를 맞이해야 격에 맞는 것이다. 그가 떠난 뒤로 진영숙의 삶은 하루하루가 고통이었다.설상가상으로 서주에서 벌어진 일을 알게 되었을 때는 심장이 찢어지는 듯한 고통이 더해졌다.진영숙은 서주에서 일어난 일이 모두 이유영과 관련되어 있다고 믿고 있었다. 결국 그녀에게 발생한 모든 불행은 이유영 탓인 것이다.강이한은 결국 그녀 때문에 생사조차 알 수 없는 상태가 되었고 진영숙은 그 절망을 견딜 수 없었다.“이유영, 뭐가 됐든, 난 그 아이를 반드시 데려오고 말 거야.”긴 침묵 끝에 진영숙은 깊게 숨을 들이쉬며 말을 뱉었다.오직 아이만 데려올 수 있다면 진영숙은 이제 이유영이 어떤 말을 뱉든 중요하지 않았다.그 외의 것들은 신경 쓸 여력도 없었고 신경 쓰고 싶은 마음도 없었다.그 말을 들은 이유영의 표정이 순간 더욱 싸늘해졌다.“당신이 기어코 그렇게 하겠다면, 좋아...”이유영은 뒷말을 이어가지 않았지만 그녀의 뜻은 분명했다.진영숙이 계속 아이를 빼앗으려고 한다면 그녀가 패배를 인정할 때까지 싸울 수밖에 없었다.···진영숙이 가고 얼마 지나지 않아 박연준이 찾아왔다.이유영은 박연준과 진영숙 때문에 요즘 파리에서 엄청 고된 하루하루를 보내게 되었다.당연히 그녀의 표정도 좋을 리 없었다.“무슨 일이야?”이유영은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다녀갔어?”“응.”“뭐라고 하던데?”“아이를 꼭 빼앗고 말겠대.”이유영은 차가운 눈빛으로 박연준을 바라보았다. 박연준의 눈빛은 깊고 어두운 바다처럼 알 수 없는 심연을 품고 있어 그의 속마음을 도저히 읽을 수 없었다.이 깊고 냉정한 표정 아래 과연 어떤 감정이 숨겨져 있는지 아무도 알 수 없었다.박연준이 입을 열었다.“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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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론 두 사람이 했던 말의 의미는 전혀 달랐다. 박연준은 대부분 이유영이 진영숙에게 양보하도록 설득하려고 했고 반면 여진우는 정면으로 맞서 싸우라고 했다.박연준은 신경 쓰지 말라며 이유영과 진영숙이 충돌하는 걸 말렸다. 하지만 그는 끝까지 진영숙을 보호하려 했던 것이다.하지만 여진우는 달랐다. 그는 직접 변호사를 만나게 해서 이유영이 더 이상 이 일에 끼어들지 않도록 했다.“좋아.”박연준에게 대답할 때와는 달리 여진우의 말에는 망설임 없이 따랐다. 지금 여진우가 어떤 말을 하든 이유영은 모두 받아들일 태세였다.진영숙은 또 소란을 피우기 시작했다.하지만 예전과 달라진 점은 이제 이유영 곁에는 든든한 가족들이 있다는 것이다.그리고 아이는 곧 파리를 떠나 퀘벡으로 보내질 예정이었다. 그렇게 되면 진영숙이 아무리 발버둥 쳐도 아이를 볼 수는 없을 것이다....진영숙은 끝내 포기하지 않았다.다음 날, 그녀는 또다시 사람을 시켜 아이를 위한 선물을 보냈다. 아이에 대한 관심을 보여주려는 눈물겨운 몸부림이었다.하지만 백산 별장에 아이가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진영숙은 곧장 이유영이 일하는 회사로 찾아왔다.비서가 진영숙을 보고 말했다.“아주머니, 이게 지금 뭐 하는 짓이에요?”진영숙은 거칠게 사무실 안으로 밀고 들어왔고 뒤따라온 비서는 막으려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그녀는 불안한 눈빛으로 이유영을 바라보며 말했다.“대표님, 이분이...”“먼저 나가 있어.”비서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이유영이 단호하게 끊어버렸다.비서는 진영숙을 노려보며 불만 가득한 표정을 지었다. 함부로 사무실에 들이닥치는 사람을 좋아할 리 없었다.결국 비서가 나가고 사무실에는 진영숙과 이유영 둘만 남았다.“쾅!”진영숙이 들고 온 핸드백을 책상 위로 세게 던졌다. 그녀는 음침하고 증오에 가득 찬 눈빛으로 이유영을 노려보았다.한때는 강이한 때문에 진심으로 이유영을 받아들이려 했었다. 두 사람이 잘 지내기를 바라며 일부러 멀리 떠나기도 했었다.하지만 다시 들려온 소식은

  •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제1274화

    임소미는 단호하게 말했다.진영숙이 보내온 선물들은 조금의 여지도 없이 임소미가 모두 깨끗하게 처리했다.“알겠어요.”필요한 강경 조치는 이미 다 취했는데도 진영숙은 여전히 뻔뻔한 모습이었다.임소미의 말처럼 진영숙은 아이를 빼앗겠다는 결심을 굳힌 듯했다.‘정말 미친 게 분명해.’강이한이 세상에 없다고 확신하고 있었기에 진영숙의 행동은 점점 더 거칠어지고 있었다.이제 강씨 가문에는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강서희는 감옥에 갇혔고 강이한의 가정은 진영숙에 의해 무너졌다. 결국 그녀는 완전히 혼자가 되었다.진영숙이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굳이 보지 않아도 뻔했다.“너무 걱정하지 마. 우리 다 여기 있잖아.”전화 너머에서 임소미가 부드럽게 말했다.“네, 알겠어요.”이유영이 작게 대답했다.“유영아.”“네?”“아니야, 됐어.”임소미는 끝내 하고 싶던 말을 삼켰다.무슨 말을 해야 할지, 어떤 위로가 옳은지 알 수 없었다.정국진조차도 이 상황에서 이유영에게 어떤 말을 해줘야 할지 몰랐다.심지어 강이한이 희생했음에도 가슴속 깊은 원한은 쉽게 지워지지 않았다.너무 많은 일들이 있었다.강씨 가문에서 당했던 수모를 모두 잊고 이제 와서 진영숙에게 예의를 지키기엔 이미 너무 늦었다.진영숙이 아이를 빼앗으려 하지 않고 단지 자주 찾아와 얼굴을 보겠다는 정도로 나왔다면 이유영은 충분히 허락했을 것이다.하지만 진영숙은 이유영의 전부나 다름없는 아이를 빼앗으려 했다.“엄마.”“응?”“월이 데리고 잠시 퀘벡에 가서 지내요. 지금 파리에 있는 건 불안해요.”이유영은 조용하지만 단호하게 말했다.두려움은 당연했다.진영숙이 이대로 계속 소란을 피운다면 그 끝이 언제가 될지 아무도 알 수 없었다.그래서 이유영은 다짐했다. 아이만큼은 이 소용돌이에서 지켜내겠다고.어머니로서 누구도 아이를 해치게 둘 수 없었다.아이는 그녀의 전부와도 같은 존재였다.“알았어.”사실 이유영이 말하지 않아도 임소미 역시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지금의 진영숙은 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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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영숙이 결국 이유영을 고소했다.소장을 받아 든 이유영은 두 손을 꼭 움켜쥐었다. 눈빛은 어둡게 번뜩였고 그 속에는 말할 수 없는 분노가 소용돌이쳤다.휴대폰을 들어 여진우의 번호를 눌렀다. 그녀의 의도는 말하지 않아도 분명했다.진영숙은 또다시 선을 넘었다.이유영이 바라던 평온은 단지 자신만을 위한 것이 아니었다. 아이를 위해 조용하고 단단한 세계를 지키고 싶었을 뿐이다.하지만 진영숙은 파리에서도 소란을 피우고 있었다. 이대로라면 결국 그 여파는 아이에게까지 미칠 게 뻔했다.여진우에게 전화를 걸기 직전 박연준에게서 먼저 전화가 걸려 왔다.이유영은 잠시 멈칫한 뒤 조용히 전화를 받았다.“...”말없는 침묵이 흘렀다.이 시점에 박연준이 전화를 했다는 건 그 역시 이 일을 알았다는 뜻이었다.이유영은 그가 무슨 말을 꺼낼지 기다렸다.“받았어?”“그래.”‘그럼, 이제 어떻게 할 건데?’예전에 박연준은 이 문제를 책임지고 처리하겠다고 말했었다. 하지만 지금 그 책임은 다시 이유영의 앞에 던져져 있었다.그녀는 그가 정말 어떤 선택을 할지 궁금했다.“내가 처리할게.”“어떻게?”그 말에 이유영은 비웃듯 조용히 웃었다.‘처리한다고? 진영숙이 어떤 사람인지도 모르면서?’박연준은 지난 몇 년간 강이한을 조사하면서 진영숙의 실체도 함께 들여다봤을 것이다.그런 그가 진영숙을 상대할 수 있다고 말한다니 우습기까지 했다.‘강이한조차 해결하지 못했던 문제가 네가 풀 수 있을 거라 생각해?’“왜?”이유영은 결국 물었다.박연준은 언제나 감정이 없는 사람처럼 보였다. 진짜 감정을 가진 사람이라면 그렇게 오랜 시간 누군가를 속이고 이용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그런 박연준이 지금 진영숙의 편에 서 있다는 사실은 이유영에게 낯설고 불쾌한 충격이었다.한 번도 상상해 본 적 없는 일이었기에 그녀는 그 이유를 알고 싶었다.“유영아...”박연준이 무언가를 말하려 했지만 목소리는 끝내 말로 이어지지 못했다.“어쨌든 이 일에 대해 신경 쓰지 마. 내가 해결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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