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명과 하예진은 먼저 혼인신고를 하고 결혼식은 조금 뒤로 미룰 계획이었다. 노동명이 정상적으로 걸을 수 있게 되면 그때 결혼식을 아름답게 올리기로 했다.“그럼, 주말에 봐.”“네, 주말에 봐요.”노동명은 아쉬운 목소리로 덧붙였다.“일하러 가. 나도 할 일이 있으니 시간을 너무 뺏지 않을게. 대신 몸 잘 챙기고. 건강이 제일이잖아. 돈은 다 못 버는 법이지. 회사가 안정해지는 것도 하루아침에 되는 게 아니니까 천천히 해.”노동명은 하예진이 지나치게 조바심을 낼까 봐 걱정했다.하예진이 고개를 끄덕였다.“알아요. 건강도 잘 챙기고 그럴게요. 그럼 저녁에 시간 되면 또 연락해요.”통화를 끝낸 후에도 노동명은 휴대폰을 내려놓지 못하고 하예진과 곧 부부가 된다는 생각에 혼자 흐뭇하게 웃고 있었다.‘강성에 살 집은 큰 거로 사둬야겠어. 편하게 살 수 있게.'하예진이 이씨 가문을 물려받아 이씨 가문의 저택에 들어간다고 해도 가끔은 두 사람만의 아늑한 공간에서 조용히 지내고 싶었다.그런데 문득 한 가지 생각이 떠올랐다. 하예진이 이씨 가주의 자리에 오르면 사실상 노동명이 데릴사위가 되는 셈이다.하지만 상관없었다.노동명은 이미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었고 그의 부모님께는 설득하면 될 일이다. 형제가 넷이나 되니 그가 데릴사위로 장가를 간다고 해도 부모님 곁에는 아직도 세 형이 남아있었다.게다가 데릴사위라 해서 부모님과의 인연이 끊어지는 것도, 팔려가는 것도 아니다. 여자가 시집가도 처가집에 효도할 수 있듯이 말이다.데릴사위란 사실 며느리로 되는 여자들과 처지가 바뀌었을 뿐이다.“무슨 생각에 그렇게 즐거워?”노동명의 큰형 노동혁이 물었다.노동명이 고개를 들자 큰형이 서 있는 모습이 보였다.“형, 언제 왔어?”“중요한 손님을 공항에 바래다주고 오는 길이라 네 회사 앞을 지나다 들렸지.”“중요한 손님이라고?”노동혁은 노씨 가문의 사업을 물려받은 사람이라 그가 직접 모실 정도면 분명 귀빈이었을 것이다.“응.”노동혁은 편하게 사무실 소파에 앉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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