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정은 눈을 크게 뜨며 순간 머릿속이 멍해졌는데, 이게 진짜인지 환각인지 분간이 되지 않았다. 그리고 옆에 있던 안성은 그야말로 충격에 그대로 얼어붙었다. 안성은 한 걸음 뒤로 물러나며, 눈앞의 이 강압적인 남자를 믿기지 않는 듯 바라보았다. 하지만 정작 당사자인 유정은 아무런 저항도 하지 않았다. 오히려 더 당황하고 어쩔 줄 몰라 하는 쪽은 안성이었고, 그는 머쓱하게 자리를 떠나버렸다.유정은 힘이 빠진 채, 철제 난간에 몸을 기대 간신히 중심을 잡고 있었다. 그녀는 백림의 셔츠를 움켜쥐며 밀쳐내려 했지만, 그의 입맞춤이 너무 강렬해 아무 힘도 쓸 수 없었다.백림의 키스는 능숙하고 치밀했다. 마치 재빠른 물고기처럼 혀가 유정의 입안에 파고들어, 그녀의 마음을 뒤흔들고, 파장을 만들어냈다.한참이 지나서야 백림이 입술을 떼었고, 두 손은 난간을 짚은 채 그녀를 포위하듯 감쌌다. 남자의 눈동자는 깊고 어두웠고, 코끝에 걸린 숨결이 낮고 부드럽게 들렸다.“술 종류만 해도 세 가지는 마셨더라. 기분 좋아서 그런 거야, 아니면 나빠서 그런 거야?”유정의 입술은 키스의 흔적으로 붉게 물들었고, 눈엔 촉촉한 물기가 맺혔으며, 가볍게 숨을 몰아쉬었다.“조백림, 너 좀 심한 거 아니야?”백림은 입꼬리에 묘한 웃음을 머금으며 말했다.“자기 약혼녀를 노리는 남자 앞에서 주도권을 행사하는 건, 내 권리야.”유정은 기가 막혀 반박했다.“무슨 약혼녀를 노려? 그 사람은 우리 회사 직원이야!”백림은 한 손을 유정의 허리에 감으며 낮고 허스키한 목소리로 말했다.“유정아, 저 남자가 무슨 생각하는지 너보다 내가 더 잘 알걸?”백림의 손바닥은 따뜻했고, 유정의 숨결은 잠시 흐트러졌다. 눈빛이 미묘하게 흔들리며, 입술에는 은근한 농염함이 맴돌았다.그런 유정을 바라보는 백림의 눈빛은 더욱 깊어졌고, 시선은 그녀의 눈썹, 눈, 그리고 살짝 열린 입술로 천천히 내려갔다.그러다가 백림은 다시 고개를 숙였지만, 그의 입술이 유정의 것에 닿기 직전 유정은 갑자기 무릎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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