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은 기억 안 나요. 누구도 이름을 부르는 걸 들어본 적이 없거든요. 다들 그냥 코드네임으로 불렀어요. ‘공은호’라고요. 그 양반이 저한테 문자로 지금 여기 있다고 했어요. 이쪽으로 오라고요.”여자의 말을 들은 집사는 그제야 한숨을 내쉬며 자신이 걱정했던 건 아니구나 싶었다. 공은호가 누군지는 몰라도, 적어도 성문철을 찾으러 온 건 아니라는 사실 하나만은 확실했기 때문이다.“우리 집에는 공은호 씨라는 분은 안 계시는데요. 혹시 장소를 잘못 알고 오신 건 아니에요? 여기는 성씨 가문 저택이에요.”“맞아요. 여기 맞아요. 그 사람이 보낸 위치도 이곳이었고 성씨 가문이라고 분명히 말했어요.”여자는 그렇게 말하며 손가방에서 휴대폰을 꺼냈고 메시지를 열어 공은호가 보낸 위치를 보여주며 덧붙였다.“보세요, 여기. 위치도 정확히 여기예요.”집사는 화면을 들여다보며 고개를 끄덕였다고 그러다 문득 아침에 온 손님들이 떠올랐다.‘혹시 그중 한 명?’“혹시 오늘 아침에 오신 분 중에 공은호 씨가 계신가요? 연세 지긋하신 어르신들 몇 분이 함께 오셨는데요.”“맞아요, 맞아요! 그분들 말도 없이 그냥 훌쩍 사라져 버렸거든요. 우리가 얼마나 찾았는지 아세요?”여자는 투덜거리며 대답했고 그제야 집사는 얼른 문을 열며 말했다.“아, 그러셨군요. 그분들 아침부터 이곳에 와 계셨어요. 일찍부터 오셔서 좀 쉬고 계셨어요. 공은호 씨를 찾으신다고 미리 말씀해 주셨으면 될걸, 저는 또...”여자의 말에 잠시 멍해졌던 집사는 피식 웃으며 덧붙였다.“아까 말씀하신 양반이라는 표현 때문에요, 혹시 회장님의 숨겨둔 딸이나... 뭐 그런 건가 싶어서요.”여자는 어이없다는 듯 고개를 젖혔다.“세상에, 혹시 저를 회장님의 사생아나 바깥에 숨겨둔 애인으로 보신 거예요? 어쩐지 아까부터 저를 보는 눈빛이 날카롭다 했어요.”그 말에 집사는 민망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그게... 갑자기 나타나셔서 집사람을 찾는다고 하시니까요. 여기서 그런 식으로 불릴 분은 저희 회장님밖에 없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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