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의 모든 챕터: 챕터 4571 - 챕터 4580

4618 챕터

제4571화

희유는 그런 것으로 체면을 세울 필요도 없었다.주방에서는 예상대로 조리가 빨랐고, 요리가 하나씩 차례로 나왔다.희유는 그제야 마음껏 먹기 시작했다.오기 전에는 명우의 지갑이 괜히 걱정됐지만, 이미 자리에 앉은 이상 지금 할 일은 음식에 집중해 즐기는 것뿐이었다.디저트 케이크는 두 가지가 나왔는데 희유는 그중 하나를 전부 먹고 다른 하나는 반만 먹었다.명우는 희유가 배가 불러서가 아니라 첫 번째, 크림이 가득한 슈를 더 좋아한다는 걸 알고 다시 한 접시를 주문했다.디저트가 나오자 희유는 놀란 얼굴로 명우를 바라봤는데,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알아주는 이런 느낌이 너무 좋았다.역시나 희유는 슈를 전부 먹고 나서야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입가를 닦고, 다시 신선한 가리비를 먹었다.희유는 음식을 먹으면서 논문 이야기와 개강 후 국제 예술 전시에 참여하게 되어 많이 바빠질 것 같다는 얘기를 했다.명우가 말했다.“공부 열심히 해. 우리는 주말에 보면 되니까.”희유는 고개를 들어 맑은 눈으로 물었다.“그럼 내가 보고 싶어지면요?”명우의 시선이 잠시 멈췄다가 어두운 눈빛이 부드러워졌다.“보고 싶으면 전화해. 바로 보러 갈게.”희유는 히죽 웃으며 얌전하고 귀엽게 말했다.“당신의 일은 늘 사장님 곁에 있어야 하잖아요. 그래서 쉽게 전화는 안 할 거예요. 그래도 전화 안 해도, 내가 늘 생각한다는 건 알아야 해요.”희유의 뜨거운 마음은 차가운 밤공기를 녹일 듯했고, 명우는 그런 희유를 바라보며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알았어.”희유는 다시 즐겁게 음식을 먹었다.거의 다 먹고 나서 희유는 화장실에 다녀오겠다며 자리에서 일어났는데 이 또한 핑계였다.희유는 명우의 시선이 닿지 않는 쪽으로 가 계산대로 향했다.직원이 테이블 번호를 확인한 뒤 부드럽게 웃으며 말했다.“손님은 명우 님 일행이시죠.”“네.”“그럼 결제는 필요 없어요. 명우 님께서 계산하실 거예요.]직원이 정중히 거절하자 희유는 이마를 찌푸리며 말하려던 순간, 누군가 손목을 잡았다.놀라
더 보기

제4572화

명우는 손을 들어 희유의 매끈한 볼을 가볍게 쓰다듬으며 깊은 눈빛으로 말했다.“그러면 다음에 해. 오늘은 너무 늦었어.”희유도 이렇게 명우를 바로 부모님 앞에 데려가는 건 두 분께 너무 갑작스러울 것 같다고 느꼈다. 희유는 입꼬리를 살짝 올려 웃으며 말했다.“그럼 나 갈게요.”“잠깐.”명우는 중앙 콘솔의 수납함에서 상자 하나를 꺼내 희유에게 내밀었다.“설 선물로 사둔 거니 오늘 주는 걸로 해.”“뭐예요?”희유는 기쁜 얼굴로 상자를 받아 들었다.“집에 가서 봐.”명우는 담담하게 웃었다.“알겠어요. 운전 조심하고 집에 도착하면 알려줘요.”희유는 선물을 가방에 넣고 갑자기 몸을 기울여 명우의 볼에 힘주어 입을 맞췄다. 그런 뒤 미소를 머금고 차에서 내렸다.명우는 차 문을 밀어 열고 경쾌한 걸음으로 마당 안으로 들어가는 희유를 바라봤는데, 얇은 입술이 자연스럽게 올라갔다. 잠시 더 기다렸다가 그제야 차를 몰고 떠났다.희유가 집에 돌아오자 부모님은 식탁에 둘러앉아 야식을 먹고 있었다. 들어오는 모습을 본 주강연이 웃으며 말했다.“밖에 춥지 않니? 아빠가 뭇국 끓여놨어. 얼른 와서 마셔.”희유는 외투를 벗으며 환하게 웃었다.“아빠가 끓인 국 정말 오랜만이에요.”진세혁은 자리에서 일어나 부엌으로 가, 직접 큰 그릇에 국을 담아 왔다. 온화한 얼굴에 장난스러운 웃음이 떠올랐다.“아직 개학도 안 했는데 벌써 이렇게 바쁜 거냐?”희유는 두 손으로 그릇을 받아 들며 눈을 가늘게 뜨고 웃었다.“친구랑 쇼핑 좀 했어요.”국 안에는 오징어채와 말린 관자, 새우살이 들어 있었고, 무의 향이 어우러져 한 숟갈 뜨자마자 입안 가득 감칠맛이 퍼졌다.“와.”희유가 과장되게 말했다.“역시 우리 아빠 솜씨는 정말 대박이네요. 이거 정말 너무 맛있어요.”주강연은 아무 말없이 희유를 살폈다. 희유가 침울했다가 또 이렇게 들떠 하자, 이 감정의 기복이 대체 누구 때문인지 궁금했다. 하지만 지금 희유가 즐거워 보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한결 놓였다
더 보기

제4573화

“사람은 먹고 입는 걱정이 없을 때라야 상대의 정신적인 요구를 살필 여유가 생기고, 그래야 감정도 안정적이게 되는 거야.”“감정이 안정되어야 생활 속에 작은 파도가 일어도 쉽게 무너지지 않아.”“물질적인 요구도, 감정적인 요구도 채워지지 않으면 사소한 일들이 끝없이 부풀려지고, 서로를 원망하게 돼. 그러면 무슨 감정이 남겠니.”주강연의 일은 세상의 온갖 모습을 마주하게 했다. 특히 돈 문제로 끝내 부부가 등을 돌리고 원수가 되는 사례를 수없이 보아 왔다.그래서 딸이 그런 길을 걷는 일만큼은 절대 바라지 않았다.모든 일에 예외는 있지만, 사람의 본성은 대체로 비슷하니 미리 피할 수 있다면 피하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희유는 주강연의 말을 늘 가볍게 넘기지 않았고 언제나 곰곰이 생각해 보는 쪽이었다.이에 희유가 다시 물었다.“경제 조건 말고도 다른 조건이 있어요?”“다른 조건도 많아.”주강연은 샴페인을 한 모금 마시고 차분히 말을 이었다.“학력은 너와 비슷해야 하고, 됨됨이가 바르고 책임감과 책임 의식이 있어야 해. 성격은 단단해야 하고, 가능하면 조금은 밝았으면 좋겠어.”희유는 명우가 열여덟 살에 이미 경호 일을 시작했다고 말했던 게 떠올랐다.그렇다면 대학을 다니지 않았을 가능성이 큰 반면 희유는 지금 대학원에 다니고 있었다.학력 차이가 조금 크다는 점을 빼면, 다른 조건은 모두 명우에게 들어맞는다고 생각했다.물론 성격이 밝다는 조건만큼은 제외였다.희유는 주강연의 손을 잡고 애교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왜 이렇게 조건이 많아요? 이러면 남자친구 어떻게 사귀라는 거예요.”그러나 주강연은 단호했다.“내 딸이 이렇게 훌륭한데 당연히 사위도 훌륭해야지. 그게 그렇게 과한 요구는 아니잖아?”희유는 말문이 막혔고 칭찬이라 반박할 말도 없었다.원래는 오늘 바로 연애를 시작했다고 말하려 했고 남자친구가 명우라는 것도 말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주강연의 조건들을 듣고 나니, 차마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주강연은 이미 마음을 꿰뚫어 본 듯 진
더 보기

제4574화

갑자기 희유는 명우가 설 선물을 줬다는 게 떠올랐다.희유는 급히 가방을 끌어당겨 안에서 정교한 상자를 꺼냈다. 뚜껑을 여는 순간 안에서 반짝이는 다이아몬드 빛에 잠시 눈이 부셨는데 예쁜 팔찌였다. 체인에는 작은 토끼 펜던트가 달려 있었고, 토끼의 몸체는 다이아몬드로 세팅 돼 있었으며 눈은 붉은 루비였다. 세공이 섬세해 토끼의 형태가 살아 있는 듯했다.희유는 이 팔찌를 화영의 휴대폰에서 본 적이 있었다.설 무렵 지엠에서 신년 신제품을 공개했을 때, 화영이 이 팔찌를 보여 주며 아이들을 위해 나온 디자인이라 설명했고 마음에 드는지 묻기도 했다.그때 희유는 웃으며 말했다.“나를 애 취급하는 거예요?”그 뒤 화영은 다른 디자인을 골라 주었는데 명우가 이 팔찌를 사 준 것이다.‘설 연휴에도 임무를 나갔던 명우가 그때 번 돈으로 이 팔찌를 사 준 걸까?’희유의 마음은 따뜻해졌고, 한편으로는 웃음이 나왔다.희유는 팔찌를 손목에 차고 사진을 찍어 명우에게 보냈다.[이 팔찌, 아이용으로 나온 거라는 거 알고 있었어요.]명우는 금세 답장을 보냈다.[예쁘네.]희유는 잠시 말이 막혔다.지금 예쁘냐고 물은 게 아니었다.곧이어 다시 메시지가 왔다.[마음에 들어?]이에 희유는 눈썹을 살짝 들어 올렸다.[좋아요.]예전 같았으면 조금 유치하다고 느꼈을지 몰랐지만 명우가 준 것이니 좋았다.[마음에 들면 됐어.]그 문장을 읽는 순간, 희유의 마음이 흔들렸다.‘그래, 나만 좋으면 되는 일이야. 다른 사람이 뭐라고 하든, 어떻게 생각하든 상관없어. 내 생각과 마음만 분명하면 될 일이야.’희유는 마음이 훤히 트인 듯했다. 손목 위의 작은 토끼를 내려다보다가 저도 모르게 웃음이 새어 나왔다.한참을 바라보다가도 벗을 생각은 들지 않았고 대신 니트 소매를 내려 팔찌를 안쪽에 숨겼다.다음 날 아침, 희유는 부모님과 함께 신서란 댁으로 갔다.화영도 와 있었고 가족이 모두 모여 시간을 보내며, 진우행과 화영의 결혼 이야기도 함께 나눴다.결혼식은 두 달 뒤
더 보기

제4575화

화영은 뜻을 알아차리고 핑계를 대며 거실을 나섰다.옆쪽의 작은 다실로 들어가자, 주강연은 자신의 걱정을 화영에게 털어놓았다.“희유가 나한테 솔직하게 말하지 않을 수도 있어요. 화영 씨가 대신 좀 물어봐 줬으면 해요.”“도대체 어떤 남자친구를 만나는지 알아야겠어요. 희유는 화영 씨한테는 말할 거예요.”화영 역시 마음에 걸리던 참이라 망설임 없이 말했다.“지금 바로 가볼게요.”“고마워요, 화영 씨.”“저는 우행 씨랑 똑같이 희유 씨를 친동생처럼 생각해요. 그러니 절대 그렇게 예의 차리지 말아 주세요.”주강연은 깊이 감동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그래요.”화영은 곧장 희유를 찾아가지 않았다. 점심을 먹은 뒤, 모두가 거실에 모여 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희유를 불렀다.“희유 씨, 나 잠깐 나가서 물건 좀 살 건데 같이 갈래요?”“좋아요.”희유는 밝게 대답하며 자리에서 일어나 화영과 함께 밖으로 나섰다.화영이 운전해 근처 거리로 갔다. 가게 한 곳에 들러 이것저것 간단히 사고, 이후 근처 카페로 이동해 오후 차를 마셨다.주문받을 때 직원이 특정 디저트를 주문하면 인형을 준다고 설명하자 화영은 웃으며 말했다.“그럼 그걸로 할게요.”인형은 어떤 애니메이션과 협업한 제품이었고, 직원은 캐릭터를 고르라고 했다.이에 화영은 희유를 바라보며 말했다.“이분한테 물어보세요. 이분 거니까요.”희유는 밀크티 빨대를 문 채 멍하니 고개를 들더니 어이없다는 표정이 얼굴에 그대로 드러났다.“왜 다들 저를 애로 봐요?”화영은 차분하고 맑은 눈빛으로 웃었다.“다들이라고요? 또 누가 있나요?”희유는 눈을 굴리며 말했다.“당연히 오빠죠.”그렇게 말한 뒤, 희유는 아무 캐릭터나 하나 골랐다.직원이 자리를 뜨자 화영은 바로 본론으로 들어갔다.“전에 말했던 그 친구랑 다시 잘된 거예요?”희유는 숨기지 않고 설명했다.“전에 제가 오해했던 거였어요.”“확실해요?”화영이 묻자 희유는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확실해요
더 보기

제4576화

화영은 난처한 듯 웃으며 커피를 따라 주었다.“일단 뭐 좀 먹어요. 천천히 이야기해요.”희유는 커피에 설탕을 잔뜩 넣고 천천히 젓고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저희 엄마가 화영 언니한테 부탁한 거죠?”어젯밤 말 속에서 허점이 드러났다는 걸 희유도 알고 있었다. 주강연은 그런 부분에 유난히 예민한 사람이었기에 분명 눈치챘을 거라고 생각했다.“작은어머니는 희유 씨를 걱정해서 그래요.”화영의 말에 희유는 미소를 거두지 않은 채 고개를 끄덕였다.“저도 알아요.”화영은 차분하고 온화한 태도로 웃으며 물었다.“희유 씨 남자친구를 한 번 만나 볼 수 있을까요?”희유는 바로 대답했다.“물론이에요. 근데 오늘은 집에 내려가서 시간을 보내야 해서요. 다른 날 제가 약속 잡을게요.”화영은 고개를 끄덕였다.“언제든 괜찮아요.”잠시 말을 멈춘 화영은 천천히 말을 이었다.“희유 씨가 그 사람을 많이 좋아하는 게 보여요. 우리 모두 희유 씨를 아직 아이처럼 대하지만, 나는 알거든요.”“희유 씨는 생각이 얕은 아이가 아니고, 오히려 자기 기준이 분명한 사람이에요. 그러니 이렇게 마음을 주는 데에는 분명 그만한 이유가 있을 거예요.”“우리는 그 사람의 직업 때문에 편견을 가질 생각도 없고, 희유 씨가 연애하는 것도 응원해요. 다만 아직 나이가 어리고 학교에 다니고 있기도 하잖아요.”“가까워질 때는 반드시 조심해야 해요. 스스로를 곤란한 상황에 몰아넣지 말고, 언제나 몸의 안전과 건강을 가장 먼저 생각해야 하니까요.”이미 두 사람 사이에 관계가 있다는 걸 짐작한 상황에서, 화영은 돌려 말하지 않았다.그저 담담하고 솔직하게 짚어줬다.화영의 태도는 담백했지만 희유는 얼굴이 붉어지더니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언니가 하시는 말이 무슨 말인지 다 아니까 걱정하지 마세요.”화영은 더 말하지 않고 학업 이야기로 화제를 돌렸다.해가 지기 전, 두 사람은 함께 집으로 돌아왔다.집에 들어가기 직전 희유가 갑자기 입을 열었다.“화영 언니, 제 남자친구 얘기는 당분
더 보기

제4577화

희유가 막 건물 출입구를 나서자, 아래에 차 한 대가 서 있는 게 보였다. 어둑한 빛 속에서 익숙한 실루엣이 차에서 내려 성큼성큼 자신을 향해 걸어왔다.희유의 입꼬리가 저절로 올라갔고 이윽고 남자를 향해 달려갔다.가까워지자 희유는 두 팔을 벌렸고, 명우는 익숙한 듯 단번에 여자를 들어 올렸다.이미 초봄이었지만 밤공기는 여전히 차가웠다. 희유는 명우의 어깨를 꼭 끌어안고 찬 숨을 한 번 내뱉으며, 웃음이 묻은 목소리로 말했다.“온다고 전화 왜 안 했어요?”“집에 있는 거 알아서 그냥 왔지.”명우는 희유를 내려놓으며 물었다.“저녁은 먹었어?”“아직이요.”희유가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바라보자 명우는 그 손을 잡았다.“그러면 먼저 밥 먹자.”희유는 차에 올라타며 뒤돌아 웃었다.“저 꼬막 비빔밥 먹고 싶어요. 근처에 맛있는 데 있어요.”“그래.”명우는 아무 말없이 희유가 말한 식당으로 차를 몰았다.자리를 잡고 앉자 명우가 물었다.“갑자기 왜 출발이 당겨진 거야?”“전시관을 앞당겨 개관할 수도 있대요. 담당교수님이 회의 때문에 먼저 가셔야 해서, 저희도 미리 가서 익혀 보라고 하셨어요.”밖에서 들어와 가게 안의 열기에 몸이 데워지자, 희유는 입술은 붉고 표정은 한층 더 또렷해졌다.“아마 거기서 보름 조금 넘게 있어야 할 것 같아요.”명우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몸 잘 챙겨.”잠시 떨어져 있어야 한다는 생각에 희유의 마음이 괜히 가라앉았다.“조금이라도 빨리 돌아오면 좋겠어요.”“담당교수님 말씀 잘 듣고, 자꾸 돌아올 생각만 하지 말아요.”명우는 낮게 웃으며 희유가 좋아하는 꼬막 비빔밥을 주문하고, 이어서 해물라면, 소고기 스튜 그리고 해물탕까지 차례로 주문했다.희유가 급히 말했다.“우리 둘뿐인데 너무 많은 거 아니에요?”“배불리 먹어야 밖에서 집 생각 안 나거든.”명우가 농담처럼 말하자 희유는 귀엽게 웃었다.“그래도 생각나요. 맛있는 거 먹을 때도 생각나고, 배고프면 더 생각나요.”명우가 희유를 바라보며 천천히
더 보기

제4578화

차에 올라탄 희유는 창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귓불은 여전히 붉었고, 심장 박동도 조금 가라앉지 않았다.그런데 곧, 명우가 차를 모는 방향이 분명 스펜빌리지라는 걸 알아차렸다.희유의 눈빛이 흔들렸고 머릿속이 빠르게 돌아갔다. ‘방금 내가 잘못 이해한 걸까? 그냥 나를 스펜빌리지로 데려다주고 쉬게 하려는 거였을까?’실망감이 밀려온 희유는 고개를 돌려 못마땅한 표정으로 남자를 바라봤다.명우는 희유를 한 번 보더니, 표정 하나 바꾸지 않고 물었다.“왜 그래?”“아무것도 아니에요.”희유는 시무룩한 얼굴로 등받이에 몸을 기댔다.이에 명우는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팔을 뻗어 희유의 손을 잡고 말했다.“먼저 짐 챙기러 가. 내일 내가 직접 공항까지 데려다줄 테니까. 안 그러면 아침에 못 일어날까 봐 걱정되거든.”그 말에 희유의 기분은 순식간에 바뀌었다. 얼굴이 환해졌고 말끝에도 숨길 수 없는 기쁨이 묻어났다.“그러면 진작 말하지 그랬어요.”명우는 희유를 놀리듯 바라봤다.“실망했어?”희유는 얼굴이 확 달아올랐고 부끄러움과 분함이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명우.”그때 마침 차가 멈췄다.곧 명우는 안전벨트를 풀고 몸을 기울여, 한 손으로 희유의 뒤통수를 감싸 쥐고 깊게 입을 맞췄다.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 주듯, 본인 역시 희유보다 더 참기 힘들다는 듯했다.희유는 순간 심장이 튀어나올 것 같았다. 며칠 만에 다시 느끼는 남자의 숨결에 몸의 힘이 풀려 버렸고 손끝까지 저릿해졌다.한참 후, 명우는 천천히 입술을 떼었다. 어두운 차 안에서 깊은 눈으로 희유를 바라보며 말했다.“먼저 올라가서 짐 챙겨.”희유는 얼굴이 붉게 달아올랐고 눈빛은 살짝 흐려진 채 낮게 대답했다.“네.”명우는 다시 몸을 숙여 그녀의 분홍빛 입술에 한 번 더 깊게 입을 맞춘 뒤 차에서 내렸다.희유는 자리에 앉은 채 입술을 다물고 크게 숨을 들이마시고는 문을 열고 차에서 내렸다.명우는 희유를 기다렸다가 손을 잡고 함께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희유가 고개를 돌려 말
더 보기

제4579화

우한은 소리를 듣고 고개를 돌렸다가 막 희유를 부르려던 순간, 표정이 갑자기 굳었다.강성으로 돌아온 뒤, 유변학을 본 건 이번이 두 번째였다. 지난번에는 뒷모습만 스쳤을 뿐이었는데, 이렇게 얼굴을 마주하자 이유 없이 긴장이 밀려왔다.희유가 웃으며 말했다.“우한아, 나 짐 가지러 왔어.”그러고는 우한에게 소개했다.“내 남자친구 명우야. 알지?”이어 명우에게도 말했다.“이쪽은 우한의 남자친구, 장준형이에요.”준형은 형식적인 미소를 지으며 명우에게 손을 내밀었다.“반가워요.”명우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장준형의 손을 잡았다.희유가 명우에게 일렀다.“나 캐리어만 가져올 테니까 잠깐만 기다려요. 금방 나와요.”말을 마친 뒤, 희유는 몸을 돌려 자기 방으로 향했다.우한은 명우를 향해 어색하게 웃어 보인 뒤, 곧장 희유를 따라갔다.방 안으로 들어가 문을 닫고 나서 우한이 물었다.“어디 가?”희유는 충전기 같은 소지품을 다시 정리하며,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저 사람 집에서 하루 자고 갈 거야. 내일 아침 비행기인데, 거기가 공항이 더 가깝거든.”우한이 코웃음을 쳤다.“정말 그 이유 때문이야?”희유는 일부러 태연한 얼굴로 당당한 어조로 말했다.“당연하지. 네 그 야한 상상으로 나랑 명우의 순수한 사랑을 더럽히지 마.”“순수는 무슨, 내가 순수하게 해 줄게.”우한이 화가 나 쿠션을 집어 던지자 희유는 깔깔 웃었다.거실에서는 소파에 앉아 있는 명우를 보며, 준형이 담배를 꺼내 내밀었다.“형님, 담배 한 대 하실래요?”명우는 담담한 기색으로 말했다.“안 피워요. 고마워요.”이에 준형은 담배를 거두며 아무렇지 않게 물었다.“형님은 무슨 일 하세요?”“보디가드요.”준형은 의외라는 듯 잠시 굳었다. 희유의 집안 배경도 알고 아직 대학원에 다니고 있다는 것도 아는데, 보디가드를 남자친구로 사귀고 있다니.준형의 눈빛에 은근한 경멸이 섞이면서 더 이상 말을 걸지 않고, 혼자 휴대폰을 들여다봤다.하지만 옆에 앉아 있는 남자의
더 보기

제4580화

차에 오른 뒤, 단지를 벗어나고 나서야 희유가 물었다.“아까 준형 씨가 뭔가 말하지 않았어요?”희유가 나올 때, 소파에 앉아 있던 두 사람은 말을 나누지 않았지만 분위기가 어딘가 미묘하게 이상해 보였다.명우는 앞을 보며 말했다.“별말 안 했어. 잠깐 얘기만 했어.”희유는 고개를 끄덕였고 더 묻지는 않고 웃으며 말했다.“우한이는 여전히 당신을 좀 무서워하는 것 같아요.”명우는 눈썹을 들어 올리며 담담하게 웃었다.“우한 씨는 운이 좋네. 당신 같은 친구가 있어서 잘 보호받고 있으니까.”희유는 웃으며 말했다.“친구는 원래 서로 지켜 주는 거잖아요.”그런 환경에서는 같은 나라 사람을 만나도 서로 도와야 하는데, 하물며 둘은 친한 친구였다.명우는 희유를 돌아보며 눈가에 따뜻한 기운이 스쳤다. 그러고는 손을 들어 희유의 머리를 한 번 쓰다듬자 희유는 얌전히 그 손길을 받아들이며 물었다.“그 뒤에 한이성은 다시 만났어요?”그 질문에 명우가 답했다.“건물이 폭파된 뒤에 그 사람도 빠져나왔어. 이후에 본국으로 송환됐고.”희유는 마음이 조금 놓였다.“그러면 다행이네요.”이성은 나쁜 사람이 아니었고 그곳에서 일하게 된 것도 속아서였다. 그랬기에 희유는 이성이 무사히 돌아가길 바랐다.명우의 집에 도착해 문을 열자마자, 남자는 희유를 안아 올렸다. 그렇게 두 사람은 서로를 끌어안은 채 입맞춤을 나누며 침실 쪽으로 향했다.명우의 숨결은 거칠었고, 희유는 숨이 가빠질 만큼 끌려갔다.침실에 들어서자 명우는 희유를 침대에 눕히고 외투를 벗은 뒤 다시 몸을 숙였다....동이 트기 직전, 희유는 잠에서 깼다. 잠을 잔 시간이 길지 않아 온몸이 여전히 무겁고 나른했다.희유는 명우의 어깨에 기대어 품에 안기자 단단한 팔과 넓은 가슴, 숨결마다 명우가 잘 느껴졌다.이에 희유는 깊게 숨을 들이쉬며 더 바짝 파고들었다.명우는 허리를 감싸고 있던 팔에 힘을 주며, 희유의 정수리에 입을 맞추고는 낮게 말했다.“왜 이렇게 일찍 깼어?”희유가 고개를 들
더 보기
이전
1
...
456457458459460
...
462
앱에서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세요.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