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의 모든 챕터: 챕터 4581 - 챕터 4590

4618 챕터

제4581화

“보름은 금방 지나가.”명우는 늘 혼자 지내는 데 익숙해 이별에 대해 특별한 감상에 젖진 않았지만, 여자친구에게 전염된 듯 목소리를 낮춰 희유를 달랬다.희유는 입술을 깨물며 말했다.“꼭 나를 생각해 줘요. 매일 생각해야 해요. 아침에도, 점심에도, 저녁에도요.”명우는 희유의 어깨를 끌어안았다.“기억할게.”희유는 낮게 말했다.“내가 돌아오면 부모님께 우리가 사귄다고 이야기할게요. 그리고 당신을 우리 집에 데려가서 인사시킬게요. 괜찮아요?”“괜찮아.”명우는 진중하게 응하자 희유는 깊게 숨을 들이쉬고 입꼬리를 올려 웃었다.“가요.”돌아오면 명우를 집으로 데려가 부모님께 보여 드릴 생각이었다. 부모님을 뵙고 나면 앞으로는 마음 놓고 명우를 집에 데려갈 수 있을 터였다.부모님도 명우를 받아들일 것이고 자신과 같은 마음으로 아껴 줄 것이라고 믿었다.앞으로 두 사람이 함께 집에 오가게 될 장면을 떠올리자 기대가 부풀었다. 그러니 이 스무날도 그렇게 길게 느껴지지 않을 것 같았다.가는 길에 명우는 차에서 내려 아침을 샀다. 운전 중에는 먹을 수 없으니, 희유가 한 입 먹고 한 입은 명우에게 건네주었다.공항에 도착하니 담당교수와 다른 일행이 이미 와 있었고, 희유는 명우에게 더 배웅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회사 가봐요. 저는 교수님이 계시는 데로 가 볼게요.”명우는 캐리어를 건네며 희유의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었다.“몸 잘 챙겨.”희유는 이별의 서운함을 꾹 눌러 담고 목이 멘 소리로 말했다.“당신도요.”“가. 도착하면 전화하고.”“네, 갈게요.”희유는 아쉬운 마음으로 손을 흔들며 몇 걸음마다 뒤돌아보며 발걸음을 옮겼다.명우는 끝까지 침착했으나 미련을 떼지 못한 쪽은 희유였다. 그게 아마도 남자와 여자의 차이일 것이었다.성주에 도착하니 12시가 금방 지났다. 현지 예술협회에서 나온 사람들이 희유 일행을 맞이했고, 이후 호텔로 이동해서 짐을 풀고 식사를 했다.차 안에서 희유는 명우에게 도착했다는 메시지를 보낸 뒤, 부모님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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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82화

희유는 곧바로 물었다.“어디 가요?”“친구 좀 만나러.”도경은 대충 둘러대며 답하자 희유는 조심스럽게 일러두었다.“이미 밤이에요. 교수님도 단독 행동은 안 된다고 특별히 말씀하셨잖아요. 제 생각에는 교수님께 직접 전화드리는 게 나을 것 같아요.”모두 성인이니 억지로 막을 수는 없었으나, 규정을 지키라는 취지로 완곡하게 말했을 뿐이다.“우리 교수님은 방에 들어가면 바로 주무실지도 몰라. 괜히 방해하지 말고, 넌 그냥 자요. 기다릴 필요도 없어.”도경은 말을 마치자마자 서둘러 문을 나섰다.희유는 시간을 확인했는데 밤 열 시는 이미 넘었다.침대에 누웠지만 쉽게 잠이 오지 않아 명우에게 메시지 몇 통을 보내며 내일 일정을 전했다.[피곤해?][오늘은 전시관 주변 환경만 익혔어요. 괜찮아요.][거기 음식은 입에 맞아?][네. 오늘은 교수님이 사 주셔서 현지 특산 요리도 많이 먹었어요.][맛있는 거 먹었으니 남자친구 생각은 안 나겠네.]희유는 입술을 다물고 웃으며 답했다.[당연히 생각나죠. 그런 건 다 부수적인 거고, 제 명우랑은 비교가 안 되잖아요?]메시지를 보내고 나서 문득 떠오른 생각에 혼자 얼굴이 달아올라 고개를 숙이고 작게 웃었다.명우와 한동안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 한 시간이 훌쩍 지났지만, 도경은 돌아오지 않았다.이에 희유는 교수님께 전화를 드려야겠다고 판단했다. 같은 방을 쓰는 입장에서 상대의 안전에 책임이 있었다. 더군다나 밖에서 무슨 일이 생겼는지도 알 수 없기에 그대로 둘 수는 없었다.먼저 도경에게 언제 돌아오는지 메시지를 보냈지만 시간이 지나도 답이 없었다.전화를 걸었지만 네다섯 번 울린 뒤 끊겼다.희유는 더 이상 망설이지 않고 교수님에게 전화를 걸어 상황을 설명했다.그리고 교수님은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이며 곧바로 조치하겠다고 했다.통화를 마치고 한 시간쯤 지났을 무렵, 희유가 잠들려 할 때 문 여는 소리가 들렸다.도경은 들어오자마자 희유 앞에 서서 차가운 얼굴로 말했다.“누가 교수님한테 전화하래? 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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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83화

“네, 감사드려요. 교수님.”말을 마친 뒤, 희유는 스피커폰을 켜 둔 휴대폰을 침대 옆 협탁 위에 올려두었다.도경은 눈을 크게 뜨고 그쪽을 바라보았는데 희유의 휴대폰은 실제로 엄주빈 교수님과 통화 중이었다.도경은 분한 듯 이를 악물더니 자신의 휴대폰을 끊고 그대로 누워 이불을 머리까지 덮고 잠자리에 들었다.잠시 뒤 도경이 잠든 듯하자, 진희유는 손을 뻗어 휴대폰을 집어 들고 통화를 끊은 다음 우한에게 메시지를 보냈다.[고마워, 우한아.]희유는 우한의 이름을 ‘엄주빈 교수님’으로 저장해 두었기 때문에, 사실 방금 전화한 상대는 우한이었다.우한은 야행성이라 이 시간에도 아직 자지 않고 있었다.[같이 방 쓰는 사람이 좀 까다로워?]이에 희유는 난감하게 답했다.[한마디로 설명하기 어려워.]우한이 말했다.[누구든지 버릇을 들일 필요 없어. 정 안 되면 내가 병가 내고 갈게.]그러자 희유가 답했다.[그 정도는 아니야. 내가 알아서 해결할 수 있어.]우한과 인사를 나눈 뒤 휴대폰을 옆에 두고, 희유는 마음 놓고 잠들었다.이후 며칠 동안 희유는 낮에는 전시장에 틀어박혀 전시품을 익히고, 밤에는 회의에 참석해 교수님의 조수 역할을 하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다.매일 아침 일찍 나가 밤늦게 돌아오다 보니 도경과 마주칠 시간도 거의 없었고, 두 사람 사이에 더 이상의 정면충돌도 없었다.초청된 손님들은 대부분 해외 대표들이었고, 희유 일행은 이들을 안내하며 동시에 도슨트 역할을 맡아 전시된 모든 작품을 소개했다.국내 전시품은 비교적 익숙했지만, 해외 전시품은 며칠 동안 부지런히 공부하며 지식을 보충해야 했다.희유를 기쁘게 한 점은 전시가 열린 장소가 한 정원 안에 자리 잡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마치 고전소설 속 장면을 연상시키는 곳으로, 기암괴석과 정자, 누각, 작은 다리와 흐르는 물이 어우러져 있어 일이 조금 힘들어도 마음만은 한결 편안했다.성주는 남쪽 해안에 가까워 이른 봄부터 꽃향기와 새소리가 가득했고, 햇살도 눈 부셨다.그리고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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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84화

희유가 다가가자 소영이 웃으며 말했다.“마침 도경이랑 일행도 여기서 구경하고 있었어. 같이 다니면 더 재미있을 것 같아.”소영은 희유와 도경 사이에 있었던 일을 알지 못했기에, 이런 제안이 잘못될 리 없었다.도경은 희유를 대하는 태도가 차갑지도, 그렇다고 따뜻하지도 않았고, 줄곧 자신의 일행과만 이야기를 나누며 그저 못 본 척했다.곧 소영이 희유에게 소개했다.“이쪽은 도경이 남자친구 도선후라고 해.”이어 다른 남자를 가리켰다.“그리고 이쪽은 도선후가 데리고 온 친구 우도환이고. 둘 다 대학원생이야.”도환은 희유에게 유독 적극적이었다. 자리에서 일어나 직접 의자를 빼 주고, 과일 주스를 따라 주며 말했다.“강성은 미인이 많이 나는 곳이에요? 한 명 한 명 다 예쁘네요.”희유는 거리를 둔 채 웃으며 소영에게 말했다.“우리 주문부터 해요. 먹고 나서 쇼핑하러 가요.”곧 도환이 바로 메뉴판을 희유 쪽으로 밀었다.“오늘은 제가 살게요. 먹고 싶은 거 아무거나 시켜요.”도경은 의외라는 듯 도환을 한 번 바라보았다. 원래는 각자 계산하기로 했는데, 도환이 갑자기 계산을 맡겠다고 나선 건 분명 희유 앞에서 잘 보이려는 의도였다.곧 희유가 소영과 상의했다.“더치페이 하는 게 좋지 않아요?”이에 소영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래도 괜찮지.”그러자 도환이 호쾌하게 말했다.“성주까지 와서 더치페이는 아니죠. 오늘은 내가 산다고 했으니까 내가 살게요. 아무도 말리지 마세요.”그러고는 직원을 불러 말했다.“여기 시그니처 메뉴 전부 주세요.”다른 사람들은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음식이 나오기 전까지 몇 사람은 가볍게 이야기를 나눴고, 도환은 계속 희유에게 호의를 보냈지만, 여자는 그때마다 자연스럽게 피해 갔다.대화를 통해 희유는 도경과 선후가 장거리 연애 중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한 사람은 강성대학교에, 다른 한 사람은 성주대학교에 다니고 있었다. 이번에 도경이 유난히 적극적으로 참가를 자청한 것도 남자친구를 만나기 위해서였다.첫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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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85화

잠시 후 선후도 돌아왔다.도경은 이유를 하나 만들어 주동적으로 자리에서 일어나 희유에게 과일 주스를 따라 주며, 미안한 얼굴로 말했다.“희유야, 첫날 일은 내가 잘못했어. 교수님께 한바탕 혼나고 나서 신경이 좀 날카로워졌어.”“마음이 넓은 네가 너그럽게 넘어가 줘, 그때 일로 서로 얼굴 붉히지 말자.”선후가 옆에서 놀라며 말했다.“둘이 다퉜어?”도경은 그런 선후를 흘겨보며 말했다.“그날 네가 꼭 나가자고 했잖아.”도환은 머리를 빠르게 굴리더니 무슨 일이 있었는지 바로 알아차리고, 냉소하며 거들었다.“이게 무슨 사과 방식이야? 데이트하러 나가 놓고 희유 씨까지 곤란하게 만들었네. 얼른 제대로 사과해.”선후가 급히 말했다.“제 잘못이에요. 두 달이나 도경이를 못 봤는데, 성주에 왔다고 하니까 너무 보고 싶어서 그랬어요.”“희유 씨, 제가 벌주로 석 잔 마시고 사과할게요. 도경이랑 다시 잘 지내 줘요. 이런 일로 감정 상하지 말아요.”말을 마치자 도선후는 정말로 술을 세 잔 따라 연달아 마셨다.그러자 희유는 속으로 생각했다.‘나랑 윤도경 사이에 무슨 감정이 있다고 저러지?’성주에 오기 전까지 둘이 나눈 말도 세 마디가 채 되지 않았으나 말릴 틈도 없이 선후는 이미 술을 다 마셔 버렸다.도환이 말했다.“이번은 넘어가는데 다음에 또 희유 씨에게 미안한 짓 하면, 나는 그렇게 좋게 넘어가지 않을 것 같아.”희유는 놀라서 도환을 바라보았다.‘나랑 그렇게 친한 사이도 아닌데, 이게 다 무슨 말이지?’이때 소영이 웃으며 말을 이었다.“이야기를 털어놓았으니 지나간 거지. 우리 다 같이 성주에 온 것도 인연인데, 사소한 일로 기분 상하지 말자.”“맞아.” 도경이 술잔을 들었다.“희유야, 우리 둘도 한잔하자.”희유는 억지를 부리지 않았고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저는 술을 못 마시니까 주스로 할게요.”“조금만 마셔. 나는 한 잔, 너는 반 잔만.”도경은 술을 희유 앞에 놓으며 꽤 성의 있어 보이는 태도를 보였다.“교수님도 늘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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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86화

선후는 휴대폰을 한 번 보고는 답장하지 않은 채 아무렇지 않은 듯 웃으며 말했다.“이제 거의 다 먹었으니 같이 노래방 갈까?”도환이 곧바로 맞장구쳤다.“그래, 그래. 밥값은 받았으니까, 이따가 노래방은 내가 쏠게.”희유는 시간을 한 번 확인한 뒤 사람들을 향해 말했다.“다들 다녀오세요. 저는 돌아가서 내일 회의에 쓸 자료를 교수님 도와서 정리해야 해서 놀러는 못 가겠어요.”도경이 희유 쪽으로 자리를 한 칸 옮기며, 약간 애교 섞인 말투로 말했다.“우리 교수님 그렇게까지 깐깐하지는 않아. 이렇게 늦게까지 일하게 하실 분도 아니고. 내일 나랑 같이 정리해도 되잖아.”“희유야, 분위기 좀 깨지 말자. 그리고 나 오늘 교수님께 외박 허락도 받아놨거든.”“내가 안 돌아가면 밤에 숙소에 소영이 혼자 남게 되는데, 그건 나도 좀 걱정되거든.”“그러니까요. 같이 가서 놀아요.”우도환이 간절한 눈빛으로 희유를 바라보며 말했다.희유는 다른 사람들은 보지 않고 소영만 바라보며 말했다.“우리 원래 같이 거리 구경하기로 했잖아요. 도경 선배랑 저분들은 노래방 가고, 우리는 원래 계획대로 하면 안 될까요?”소영은 아무리 둔해도 분위기가 이상하다는 걸 느낀 듯 급히 말했다.“좋아.”희유는 더 이상 설득당할 여지를 주지 않았다.“저희 먼저 갈게요.”말을 마치자마자 가방을 집어 들고, 소영의 손목을 잡아끌며 밖으로 나갔다.희유의 뒷모습이 완전히 사라지자, 도환은 얼굴을 굳힌 채 휴대폰을 탁자 위에 던지고 담배를 꺼내 물었다.도경은 자기 남자친구를 한 번 보더니, 도환을 향해 웃으며 말했다.“희유가 분위기 파악을 못 하는 편이라서. 그냥 넘어가. 게다가 남자친구도 있어서 거절한 거니까.”도환이 말하려는 순간, 선후가 오히려 다급하게 나섰다.“남자친구 있으면 헤어지면 되잖아. 헤어지고 도환이랑 사귀어도 손해 볼 건 없지.”도경은 자기 남자친구가 왜 이렇게 적극적인지 이해하지 못한 채, 그저 도환의 편을 드는 거라고 생각했고,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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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87화

석유는 눈꺼풀만 슬쩍 들어 올려 사람들 옷에 달린 명찰을 한 번 훑어보고는, 몸도 움직이지 않은 채 노골적으로 짜증을 드러냈다.“바빠요. 알아서 보세요!”통역은 이런 냉대를 처음 겪은 듯, 눈을 크게 뜨고 되물었다.“지금 뭐라고 하신 건가요?”“바쁘다고요. 직접 보시든가 아니면 다른 도슨트를 찾으세요.”석유는 이번에도 고개조차 들지 않았다.찾아온 손님들은 영문을 몰라 하는 표정이었지만, 석유의 태도가 좋지 않다는 점은 분명히 느끼고 있었고, 하나같이 미간을 찌푸렸다.통역은 화가 나 얼굴빛이 붉으스름해지며 석유를 가리켰다.“어느 학교 학생이죠? 담당교수는 누구죠?”석유가 막 받아치려는 순간, 희유가 빠르게 다가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죄송해요. 오늘 몸이 좀 안 좋아서요. 제가 대신 안내해 드릴게요. 이쪽으로 오시죠.”“Heeu!”M국에서 온 손님 몇 명이 안으로 들어오다 희유를 알아보고 반갑게 인사했다.“We meet again!”희유는 고개를 돌려 웃으며 응답한 뒤, 통역에게 말했다.“마침 저도 다른 손님이 있어서요. 함께 안내해 드리죠.”통역 역시 이런 자리에서 같은 나라 사람과 언쟁을 벌이고 싶지 않았던 터라, 더 이상 석유의 문제 삼지 않고 흔쾌히 응했다. 그렇게 희유는 손님들을 이끌고 함께 이동했다.석유는 사람들을 한 번 흘겨본 뒤, 아무 일 없다는 듯 다시 휴대폰 화면으로 시선을 돌렸다.점심 시간이 가까워질 무렵이 되어서야 희유는 다시 석유를 마주쳤다.그리고 석유는 희유 옆을 지나가며 담담하게 한마디만 남겼다.“고마워.”그 말을 끝으로 빠르게 자리를 떠났고, 곧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오후에 소영이 잠시 한가해져 희유를 찾아와 석유의 이야기를 꺼냈다.“맨날 얼굴이 얼음장 같아. 누가 돈이라도 빌려 간 것처럼 굴고. 일은 전부 너한테 떠넘기고. 이런 팀원이랑 한 조가 되다니 진짜 재수 없네.”그러나 희유는 대수롭지 않다는 듯 말했다.“원래 사람 만나는 걸 안 좋아하는 걸지도 모르죠.”소영은 혼자서 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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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88화

도경은 웃음기 없는 얼굴로 코웃음을 쳤다.“초등학생도 아니고 소풍 나왔다가 무슨 일만 있으면 선생님한테 이르는 거야? 그럴 필요까지 있어요?”희유는 아무 말없이 휴대폰을 꺼내 드는 시늉을 하자 도경도 순간 겁이 났는지 급히 말했다.“알았어, 알았어. 우리 도환이 방으로 가서 놀게.”도환도 웃음을 거두고 희유를 보며 입술을 삐죽였다.“희유 씨, 난 진심으로 친구가 되고 싶은 건데, 그렇게까지 경계할 필요 있어요?”희유도 더는 참지 않았다.“미안해요. 전에 말했잖아요. 제 카톡 친구가 꽉 차서 더는 추가 못 한다고요.”의미가 분명한 말에 우도환은 아무 대꾸도 하지 못하고 냉소만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그래요.”그 말을 남기고 문을 세게 열며 나가버렸다.도경 역시 희유가 겉보기와 달리 이렇게 고집이 셀 줄은 몰랐다는 듯, 화가 나면서도 난감한 얼굴로 짐을 정리해 남자친구와 함께 방을 나섰다.사람들이 모두 떠난 뒤, 희유는 창문을 열어 방 안의 냄새를 한동안 뺐고, 문을 단단히 잠근 다음에야 샤워하러 갔다.침대에 누웠을 때 명우에게서 온 메시지를 보고, 가라앉아 있던 기분이 금세 풀렸다. 희유는 침대에 누운 채로 명우와 대화를 나눴다.도경은 그날 밤 돌아오지 않을 거라 생각했지만, 예상과 달리 일찍 돌아왔고 희유를 위해 새 야식까지 사 왔다.희유는 당연히 그 음식을 먹지 않았고, 적당한 이유를 대며 넘겼다.이번에는 도경도 화를 내지 않고 웃으며 말을 건넸다.“희유야, 도환이는 원래 성격이 호탕하고 사람 사귀는 걸 좋아해. 너무 오해하지 마.”희유는 담담히 말했다.“오해한 건 없어요. 하루 종일 너무 피곤해서 그냥 쉬고 싶었을 뿐이에요. 피곤하면 예민해지잖아요. 너무 신경 쓰지 마요.”도경은 어색하게 웃으며 화제를 돌렸다.“그날 보니까 남자친구랑 계속 연락하던데, 남자친구는 강성 사람이야? 무슨 일 해요?”희유는 첫 질문에만 짧게 대답했을 뿐 두 번째 질문에는 아예 반응하지 않았다.“네.”윤경은 그런 분위기를 눈치채지 못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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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89화

도환은 목소리를 낮추었다.“네가 희유 씨를 내 방으로 데려오기만 하면, 그다음 일은 내가 알아서 할게. 다음 날이 되어도 희유는 아무 말도 못 할 거야.”선후는 음침하게 웃으며 말했다.“설령 신고해도 CCTV에는 희유가 스스로 도환을 찾아간 장면이 찍힐 거야.”“오히려 희유 씨가 먼저 도환을 유혹했고, 일이 끝난 뒤 협박하다가 실패해서 신고했다고 말할 수도 있어.”도환은 선후가 자신보다 더 독하다는 사실에 잠시 놀라 남자를 흘겨보며 말했다.“난 희유를 한 번 가지고 놀 생각은 아니니까 그렇게까지 극단적으로 할 필요는 없어. 증거를 조금 남겨서 입을 막을 거고 신고는 생각도 못 하게 만들 거야.”도경은 이런 일을 해본 적이 없었기에 여전히 망설이고 있었다.“도경아, 곧 졸업하고 취업해야 하잖아. 그때 선후랑 같이 우리 회사로 와. 집도 내 집에서 지내도 되고.”도환은 입을 벌려 웃으며 말을 이었다.“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잖아. 친구한테는 의리 하나는 확실해. 절대 손해 보게 안 할게.”도경은 실제로 선후와 졸업 후의 진로를 상의하고 있던 중이었다. 그랬기에 함께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선택이었다.마음이 크게 흔들린 데다 옆에서 선후까지 부추기자, 도경은 이를 악물고 결국 병을 집어 손에 꽉 쥐었다.식사를 마치고 방으로 돌아왔을 때, 희유는 아직 돌아오지 않았다.‘오늘 밤에는 별다른 일정도 없었고 회의도 없었는데 도대체 어디로 간 걸까?’도경은 감히 교수님에게 전화를 걸어 묻지 못하고 방에서 조용히 기다렸다.시간이 밤 11시를 넘기자, 우도환은 더는 기다리지 못하고 찾아와 무슨 상황이냐고 물었다.이에 도경은 인상을 찌푸리며 말했다.“아직도 안 돌아왔어.”선후가 말했다.“전화해. 안 돌아오면 교수님에게 말하겠다고 하고.”첫날 희유가 바로 그렇게 하지 않았던가?도경은 고개를 끄덕이며 두 사람에게 조용히 하라는 손짓을 하고 휴대폰을 들어 희유에게 전화를 걸었다.전화는 받지 않았고, 신호음만 울리다 자동으로 끊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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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90화

도경은 이미 모든 수를 계산해 둔 듯 침착하게 전략을 짰다.“너희는 먼저 돌아가. 밖에서 상황을 듣고 있다가 가장 소란스러워질 때 다시 나와.”“도경이 너 정말 머리 잘 돌아가는구나?”선후는 도환이 보는 앞에서도 도경을 끌어안고 한 번 입을 맞췄다.도환은 두 사람을 보고 눈을 굴리더니, 두 손을 바지 주머니에 찔러 넣고 건들건들한 태도로 몸을 돌려 밖으로 나갔다.두 사람이 떠난 뒤, 도경은 작은 소파에 앉아 협회 직원이 오기를 기다리며 쇼츠를 넘겼고 얼굴에는 득의양양한 기색이 가득했다.30분도 채 지나지 않아 협회 직원이 도착했다. 표정은 진지했고 희유가 사라진 구체적인 상황을 도경에게 물었다.그러자 도경은 다급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저녁에 친구들이랑 밖에서 밥을 먹고 돌아왔는데 희유가 안 보였어요. 전화해도 받지 않았고요.”“교수님은 회의 중이실 것 같아서, 혹시 무슨 일이 생겼을까 봐 어쩔 수 없이 연락드렸어요.”지난번 일에 대한 분풀이를 한 셈이라 도경의 속은 은근히 시원했다.직원은 상황을 알겠다고 하며 한쪽에서는 희유에게 전화를 걸고, 다른 한쪽에서는 엄주빈에게 연락해 이쪽 상황을 알렸다. 동시에 다른 직원은 호텔 CCTV를 확인하러 갔다. 도경이 외출해 있던 시간대에 희유가 호텔로 돌아온 적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였다.엄주빈은 같은 호텔에 묵고 있어 가장 먼저 도착했고. 직원의 설명을 들은 뒤, 도경을 바라보며 미간을 찌푸렸다.“진희유 학생이 밤에 돌아오지 않은 걸 알았으면, 먼저 나한테 전화해야 하지 않았나요? 근데 왜 협회까지 번거롭게 한 거죠?”도경은 더듬거리며 변명했다.“저, 교수님께서 회의 중이실까 봐요.”엄주빈의 얼굴은 냉정했다.“저녁에 분명히 단체 채팅방에 오늘 밤 회의 없다고 말했을 텐데요.”이에 윤도경의 얼굴이 창백해졌다.“단체방 메시지를 못 봤어요.”엄주빈은 도경을 담담히 한 번 보고, 직원에게 말하려던 순간, CCTV를 확인하러 갔던 사람이 돌아왔다.호텔 숙박부 책임자도 함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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