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g-log in그날은 비가 내리지 않았다.하지만 공기엔 묘하게 젖은 냄새가 감돌았고,가게 안 창문에는 마치 투명한 안개처럼 햇살이 조용히 스며들었다.유리는 그 아침 기분처럼 느릿하게 몸을 움직였다.감자와 양파를 다듬는 손끝이 유난히 조용했고, 칼날의 리듬은 규칙적이되 무표정했다.어젯밤 상자 속 사진을 본 이후 마음 한쪽이 오래 잠기듯 가라앉아 있었다.그 사진 속 남자와 지금의 식탁을 마주하고 있는 남자가어쩌면 어딘가 닮아 있는 것 같은 착각,아니, 그런 착각을 해도 되는 마음의 여지를 자신이 만들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불안.감정이란 건 언제나 먼저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조금씩 스며드는 것이었다.점심 무렵, 문이 열렸다.그는 늘 그렇듯 시간도 말도 어긋나지 않게 그 순간에 맞춰 나타났다.유리는 잠시 머뭇거리다 그를 향해 고개를 들었고, 그는 언제나처럼 고요하게 웃으며 자리에 앉았다.“오늘은… 특별히 준비한 메뉴는 없어요.”유리가 먼저 말했다.“그럼 오늘은 당신이 먹고 싶은 걸로 주세요.”그가 대답했다.“당신 기분에 맞는 걸, 먹고 싶어요.”그 말이 이상하게 뼈에 닿았다.그녀는 천천히 두부 조림을 만들고, 구운 감자와 버터간장을 섞은 밥을 준비했다.김은 살짝만 불에 구워 밥 위에 얹었고, 마지막으로 손수 끓인 미소된장국을 곁들였다.그는 아무 말 없이 그 모든 것을 조용히 받아들였다.숟가락을 든 손끝, 국을 식히는 숨결,밥알을 천천히 씹는 움직임까지 그 모든 것에는 과하지 않은 진심이 담겨 있었다.유리는 그를 바라보다 문득 깨달았다.이현은 늘 음식을 먼저 보고 사람은 나중에 보던 사람이었다.하지만 지금 그녀의 눈앞에 앉아 있는 남자는 사람을 먼저 보고 음식은 천천히 음미하듯 대하는 사람이었다.그 차이는 어쩌면 아주 작았지만, 그녀의 마음에는 서서히 물결처럼 흔들림을 만들고 있었다.“이 요리…”그가 국을 다 마신 뒤 말했다.“어딘가에 기억이 담겨 있는 것 같아요.”“기억이요?”“네. 말로 설명하긴 어렵지만 이런 맛은 누군
“…처음엔 누군가의 입맛을 잡고 싶어서였어요.그 사람은 늘 까다로웠고, 내 요리를 먹으면서도 거의 아무 말도 하지 않았어요.”그녀의 목소리는 멀리에서 오는 물소리처럼 느리게 흔들렸다.“그래서 더 잘하고 싶었죠. 그래서 더 조심하고, 더 노력했어요.”남자는 말없이 그녀를 바라보았다.유리는 이어 말했다.“그 사람이 어느 날… ‘오늘 음식, 괜찮다’고 말했을 때그 말 하나가 저한텐 전부였어요. 그 말 들으려고 그렇게 오래, 요리를 했어요.”그 말 끝엔 작은 침묵이 따라왔다.햇살이 유리잔을 지나 식탁 위를 반짝이며 미끄러졌다.그녀는 말했다.“하지만 이제는… 그 사람 없이도 맛을 생각하게 됐어요. 입맛이 아닌 마음을 생각하면서요.”그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당신의 요리는 먹는 사람보다 만드는 사람을 더 아끼는 요리예요.”그 말에 유리는 고개를 들었다.“그게… 보이나요?”“예.”그는 웃으며 말했다.“아마 그래서 자꾸 오게 되는 것 같아요.”유리는 잠시 말없이 그를 바라보다 처음으로 입꼬리를 천천히 말아올렸다.식사가 끝나고, 가게 문을 닫은 밤.유리는 조용히 불을 줄이고 천천히 주방 정리를 시작했다.그릇 하나, 냄비 하나를 씻는 일에도 그녀는 어김없이 손끝으로 남은 온도를 느꼈다.오늘 그가 밥을 비우던 숟가락의 무게,두부를 반으로 가르던 젓가락의 각도.모든 것이 조용히, 그러나 선명하게 마음에 스며 있었다.그러다 문득 오래된 상자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이삿짐을 풀며 ‘나중에’ 보자고 덮어둔 채 그동안 손도 대지 않았던 작은 종이 상자.유리는 한참을 망설이다 천천히 상자 뚜껑을 열었다.그 안엔 한국에서의 사진 몇 장과 낡은 레시피 노트, 그리고 누렇게 바랜 메모들이 섞여 있었다.그녀의 손끝이 어느 한 장의 사진 위에서 멈췄다.사진 속 따뜻한 조명을 등진 긴 식탁,그리고 그 식탁 너머 조금은 무표정한 이현의 얼굴.유리는 천천히 그 사진을 들어 올렸다.사진 속 그녀는 웃고 있었다.그가 조금 웃은 날, 자신이 유
문이 열리는 소리는 이제 낯설지 않았다.초인종도 벨소리도 없이 가게 문이 천천히 열릴 때면,유리는 마음속으로 먼저 ‘그 사람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게 되었다.이번에도 그 예감은 틀리지 않았다.남자는 아무런 말 없이 들어섰고, 눈인사 대신 짧은 고개 끄덕임 하나로 인사를 대신했다.그가 앉는 자리는 언제나 같았다.창가, 햇살이 가장 부드럽게 드리우는 자리.그곳에 앉아 그는 조용히 물잔을 들어 입을 적셨다.유리는 그 모습을 보며 말없이 주방으로 향했다.오늘의 식사는 알려줄 필요가 없다는 듯 그녀의 손은 익숙하게 움직였다.무언가를 묻지 않아도 되는 거리.그건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서로가 가장 편안하게 숨쉴 수 있는 간격이었다. 오늘의 메뉴는 마늘 간장에 조린 달걀,갓 데친 시금치 나물, 그리고 구수한 보리차 한 잔.특별하지 않지만, 매일이 고단한 사람에게 따뜻하게 다가갈 수 있는 그런 식사.그녀는 조용히 상을 차려 그의 앞에 놓았다.“오늘은 말 없이 드셔도 돼요.”그녀가 작게 말했다.“제가, 그런 날을 준비한 거니까요.”그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고 젓가락을 들었다.식사가 진행되는 동안 그들은 단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하지만 그 침묵 속에서 서로의 손끝 움직임,숨결의 깊이, 눈길이 머무는 시간을 조용히 읽어내고 있었다.달걀을 반으로 자를 때 그가 흘린 짧은 숨.시금치의 짠맛이 혀끝에 닿았을 때 유리의 눈동자에 잠시 맴돌던 웃음기.그 모든 미세한 파동들이 말 없이 테이블을 건너갔다.어쩌면, 그들은 지금 가장 깊은 대화를 나누고 있었는지도 몰랐다.식사를 마친 그는 천천히 젓가락을 내려놓고 보리차를 한 모금 마셨다.그리고 고개를 들어 유리를 바라보았다.그 시선 속엔 감사도, 위로도, 그 어떤 강요도 없었다.그저 ‘여기 있어줘서 고맙다’는 아주 조용한 마음이 담겨 있었다.유리는 고개를 돌리지 않았다.그 시선을 정면으로 받아들이고 천천히 눈을 감았다가 떴다.그 침묵은 무언의 약속 같았다.‘서로를 알기 위해 모든 것
파리의 겨울은 깊어질수록 더 조용해진다.소음조차 얇은 이불을 덮은 듯 사그라들고,가게 유리창 너머로 들어오는 햇살마저 마치 머뭇거리듯 천천히 번져왔다.유리는 익숙하게 식재료를 정리하고 있었다.손끝에 전해지는 감촉들, 무를 썰 때의 묵직함,두부를 자를 때의 부서질 듯한 부드러움,간장을 푸는 작은 나무 숟가락의 결 그것들은 하나하나 그녀를 고요하게 만들었다.문득, 가게 문이 조용히 열렸다.그 남자였다.어제와 비슷한 코트, 비슷한 표정. 그리고 어제와 다르지 않게,조용히 눈인사를 건넨 뒤 창가 자리로 걸음을 옮겼다.유리는 아무 말 없이 그의 자리에 물을 내어두고, 잠시 후 오늘의 메뉴를 작은 메모지에 적어 건넸다.“오늘은 무들깨국과 따뜻한 보리차입니다.”남자는 메모지를 보고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좋네요. 오늘 같은 날씨에 딱 어울려요.”그 말은 마치 날씨가 아니라 그녀의 마음을 읽는 말처럼 들렸다.하지만 그 어떤 질문도, 이름도, 서로를 알아가는 과정도 둘 중 누구도 요구하지 않았다.그건 둘 사이의 조용한 약속 같았다.유리는 국을 끓이며 문득 생각했다.‘어떤 사람들은, 이름보다 먼저 마음으로 기억되는구나.’그는 아무것도 묻지 않았고, 그녀 역시 그에게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았다.그렇기에 그들의 식탁은 오히려 말보다 더 많은 것을 담을 수 있었다.따뜻한 들깨향이 퍼질 때쯤, 유리는 접시를 들고 그의 자리로 다가갔다.그는 그녀가 국을 내려놓자 작게 미소 지으며 말했다.“이렇게 향이 부드러울 수 있나요?”그리고,“이 국, 꼭 ‘괜찮다’는 말을 속삭이는 것 같아요.”그 말에 유리는 처음으로 소리 내어 웃었다.그는 깜짝 놀란 듯 그녀를 바라보다가, 이내 자신도 조용히 웃었다.그 웃음은 무엇 하나 정해진 것이 없는데도, 무언가 충분히 나눴다고 느끼게 하는 순간이었다.식사를 마치는 동안 둘 사이엔 대화가 거의 없었다.하지만 조용한 시선, 숟가락을 놓는 리듬,뜨거운 국을 식히는 숨결 속에서 서로를 알아가는 감각이 조용히
그날은 이른 오후부터 비가 내렸다.파리의 비는 서울과 달리 누군가가 마음을 가만히 쓸어내리듯,천천히, 그리고 지그시 땅을 적신다.우산을 든 행인들의 발걸음은 조용했고, 가게 창가 유리에는 가느다란 빗줄기들이 줄을 그었다.유리는 비가 내릴 때마다 요리 속 간장의 농도를 조금 더 높였다.햇살이 있는 날보다 짙은 맛이 그날의 공기와 더 잘 어울렸기 때문이다.점심 시간이 막 지나고, 작은 가게 안엔 적막이 감돌고 있었다.그런 시간이었다. 문이 조용히 열리며 한 남자가 들어왔다.검은색 코트, 회색 니트.촉촉하게 젖은 머리카락을 가볍게 털며 남자는 가게 안으로 조심스럽게 발을 들였다.유리는 그 순간, 설명하기 어려운 낯섦을 느꼈다.그는 분명 처음 보는 사람이었지만,그의 표정이나 걸음걸이 어딘가에서 묘하게 익숙한 무언가가 느껴졌다.“안녕하세요.”그가 먼저 말을 걸었다. 목소리는 낮고 부드러웠다.“혹시... 혼자 와도 괜찮을까요?”“네, 물론이죠.”유리는 자연스럽게 대답했다.“편하신 자리에 앉으세요.”그는 창가 가까운 자리에 앉았고, 메뉴판을 한참 들여다보다메모장에 적힌 오늘의 요리를 가리켰다.“이거, 된장 가지무침. 이걸로 부탁드릴게요. 왠지, 날씨에 잘 어울릴 것 같아서요.”그 말투, 조금은 느리고 단정한 말의 배치. 유리는 순간 멈칫했다.그건 아주 오래전 누군가의 말버릇과 묘하게 닮아 있었다.하지만 곧, 그녀는 다시 조리대 앞으로 향했다.다른 생각은 그릇을 준비하고, 칼끝에 집중하며 흐려졌다.요리를 내놓을 때, 그는 천천히 고개를 들고 그녀를 바라보았다.“여기, 원래 이렇게 조용한 분위기인가요?”그의 눈빛은 웃고 있었지만 그 속엔 무언가 알고 싶다는 진심이 담겨 있었다.유리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음식이 말을 대신하면 좋겠다고 생각해서요. 식사는… 조용할수록 더 깊어지니까요.”그 말에 남자는 잠시 고개를 끄덕이다가 이내 젓가락을 들었다.된장 가지무침 한 입,그리고 차가운 두부를 조심스럽게 맛본 후 그는 작
조용한 오후였다. 바람은 없었고, 창밖의 풍경은 마치 멈춘 듯오래된 그림엽서처럼 조용히 제자리를 지키고 있었다.햇빛은 유리창을 통해 식탁 위에 얇은 커튼을 드리웠고, 그 그림자 위로 한 권의 노트가 조용히 펼쳐져 있었다.하얀 속지. 어디에도 아직 글자가 쓰이지 않은 공간.유리는 그 여백을 한참 동안 바라보다 천천히 펜을 들었다.요리를 기록하는 일은 맛을 보존하는 것이 아니라그때의 온도를, 그때의 마음을 자신에게 남기는 작업이었다.그래서 그녀는 조심스럽게 펜촉을 페이지 위에 내렸다.#1. 따뜻한 들기름 된장 가지무침누군가를 떠나보낸 다음 날,혼자만의 식탁을 위해 만든 첫 요리.가지 2개, 된장 1스푼, 들기름 약간,다진 마늘, 그리고 고수 한 줄기.가지는 얇게 저며 부드럽게 데치고,된장과 들기름을 섞은 소스를 따뜻할 때 조심스레 무친다.마지막에 고수를 아주 약하게 얹어 낯설지만 어딘가 익숙한 향을 더한다.이 요리를 먹던 날,민우에게서 엽서가 도착했다.“당신의 식탁은 지금 어떤 향이 나고 있나요?”내 대답은,“아직은 조금 외로운 맛이지만 조금만 더 기다리면 천천히 그리운 맛이 될 것 같아요.”유리는 한 줄, 한 줄을 쓰며 그날의 식재료를 떠올렸다.가지를 자르던 감촉, 소스를 조합하던 순서,접시에 올려놓기 전 자신의 숨결이 섞이던 온도까지.그 모든 것이 글자 사이에 고스란히 새겨지고 있었다.그건 단지 레시피가 아니라 그녀의 하루, 그녀의 마음,그녀의 고요한 결정들이었다.노트를 덮고, 유리는 조용히 창문을 열었다.파리의 공기는 늘 그렇듯 묵직하면서도 맑았다.낯선 향과 익숙한 거리의 소리가 함께 스며들었고,그 안에서 그녀는 자신만의 자리 하나를 다져가고 있었다.식당 한쪽 벽엔 작은 선반이 놓여 있었고,그 위엔 첫 번째 요리의 재료들이 조용히 자리 잡고 있었다.유리는 그 선반을 작은 성소처럼 느꼈다. 과거를 묻는 공간이 아니라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용기를 담는 자리.그날 밤, 하루를 마무리하며 그녀는 조용히
식당 안은 평소보다 훨씬 시끄러웠다.단골손님들은 슬쩍 눈치를 주고받으며 수군거렸고,어떤 아줌마는 “저기 사장님 남친이세요?”라며 장난을 쳤다.유리는 “아니라고요!!”라고 소리를 지르며 국자를 들었다가,아줌마들이 깔깔 웃는 소리에 입술을 꾹 다물고 물만 내렸다.“유리 씨 인기 많네. 장사 잘하겠다.”이현이 팔짱을 풀며 한마디를 툭 던졌다.유리는 국자로 찌개를 저으며 짜증 섞인 한숨을 내쉬었다.“아 진짜… 저 인간은 왜 저러지…”저녁 무렵, 문득 식당 안에 이상한 기척이 느껴졌다.문틈 사이로 들어선 한 여자의 실루엣
아침 공기가 아직 서늘한데도 유리의 이마엔 땀방울이 맺혔다.주방에서 채소 써는 소리가 경쾌하게 퍼져나가지만, 그녀의 마음은 어쩐지 분주하고 어지러웠다.칼끝으로 리듬을 타는 손놀림은 점점 빨라졌고, 심장이 그것보다 먼저 뛰고 있다는 걸 그녀는 누구보다 잘 느끼고 있었다.‘설마 오늘은 안 오겠지. 아니, 저 진상님도 적당히 해야지… 설마 또?’그렇게 속으로 중얼거리고 있을 때, 골목 바깥에서 웅성거림이 몰려들었다.평소보다 훨씬 큰 소음에 유리는 머리를 홱 돌려 주방 창으로 달려갔다.그리고 그 순간, 눈앞에 펼쳐진 광경에
새벽 공기를 뚫고 부엌 창문 틈으로 겨우 스며드는 첫 햇살에, 유리는 눈을 찡그리며 눈꺼풀을 억지로 들어 올렸다.손끝에 아직 따뜻함이 채 가시지 않은 빗자루의 감촉이 남아 있었고, 어젯밤 그 황당한 남자의 얼굴이 자꾸 머릿속을 떠올랐다.‘미친놈인가…’스스로 중얼거리고, 또 중얼거렸지만, 그때 느꼈던 묘한 울렁임은 부정할 수 없었다.단순히 분노에서였을까? 아니면, 낯선 사람의 강렬한 눈빛이, 생각보다 오래 가슴 한가운데 남아 있었던 걸까.유리는 스스로를 향해 얼굴을 찌푸리며 부엌으로 향했다.익숙한 동작으로 칼을 쥐
S그룹 본사 최상층 회장실, 그 문 앞 복도에는 이름만 들어도 유명한 셰프들이 나란히 서 있었다.흰 셰프복에 단정한 모자, 은빛이 번쩍이는 조리도구, 완벽히 플레이팅된 요리가 놓인 쟁반을 양손으로 받쳐 든 모습은 그 자체로 일종의 퍼레이드 같았다.하지만 그들의 얼굴에는 긴장과 초조함이 엉켜 있었고, 뺨에는 굳은 미소가 어색하게 걸려 있었다.복도를 채운 공기는 마치 숨조차 삼키기 두려운 듯 묵직했고, 안쪽에서 새어나오는 소리, 포크와 나이프가 접시 위를 긁는 미묘한 소리와 낮고 단호한 남자의 목소리는 그 공기를 더욱 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