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Bab 3441 - Bab 3450

3798 Bab

제3441화

유정은 눈을 반쯤 뜨고 조백림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혹시 독심술 할 줄 알아?”그러자 백림은 유정과 눈을 마주치며 말했다.“없어. 하지만 신경 쓰이는 사람의 감정은, 평소와 다르면 바로 느껴지지.”어둑한 밤빛 속, 유정의 눈동자에 희미한 물결이 일렁였다. 이 나쁜 백림이 또 은근슬쩍 들이대는 거였다.유정은 눈꼬리를 살짝 치켜올리며 술기운이 어린 눈빛으로 말했다.“진짜 감동적이네.”백림은 싱긋 웃었는데, 그 미소는 눈꼬리까지 번지며 요염하고도 매혹적인 분위기를 뿜었다.그는 일어나 부엌으로 가더니, 잠시 후 물 한 병을 가지고 나와 뚜껑을 열고 유정 앞에 두었다.“집에 해장할 만한 게 없네. 물이라도 좀 마셔.”유정은 몸을 일으켜 앉더니 물을 들이켰다. 급하게 마신 탓에 물방울이 눈썹과 코끝에 튀었고, 그 모습이 더없이 청순해 보였다.유정은 백림을 바라보며 말했다.“괜히 수고했네. 우리 할머니는 신희 핸드폰 도둑맞고 해킹당했다는 말을 믿어버렸어. 이미 다 용서했고, 오히려 내가 병문안도 안 갔다고 뭐라 하셨다니까.”말할수록 분이 치밀어 오르는 듯, 유정은 이를 악물었다.“내가 병문안 가서 산소호흡기를 뽑아버릴 거란 생각은 안하시나 봐!”유정의 말에 백림은 푸하하 웃음을 터뜨렸다.“난 네가 질투해서 화난 줄 알았는데, 내가 착각했네?”유정은 그를 옆눈으로 쳐다보며 비웃듯 말했다.“역시나 정 많고 마음 넓은 남자네?”백림은 아무 말 없이 자리에서 일어나 안방으로 향하자, 유정이 놀란 듯 물었다.“야, 너 그냥 가? 뭐라도 한마디하고 가야지!”예를 들어, 신희 욕이라도 같이 좀 해준다든가 그런 걸 기대한 유정이었다. 백림은 멈춰 서서 돌아보며 말했다.“네 성격 보면 괴롭힘당할 사람은 네가 아니던데? 그리고...”백림은 장난스럽게 한쪽 눈을 찡긋하며 말했다.“나 있잖아.”유정은 순간 어질어질해지며 소파에 털썩 쓰러졌고, 손을 휘저으며 말했다.“나중에 누가 날 어떻게 죽었냐고 묻거든, 벼락 맞은 너 옆에 끼어서 죽었다고 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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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42화

백림은 손에 든 샌드위치를 내려다보더니 고개를 들어 유정을 바라보며 웃었다.“느낌이 묘하네. 마치 남편 출근길에 아내가 이것저것 챙겨주는 분위기인데?”유정의 얼굴이 순간 붉어졌다.“웃기지 마. 너한테 그렇게 살뜰한 아내가 있을 리 없잖아. 기대하지 마.”백림은 눈썹을 살짝 들어 올렸다.“그건 아직 모르는 일이지.”백림은 현관문을 열고 나가려다 말고 다시 돌아보며 말했다.“배웅은 필요 없어. 애 잘 보고 있어. 오늘 밤엔 들어올게!”뜬금없는 말에 유정은 현관 선반에 있던 작은 장식품을 집어 들어 그에게 던질 듯이 팔을 들었다.그러나 백림은 몸을 재빨리 틀어 피하고는, 순식간에 문을 닫아버렸다. 그래서 유정은 손에 든 장식품을 들고 있다가 저도 모르게 웃음이 터져 나왔다.새로운 한 주가 시작되었다.월요일 아침 회의에서, 회사는 정식으로 자율주행 자동차 프로젝트를 출범시켰다.프로젝트 책임자는 이미 해외 TG그룹과 협약을 체결했으며, 양사는 공동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고 핵심 기술도 상호 공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프로젝트가 돌파구를 찾았다는 점에 유정은 몹시 기뻤다.며칠 전 할머니와 유신희가 그녀에게 준 불쾌감 따위는, 이제 전혀 신경 쓰이지 않았다.오후 퇴근 시간이 가까워졌을 무렵, 유정은 자기 비서를 불러 지시했다.“오늘 내가 쏠 테니까, 개발팀 직원들 다 불러요. 고생 많았다고 한잔해야죠.”그러자 비서는 기쁜 얼굴로 전달하러 나갔다.유정은 컴퓨터를 켜고, 개인 이메일 계정을 열었다. 이 메일 계정은 아주 가까운 친구나 동창만이 알고 있는, 개인적인 용도의 계정이었다.‘신기하네, 누가 보냈지?’유정은 메일을 열었다.[칠성님, 안녕하세요? 저는 주준이라고 해요.]메일 서두를 본 유정의 표정은 순식간에 경직되었다. 학창 시절 그녀는 만화를 무척 좋아했고, 꿈도 만화가였다.4학년 때 고전 동화를 각색한 프로젝트에 삽화 담당으로 참여했는데, 독특한 상상력과 감성적인 그림체 덕분에 약간의 인기를 얻었다.그 후 잡지사와 협업으로 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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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43화

유정은 자리에서 일어섰다.“유안성 씨, 팀장님한테 자주 들었어요. 실력 좋다고 칭찬이 자자하던데요?”유정의 칭찬에 안성은 얼굴이 더 붉어지며 흥분한 듯 말했다.“더 열심히 할게요. 회사를 위해 꼭 성과로 보답할게요!”유정은 안성의 잔에 부딪히며 술을 들이켰고, 안성은 그녀가 원샷하는 걸 보자 곧장 인상을 찌푸렸다.“그냥 가볍게 마시세요. 전 마실게요!”그는 그렇게 말하고 자기 잔을 단숨에 비웠다.자리에 돌아간 안성은 계속 유정 쪽을 흘끔거리며 보고 있었다. 유정이 연거푸 석 잔이나 마시는 걸 보고는 또다시 인상을 찌푸렸다.그러고는 과일 접시를 들고 조심스레 다가갔다.“과일 좀 드세요.”그러나 유정은 손을 들어 막으며 말했다.“괜찮아요. 바람 좀 쐬고 올게요. 먼저들 놀고 있어요.”유정은 조금 전 메일 때문에 머릿속이 복잡해져 있었고, 혼자 마음을 가라앉히고 싶어 자리에서 나왔다. 그 모습을 눈치챈 유안성은 눈빛이 번쩍이며 뒤따라 나갔다.유정은 바깥 테라스 난간에 기대서서 밤바람을 맞고 있었는데, 그러다 보니 복잡했던 생각들이 점점 정리되어 갔다.“사장님!”안성이 다가오더니 자기 재킷을 벗어 유정에게 내밀었다.“밖에 바람이 차요. 이거 입으세요.”유정은 고개를 저으며 거절했다.“괜찮아요. 안 추워요.”그러자 안성은 머쓱하게 손을 거두며 어색하게 웃었다. 그는 뚜렷한 이목구비를 가진 착한 인상이었고, 실제 나이보다 조금 더 어른스러워 보였다.“혹시 요즘 스트레스 많으세요?”“이렇게 큰 회사를 이끌어가려면 책임도 클 텐데 저랑 나이도 비슷해 보이시는데, 정말 대단하세요.”유정은 난간에 몸을 기댄 채 담담하게 웃었다.“집에서 물려받은 게 많으니, 그만큼 책임지는 것도 당연하죠. 고생하는 게 오히려 감사할 일일지도 몰라요.”안성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그래도 또래 여자들은 다 연애하고, 쇼핑하고, 인생 즐기고 있잖아요.”유정은 눈썹을 살짝 치켜올리며 말했다.“사람마다 사는 방식이 다른 거예요. 각자 자기 인생 잘 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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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44화

유정은 눈을 크게 뜨며 순간 머릿속이 멍해졌는데, 이게 진짜인지 환각인지 분간이 되지 않았다. 그리고 옆에 있던 안성은 그야말로 충격에 그대로 얼어붙었다. 안성은 한 걸음 뒤로 물러나며, 눈앞의 이 강압적인 남자를 믿기지 않는 듯 바라보았다. 하지만 정작 당사자인 유정은 아무런 저항도 하지 않았다. 오히려 더 당황하고 어쩔 줄 몰라 하는 쪽은 안성이었고, 그는 머쓱하게 자리를 떠나버렸다.유정은 힘이 빠진 채, 철제 난간에 몸을 기대 간신히 중심을 잡고 있었다. 그녀는 백림의 셔츠를 움켜쥐며 밀쳐내려 했지만, 그의 입맞춤이 너무 강렬해 아무 힘도 쓸 수 없었다.백림의 키스는 능숙하고 치밀했다. 마치 재빠른 물고기처럼 혀가 유정의 입안에 파고들어, 그녀의 마음을 뒤흔들고, 파장을 만들어냈다.한참이 지나서야 백림이 입술을 떼었고, 두 손은 난간을 짚은 채 그녀를 포위하듯 감쌌다. 남자의 눈동자는 깊고 어두웠고, 코끝에 걸린 숨결이 낮고 부드럽게 들렸다.“술 종류만 해도 세 가지는 마셨더라. 기분 좋아서 그런 거야, 아니면 나빠서 그런 거야?”유정의 입술은 키스의 흔적으로 붉게 물들었고, 눈엔 촉촉한 물기가 맺혔으며, 가볍게 숨을 몰아쉬었다.“조백림, 너 좀 심한 거 아니야?”백림은 입꼬리에 묘한 웃음을 머금으며 말했다.“자기 약혼녀를 노리는 남자 앞에서 주도권을 행사하는 건, 내 권리야.”유정은 기가 막혀 반박했다.“무슨 약혼녀를 노려? 그 사람은 우리 회사 직원이야!”백림은 한 손을 유정의 허리에 감으며 낮고 허스키한 목소리로 말했다.“유정아, 저 남자가 무슨 생각하는지 너보다 내가 더 잘 알걸?”백림의 손바닥은 따뜻했고, 유정의 숨결은 잠시 흐트러졌다. 눈빛이 미묘하게 흔들리며, 입술에는 은근한 농염함이 맴돌았다.그런 유정을 바라보는 백림의 눈빛은 더욱 깊어졌고, 시선은 그녀의 눈썹, 눈, 그리고 살짝 열린 입술로 천천히 내려갔다.그러다가 백림은 다시 고개를 숙였지만, 그의 입술이 유정의 것에 닿기 직전 유정은 갑자기 무릎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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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45화

유정은 눈을 살며시 내리깔고 부드럽게 웃으며 물었다.“왜 저랑 협업하고 싶으셨어요?”주준은 주저 없이 대답했다.[우연히 당신의 작품을 보고 한눈에 반했어요. 그때부터 꼭 함께 작업하고 싶다는 생각을 멈출 수가 없었죠.][여러 경로를 거쳐 간신히 당신 대학교수님께 이메일을 받아냈는데, 과연 당신이 그 메일을 볼지 몰라서 하루 종일 긴장하고 있었거든요.]주준의 진심이 느껴지는 말에 유정은 살짝 감동했다.“저를 그렇게 좋게 봐주셔서 감사드려요.”주준은 조심스럽게 물었다.[그럼 수락하신 거죠?]유정은 맑은 목소리로 대답했다.“미리 말씀드릴 게 있어요. 전 지금 회사 일을 하고 있어서, 하루에 만화에 쓸 수 있는 시간은 두 시간 정도밖에 안 돼요.”주준은 바로 대답했다.[그 정도면 충분해요!]유정은 주준의 시원한 대답에 저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시간이 맞는다면, 저도 함께하고 싶어요.”[정말 잘됐네요!]주준의 말에는 흥분이 섞여 있었다.[이따가 우리 담당 편집자랑 연락드릴게요. 먼저 단톡방 하나 만들죠. 이미 계약 관련 내용은 준비해 뒀고, 수익 배분도 포함되어 있어요.][원고료는 물론이고, 추후에 2차 저작권 수익도 반반 나누는 걸로.]“괜찮아요.” 유정이 웃으며 말했다.“편집자랑 계약은 따로 하셔도 돼요. 저는 수익 배분은 필요 없어요.”[그건 안 돼요.]그는 단호하게 말했다.[이걸 취미로 하겠다는 건 알지만, 이왕 같이하는 거면 이건 동등한 파트너십이어야 해요. 그래야 우리가 더 안정적으로 협업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유정은 주준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어요. 그러면 계약은 천천히 하고 먼저 시놉시스를 볼 수 있을까요? 제가 아이디어가 떠오르는지 보고 싶어서요.”[물론이죠. 지금 바로 이메일로 보낼게요. 아직 완성본은 아니고, 몇 군데는 같이 상의해야 해서요. 특히 주인공 감정선을 잡아주셨으면 해요.]주준은 말을 이었다.[이번엔 종말 배경이라 감정선이 많진 않지만, 중심 장면에선 중요한 역할을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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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46화

며칠 동안 유정은 더 바빠졌다. 회사에선 새 프로젝트 때문에 정신이 없었고, 집에 돌아와서도 두 시간씩 만화 작업에 매달려야 했다. 힘들기는 했지만, 그녀는 마음 깊은 곳에서 전보다 훨씬 더 충만함을 느꼈다.특히 밤이 깊어 조용해질 때면, 온전히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 몰입할 수 있는 두 시간이 하루의 피로를 말끔히 씻어내는 것 같았다. 주준 역시 본업이 따로 있었기에 만화는 부업이었다.두 사람은 바쁜 와중에도 시차가 비슷했고, 며칠간의 협업을 거치며 점점 호흡이 맞아갔다.아이디어 하나만 던져도 바로 공감이 통하고, 감각이 맞는 친구가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유정은 설렘을 느꼈다.목요일, 유정은 퇴근 후 1층 식당에서 간단히 저녁을 먹고, 이른 시간에 귀가했다. 낮에 떠올린 인물 구상을 그림으로 옮기려던 참이었다. 막 펜을 잡은 순간, 유안성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안성의 목소리엔 조심스러운 공손함이 담겨 있었다.[지금 댁에 계세요? 서명받아야 할 문서가 하나 있어서요.]유정은 되물었다.“급한 건가요?”[네, 꽤 급해요.]“그럼 제가 회사로 갈게요.”그러자 안성은 급히 말했다.[아니요, 그럴 필요 없어요. 주소만 알려주시면 제가 찾아뵐게요. 지나가는 길이라서요, 민폐 끼치지 않을게요.]유정은 잠시 생각하더니, 집 주소를 알려줬다.“좋아요. 그럼 이쪽으로 오세요. 집에서 기다리고 있을게요.”기다리는 동안, 유정은 인물 설정을 다듬고 주준에게 작업 파일을 전송했다. 30분쯤 지나 안성이 도착했다. 손에는 과일이 담긴 백까지 들고 있었다.유정은 살짝 웃으며 말했다.“이런 건 안 가져오셔도 되는데요.”“집 방문은 처음이라 예의상 준비했죠.”안성은 집 안을 둘러보며 물었다.“여긴 평소에 안 사세요?”“두 달 정도 바빠서요. 일하는 곳이랑 가까운 이쪽으로 옮겨 왔어요.”유정은 그렇게 설명하며 냉장고에서 물을 꺼내 그에게 건넸다.“문서 어디 있죠?”안성은 가방에서 문서를 꺼내며 말했다.“이거 먼저 확인하시고요. 혹시 시간 되시면 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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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47화

유정은 이미 화가 날 지경이었고, 말투도 점점 딱딱해졌다.“근데 정서니 씨, 무슨 일이죠?”서니는 입을 삐죽이며 말했다.“사촌 오빠 보러 왔어요!”유정은 냉정하게 받아쳤다.“여기엔 안 없어요. 원래 자주 오는 사람도 아니고요. 잘못 찾아오신 거 같네요.”서니는 비꼬듯 유정을 훑어보며 눈을 크게 떴다.“여기 살면서도 오빠가 잘 안 오는 거면, 그쪽은 오빠한테 아무 매력도 없다는 거잖아요? 그런데도 왜 그렇게 당당한 건데요?”유정은 그 말에 모욕감을 느낄 정도로 화가 났다.“오빠를 보고 싶으면 오빠 집으로 가세요. 더 이상 저희 시간 뺏지 마시고요.”서니는 입을 삐죽이며 말했다.“가요, 가요! 누가 여길 그렇게 좋아한다고!”그러면서도 느릿느릿 나가는 모습이 유정은 도무지 참기 힘들 정도로 거슬렸다. 속으로는 뒷덜미라도 잡아 끌어내고 싶었다.서니가 떠난 직후, 조백림에게 전화를 걸었다.“오빠, 어디야? 나 지금 오빠 집 근처 지나가다가 불이 켜져 있어서 오빠 있는 줄 알았지 뭐야.”백림은 술자리에 앉아 있다가 눈썹을 살짝 치켜올렸다.[너, 들어갔어?]“응. 오빠 약혼녀 있더라.”백림은 순간 이마를 찌푸렸다. 서니의 성격을 너무 잘 아는 그는 혹시 유정을 곤란하게 하진 않았는지 걱정부터 앞섰다.[유정이랑 마주쳤어?]“그럼. 봤지!”서니는 흥분한 목소리로 말했다.“오빠가 왜 그 사람 안 좋아하는지 알겠어. 완전 차갑고 말도 별로야. 큰아버지는 도대체 무슨 눈으로 그런 사람을 약혼녀로 정한 거야?”백림은 눈을 가늘게 뜨며 말을 잇지 못하자 서니는 한술 더 떴다.“게다가! 그 여자, 오빠 집에서 딴 남자 숨겨두고 있었어!”백림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서니가 떠난 뒤, 유정도 어색한 기분을 감추지 못했다.“미안해요. 그 사람은 제 약혼자의 사촌 동생인데, 말버릇이 좀 그래요. 마음에 담아두지 마세요.”안성도 쭈뼛거리며 고개를 저었다.“괜찮아요. 제가 민폐만 안 끼쳤으면 다행이에요.”유정은 평정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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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48화

백림은 자리에서 일어나 유안성에게 계속하라는 눈짓을 주고는, 몸을 돌려 게스트룸으로 향했다.걷는 동안 백림은 입고 있던 트렌치코트를 벗었고, 그 아래 드러난 흰 셔츠는 그가 가진 길고 균형 잡힌 몸매를 한껏 드러내며 시선을 끌었다.유정은 백림이 게스트룸으로 향하는 걸 보고 살짝 눈썹을 찌푸렸다. 문서를 내려놓고 일어서며 말했다.“아까 수정하자던 부분 먼저 처리해 놓아요. 금방 올게요.”유안성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네, 편히 다녀오세요.”유정은 게스트룸 문을 열고 들어갔지만 안에는 아무도 없었다. 돌아서려는 찰나, 문이 갑자기 닫혔고, 문 뒤에 숨어 있던 백림이 유정의 팔을 낚아채듯 끌어안아 단단히 품에 가뒀다.이에 유정은 반사적으로 저항했다.“조백림, 또 무슨 짓이야? 놓으라고!”그러나 백림의 팔은 강하게 그녀를 조여왔고, 뜨겁고 단단한 가슴에 눌리며 몸을 빼낼 틈조차 없었다. 한참 몸부림치다 지친 유정은 힘이 빠진 목소리로 말했다.“일단 좀 놔봐. 얘기부터 하자고.”백림은 미소를 띠며 물었다.“내가 널 믿을 거 같아?”유정은 진저리를 치듯 말했다.“그래서 어쩔 건데?”백림은 유정을 문에 밀어붙인 채로, 상체를 기울이며 위압적인 분위기를 풍겼다.“이젠 집까지 데려오는 사이가 된 거야?”유정은 얼굴에 불쾌한 기색을 드러냈다.“그만 헛소리 좀 해!”백림은 한 손으로 유정이 묶어놨던 머리를 툭 하고 건드려 풀어버렸다. 살짝 웨이브 진 머리카락이 어깨에 흘러내리며 그녀의 강한 인상에 부드러움을 더했다.“나 지금 기분 안 좋아.”백림의 눈동자에 유정이 또렷이 비쳤고, 유정은 입술을 꾹 다물고 담담히 말했다.“그 사람 그냥 회사 동료야. 당신이 술집에서 여자랑 술 마시는 것보다 백 배는 더 건전하다고. 그리고 이건 내 일이야. 서로 간섭하지 않기로 했잖아.”백림은 눈을 한 번도 떼지 않고 대답했다.“말은 맞아. 근데 난 그냥 싫다고.”유정은 한쪽 눈썹을 들어 올리며 말했다.“남자의 소유욕인가 보지?”그러자 살짝 눈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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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49화

유정은 점점 더 얼굴이 빨개졌다. 다시 한번 다리로 백림을 밀어내려 했지만, 이번에는 백림이 한 발 앞서서 유정의 움직임을 막아버렸다.한 팔로 유정의 허리를 감싸 끌어안고, 눈을 감은 채로 다시 깊은 키스를 이어갔다. 백림의 몸에서는 은은한 향이 났는데, 마치 부드러운 단향 같았고, 키스는 능숙했다.유정은 처음엔 밀어내려 했지만 점점 빠져들었다. 그러다 백림이 유정의 쇄골 아래로 입술을 내리며 키스하자, 유정은 정신이 번쩍 들었다.급히 그를 밀어냈고, 백림은 잠깐 넋을 잃은 듯 낮은 숨을 토해냈다. 백림의 검은 눈동자는 짙은 물결처럼 흔들리며 유정을 바라봤다.유정은 손등으로 키스로 번진 입술을 꾹 문지르며 이 악물고 말했다.“나중에 너한테 반드시 따질 거야!”백림은 붉게 물든 입술을 올리며 매혹적으로 웃었다.“그럼 서둘러 와. 침대에서 기다릴게.”유정은 나가려다 그 말에 등에 소름이 돋았다. 그리고 돌아서더니 손에 묻은 립스틱 자국을 셔츠에 문질렀다.꺼져, 유정은 무음으로 입 모양만 만들었다.“꺼져? 아, 침대로 꺼지라고? 너도 침대로 오겠다는 뜻이지?”백림은 짓궂은 웃음을 지었으나, 유정은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문 옆 선반 위에 있던 인형을 집어 백림에게 던졌다. 그러나 백림은 낚아채듯 인형을 받아들고는, 능글맞게 굴었다.“이거, 우리 사랑의 증표야?” 혈압이 치솟은 유정은 더는 못 보겠다는 듯이 문을 활짝 열고 나가 버렸다. 문은 쿵 소리를 내며 닫혔고, 거실에 앉아 있던 안성은 깜짝 놀라 허둥지둥 고개를 돌렸다.유정은 자신이 너무 드러났다는 걸 깨닫고, 억지로 미소 지으며 말했다.“문이 바람에 닫힌 거예요.”안성은 어색하게 웃으며 말했다.“그럼 전 먼저 가볼게요. 괜히 두 분 사이에 민폐인 것 같아서요.”“마지막 한 장만 남았으니까, 괜찮아요.”유정은 다시 자리에 앉아 마음을 가라앉히고 마지막 문서를 읽기 시작했다. 그러나 안성의 시선은 은근히 유정의 입술을 향했고, 눈빛에 음울한 기운이 감돌았다.유정 역시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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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50화

주준이 말한 것처럼, 이익 관계가 있어야 둘의 파트너십이 오래 지속되는 것이었고, 이건 유정과 조백림의 관계에도 해당하는 말이었다.백림은 한쪽 눈썹을 올리며 장난스레 웃었다.“역시 분석력은 최고야, 리더다운 말이야.”유정은 인상을 살짝 찌푸렸다.“좀 진지하게 들어줄래?”백림은 고개를 끄덕이며 얌전히 말했다.“좋아, 계속 말해봐.”유정은 목소리를 낮추고 무게를 실었다.“당신은 내가 당신 어머니처럼 살기를 바라는 거지? 작은 후원 안에서 조용히 기도만 하며 사는 거. 난 절대 못 해.”이번엔 백림의 얼굴에서 웃음기가 사라졌다. 눈빛이 깊어지고, 한참을 말없이 그녀를 보다가 조용히 말했다.“알겠어.”말이 끝나고 나니 유정은 한층 마음이 놓였다.“우린 친구로 지내면 돼. 그 이상은 필요 없어.”백림은 입술을 물었다가 말했다.“그래, 네 뜻을 존중할게.”“존중한다고 하니, 그럼 이제부턴 함부로 키스하지 마. 다시 그런 짓 하면 가만 안 둘 거니까.”유정은 입술을 거칠게 닦으며 경고했다. 그리고 백림은 유정의 붉어진 입술을 보고 인상을 찌푸렸다.“그만 좀 닦아. 피 나겠어.”유정은 민망한 듯 볼이 붉어져 서둘러 방으로 들어갔고, 유정의 뒷모습을 보며 백림은 조용히 말했다.“잘 자, 자기야.”유정이 날카롭게 백림을 노려봤지만, 백림은 혼자 소파에 앉아 그녀가 한 말을 되새겼다. 그러나 정작 마음은 차분해지지 않고, 오히려 더 불붙었다.‘그 입술만 붉은 게 아니라, 눈도 붉게 만들고 싶네. 그게 내가 원하는 정복욕인가?’다음 날, 유정이 세수하고 거실로 나오자, 백림이 식탁에 아침을 차리고 있었다. 설마 아침까지 여기 있을줄은 몰랐다.또한 백림이 이렇게까지 일찍 일어날 줄은 더더욱 몰랐기에 유정은 놀랐다. 백림은 파란 줄무늬 셔츠에 소매를 걷고, 손목과 어깨선, 목선까지 모든 게 조각 같았다. 그 옆태만으로도 수많은 여자를 유혹했을 것이 분명했다.“네가 주문한거야?”유정이 물었다. 유정은 금방 얼굴을 씻고 나왔기에, 화장기가 없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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