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명의 왕비: Bab 3451 - Bab 3460

3629 Bab

제3451화

드디어 수능이 시작되었다.학생보다 더 긴장한 것 같은 부모님들이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다들 안절부절못하며 조마조마해했다.하지만 그들의 걱정은 괜한 걱정이었다. 가장 먼저 시험장을 나온 사람은 바로 우문 형제였는데, 두 사람의 표정은 매우 한가롭고 여유로워 보였다. 마치 이 시험이 그들에게 중요하거나 어려운 것이 아닌, 초등학교 시험지를 푼 것처럼 보일 정도였다.무상황은 아이들에게 계속 어려웠는지, 시험 결과가 어떨 것 같은지 물었다. 두 아이는 모두 무심한 표정으로 대답했다.“괜찮은 편 같습니다!”그러자 소요공이 한마디 물었다.“모르는 문제가 몇 개나 있더냐?”이 말에 모두가 주목했다. 이것이야말로 정말 중요한 질문이었기에, 다들 고개를 돌려 우문 형제를 바라보았는데, 형제는 이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다 풀었습니다!”젊은이가 겸손한 법도 없이 이리도 거만하다니?우문호가 듬직하게 아이들의 어깨를 감싸 안으며 말했다.“시험이 끝났으니, 이만 잊어버리거라. 잘 봤든 못 봤든 결과를 바꿀 순 없다. 조용히 결과를 기다리거라.”그는 빨리 북당에 돌아가고 싶은 마음에 며칠째 조급해하고 있었다.게다가 며칠간 아이들을 지켜보며, 이번 시험 기간에 와도 안 와도 크게 문제 될 게 없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비록 다들 수능이 중요하다고 하지만, 그들은 아랑곳하지도 않고, 잘 해내고 있었기 때문이다.이것은 자신감이 넘치기 때문이기도 했다. 우문형제는 정말 똑똑했기에, 우문호가 아버지로서 좋은 유전자를 물려준 것 또한 큰 공이라 할 수 있었다.시험을 마쳤으니, 맛있는 식사를 해야 하는 법. 게다가 우문호 부부는 여행에 동행하지 못하니, 오늘 식사를 축하연으로 삼아야 했다.시험이 끝난 후 그들의 마음가짐도 변했다. 모든 것을 운명에 맡기고, 시험을 치렀다는 것만으로도 승리라는 태도였다.모임을 마치자마자, 우문호와 원경릉은 지체 없이 북당으로 돌아갔다.하지만 아무리 바쁘더라도, 원경릉은 떠나기 전 양여혜에게 억제 주사를 맞는 걸 잊지 않았다. 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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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52화

간단한 인사 후, 원경릉과 경왕비는 따로 대화를 나눌 장소를 찾았다.원경릉은 다급히 LR 에 관해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말하면서도 그녀는 여전히 두려움이 가득해 보였다.“이 약은 양여혜 씨가 준 겁니다. 제가 직접 시험을 맡았어요. 실험용 쥐들에게 투여한 처음에는 다들 활력이 넘쳤지만 결국 모두 죽었죠. 그런데 이 약이 실수로 남편 몸에 주입된 것이에요. 당시 제 남편은 빙충이라는 균에 감염된 상태라 열을 앓고 있었는데, 약을 주입한 지 얼마 안 되어 의식을 잃었어요. 그래서 제가 그를 연구소로 데려갔는데…”그녀는 말을 잠시 끊고, 경왕비 앞에서 약상자를 꺼내 열고는 그 안에서 란오의 약을 꺼냈다.“이 약을 쓴 후, 상태가 좋아졌고, 초능력이 나타났어요!”경왕비는 약을 건네받아, 손가락으로 약을 조금 떼어 펴보았다. 그리고 바로 이 약의 성분을 알아차린듯 흥분하며 말했다.“남편의 혈액 표본이 있나요? 보여주세요!”경왕비가 물었다.그녀는 원경릉이 갑자기 약상자를 꺼내고, 또 그 상자가 커지는 것을 전혀 이상하게 여기지 않았다.이렇게 능력으로 물건을 조작하는 일이 그녀에겐 낯설지 않았다.원경릉은 다섯째의 시험관 한 줄을 건네며 말했다.“날짜별로 있어요. 발병 전, 발병 후, 치료 기간, 그리고 완치 후까지. 변화 확인하려고 전부 샘플을 뽑았어요.”경왕비는 시험관을 하나씩 열어, 대략 3초씩 바라본 후 다시 원경릉에게 건넸다.“LR는 DNA 양쪽 끝의 텔로미어를 보호해 세포 복제 과정에서 텔로미어가 짧아지지 않게 해 줘요. 거기에 제가 물질을 조금 더했는데, 이 물질은 유전자를 바꾸고 노화 세포를 죽이는 능력이 있어요. 사람이 이 약을 견딜 수 있으면 노화가 멈추는 효과가 생기죠. 그런데 남편분 혈액 표본에서 두 가지 물질을 발견했어요. 하나는 빙충인 것 같은데, 저희는 빙충이 아니라 ‘흩어진 원신 영진’이라 불러요.”어려운 말에 원경릉은 그만 멍해지고 말았다.“흩어진 원신의 영진이 대체 뭐예요? 그게 뭐죠?”경왕비는 말하기 어려운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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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53화

경왕비가 말했다.“빙충이 바로 영진이예요. 사람 몸에 들어갈 때 갑작스러운 힘의 충격으로 몸에 손상을 줄 수 있고, 견디지 못하면 죽을 수도 있죠. 하지만 몸이 견뎌내면 더 이상 영향을 받지 않아요. 당신 남편 혈액 속 영진을 보니, 이미 혈액과 융합되어 세포처럼 자라나고 있어요. 이는 영진이 이미 그에게 흡수되어 사용되고 있다는 증거죠.”원경릉은 경천의 혈액 표본을 꺼내 보이며 말했다.“그 사람 혈액 표본이에요. 당시 제 남편이 빙충에... 영진에 감염된 건, 영진이 편지에 붙어 있었고, 마침 남편 몸에 상처가 있어서 영진이 상처를 통해 혈액으로 들어갔죠. 그 편지는 이분의 명으로 남편의 손에 온 거예요. 그러니까 이 영진은 원래 그의 몸에 있어야 할 것이었어요.”경왕비는 경천의 혈액 표본을 살펴본 뒤 말했다.“이 두 종류 모두 영진이지만, 같은 신의 영진은 아니에요. 당신 남편 영진이 훨씬 강력하고 더 많은 힘을 흡수했어요. 그래서 남편 몸의 영진은 그에게서 온 게 아니에요. 아마 잠시 붙어 있다가, 그의 몸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우연히 편지에 붙어 남편 몸에 들어간 뒤, LR 약과 다른 약 덕분에 무사히 융합되어 예상치 못한 효과를 냈을 수도 있어요. 게다가 영진이 그의 노화 세포를 삼켜서, 제 LR 약과 상호 보완 작용을 할 수 있죠.”“그렇군요.”원경릉은 점차 이해하기 시작했다.“남편 혈액으로 다른 감염자를 치료했는데, 효과가 정말 좋았어요. 아마 혈액에 LR와 란오의 약이 있어 유전자를 바꾸고, 영진이 천천히 몸과 융합된 덕분이겠네요.”하지만 원경릉은 문득 떠오른 것이 하나 더 있었다.“혈액 표본들을 보면, 남아있는 영진은 아주 적어요. 전 그동안 억제된 것이라 생각했는데, 당신 말로면, 영진은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아니라 ‘힘’이니깐… 그럼, 그 힘이 줄어든 건가요?”“아니에요, 이미 융합되어 몸 일부가 되어 혈액과 함께 순환 중이에요. 그래서 혈액 검사에선 잔여물만 검출되는 거죠.”“그럼, 이 영진은 더 이상 그를 해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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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54화

그녀는 손가락으로 원경릉의 머리 위를 한 바퀴 쓸어 내리다가, 이내 깜짝 놀랐다.“이상하네요, 억제제를 썼나요?”대체 어떻게 알게 된 거지?“네!”두 사람은 깊이 대화를 나눴다. 경왕비가 부탁할 일을 말했을 때, 원경릉은 조금 놀랐다.경왕비가 부탁한 일은, 신족의 천뢰화로 가는 길을 찾는 일이었다. 하지만 그 방면 지식은 원경릉이 공부하지 못한 방향이었다.처음 이곳에 온 지 얼마 안 되었을 때, 원경릉은 주진을 만났었다. 당시 주진이 과학의 끝을 신학이라고 말했을 때, 원경릉은 그녀가 개념을 바꾸고 있다고 생각했다.물론 나중에 점차 받아들이긴 했지만, 받아들였어도 그것은 그녀의 전문 분야가 아니었다.원경릉은 억제제를 쓰기 전후의 상황을 경왕비에게 전했다.경왕비는 듣고 잠시 생각한 후 말했다.“어려운 문제는 아니에요. 제가 억제제에 의지하지 않게 도와드릴게요.”“도와줄 수 있다고요? 하지만 제 몸은 대뇌 개발을 극대화한 결과를 감당할 수 없어요.”경왕비는 자신감 있게 말했다.“그래서 체질을 강화할 필요가 있죠. 며칠만 시간을 주세요. 당신의 심장과 몸이 대뇌 개발을 견딜 수 있는 상태가 되도록 약을 만들어 드릴게요.”그녀의 대답은 단호하고, 확신에 차 있었다. 원경릉은 그녀가 만든 신기한 LR 약과, 영진에 관해 알고 있는 것을 떠올렸다. 원경릉은 그녀의 도움으로 억제제의 구속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 같았다.경왕비가 말했다.“그리고 당신 남편도 LR 약을 한 번 더 써야 해요. 그러니 걱정하지 마세요, 이번엔 아주 안전할 거예요. 이번엔 그의 몸에 노화 유전자에 맞서는 수호 대오를 만들 거고, 부작용은 없다고 약속할게요.”“… 한 번 더 써야 한다고요?!”원경릉은 그가 약을 맞고 위기를 겪었던 일이 떠올라, 못내 두려워졌다.“하지만, 그 약이 아직 미성숙하다고 하지 않았나요? 데이터도 다 찢어버렸잖아요...”“완성된 약이 하나 있어요. 문제없을 것이니 걱정하지 마세요. 지금 그의 몸엔 견고한 수호 대오가 아직 형성되지 않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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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55화

원경릉은 마차에 오른 뒤, 문득 감탄하며 말했다.“왜 그 사람을 낯익다고 느꼈는지 이제야 생각났소.”“낯익다니? 예전에 본 적이 있소?”우문호가 묻자, 원경릉이 답했다.“대학교 다닐 때, 친구와 함께한 고고학자의 초대로 집에 간 적이 있었소. 그 고고학자 성은 상 씨였지. 상 선생 집 마당에 거인족 모형이 있었는데, 직접 본 모습을 잊지 못해, 흙으로 재현한 것이라 했소. 지금 와서 생각해 보니, 그 모형과 똑같이 생겼소.”원경릉은 이 상황이 너무 우연 같다고 생각했다. 상대는 거인족과 비슷한 정도가 아니라 정말 똑같았다. 심지어 키도 거의 같았다.우문호는 그 사내의 모습이 흔한 평범한 인상은 아니라고 느꼈다. 뚜렷한 개성을 지닌 얼굴이었다.“정말 그렇게나 똑같은 것이오? 그럴 리가!”“정말이오, 진짜 똑같소. 귀마저 똑같이 옆으로 퍼진 귀였소.”원경릉은 생각할수록 신기했다. 그 사람은 정말 거인족인 걸까? 상 선생님이 정말 거인족을 본 걸까?하지만 그들이 사는 세계에서 거인족은 이미 멸종한 지 오래된 상태였다.그렇지만 우연일 가능성도 컸다. 세상에는 우연이 너무 많지 않은가?거인족은 대체로 비슷한 얼굴을 가졌을 것이기에, 상 선생님이 옛 고서에서 그림을 본 것일 수도 있었다. 그래서 직접 봤다는 것도, 고서 속의 그림을 직접 봤다는 의미일지도 몰랐다. 원경릉은 이 일을 그다지 마음에 담아두지 않고, 마차 안에서 다섯째와 약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우문호는 그녀의 말을 듣고 눈살을 찌푸렸다.“또 한 번 써야 하오? 지난번에 약을 쓰고 젊어졌는데, 다시 쓰면 아이가 되는 것 아니오?”원경릉이 말했다.“그럴 일은 없을 것이오. 난 그저 위험이 있을까 봐 걱정될 뿐이오. 경왕비가 약을 쓰지 않으면 부작용이 생겨, 생명까지 위협받을 수 있다고 했소.”“그게 언제란 말이오? 백 년 후라면 상관없네. 너무 오래 사는 것도 안 좋으니.”우문호는 웃으며 말했다.“말도 안 되는 소리 마시오.”원경릉은 당연히 자신의 남편이 오래 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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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56화

원경릉은 경왕비가 약을 짓기 위해, 적어도 며칠은 걸릴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이튿날 숙왕부로 가니, 약이 이미 준비되었다는 소리와 함께 경왕비는 이제 약을 먹으면 억제제를 끊을 수 있고, 앞으로는 더 이상 억제제에 의존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게다가 약은 주사를 이용해 몸에 주입하는 것이 아닌, 알약의 형태를 하고 있었다. 심지어는 꽤 큰 붉은색 알약으로, 예전에 처음 이 세계로 왔을 때 무상황이 복용하던 단약과 비슷해 보였다.“한 알 뿐인가요?”원경릉이 믿기지 않는다는 듯이 물었다.“얕보지 마세요. 천금으로도 살 수 없는 귀한 약입니다.”경왕비는 이렇게 말하며 안풍 친왕을 힐끗 바라보았다. 안풍 친왕은 고개를 돌리고 눈치를 보는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이내 황후의 의심을 살까 봐, 다시 고개를 돌려 세게 고개를 끄덕였다.“효과가 있으니, 어서 먹거라. 체질을 강화하고 심장을 강화해, 약물의 약성을 견딜 수 있도록 해줄 것이다. 이 약을 다 먹고 나면, 약을 하나 더 줄 것이다. 그 약이 바로 억제제를 해결해 주는 약이지.”안풍 친왕까지 그렇게 말하니, 그제야 원경릉은 안심하여 물을 들어 약을 먹으려 했다.“술과 함께 드세요.”경왕비가 급히 말했다.“그게 효과가 더 좋습니다.”“정말요?”원경릉은 안풍 친왕을 의심스럽게 바라보았다. 하지만 이번에는 안풍 친왕이 아닌, 흑영 어르신들이 일제히 답했다.“맞네. 술에 타서 먹어야 하네. 우리도 그렇게 먹었네.”아니, 그들도 먹었다니?“며칠 전에 복용했네.”그들은 우렁찬 목소리로 연이어 답했다.원경릉은 약을 술에 타서 꿀꺽 삼켰다.술 때문인지 약 때문인지, 입안에서 갑자기 향긋한 맛이 퍼졌고, 따뜻한 열기가 목을 타고 위장으로 내려갔다. 편안하고 부드러운 감각이 느껴졌고, 그 따뜻함은 이내 사지로 퍼져 나갔다. 그녀는 몸 전체에서 가볍고 포근한 느낌을 느꼈다.“좋습니다. 이제 이 약을 하나 더 드세요.”경왕비는 다른 약을 하나 꺼냈다. 이번 것은 단약이 아니라 캡슐이었다. 캡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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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57화

“괜찮소.”원경릉은 그제야 자기 손을 꼭 쥐고 있는 우문호의 손을 바라보았다. 그가 손을 통해 전한 걱정과 의문을 그녀는 모두 느낄 수 있었고, 우문호의 혈액 속에 있는 얼음 벌레 즉, 경왕비가 말했던 ‘영진’을 볼 수 있었다. 그녀는 심지어 얼음 벌레의 움직임까지도 볼 수 있었다. 얼음 벌레가 끊임없이 움직이자, 다섯째의 몸속에는 영진으로 가득했다. 계속 그대로 두면, 결국 다섯째는 영진에게 잠식당할 수도 있을 것이었다.이것이 바로 경왕비가 말했던 부작용일 것임이 분명했다.그리고 원경릉은 LR 약이 그의 몸속에서 어떤 작용을 하는지도 볼 수 있었다. 노화된 세포를 삼키는 동시에 일부 영진도 제거하고 있었지만, 삼키는 속도가 영진의 증식 속도를 따를 수는 없었다. 이것이 바로 경왕비가 다시 LR를 맞아야 한다고 했던 이유였다. 몸속의 영진과 균형을 맞추려면 주기적인 주사가 필요하다는 뜻이었다.“원, 정말 괜찮은 것이오?”우문호는 여전히 마음이 놓이지 않아, 다시 되물었다.“다섯째, 주사를 맞아야 하오.”원경릉은 그의 얼굴을 어루만지며 부드럽게 말했다.“한 대만 맞으면 괜찮아질 것이오.”우문호는 멍하니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정말이오?”역시나 경왕비가 말한 대로 원 선생은 약을 먹은 후, 다섯째가 주사를 맞는 것을 찬성했다. 우문호는 못내 원경릉이 최면이라도 걸린 게 아닌지 의심되었다.“최면 아니오.”원경릉은 웃으며 말했다.“다섯째, 경왕비 말을 따르시오.”우문호는 입 밖에 낸 적도 없는 생각을 그녀가 알아차리자, 눈이 휘둥그레졌다. 장난기 가득한 미소를 짓는 원경릉의 모습에 우문호는 더욱 당황했다.하지만 그는 결국 그녀의 말에 따를 수 밖에 없어, 원경릉이 직접 놔주는 주사를 받았다. 지난번처럼 기절할 줄 알았는데, 다행히 아무 반응도 없어, 원경릉은 그를 바라보며, 매우 만족스러운 듯 위아래로 살폈다.“원 선생, 무슨 문제가 있는 것이오?”우문호는 그녀의 시선에 살짝 겁먹은 듯 물었다.“아주 좋소!”원경릉은 그를 안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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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58화

경왕 부부와 대마는 함께 귀향길에 올랐다. 북당의 황제와 황후는 성문까지 배웅을 나와 주었고, 원경릉과 경왕비는 아쉬운 마음으로 다음 만남을 약속하며 작별 인사를 나누었다.그들이 떠난 후, 우문호는 그녀를 바라보며 웃으며 말했다.“절친이 하나 생긴 것을 축하하오.”역시 현대에서 지내본 사람답게, 우문호는 현대에서 사용하는 단어도 자연스럽게 사용했다.“당신과 정정 대장군은 절친이 될 수 있는데, 난 왜 안 되오?”원경릉이 웃으며 물었다.“가능하긴 하지.”정정을 말하자, 우문호는 못내 그가 그리웠다. 우문호는 부인의 어깨를 안으며 말했다.“오랫동안 나를 찾아오지 않았는데, 지금 정정이 뭘 하고 있을지 모르겠소. 황제가 되고 자유롭지 않으니, 그를 찾을 수도 없고, 그도 날 찾아오지 않네.”원경릉은 뻔뻔한 우문호의 모습에 실소를 터뜨렸다. 자유가 없는 황제라니? 방금 휴가까지 다녀온 사람이지 않은가?“그 말을 냉수보와 이리 나리가 들으면 큰일이오.”그러자 우문호가 자신만만하게 말했다.“그럴 리 없소. 아직 부인도 없는 사람이, 조정을 돌보지 않으면 무슨 일을 하겠소? 이리 나리도 정사를 돌보지 않으면, 무료함을 참지 못할 것이오.”“지금 냉수보를 말씀하시는 것입니까?”성문 옆에서 병사 복장을 한 사람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 상대는 웃음기가 서려 있는 눈빛으로 그들을 바라보며 물었다.우문호는 익숙한 목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성문을 지키는 병사가 홍엽인 것을 보고, 그는 깜짝 놀라 외쳤다.“너... 여기서 댜채 뭐 하는 것이냐?”홍엽은 허리에 찬 검을 톡톡 두드리며 말했다.“보다시피, 성문을 지키고 있습니다.”“배가 불러서 하는 짓이냐?”우문호가 마땅치 않다는 듯 말했다.“이리 나리와 내기했습니다. 진 사람이 며칠간 성문을 지키기로 했지요.”홍엽은 고개를 떨구고,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보다시피, 제가 졌지요.”“무슨 쓸데없는 내기를 한 것이냐?”우문호가 물었다.홍엽은 그를 원망스럽게 바라보며 말했다.“폐하께서 보름이 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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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59화

늦은 저녁.경천은 상소문을 내려놓고 미간을 주무르다가, 망토를 걸치고 홀로 거월통천각의 계단에 올랐다.오늘은 달빛이 워낙 밝아, 통천각에 등불을 밝히지 않았지만, 계단 위의 난초가 달빛을 받아 반짝이며 빛났고, 이는 그 어떤 편지로도 담아낼 수 없는 아름다움이었다.경천은 이 풍경을 기록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했다. 그럼, 택란도 이 광경을 함께 볼 수 있을 텐데. 경천은 오늘 왠지 모르게, 마음이 가라앉지 않았다.하지만 지금, 통천각 꼭대기에 서서 난간을 어루만지며 강북부 쪽을 멀리 바라보고 있으니, 그나마 마음이 조금 진정되는 것 같았다.녕홍소의 비밀 편지는 사흘 전 새벽에 도착했다. 편지에는 택란과 안화군주의 첫 번째 평가 과제가 적혀 있었고, 녕홍소가 과제를 어떻게 수행했는지, 무슨 계획을 준비하고 있는지 적혀 있었다. 녕홍소는 비록 안화군주를 직접 만나지 못했지만, 그녀의 시험을 완수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녕홍소의 계획대로라면, 오늘이나 내일쯤이면 뇌정채 산적들을 안왕부로 이송할 수도 있었다. 공로가 있으니, 북당의 안왕도 녕홍소를 인정할 것이고, 녕홍소도 사모하는 사람에게 한 걸음 더 다가가게 될 것이었다.편지의 마지막에는 하늘을 맴도는 꼬마 봉황의 상태가 좋아 보이니, 그 주인 역시 무사할 것이라는 말도 적혀 있었다.경천은 미소 지었다. 그녀가 무사한 것은 자신이 간절히 바라고 애쓰는 일이기도 했다.그 순간, 하늘에서 가는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경천은 손을 내밀었다. 실처럼 가느다란 빗방울이 손바닥에 모여 순식간에 한 송이의 얼음 난초로 변해 달빛 아래에서 반짝였다.그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참 부럽군.”“뭐가 부러운 것입니까?”택란이 발랄하게 걸어 나왔다.그녀는 일찍 와 있었지만, 바쁜 경천의 모습에 방해하지 않으려 했다. 홀로 달빛을 감상하려 연탑에 앉자마자 경천의 모습이 보였다. 하지만 경천은 올라오자마자, 곧장 강북부 방향의 난간으로 가버려, 그녀의 존재를 눈치채기 어려웠다.경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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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60화

택란은 경천의 긴장한 모습에 웃으며 말했다.“별일 아닙니다. 전에 편지에서 량주부 상업 거리가 완공됐다고 하셔서, 동생과 함께 며칠 놀러 왔습니다.”“좋아, 방을 준비하라고 시키마.”경천은 벌떡 일어나 삼 태감을 불러서 별전에서 방 두 개를 준비하라고 명했다. 세 사람은 이야기를 조금 더 나누었고, 이내 삼 태감이 다 준비되었다고 보고했다.택란은 자리에서 일어나, 동생과 함께 먼 길을 와서 조금 피곤하다며 일찍 쉬겠다고 말했다.예고 없이 찾아온 데다가, 경천의 시간을 꽤 오랫동안 빼앗았고, 내일 함께 나가 놀기로 했기에, 늦게까지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경천은 너무 늦게까지 업무를 해야 할 것이었다. 그러고 싶지 않은 택란은, 우선 돌아가서 쉬는 것도 좋다고 생각했다.“그래, 푹 쉬거라. 내일 꼭 데리고 나가서 놀 테니.”경천은 두 사람을 직접 방까지 데려다주었다. 세 사람은 내일 조회가 끝나면, 스승님을 뵌 다음에 함께 상업 거리를 구경하러 가기로 약속했다.그렇게 작별 인사를 나누고, 택란은 세수를 마치고 막 침대에 누운 그 순간, 아버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계란아!”택란은 소스라치게 놀라 벌떡 일어나 앉았다.“아바마마?”역시나, 우문호의 들뜬 목소리가 빠르게 전해졌다.“계란아, 저녁은 먹었느냐? 무엇을 먹었느냐?”“먹었습니다. 주 아가씨께서 돼지고기와 배추를 넣은 만두를 해주셨습니다. 꽤 맛있었습니다.”택란은 숨을 죽이고, 아무렇지 않은 척 조심스럽게 물었다.“아바마마, 어마마마와 함께 외할머니댁으로 가셔서, 오라버니들의 시험을 보러 간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오라버니의 시험이 끝난 것입니까?”“끝났다. 너희 오라버니들이 이 아비의 뛰어난 유전자를 물려받아, 대학 입시쯤은 쉬운 일이지.”우문호가 자랑스럽게 말하자, 택란은 이불을 껴안고, 그의 뿌듯한 표정을 상상하며 웃으며 말했다.“예. 아버지를 닮아 똑똑한 것이지요. 오라버니들이랑 좀 더 같이 지내신다더니, 어찌 벌써 돌아오셨습니까? 무슨 일 있으셨습니까?”“괜찮다. 너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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