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림은 고개를 돌려 유정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눈을 가늘게 떴다.“나 잠깐 다녀올게. 편하게 있어.”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유정 쪽으로 걸어갔다. 가까이 다가가자, 옆 테이블에서 유정을 놀리는 목소리가 들렸다.“야, 너 설마 연락처 하나도 못 받은 거야?”“유정아, 이렇게 소심한 건 너답지 않아!”유정은 멋쩍게 웃으며 말했다.“벌칙 받아들이면 되잖아. 마실 술, 너희가 정해. 딴말 안 할게!”그때 백림이 다가와, 그녀 옆에 털썩 앉았다. 손을 뻗어 유정의 손에 들린 술을 빼앗아 가며, 흐릿한 조명 아래에서도 도드라지는 잘생긴 얼굴이 더욱 화려하고 도발적으로 빛났다.“아가씨, 내 연락처 필요해요?”유정은 술기운이 확 올라오며, 눈앞의 백림을 멍하니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소강희와 전소은도 순간 굳어버렸고, 눈을 반짝이며 그 잘생긴 얼굴에서 시선을 떼지 못했다.옆모습만 봤을 땐 이미 최고였는데, 이렇게 가까이서 보니 실물은 차원이 달랐다. 특히 그 눈매. 적당한 눈썹 간격, 길게 빠진 눈꼬리, 깊은 동공에서 반짝이는 눈빛, 한 번만 봐도 빠져들 것 같았다.백림은 유정의 핸드폰을 집어 들더니 직접 자기 번호를 저장했다.“내 개인 번호예요. 24시간 켜져 있으니까, 언제든지 연락해도 돼요.”강희는 저도 모르게 낮게 탄성을 질렀고, 순간적으로 민망함을 느낀 듯 입을 손으로 틀어막았다. 그리고 소은과 얼른 다른 얘기를 하며 분위기를 전환했다.백림은 휴대폰을 돌려주며 유정에게 몸을 기울였다. 이윽고 낮은 목소리로 유정의 귀에 속삭였다.“날 보자마자 도망가더라? 왜 그랬어?”유정은 입술을 깨물었다.‘그래, 왜 도망갔지? 숨길 일이 있어도 그건 나답지 않잖아.’백림은 맞은편 강희와 소은을 바라보며 흥미롭게 물었다.“진실게임 하고 있었어요? 나도 껴도 돼요?”강희는 갑작스럽게 끼어든 백림 때문에 긴장했다. 평소엔 아무 말도 잘하고 겁 없는 척했지만, 막상 실제로 잘생긴 남자가 다가오니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유정은 백림을 바라보며 조심스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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