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동은 미리 음식을 준비해 두고, 서늘한 돌계단에 앉아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적동은 붉은 옷을 입고, 얇은 망토를 몸에 두르고 있었다. 그녀의 부드러운 옷자락은 아래 계단을 덮고 있었고, 진주가 박힌 비단 신을 가리고 있었다.적동은 두 손으로 턱을 괴고, 눈처럼 하얀 얼굴은 기대감으로 빛났다.오늘 밤 그녀가 만든 음식은 비교적 간단했지만, 맛은 아주 훌륭했다. 요즘 그녀의 입맛은 사람과 거의 같아졌고, 아마 오랫동안 함께 지내며 동화된 덕분일 것이다.적동은 만두 오라버니가 밥 먹는 모습을 좋아했고, 설랑이 허겁지겁 고기를 먹는 모습도 너무 좋았다. 그녀가 지금 상상할 수 있는 가장 먼 미래는, 바로 만두 오라버니와 혼인하여 매일 직접 요리를 해주는 것이었다.적동은 그 생각만으로도 기뻤다.별빛이 흐릿하고 달빛도 구름에 가려질 무렵, 드디어 익숙한 발소리가 들렸다. 적동은 머리를 번쩍 들었고, 그녀의 눈동자에는 별들이 반짝이는 것 같았다."만두 오라버니, 설랑! 돌아왔습니까?"그녀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망토를 펼쳐 들고 그들을 향해 달려가더니, 설랑을 와락 껴안고 실컷 쓰다듬었다. 설랑은 바닥에 누워 하얀 배를 드러낸 채 축 늘어져 있었다. 설랑은 드디어 누군가 자기를 만져주는구나 싶어 기분이 좋았다.그러나 적동은 오래 쓰다듬지 않고, 이내 일어나 만두 오라버니 앞에 서서 반짝이는 눈으로 말했다."오늘 밤엔 어슷하게 썬 애호박 생선볶음, 고기볶음, 그리고 새우가 들어간 국을 만들었습니다! 어서 들어와서 드셔보세요!""그래, 힘들진 않았냐?"태자는 부드럽게 웃으며, 자연스럽게 그녀의 손을 잡고 걸음을 옮겼다."전혀요. 너무 재미있었습니다."적동은 그의 옆에 바짝 붙었다. 걸음걸이도 전보다 훨씬 얌전해졌고, 폴짝거리던 발걸음도 차분해졌다."내일은 여덟 가지 약재가 들어간 보신탕을 끓여보려고 합니다. 정말 맛있습니다.""그래? 어떤 여덟 가지 약재가 들어가는 것이냐?""아직 몰라요. 희 상궁께서 가르쳐준다고 하셨습니다."적동은 손을 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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