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도시 / 나는 재벌가 사위다 / Chapter 6721 - Chapter 6730

All Chapters of 나는 재벌가 사위다: Chapter 6721 - Chapter 6730

6983 Chapters

6721장

와인 한 잔을 마시자 릴리의 볼은 마치 연지를 바른 듯 발그레하게 물들었다. 그 모습을 본 헬레나는 릴리가 정말 미성년자는 아닌지, 술에 약한 건 아닌지 살짝 걱정됐다.다행히 릴리는 얼굴만 붉어졌을 뿐 취한 기색은 전혀 보이지 않았고, 헬레나도 그제야 안심했다.그때 시후가 입을 열었다.“헬레나, 노르웨이에서 농장 하나 알아봐 줄 수 있을까요?”“농장이요?”헬레나가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어떤 농장을 말씀하시는 건가요? 작물을 재배하는 곳인가요, 아니면 목장을 말씀하시는 건가요?”시후가 말했다.“둘 다 있으면 좋겠어요. 규모는 크지 않아도 되지만 경치가 좋고, 무엇보다 조용하고 안전한 곳이면 좋고요.”헬레나는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습니다. 바로 사람을 시켜 알아보게 할게요. 괜찮은 곳이 있으면 자료를 정리해서 선비님께 보내드리겠습니다.”시후가 다시 말했다.“마음에 드는 곳이 있으면 노르웨이 왕실 명의로 대신 매입해 줘요.”“물론이죠.”……저녁 식사를 마친 네 사람은 왕실 차량을 타고 오슬로 시내를 둘러보며 야경을 감상했다.한편 같은 시각, 안태풍과 제이크 한도 비행기를 타고 오슬로에 도착했다.Samson 그룹이 한국에 대규모 투자 협약을 체결한 덕분에, 한국 정부는 이들의 이동 편의와 신변 안전을 위해 별도의 한국 신분을 마련해 주었다. 해당 신분으로 출입국 절차를 밟으면 폴른 오더의 감시망을 피할 수 있었다.곧이어 실리콘밸리에서 차출된 Samson 그룹의 AI 기술팀도 오슬로에 도착했다. 이들은 하워드 로스차일드가 헬레나를 위해 구축한 AI 모델을 인수받고 검수하는 일을 맡았으며, 앞으로 데이터센터의 운영과 유지보수도 전담하게 될 예정이었다.일행은 계획대로 오슬로의 한 특급호텔에 투숙했다. 안태풍은 AI 모델 인수가 끝난 뒤 이들이 노르웨이에 상주하며 데이터센터를 운영하게 될 것을 고려해 오슬로에 부동산을 마련할 계획까지 세우고 있었다.그날 밤 시후와 릴리는 왕궁에서 묵었고, 헬레나는 두
Read more

6722장

헬레나가 데이터센터 안으로 들어섰을 때, 그녀의 곁에는 왕실 수행원이나 시종은 한 명도 없었다. 대신 파란색 순면 작업복을 입고, 정전기 방지 장갑과 마스크, 보호모를 착용한 스물여 명의 직원들이 함께하고 있었다.그들 대부분은 Samson 그룹이 미국에서 데려온 기술진이었지만, 그중 네 명은 기술자가 아니었다. 바로 시후와 릴리, 안태풍, 그리고 은퇴한 형사 제이크 한이었다.이번 거래는 헬레나가 전면에 나서는 만큼, 시후는 하워드 로스차일드에게 LCS 그룹과 Samson 그룹이 이 일에 관여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리고 싶지 않았다. 특히 안태풍과 제이크 한은 미국에서도 제법 알려진 인물이었다. 안태풍은 오랫동안 Samson 그룹의 대외 업무를 총괄해 왔기 때문에 하워드 로스차일드도 그를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네 사람은 모두 마스크를 착용한 채 기술진 사이에 자연스럽게 섞여 있었다.하지만 하워드 로스차일드는 통일된 복장을 한 이들에게는 전혀 관심을 두지 않았다.최고 수준의 데이터센터에서는 정전기 방지 작업복과 장갑, 보호모, 마스크 착용이 기본 규정이었다. 그 뒤에 서 있는 AI 구축팀 역시 모두 같은 차림이었다. 현장에서 평상복 차림인 사람은 하워드 로스차일드와 헬레나 둘뿐이었다.헬레나를 본 하워드 로스차일드는 반가운 표정으로 성큼 다가왔다. 그는 먼저 헬레나의 손등에 입을 맞춘 뒤 공손하게 말했다.“여왕 폐하, 다시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헬레나는 여왕다운 품위를 잃지 않은 채 차분히 말했다.“노르웨이에서 다시 만나 반갑습니다, 로스차일드 씨. 현재 진행 상황은 어디까지 왔나요?”하워드 로스차일드는 끝이 보이지 않을 만큼 길게 늘어선 서버 랙을 가리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여왕 폐하, 지금 보시는 이 서버 랙에는 모두 최고 성능의 연산 칩이 탑재되어 있습니다. 지금은 대기 상태라 매우 조용하지만, 한번 명령을 내려 최대 성능으로 가동되면 소음은 이륙하는 대형 여객기와 맞먹을 정도라고 하더군요. 또 이곳의 모든 프로세서
Read more

6723장

한크는 중앙 제어 컴퓨터 앞에 선 뒤 ‘ENTER’ 키를 눌렀다. 그러자 주변 스피커에서 차가운 여성 음성이 흘러나왔다.“시스템을 시작합니다. 신원 확인을 위해 비밀번호를 입력해 주십시오.”한크는 곧바로 긴 암호를 입력했다. 그러자 시스템이 다시 안내했다.“생체 인증을 시작합니다. 양손을 손바닥 인식 패널 위에 올리고 카메라를 정면으로 바라봐 주십시오.”한크는 안내에 따라 움직이며 설명을 이어갔다.“이 AI 모델은 끊임없이 학습하고 데이터베이스도 계속 갱신해야 합니다. 그래서 인터넷에서 수집 가능한 새로운 정보를 24시간 내내 가져오도록 설계됐습니다. 현재도 인터넷과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보안을 위해 매우 엄격한 신원 인증 절차를 거쳐야만 조작할 수 있습니다.”그는 손바닥 인식 장치를 가리키며 말을 이었다.“이 장치는 지문과 손바닥 무늬뿐 아니라 체온, 심박수, 혈중 산소포화도까지 측정합니다. 다시 말해 살아 있는 사람만 인증을 통과할 수 있는 겁니다.”그 순간 카메라 옆 LED가 매우 빠른 속도로 여러 색을 번갈아 깜박이기 시작했다. 한크가 다시 설명했다.“얼굴 인식 시스템도 생체 여부를 함께 확인합니다. 동공의 미세한 변화는 물론 적외선으로 신체 윤곽을 확인하고, 손바닥 인증을 받은 사람과 동일 인물인지도 판별하고요. 또 초당 40가지 색상을 무작위로 빠르게 비추면 카메라가 얼굴에 반사되는 색을 동시에 분석해 일치 여부를 확인합니다. 해커가 카메라를 조작하거나 다른 영상을 입력해 속이는 일을 막기 위한 장치죠. 뿐만 아니라 얼굴 각 부위의 빛 반사를 분석해 3차원 얼굴 모델을 만들어 실제 사람인지, 정교한 가면이나 모형인지를 구분합니다. AI의 막대한 연산 능력을 이용해 제 얼굴을 수천만 개의 특징으로 나눠 비교하기 때문에, 저와 99% 닮은 사람이 와도 절대 속일 수 없습니다.”여러 단계의 인증이 끝나자 시스템에서 안내 음성이 흘러나왔다.“인증이 완료되었습니다. GPT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언제든지 도움을 드릴
Read more

6724장

굉음을 내던 냉각팬은 약 3분 동안 계속 돌아갔다. 잠시 후 시스템에서 안내 방송이 흘러나왔다.“작업이 완료되었습니다. 헬레나 일리아드 여왕 폐하께서 입장하신 시점부터 현재까지 총 36대의 CCTV 카메라가 영상을 촬영했습니다. 총 영상 길이는 367분 12초, 전체 프레임은 52만 8,768장이며, 이 가운데 여왕 폐하가 포함된 프레임은 34만 3,658장입니다. 모든 처리가 완료되었으며, 수정된 36개의 영상을 여왕 폐하의 등장 시간이 긴 순서대로 정렬해 표시합니다.”말이 끝나자 초대형 화면에 6×6 배열의 축소 영상이 나타났다. 각 화면은 하나의 CCTV 영상을 의미했다. 가장 첫 번째 영상은 중앙 제어실 정면 입구를 비추는 카메라였다.헬레나가 가장 오래 등장한 영상이어서 첫 번째로 배치된 것이었고, 입장부터 끝까지 단 한 프레임도 놓치지 않고 촬영하고 있었다.한크가 말했다.“첫 번째 영상을 재생해 줘.”시스템이 응답했다.“알겠습니다. 첫 번째 영상을 재생합니다.”곧 화면 하나가 전체 화면으로 확대됐다.모두가 초대형 화면을 바라봤다. 일행이 입구로 들어오는 모습이 보였지만, 원래 맨 앞에서 걷고 있어야 할 헬레나만 감쪽같이 사라져 있었다.더 놀라운 것은 AI가 단순히 헬레나를 지운 것이 아니라는 점이었다. 헬레나가 차지하고 있던 빈 공간까지 자연스럽게 채워 넣었다. 원래 그녀에게 가려져 있던 사람들의 모습도 AI가 스스로 계산해 완벽하게 복원했다. 막대한 연산 능력을 바탕으로 만들어 낸 결과라 어느 곳에서도 어색함을 찾아볼 수 없었다.예를 들어 어느 한 장면에서는 마스크를 쓴 시후의 얼굴이 원래 헬레나에게 가려져 몸만 보이고 있었다. 하지만 AI는 군중 속에서 시후의 위치와 움직임을 정확히 추적했고, 얼굴이 보이는 다른 장면에서 마스크를 쓴 모습을 학습한 뒤 그 데이터를 이용해 가려졌던 얼굴까지 자연스럽게 생성해 빈 공간을 메워 넣었다.그 결과 헬레나가 있었던 자리에는 흔적조차 남지 않았다. 영상을 아무리 봐도
Read more

6725장

한크는 하워드 로스차일드를 돌아보며 눈빛으로 의사를 물었다.하워드 로스차일드는 마음을 굳힌 듯 고개를 끄덕였다.“여왕 폐하의 명령대로 진행하게.”“알겠습니다, 로스차일드 씨.”한크는 다시 음성 입력 버튼을 눌러 헬레나의 명령을 시스템에 전달했다.앞서 한 차례 대규모 연산을 마친 덕분인지 이번 작업은 훨씬 빨랐다. 불과 2분 만에 모든 처리가 끝났고, 수정된 영상이 다시 화면에 정렬되어 나타났다.한크는 이번에도 첫 번째 영상을 재생했다. 순간 화면 속에서 당당하게 정문으로 들어오던 헬레나의 모습이 사라지고, 대신 나이가 지긋하고 움직임까지 조금 굼뜬 하워드 로스차일드가 등장했다!가장 충격적인 장면은 따로 있었다. 카메라를 등지고 있는 하워드 로스차일드가 정면을 바라보고 있는 또 다른 하워드 로스차일드 앞에 한쪽 무릎을 꿇고 손등에 입을 맞추는 모습이었다.그 모습을 본 헬레나가 말했다.“이 각도에서는 실제 로스차일드 씨의 뒷모습만 보이네요. 다른 카메라 화면으로 바꿔 주세요. 실제 로스차일드 씨와 AI가 만든 로스차일드 씨의 옆모습을 동시에 보고 싶습니다!”한크는 곧바로 명령을 내렸고, AI도 즉시 다른 CCTV 영상을 재생했다.이번 영상에서는 똑같이 생긴 노인 두 명이 마주 보고 있었다. 왼쪽의 하워드 로스차일드는 한껏 공손하고 비위를 맞추는 표정이었고, 오른쪽의 하워드 로스차일드는 거만한 표정으로 서 있었다. 이내 왼쪽의 하워드 로스차일드가 한쪽 무릎을 꿇고 오른쪽의 하워드 로스차일드 손을 공손히 들어 손등에 입을 맞췄다.그 장면을 본 사람들은 하나같이 민망하면서도 역겨운 표정을 지었다. 하워드 로스차일드 본인조차 소름이 돋을 만큼 불쾌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하지만 모두가 그 기괴한 장면에 질색하면서도, 동시에 이 AI 시스템의 처리 능력에는 깊은 충격을 받았다.제이크 한이 멍하니 중얼거렸다.“와... 이건 정말 말도 안 되네요. 할리우드에 이런 시스템 하나만 있어도 얼마나 많은 사람이 일자리를 잃겠습니까
Read more

6726장

AI 모델의 성능은 제이크 한처럼 수사 감각이 뛰어난 베테랑 형사의 눈에는 그야말로 손오공의 여의봉이나 포세이돈의 삼지창 같은 절대적인 비장의 무기였다.형사 수사는 많은 경우 경험이나 기술보다도 정보를 얼마나 빨리 확보하고 찾아내느냐가 더 중요하다.예를 들어 A도시에서 용의자를 추적하다가 그가 다른 도시로 이동해 흔적을 끊어 버리면, 다시 찾아내는 건 바다에서 바늘 찾기나 다름없다.하지만 객관적으로 보면 그 바늘은 아무리 넓은 바다로 흘러 들어갔더라도 분명히 존재하고 있으며, 결국 찾아낼 가능성도 존재한다.문제는 그 넓은 바다 전체를 샅샅이 뒤질 능력이 누구에게 있느냐는 것이다.하지만 이제 AI는 그것을 해낼 수 있다.적어도 눈앞에 있는 이 전용 AI 모델은 그런 능력을 갖추고 있었다.해당 모델은 인터넷에 공개된 모든 정보를 학습했기 때문에, 이론적으로는 인터넷상에 이름과 얼굴이 공개된 사람이라면 누구든 알아볼 수 있었다.충분한 양의 영상만 제공하면 AI는 일정 시간 안에 영상 속 모든 얼굴을 하나씩 대조해 사용자가 찾는 인물을 정확하게 찾아낼 수 있는 것이다.수천, 수만 개의 영상에서 수백만, 수천만 개의 얼굴을 찾아낸 뒤, 그 가운데 특정 인물 한 명을 골라내는 작업. 사람이 직접 한다면 수백 명이 며칠, 길게는 수십 일 동안 매달려야 가능한 일이었다.하지만 AI라면 불과 몇 분, 길어야 수십 분이면 끝낼 수 있었다.생각할수록 흥분한 제이크 한은 시후를 사람이 없는 곳으로 데려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은 선생님, 만약 전 세계 주요 공항의 CCTV 시스템에 접근할 수만 있다면, 폴른 오더 조직원 한 명의 얼굴을 AI에게 학습시켜 놓고 이후 그 사람이 비행기를 타는 순간마다 이동 경로를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을 겁니다.”시후가 물었다.“공항 CCTV 시스템에 접근하는 게 가능할까요?”제이크 한은 잠시 생각한 뒤 말했다.“그건 나라와 공항의 보안 수준에 달려 있습니다. 정보보안이 취약한 개발도상국 공
Read more

6727장

제이크 한은 말을 이었다.“하지만 불가능한 일은 아니라고 봅니다.”시후가 물었다.“제이크 한 형사님은 좋은 방법이 있습니까?”제이크 한이 말했다.“러시아 해커들은 원래 실력이 뛰어납니다. 그들을 통해 각국 공항 CCTV에 접근하는 방법을 시도해 볼 수 있습니다. 만약 그게 어렵다면 우리 쪽에서 직접 데이터를 모으는 방법도 있습니다.”“직접 모은다고요?”시후가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공항에 직접 카메라를 설치하거나 사람을 보내 촬영하자는 뜻입니까?”제이크 한은 고개를 저었다.“UGC 빅데이터를 활용하는 겁니다!”시후는 이해하지 못한 표정이었다.“UGC가 뭡니까?”제이크 한이 설명했다.“사용자가 직접 만드는 콘텐츠입니다. 예를 들어 숏폼 플랫폼에서는 수억 명의 이용자가 직접 찍은 영상이나 사진을 올리고 라이브 방송도 하지 않습니까. 그런 데이터가 모두 UGC입니다. 생각해 보십시오. 전 세계 어느 공항이든 사람이 많은 곳이라면 누군가는 반드시 사진이나 영상을 찍습니다. 그리고 그걸 SNS에 올립니다. 그렇게 공개된 자료는 모두 우리가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가 됩니다. 대형 공항이라면 같은 시간대에도 수천, 수만 명이 있습니다. 서로가 서로를 휴대폰 카메라에 담고, 그 영상을 인터넷에 올립니다. 우리가 찾는 사람이 공항에 나타난다면 다른 승객들의 카메라를 완전히 피하기는 쉽지 않을 겁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였다.“좋은 생각입니다. 하지만 그물코가 조금 큰 느낌이 드는군요. 공항 이용객의 80~90%는 다른 사람 카메라에 찍힐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영상이 모두 SNS에 올라가는 건 또 다른 문제입니다. 가령 그중 80%만 업로드된다면 결국 실제로 확보되는 건 전체의 60% 정도입니다. 나머지 40%는 놓칠 수도 있습니다.”제이크 한도 고개를 끄덕였다.“맞습니다. 그렇다면 나머지 40%를 메울 다른 방법도 함께 고민해야 합니다.”그때 릴리가 두 사람 곁으로 다가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시
Read more

6728장

릴리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아까 두 분이 전 세계 공항 CCTV에 접근하는 이야기를 하셨잖아요. 그런데 저는 그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생각해요. 공항이 워낙 많기도 하고, 설령 모두 접근할 수 있다고 해도 하나씩 작업하려면 엄청난 시간이 걸릴 거예요. 게다가 상용 시스템은 모두 전문 보안 업체가 계속 관리합니다. 취약점을 찾고 막는 게 그들의 핵심 업무니까요. 지난달에는 접근이 가능했던 공항도 어느 날 시스템이 업데이트되면 바로 막혀 버릴 수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지속적으로 모든 공항을 감시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해요.”릴리는 잠시 말을 멈췄다가 다시 이어갔다.“제이크 한 형사님이 말씀하신 UGC도 분명 유용합니다. 하지만 주도권이 우리에게 없고 변수도 너무 많아요. 그래서 저는 차라리 우리만의 감시망을 만드는 편이 훨씬 안정적이라고 생각한 거죠. 물론 공항 같은 보안 시설에 우리가 직접 CCTV를 설치하는 건 불가능해요. 그래서 가장 눈에 띄지 않는 방식으로 감시 장비를 들여놓아야 합니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자판기가 가장 좋은 방법이더라고요.”시후는 고개를 끄덕였다.“정말 실행 가능한 계획이야. 무엇보다 위장 효과가 뛰어나. 나도 거의 30년을 살면서 자판기에서 물건을 사거나 지나갈 때 자판기가 내 얼굴을 촬영하고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해 본 적은 한 번도 없어. 아마 대부분의 사람도 마찬가지일 거야. 잘만 운영하면 이 감시망은 아무도 모르는 사이 전 세계로 퍼져 나갈 수 있어.”제이크 한이 덧붙였다.“하지만 그렇게 하려면 우리가 인수하는 모든 회사가 정상적으로 운영되는 것처럼 보여야 합니다. 핵심 기술진을 제외하면 어떤 직원도 이 프로젝트의 진짜 목적을 알아서는 안 됩니다. 자신이 하는 일이 결국 무엇을 위한 것인지조차 모르게 운영해야 할 것이고요.”시후가 웃으며 말했다.“그건 걱정하지 마세요. 내 인맥을 총동원해서 세계 곳곳에서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인수를 진행하면 되니까요. 한국은 엘에이치 그룹에서 맡고, 유럽은 헬레
Read more

6729장

안태풍은 시후와 제이크 한이 계속 자기들끼리만 알아듣는 이야기를 주고받자 답답해서 발을 동동 굴렀다.혹시 다른 사람들이 네 사람의 대화를 눈치챌까 봐 목소리는 최대한 낮췄지만, 다급한 마음은 숨기지 못했다.“도대체 무슨 이야기야? 빨리 나한테도 좀 알려 줘. 난 성격이 급해서 이런 건 못 참는다니까.”제이크 한이 웃으며 말했다.“릴리가 정말 기막힌 아이디어를 냈어. 전 세계 자판기 운영 회사를 모두 인수해서 그 CCTV 영상을 AI 서버로 보내는 거야. 그러면 전 세계 공항과 기차역, 항만 같은 주요 교통 거점을 모두 감시할 수 있게 되는 거지. AI가 그 영상을 계속 분석하면서 우리가 찾는 사람을 찾아내는 거야. 그렇게 되면 목표 인물이 이동하는 순간 바로 포착할 수 있고, 현재 위치는 물론 다음 목적지까지 추적할 수 있는 거지.”“와...”안태풍은 감탄을 금치 못했다.“릴리가 이렇게 어린데도 이런 생각을 해내다니 정말 대단하군.”그는 곧바로 말했다.“걱정 마. 이 일은 나한테 맡겨. 페이퍼컴퍼니 수십 개를 만들어서 전 세계 관련 회사를 최대한 많이 인수해 올게.”시후는 고개를 저었다.“둘째 외삼촌이 직접 나설 필요는 없습니다. 이미 대략적인 계획은 세워 놨어요. 겉으로 보기엔 LCS 그룹이나 Samson 그룹과 아무 관련도 없는 사람들을 통해 진행하려고 합니다. 괜히 이상한 흔적을 남기면 안 되니까요. 만약 전 세계 자판기 회사들이 모두 Samson 그룹의 자금으로 하나둘 인수된다면, 외부에서는 분명 왜 Samson 그룹이 이런 사업에 관심을 갖는지 분석하기 시작할 겁니다. 그러니 직접 연결되는 흔적은 아예 없는 편이 좋습니다.”안태풍도 고개를 끄덕였다.“이미 사람까지 생각해 뒀다면 내가 더 끼어들 필요는 없겠구나.”시후는 AI 모델이 정식으로 인도된 뒤 활용될 모습을 떠올리기 시작했다. 제이크 한은 AI를 이용해 전 세계 기업을 분석하고, 그 가운데 폴른 오더의 거점일 가능성이 가장 높은 회사를 찾아낼 계
Read more

6730장

헬레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로스차일드 씨께서 먼 길을 오셨으니 오늘 저녁 왕궁에서 만찬을 준비했습니다. 시간이 되신다면 저녁에 왕궁으로 와 주시겠습니까?”헬레나의 초대를 받은 하워드 로스차일드는 순식간에 기분이 좋아졌다. 예전 같으면 그는 헬레나 같은 몰락한 왕족을 그다지 높이 평가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달랐다. 헬레나는 그에게 제2의 인생을 안겨줄 사람이나 다름없었다. 그런 사람이 자신을 직접 식사에 초대했으니 영광스럽지 않을 리 없었다. 그래서 그는 망설임 없이 곧바로 말했다.“초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여왕 폐하. 반드시 시간 맞춰 왕궁으로 찾아뵙겠습니다.”헬레나는 미소를 지으며 다시 물었다.“그런데 로스차일드 씨, 이번에 노르웨이에 가족도 함께 오셨나요? 함께 오셨다면 모두 같이 오셔도 좋습니다.”하워드 로스차일드는 잠시 망설였다.이번 노르웨이 방문에는 장남 스티브 로스차일드도 함께 데려왔다. 물론 스티브 로스차일드가 먼저 따라오겠다고 한 것은 아니었다. 하워드 로스차일드가 직접 데려온 것이다.나이가 들수록 그는 주변 사람들의 배신을 두려워하게 되었고, 무엇보다 아들에게 배신당하는 일을 가장 경계했다.이전에 페이셔스 그룹에서 벌어진 일이 좋은 교훈이었다. 가장이 해외에 나간 사이 후계자를 국내에 남겨 두었다가 권력을 빼앗길 뻔하지 않았던가.그래서 그는 스티브 로스차일드를 미국에 혼자 두는 것이 불안했다. 혹시 자신이 없는 사이 사람들을 포섭해 권력을 장악한다면, 자신은 미국으로 돌아가지도 못할지 몰랐다.겉으로는 장남이 함께 있어야 든든하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곁에 두고 감시하려는 의도가 더 컸다.반대로 스티브 로스차일드 역시 노르웨이에 오고 싶어 했다. 아버지와 시후가 도대체 어떤 거래를 하고 있기에 아버지가 저렇게까지 집착하는지 직접 확인하고 싶었던 것이다. 그는 이 모든 일이 시후의 신비한 거풍환 때문이라고 짐작하고 있었다. 만약 이번에 아버지가 정말 거풍환을 손에 넣는다면, 자신이
Read more
PREV
1
...
671672673674675
...
699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