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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5화

Author: 진헤이
일이 여기까지 진행된 마당에 강이한은 이유영이 전기봉을 찾아낸 후 자신이나 박연준에게 넘기지 않을 거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

지금의 이유영은 자신과 박연준에게 끝없는 증오를 품고 있었다.

“나가봐!”

강이한의 눈빛에는 짜증이 가득했다. 이 문제와 마주하고 싶지 않은 기색이 역력했다.

이유영은 ‘연서’라는 사람에 대해 알게 된 순간부터 감정이 완전히 폭발해 버렸다. 박연준과 자신의 사이에 어떻든 간에, 이제 이유영은 더 이상 둘 중 누구도 믿지 않았다.

신시욱이 나갔다.

서재에 홀로 남겨진 강이한은 연거푸 담배를 피워 물었다. 반 갑 넘게 태웠지만 마음속 불안과 짜증은 조금도 가라앉지 않았다.

“이유영...”

강이한은 이유영의 이름을 나지막이 중얼거렸다. 목소리에는 깊은 상처가 묻어 있었다.

이유영을 어떻게 해야 좋단 말인가?

가슴속 공허함은 점점 커져만 갔다. 이유영이 남긴 모든 말은 이미 충분히 명확했다.

이유영은 말했다.

지난 생 마지막 순간 무슨 일이 있었든, 설령 한지음이 모든 대가를 치렀더라도 그것은 당연한 결과라고.

한지음이 이유영을 위해 목숨을 바쳤다 해도 이유영에게는 여전히 용서란 존재하지 않았다.

이유영은 전혀 주저 없이 용서하지 않을 것임을 명확히 보여주었다.

과거에 자신이 이유영에게 준 상처만큼 지금의 이유영은 잔인했다. 이 또한 당연했다.

잔인함...

사실 따지고 보면 이유영을 탓할 자격도 없었다. 강이현 역시 과거 이유영에게 품었던 증오 이상을 느꼈으니까.

하지만 적어도 이유영의 눈엔 잔인함으로 비췄다.

그러나 이유영이 본 것만이 전부는 아니었다. 안타깝게도 이제 이유영은 무슨 말을 들어도 더는 믿지 않을 것이었다.

이유영은 이제 강이현을 자신의 세계에서 철저히 끊어내 버렸다.

그야말로 냉정하고 단호하게.

어두운 서재에서 강이한의 눈에는 깊은 상처가 가득했다.

...

파리의 상황 역시 심상치 않았다.

이유영은 뒤에 정씨 가문이 있었기에, 이유영은 돌아온 후 비교적 평온한 나날을 보냈다.

반면 소은지 쪽은... 엔데스 명우가 다시 반산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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