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의 모든 챕터: 챕터 4491 - 챕터 4500

4618 챕터

제4491화

그러자 주강연은 가볍게 타박했다.“내가 네 친엄마인데 뭐가 그렇게 부끄러워?”희유는 주강연을 밖으로 밀어냈다.“몸에 상처가 있는지 보려는 거잖아요. 없어요, 정말 없어요.”완강하게 거부하는 희유에 주강연은 할 수 없이 그 말을 따랐다.“나는 밖에서 기다릴게. 필요한 거 있으면 불러.”희유는 얌전히 대답하고 욕실 문을 닫고는 가볍게 숨을 내쉬었다.잠자리에 들기 전, 모녀는 침대에 기대어 이야기를 나눴다. 희유는 주강연에게 언제 자신이 없어진 걸 알았는지 물었다.이에 주강연은 일의 전후 사정을 모두 말했다.“화영 씨랑 네 사촌오빠가 먼저 이상하다는 걸 알아챘어.”“우리가 걱정할까 봐 먼저 단서를 찾아 중성으로 갔고, 네가 송우한이랑 정말로 실종됐다는 게 확인된 뒤에야 나랑 네 아빠한테 전화했어.”“경찰에 신고했고 네 오빠가 또 지인들을 통해 알아봐서 네가 속아서 해외로 나갔다는 걸 확인했어.”희유는 주강연에게 몸을 바짝 붙였다. 타국에서 느꼈던 공포와 절망을 떠올리며 지금 이 순간이 무척 행복하다고 느꼈다.“엄마랑 아빠를 다시 못 볼까 봐 정말 무서웠어요.”그 말에 주강연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렸다.“그동안 우리가 얼마나 걱정했는지 너는 몰라. 네가 속았다는 걸 안 그날 밤에 네 아빠 머리가 반이나 하얘졌어.”“돌아온다는 걸 알고는 네가 속상해할까 봐 일부러 염색까지 했고.”희유는 지난 한 달 넘는 시간을 떠올리며 마음이 복잡해졌는지 결국 눈물을 흘렸다.“앞으로는 꼭 엄마랑 아빠 곁에 얌전히 있을게요.”“자책하지 마. 이건 네 잘못이 아니야.”주강연은 희유의 등을 다독였다.“사람의 악의는 항상 네가 생각하는 것보다 커. 사회 경험이 있는 사람도 속는 일이 많잖아.”“넌 또 어떤데? 그런 사람들 때문에 세상을 바라보는 마음까지 바꾸지는 마.”희유는 주강연의 품에 기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엄마랑 아빠가 있어서 정말 좋아요.”다시 만난 뒤, 주강연은 단 한 번도 희유를 나무라지 않고 계속해서 위로할 뿐이었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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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92화

강성에 도착해 공항을 나서자, 멀리서 누군가 ‘우한’이라고 부르는 소리가 들려왔다.이에 우한이 고개를 들었다. 커다란 장미꽃다발을 안고 서 있는 제하가 보이자, 그동안 쌓였던 모든 걱정과 서운함이 한순간에 사라졌다. 곧 우한은 감격한 얼굴로 빠르게 제하에게 달려갔다.제하는 두 팔로 우한을 끌어안았다.“우한아, 드디어 돌아왔구나.”우한은 유리구슬 같은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왜 중성에 마중 안 왔어? 내가 얼마나 보고 싶었는지 알아.”이에 유제하는 서둘러 설명했다.“원래는 가려고 했어. 그런데 우리 팀 프로젝트에 갑자기 문제가 생겨서 어쩔 수 없었어. 그래서 이모랑 삼촌께 부탁해서 마중 나가게 한 거야.”우한은 울먹이며 말했다.“그럼 어젯밤에 왜 전화도 안 했어?”“어젯밤에 했어. 이모한테. 네가 돌아온 거 확인했고, 서프라이즈로 만나고 싶어서 너한테는 일부러 연락 안 했어.”제하는 우한을 땅에 내려놓고 위아래로 살피며 물었다.“괜찮아?”우한은 꽃다발을 받아 들며 투덜댔다.“난 네가 나한테 전혀 관심 없는 줄 알았잖아.”“그럴 리가 있겠어?”제하는 우한의 눈물을 닦아주었다.“네가 사고 났다는 걸 안 뒤로 나 그동안 하루도 제대로 못 잤어.”이미 다른 사람들이 다가오고 있었고 우한의 어머니가 웃으며 말했다.“집에 가서 얘기해. 사람들이 다 보고 있어.”이에 우한은 시원하게 웃었다.“난 예쁘니까 마음껏 보라고 해.”희유와 우한이 무사히 돌아온 것을 보고 모두 마음 놓았다. 둘 사이가 이렇게 좋은 모습을 보자 주변 사람들도 함께 웃었다.공항에서 일행은 각자 흩어졌고 우한은 희유에게 말했다.“새 휴대폰 사면 바로 연락할게.”이전에 혜경이 두 사람의 휴대폰을 네트워크 회사 사람들에게 넘겼고, 위치 추적을 막기 위해 휴대폰 안의 데이터를 복사한 뒤 휴대폰과 유심카드를 모두 폐기했다.이에 희유는 고개를 끄덕이며 손을 흔들어 송우한과 작별했다.진씨 집안 사람들은 먼저 본가로 돌아갔다. 신서란과 우행의 부모를 만난 자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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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93화

다음 날, 주강연은 이른 아침부터 찾아왔다. 딸이 막 돌아온 터라 잠시라도 떨어져 있으면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아침을 먹은 뒤, 주강연은 먼저 희유를 데리고 새 휴대폰을 사러갔고, 이어 병원으로 향했다. 희유의 몸에 나타난 몇 가지 변화는 주강연이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이 한 달 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이제 중요하지 않았고, 중요한 것은 희유의 건강이었다.“괜히 걱정하지 말고 그냥 건강검진만 하는 거야.”주강연은 그렇게 설명했다.희유는 굳이 그럴 필요까지는 없다고 느꼈지만, 엄마의 마음을 이해했고 선뜻 고개를 끄덕였다.병원에 도착한 뒤, 희유는 의사의 안내에 따라 각종 검사를 받았고, 이후에는 결과를 기다렸다.시간이 천천히 흐른 뒤 결과가 나왔다. 마침 주강연은 전화받으러 자리를 비운 상태라 희유는 그 틈을 타 먼저 결과지를 들고 진료실로 들어갔다.유변학과 함께 있던 동안 약을 먹거나 조치를 취하기는 했지만, 만에 하나라는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었다. 그래서 희유는 먼저 결과를 확인하고 싶었다.의사는 결과를 훑어본 뒤, 안심시키듯 미소 지었다.“별문제 없어요. 전반적으로 건강해요.”희유는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척했지만, 속으로는 조용히 숨을 돌렸다.의사는 또 다른 검사지를 꺼내 희유에게 보여주었다.“다만 몇 가지 호르몬 수치가 정상 범위를 조금 벗어났어요. 여성용 관리 제품이나 주사, 약물과 관련 있을 수 있어요.”“아직 젊으니까 함부로 주사 맞거나 약 먹지 말고, 한동안 지켜본 뒤 재검사하면 돼요.”희유는 이유를 알고 있었지만 설명할 수는 없었기에 그저 고개를 끄덕였다.“네.”의사가 의미심장하게 물었다.“남자친구 있죠?”희유는 잠시 멍해졌다가 상황을 이해했고, 얼굴이 붉어지며 낮게 말했다.“이건 제 엄마한테는 말하지 말아 주세요.”의사는 고개를 끄덕였다.“그래요.”잠시 뒤 주강연이 들어왔다. 의사는 약속대로 아무 말도 덧붙이지 않고 검사 수치만 설명하며 희유가 건강하다고 전했다.그리고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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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94화

갑자기 휴대폰이 다시 울렸는데 상대는 같은 과 동기인 설호영이었다. 이에 희유는 서랍을 닫고 전화를 받았다.[희유야, 이제야 전화받네?]설호영은 다급한 목소리였다가 안도의 숨을 내쉬듯 말했다.[며칠 동안 메시지 보내도 답이 없고, 전화도 안 받아서 무슨 일 생긴 줄 알았어. 집에는 돌아왔어?]“응, 돌아왔어. 무슨 일 있어?”[별일은 아니고.]설호영의 목소리는 한결 밝아졌다.[대학원 입학하려고 자료 몇 권 사려고 하는데 좀 도와달라고 연락했어.]“무슨 전공 준비하는데?”[너랑 같은 전공.]설호영이 바로 답하자 희유는 책장에 꽂힌 책들을 대충 훑어보다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내가 가진 자료는 완전하지 않아. 내가 인터넷으로 좀 찾아보고 괜찮은 거 골라서 알려줄게.”[그래.]설호영은 흔쾌히 대답하더니 이어서 말했다.[요즘 별일 없지? 시간 맞으면 한번 나와서 놀자.]“그래.”희유가 가볍게 답했다.전화를 끊고 나자, 마침 주강연이 야식을 들고 문을 두드리며 들어왔다.곧 주강연은 웃으며 물었다.“설호영한테서 전화 온 거지?”그러자 희유는 놀라서 물었다.“엄마가 그걸 어떻게 알아요?”“며칠 전에 네가 연락 안 된다고 나한테 전화했었어.”주강연은 웃으며 말했다.“산에 놀러 가 있어서 신호가 안 좋은 거라고 내가 말해 줬거든. 근데 그 친구 너 좋아하는 거 아니야?”그 말에 희유는 눈썹을 치켜올렸다.“전화하면 다 좋아하는 거예요? 너무 확대해석하는 거 아니에요?”하지만 주강연은 혼잣말처럼 말을 이었다.“네가 병원에서 의식 없었을 때, 호영이랑 우한이랑 자주 같이 문병 왔어. 키도 크고 인상도 괜찮고 성격도 좋아 보이더라고. 나는 괜찮다고 생각해.”희유는 그릇을 들고 달달한 음료를 마시며, 별로 신경 쓰지 않는 듯 말했다.“그쪽은 그런 뜻 없어요. 그리고 저 아직 학교도 다 졸업 못 했으니 당분간 연애할 생각 없어요.”“좋아하는 사람이 생기면 생각이 달라질 수도 있지.”주강연이 부드럽게 웃었다.“왜 이렇게 빨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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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95화

희유는 호영에게 시간을 알려주고, 직접 골라 둔 대학원 입학관련 자료도 함께 보내 주었다.호영은 장난스럽게 무릎 꿇고 감사하는 이모티콘을 보내왔다.해 질 무렵, 호영은 약속한 시간에 맞춰 희유를 데리러 왔다. 희유가 건물에서 내려오는 모습을 보자마자 차에서 내려 조수석 문을 열어 주며 말했다.“아가씨, 탑승하세요. 오늘은 제가 전담 기사예요.”희유는 어깨를 으쓱했다.“이에 미리 말해 두는데 팁은 없어요.”그러자 호영은 일부러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제 차에 타 주시는 것만으로도 영광인데 무슨 팁 이야기를 하세요. 설령 준다고 해도 제가 안 받을 수 있겠어요?”희유는 문을 열다가 그 말이 웃겨서 고개를 들고 웃음을 터뜨렸다.차에 오르자 설호영은 정성스럽게 포장된 작은 상자 하나를 꺼내 희유에게 건넸다.“한번 열어 봐. 마음에 들지 모르겠지만.”“나한테 주는 거야?”희유가 상자를 열어 보자 C사 브랜드의 신상 목걸이가 들어 있었다.“차 타는 데도 이런 혜택이 있어?”“꿈도 야무지네.”설호영이 웃으며 말했다.“자료 골라 준 거에 대한 감사 표시야.”호영은 진한 눈썹에 또렷한 이목구비에 곧은 콧날을 가진 밝은 인상이었다.“좀 도와준 건데 이렇게 비싼 건 못 받아.”희유는 상자를 다시 돌려주자 호영은 운전대를 잡은 채 웃었다.“우리 엄마가 그랬어.”“내가 합격하면 포르쉐 718 사 주신대. 그러면 이 차는 사실상 네가 선물해 준 거나 마찬가지잖아. 그러니 목걸이 하나쯤이야 뭐가 비싸겠어?”희유는 호영을 흘겨보며 말했다.“말장난 그만 해. 어쨌든 안 받을 거야.”두 사람은 잠시 실랑이를 벌였고 희유는 끝내 받지 않겠다고 하자 설호영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그러면 뭐가 좋아? 밥, 영화, 쇼핑, 뭐든 골라 봐. 24시간 대기할 테니까.”그러나 희유는 대답하지 않고 창밖만 바라보며 못 들은 척했다.약속한 레스토랑에 도착하니 이미 많은 동기가 와 있었다. 희유가 들어서자 모두 일어나 인사를 했고 그중 한 남학생이 특히 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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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96화

식사하던 중, 박나율이라는 여자가 제하의 옆자리에 앉았다.나율은 몸을 살짝 기울여 제하를 지나 우한을 보며 말했다.“우한 씨, 저는 박나율이라고 해요. 지금 제하랑 같은 회사에 다니고 있어요. 자주 우한 씨 이야기하더라고요. 이렇게 만나니 반가워요.”나율은 다른 사람들보다 한 학번 위였고, 제하가 취업한 회사가 마침 여자가 다니는 곳과 같아 이번 모임에 함께 오게 된 것이었다.우한의 머릿속에서 경고음이 울렸지만 애써 티를 내지 않고 웃으며 말했다.“제하한테 회사에 선배가 있다고 들었어요. 앞으로도 우리 유제하 잘 부탁드려요.”“그럼요.”나율은 환하게 웃으며 제하를 바라보았다.“며칠 전엔 우한 씨랑 연락이 안 된다길래 제하가 정말 많이 걱정하더라고요. 다행히 별일 없어서 다행이에요.”우한은 무의식적으로 제하를 바라보았고 눈빛에는 의심스러운 기색이 스쳤다.같은 여자라서 그런지 나율이 가진 미묘한 속내가 우한에게는 너무도 분명하게 보였다.곧 제하는 표정이 다소 어색해지며 서둘러 설명했다.“그때 너무 정신이 없어서 일이 손에 안 잡혔어. 나율 선배가 내가 뭔가 걱정 있는 걸 알아보고 물어봐서, 네가 여행 가서 연락이 안 된다고 말했을 뿐이었고.”그제야 우한의 얼굴에 옅은 미소가 떠오르며 제하의 팔짱을 끼고 나율에게 말했다.“신경 써 주셔서 감사해요, 나율 선배.”나율은 웃으며 말했다.“제하가 이렇게 잘해 주고 또 잘생기기까지 했잖아요. 우한 씨, 꽉 잡고 있어요.”우한의 옆에 앉아 있던 희유도 그 말에서 묘한 어색함을 느끼고 나율을 힐끗 바라보았다. 진한 화장을 하고 안개빛 갈색으로 염색한 머리에 풍만한 몸매를 가진 선배였다.말투는 부드러웠지만 어딘가 사람을 불편하게 만드는 기운이 있었다.곧 우한은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제가 아무리 꽉 잡아도 일부러 다가와서 틈에 끼는 사람까지 막을 수는 없죠.”이에 제하의 표정이 굳어지며 낮게 말했다.“우한아, 그게 무슨 말이야?”그러자 우한은 눈썹을 살짝 치켜올렸다.“농담인데 왜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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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97화

설호영은 차 앞으로 돌아가 희유를 위해 조수석 문을 열었다.그때 유윤녕이 다가와 웃으며 물었다.“지금은 택시 잡기 힘든데. 호영아, 나도 같이 타도될까?”희유는 당연히 괜찮다고 생각해 윤녕을 태우려 했지만, 호영이 앞을 막아서며 인상을 찌푸렸다.“윤녕아, 눈치가 왜 그렇게 없어? 여기 내가 좋아하는 사람 있는데 낄낄빠빠 좀 하지?”“알았어, 알았어. 내가 미안해.”윤녕은 입술을 삐죽이며 돌아서자 희유는 호영을 바라보며 말했다.“무슨 소리를 그렇게 해?”호영은 희유를 먼저 차에 태운 뒤 설명했다.“사실 같은 기숙사에 있는 룸메이트 류현운이 윤녕이를 좋아해. 그런데 내가 쟤를 태우면 현운이는 분명히 나한테 투덜댈 거야.”희유는 그제야 이해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근데 현운이 윤녕을 좋아하는데 왜 고백을 안 해? 이미 졸업했는데 앞으로는 더 기회가 없을 텐데.”그러자 호영은 시동을 걸며 한숨을 쉬었다.“고백했다가 거절당했는데 아직도 포기를 못 했지. 윤녕은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 것 같고.”희유는 감탄하듯 말했다.“정말 복잡하네요.”호영은 대수롭지 않다는 표정으로 말했다.“앞으로는 다들 만날 기회가 점점 줄어들 거야. 그런 복잡한 관계도 시간 지나면 다 단순해질 거고.”희유는 호영을 보며 말했다.“방금 한 말 꽤 철학적인데?”이에 설호영은 어깨를 으쓱했다.“나는 철학을 제일 싫어해. 괜히 신비한 척만 하는 것 같거든.”희유는 웃음을 흘리며 창밖으로 시선을 돌렸다.술집에 도착하자 사장 아들의 동기 모임이라 매니저는 가장 좋은 자리를 마련해 두었다. 모두 아무 데나 앉아, 공기 속에 가득한 술 냄새를 맡고 귀를 때리는 강렬한 음악을 들으며 점점 더 들뜬 기분이 되었다.호영은 당당하게 희유 옆자리에 털썩 앉으며 말했다.“이따가 술은 내가 대신 마셔줄게.”우한도 제하의 팔을 잡고 희유 옆에 앉았고, 일부러 나율과는 멀찍이 떨어졌다.나율은 이들과 같은 반은 아니어서 이전에는 알지 못했다.하지만 워낙 사교적인 성격이라 어느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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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98화

제하의 입장에서 보면 그저 풍선을 끼워 터뜨리는 것뿐이었다.키스하는 것도 아니고 그 밖의 스킨쉽도 아니었으며, 나율은 함께 온 사람이었으니 곤란한 상황을 도와주는 것도 당연하다고 생각했다.회사에서도 동료들에게 곤란한 일을 당할 때마다 나율이 적잖이 도와준 적이 있었으니까.제하의 말에 우한의 거절은 그대로 막혀 버렸다. 이 상황에서 더 이상 반대하면, 오히려 우한이 속 좁고 배려 없는 사람처럼 보일 수밖에 없었다.나율과 제하는 서로 마주 서 있었고 여자가 먼저 남자의 팔을 붙잡으며 농담처럼 말했다.힘을 조금만 빼라며 자칫하면 자신이 날아가 버릴 것 같다고 했다.누군가 두 사람 사이에 풍선을 놓았다.두 사람이 동시에 힘을 주자 풍선은 그대로 밀려 나갔고, 두 사람은 그대로 단단히 부딪혔다.나율은 웃느라 가슴이 흔들렸고, 애교 섞인 동작으로 제하의 가슴을 두드리며 말했다.힘을 빼라고 했는데 너무 세게 부딪혀서 아팠다고 했다.중의적인 그 말에 주변에서는 곧바로 묘한 웃음소리가 터져 나왔다.우한은 어두운 곳에 앉아 두 사람을 냉정하게 바라보았고, 분노로 얼굴빛이 벌겋게 변했다.이에 희유는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이대로 보고만 있을 거야?”우한은 이를 악물고 차갑게 말했다.“어디까지 할 수 있는지 끝까지 보려고.”두 번째 풍선을 끼워 터뜨릴 때는 풍선이 터지기는 했지만, 두 사람의 동작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만큼 불쾌했다.제하는 조금 어색해졌지만, 다른 사람들이 흥에 겨워 있는 모습을 보고 중간에 멈추기도 난감했다.그러나 나율은 오히려 더 신이 난 표정이었다.풍선 다섯 개가 터질 때쯤, 호영이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나 반쯤 농담처럼 말했다.“이쯤에서 그만하죠. 제하 여자친구 있는 거 알잖아요. 이 정도면 집에 가면 무릎 꿇을 수도 있겠는데?”그 말에 제하는 곧바로 우한을 바라보았다.우한의 표정이 좋지 않은 것을 보고 서둘러 다른 사람들에게 말했다.“됐어, 됐어. 다들 볼 건 봤잖아. 계속 놀자.”그러고는 우한의 옆자리에 앉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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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99화

제하는 달려가 우한을 끌어안고 뒤돌아 나율에게 말했다.“먼저 가요. 빨리 가요.”나율은 자기 가방을 집어 들고 빠른 걸음으로 밖으로 나갔다.호영은 소파 등받이에 기대어 팔짱을 낀 채 있다가, 갑자기 긴 다리를 쭉 뻗었다.그러자 나율은 그 다리에 걸려 넘어지며 그대로 앞으로 고꾸라졌다.희유는 몸을 낮춰 쪼그려 앉아 나율의 머리카락을 움켜잡았고 얼굴에는 분노가 가득했다.“같은 나라 사람으로서 방금 같은 말을 할 수 있다면 사람으로서 자격이 없죠.”나율은 아픔에 몸을 비틀며 희유에게 달려들어 때리려 했다.그러자 호영은 재빠르게 희유 앞을 막아서며 술잔 하나를 집어 그대로 끼얹었다.“그 더러운 손으로 희유한테 손대지 마요.”나율은 얼굴에 술을 뒤집어쓴 채 허둥지둥 물러섰다.주변에 사람들이 몰려와 자신을 구경하며 웃는 모습을 보자, 얼굴이 분노로 일그러졌다.곧 나율은 구경꾼들을 밀치고 그대로 달아났다.주변에 있던 사람들도 점점 흩어졌고 모임에 참석했던 이들은 서로 얼굴만 바라보았다.분위기는 그렇게 어색할 수가 없었다.잘되던 모임이 이렇게 끝날 줄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고 이는 모두에게 책임이 있었다.제하의 여자친구가 우한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나율과 함께 그런 애매한 게임을 하도록 부추겼다.게다가 나율의 말은 다들 진심으로 충격에 빠뜨렸다.사람들은 연민과 죄책감이 뒤섞인 눈빛으로 우한과 희유를 바라보았고, 한동안 누구도 말을 잇지 못했다.곧 우한은 술병 하나를 집어 들고는 고개를 젖혀 마셨다.그런 다음 술병을 테이블 위에 내려놓으며 말했다.“오늘 모임은 여기까지고 다들 잘 가.”말을 마치자마자 몸을 돌려 큰 걸음으로 밖으로 나갔다.“우한아.”제하는 급히 뒤쫓아갔고 희유도 우한의 가방을 들고 뒤따랐다.우한은 마음을 가라앉히고 싶어 엘리베이터를 타자마자 옥상으로 올라갔다.그러고는 옥상 난간 앞에 서서 도시의 불빛을 내려다보며 눈물을 멈추지 못했다.곧 뒤에서 발소리가 들리자 제하가 곁으로 다가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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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00화

호영의 눈빛이 단숨에 무겁고 비통해졌다. 이에 호영은 두 손으로 난간을 짚고 고개를 깊이 숙였다.“설호영.”희유가 호영의 이름을 불렀다.이에 호영은 돌아서더니 희유를 품에 끌어안고 힘껏 껴안았고 목소리는 울먹였다.“희유야, 가슴이 너무 아파.”두 여자가 D국으로 팔려 가 어떤 공포를 겪었을지, 또 어떻게 돌아왔는지 정말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둘이 고통과 절망 속에 있을 때, 자신은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다.희유는 호영이 억누르며 내는 목소리에 마음이 움직여, 손을 들어 남자의 등을 한 번 두드리며 낮게 말했다.“다 지난 일이야. 우리가 돌아올 수 있었던 것만 해도 이미 운이 좋았어.”희유는 호영을 밀어내고 손을 들어 남자의 눈가를 한 번 닦아주었다.“그만 울어. 남자가 울면 보기 안 좋잖아.”그러자 호영은 비통한 눈빛으로 희유를 바라보았다.“열 살 이후로 처음 우는데 그게 너 때문이라서 운 거야.”그 말에 희유는 순간 멈칫했다.그 사이, 저쪽에서는 여전히 제하와 우한이 다투고 있었다. 곧 호영은 그 소리를 듣고 미간을 찌푸리며 성큼성큼 다가갔다. 두 사람 앞에 서자 제하의 옷깃을 움켜쥐고 주먹을 휘두르고는 분노에 찬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정말로 우한을 사랑한다면, 설령 그런 일을 당했다고 해도 네가 해야 할 건 아파해 주는 거고 지켜주지 못한 자신을 원망하는 거야. 이렇게 의심하고 따질 게 아니라.”“너 같은 놈이 무슨 남자냐?”제하는 한 대를 맞고 비틀거리다 다시 일어나 반격하려 달려들었다.이때 희유가 재빨리 달려가 호영의 앞을 막아섰고 눈빛은 서늘했다.“똑똑히 들어. 우한은 나쁜 일을 당하지 않았어. 너 때문에 걔는 자기 몸을 지키려고 끝까지 버텼어.”그러자 제하는 입가의 피를 닦으며 냉소했다.“안 당했다고? 내가 어떻게 그 말을 믿지?”“D국에서 여자애들을 속여 데려가는 게 뭔지 다들 아는데, 젊고 예쁜 여자 둘이 한 달 넘게 끌려가서 아무 일도 없었다고? 나를 바보로 아는 거야?”“아무 일도 없었던 게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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