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자는 많아질수록 값어치가 떨어진다.“아니야. 할머니를 그렇게 수다쟁이로 생각하지 마.”여운초는 남편에게 말하면서 전씨 할머니를 보고 웃었다.전씨 할머니는 일부러 큰 소리로 말했다.“운초야, 할머니가 말해주마. 이진은 어릴 적에 침대에 오줌을 자주 쌌단다. 다섯 살, 여섯 살이 되어서도 가끔 그런 일이 있었지. 꿈속에서 화장실을 찾아다니다가 겨우 찾아 급히 싸버렸었지! 호호호!”“할머니!”전이진은 전화 건너편에서 허둥대며 소리쳤다.“할머니, 그때... 그때는 저도 아이였단 말이에요!”전이진은 또 변명했다.하긴, 그는 형제 중에서 가장 많이 침대에 소변을 본 사람이었다.다른 형제들은 보통 걸을 수 있고 말을 할 수 있게 되면 더 이상 침대에 지도를 그리지 않았고 잠자기 전에 화장실을 가면 아침까지 잘 자곤 했다.전이진은 그와 달리 잠들기 전에 물을 마시고는 화장실에 가지 않아 자주 한밤중에 침대에 소변을 보았다.하지만 다섯 살, 여섯 살도 어린아이 아닌가! 열다섯, 열여섯 살이 되어서 그런 것도 아니고.여운초는 이미 웃고 있었다.전씨 할머니는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할머니는 사실만 말했단다. 너도 기억나지? 호호!”전씨 할머니는 말을 마치며 웃음을 터뜨렸다.전이진은 휴대폰 사이로 순간 이동하여 할머니의 입을 막고 싶은 심정이었다.장난꾸러기 할머니!“네가 자꾸 나를 의심하는데 내가 너의 망신살을 좀 안 까발리면 너의 의심에 미안하잖아.”전이진이 급히 사과했다.“할머니, 제가 잘못했어요. 이제 안 그럴 테니 제발 제 체면 좀 남겨주세요.”전씨 할머니는 폭소하고 말았다.“너 어릴 적 흑역사는 이게 다야. 난 이것밖에 생각이 안 나. 다른 건 할머니도 아직 생각이 안 나는구나. 나에게는 손자가 너 하나만 아니란다. 손자가 너무 많아서 어릴 적 흑역사를 잘 기억하지 못해. 하지만 네가 더 물어보면 내가 더 많이 기억해낼지도 모르겠다.”“알겠어요. 물어보지 않을게요. 물어보지 않을게요. 할머니는 형님이나 동생들의 흑역사를 많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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