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정이는 고개를 가볍게 저으며, 한 손으로 턱을 괴고, 다른 한 손으로 낙엽 하나를 만지작거리며 담담하게 말했다.“난 그 20% 지분 같은 거, 전혀 관심 없어.”백림은 눈썹을 살짝 올리더니, 유정의 속내를 알아챘다. 하지만 백림은 위로해 줄 말을 찾지 못했다. 가족이라는 건, 누구에게나 피할 수 없는 굴레였고, 쉽게 바꿀 수 없는 현실이었다.유정은 금세 우울한 감정을 털어내고 다시 평정심을 되찾았다.“그래도 고마워. 적어도 이번 일로 내 누명은 벗겨졌잖아.”이번 일은 백림이 크게 도와줘서 해결되었다. 이에 백림은 장난스레 물었다.“어떻게 고마움을 표현할 거야?”유정이는 턱을 괴고 그를 바라보며 웃었다.“우리 둘 사이에야, 늘 서로 빚지고 갚고 그러는 거잖아. 결국 퉁 쳐지는 거지 뭐.”백림은 웃음을 터뜨렸다.“고맙다고 하더니, 진심이 하나도 없네? 가만히 따져보면, 너 나한테 진 거 훨씬 많거든? 어떻게 그걸 퉁 치겠다는 거야?”유정이는 생각해 보니 일리가 있어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어떻게 하면 되겠어?”백림은 잠시 고민하더니 말했다.“다음 주 토요일이 우리 엄마 생신이야. 엄마가 너 되게 좋아하시거든. 같이 가서 생일 축하해 줘. 그걸로 퉁 쳐.”생각보다 별 큰 어려움이 없는 부탁이라 유정은 단번에 수락했다.“좋아, 문제없어!”백림이 일어나며 말했다.“그럼 그렇게 약속한 거다. 난 이만 가볼게.”유정은 여전히 계단에 앉아 손을 흔들며 말했다.“잘 가, 도련님!”백림은 걸음을 멈추고 뒤돌아섰다. 햇살 아래 백림의 그림자가 길게 뻗어 있었고, 잘생긴 얼굴엔 미소가 떠올라 있었다.“잘 있어, 작은 사모님!”유정은 순간 할 말을 잃었는데, 백림과 실랑이하듯 웃고 나니, 유정이는 다시 기분이 좋아졌다. 유정 또한 차를 타고 회사로 돌아갔다.자신만 잘난 건 별 의미 없는 거라는 것을 이제는 알 것 같았다. 든든한 버팀목이 있어야 하고, 결국 세상을 움직이는 건 돈이라는 걸 다시금 깨달았다.신희가 살아날 수 있을지는 모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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