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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91화

이렇게 모여 춤을 추는 사람들은 모두 노동자들의 가족들이었다. 그들은 각자 자신의 가족을 이해해 주었고 또 모두 리조트 아래에 살고 있어 이웃이자 동료 사이였다. 평소 자주 마주치는 사이기 때문에 너무 떠든다고 싸울 필요가 없었다.전창빈은 웃으며 말했다.“분위기도 좋고 시간 보내기도 좋네요.”할머니가 늘 가만히 있지 못하는 장난꾸러기 어른이라는 것을 그는 알고 있었다.전에는 할머니가 그들의 혼사로 바쁘게 지내셨는데 지금은 전창빈도 따라가야 할 목표가 생겼다.일곱 번째 동생 전유하와 여덟 번째 동생 전유림은 비록 성인은 되었지만 아직 젊고 사회에 나온 지 겨우 2년밖에 안 되었기에 전씨 할머니는 그들의 결혼 문제를 서두르지 않으셨다.아홉 번째 동생 전지율은 더 말할 필요도 없이 아직도 힘든 수능을 위해 공부하고 있었다.할 일이 없고 또 해가 가까워지니 전씨 할머니는 함부로 돌아다니지도 못해 늙은 자매들과 함께 수다를 떨고 집안 이야기를 하거나 지금처럼 같이 모여 춤을 추곤 했다.“그럼. 네 조카가 아직 태어나기 전에 내가 먼저 즐겁게 놀아야지. 아기가 태어나면 아기를 봐야 해서 즐겁게 놀 시간이 없거든.”전창빈은 어이없어 웃으며 말했다.“할머니가 아기를 봐주실 것처럼 말씀하시네요. 집에 사람이 그렇게 많은데 아이 봐줄 사람은 얼마든지 있을 거예요. 할머니는 그냥 구경만 하셔도 돼요. 할머니는 이제 우리 큰형수님 뱃속의 아기가 손녀라고 말하지 않으시네요?”할머니는 웃으며 말을 이었다.“할머니가 손녀라고 해봤자야. 우빈도 자기 이모 뱃속에 있는 건 여동생이 아니라 남동생이라고 하더구나. 우리 가문은 말이야. 남자들만 북적이는 곳이야. 나는 딸도 없고 손녀도 바라지 못했어. 이제 증손자 대에 가서 나오길 바라야지. 너에게 좋은 소식은 있어? 설날에 못 돌아오지? 며칠 지나지 않아서 설날인데. 네가 설날에 안 돌아오면 할머니가 네 부모님과 함께 너한테 찾아갈까? 겸사겸사 미래의 사돈에게도 인사할 겸.”전씨 할머니는 일부러 이렇게 말하셨다.전창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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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92화

전씨 할머니는 자신과 남편이 키워낸 손자들에게 큰 자부심을 가지고 계셨다.그녀의 손자들은 결코 속이 좁은 사람들이 아니었다.그들 형제는 모두 마음이 넓고 포부가 크며 아량이 넓고 너그러운 사람들이다.마음이 넓으면 복도 따라오고 도량이 크면 인생이 밝아지는 법이다.그러니 전씨 할머니의 손자들은 모두 복 많은 사람이다.“오후에 과자를 만들어 선우민아 씨에게 갖다주는데 할머니의 얘기가 나왔어요. 그래서 문득 할머니가 생각났답니다.”전씨 할머니는 행복한 웃음 지으며 말했다.“그랬구나. 그런데 왜 지금에서야 할머니에게 전화하는 거야? 할머니 생각나면 바로 전화해야지. 어쩐지 오후에 자꾸 재채기가 나더라. 난 감기인가 싶어 생강차라도 마셔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우리 창빈이가 할머니를 생각했구나.”할머니 말투에 익숙한 전창빈은 계속해서 말을 이어갔다.“그러고 나서 두 처남을 데리고 쇼핑하러 갔는데 너무 잘 돌아다녀서 애들은 하나도 안 힘들어하는데 저만 완전히 지쳤어요. 물건도 많이 사서 크고 작은 가방들을 전부 제가 들고 두 아이도 데리고 길 걸으니까 사람들이 다 쳐다보더라고요. 다들 저를 젊은 아빠인 줄 알았나 봐요.”전씨 할머니가 흐뭇하게 웃었다.“나도 젊은 증조할머니가 되어서 길 걸을 때 사람들이 날 쳐다보게 해주렴. 아이들을 잘 돌보는 건 너의 점수를 올리는 일이야. 민아 씨에게 잘 보이려면 민아 씨만 널 좋아해서는 안 되는 거야. 선우씨 가족과 친구들까지 네가 훌륭하고 민아 씨와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게 해야 해.”“저는 저희가 정말 잘 어울린다고 생각해요.”전창빈은 뻔뻔하게 자랑했다.손자의 자신감과 자부심에 전씨 할머니는 매우 익숙한 모양이다.그녀의 손자 중에 자신 없고 소심한 아이가 어디 있겠는가.아직 어린 막내 전지율조차도 그런 특성이 있었다.아마 할머니를 닮은 것일지도 모른다.전씨 할머니도 매우 당당하고 자부심이 강한 분이시다.할머니가 이토록 훌륭하시니 손자들도 그렇게 자란 것이다.어쨌든 전씨 할머니는 아홉 손자가 모두 대견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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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93화

“아니, 그건 아니고. 너희가 빨리 딸을 낳아서 할머니가 정말 그런 사람인지 아닌지 증명해 보렴.”전창빈은 아직 선우민아의 손도 제대로 잡아보지 못했기에 딸을 낳는 일은 아직도 머나먼 미래의 이야기였다.선우민아는 아직 자신이 그의 목표라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다.“제 위에 있는 다섯 형님에게 증손녀를 낳으라고 재촉하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저는 미래 아내의 마음도 못 얻었는데 딸을 낳는 일은 너무 먼 이야기예요.”“나에게 증손녀도 안겨주지 않으면서 내가 너를 그리워해주기를 바라는 거냐? 너 그동안 얼굴도 두꺼워졌구나. 그만해. 이만 전화 끊을게, 너 때문에 속상해지고 싶지 않아. 우리 가문이 왜 전부 아들 손자만 있는지... 어휴!”전씨 할머니는 투덜대며 전창빈에게 말할 기회도 주지 않고 전화를 끊어버렸다.전창빈은 웃음을 터뜨렸다.할머니께서는 전창빈이 비교적 순조롭게 지내고 있다는 것을 아시기 때문에 그를 너무 염려하거나 걱정하지 않으시는 것이다.생각해 보면 전창빈은 아직 나이가 많은 편도 아니었다. 새해가 되면 스물일곱이 되는데 서른이 넘어서 결혼한 큰형에 비하면 그는 아직 젊은 편이다.게다가 네 번째 형 전이혁과 다섯 번째 형 전우도 아직 장가를 못 갔는데 여섯째인 그가 뭘 그리 서둘러야 하는가.그리고 전씨 할머니께서도 전창빈에게 목표가 생기면 바로 행동하라고 재촉하신 건 아니었다. 다만 선우민아의 입맛이 매우 까다롭고 음식에 대한 요구가 매우 높다는 말을 듣고는 그것도 도전이라고 생각하여 서둘러 원림성 A시로 달려가 미래의 아내 선우민아의 전속 요리사로 된 것이다.“전화 안 하면 불효자라고 하시고 전화하면 나만 탓하셔...”전창빈이 혼잣말로 중얼거렸다.물론 할머니께 따질 생각은 없었다.그것이 바로 그들 손주와 할머니가 지내는 방식이었다.전창빈은 다시 전태윤에게 전화를 걸었다. 전태윤이 전화를 받자 그는 걱정스럽게 물었다.“형, 집으로 돌아갔어?”그는 강성 이씨 가문의 최후 결말을 이미 알고 있었다.전창빈은 전태윤이 집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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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94화

우빈이가 대답했다.“정말 재미있었어요. 그런데 삼촌은 왜 그렇게 먼 곳에서 일하세요? 삼촌 회사 사장님은 왜 쉬게 안 해주시는 거예요? 설날에는 다들 쉬는데... 우리 엄마도 돌아오시는데.”우빈이 생각에는 하예진이 세상에서 가장 바쁜 사람인데도 휴가를 받아 집으로 돌아왔기에 다른 사람들도 설날에 당연히 쉴 거로 생각했다.그런데 생각지도 못하게 휴가를 못 받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난 신부를 들일 돈을 벌려고 먼 곳에 와서 일하는 거야. 사장님이 주는 월급이 높고 휴일에 일하면 세 배를 더 주시거든. 삼촌은 그 돈을 놓칠 수 없어서 휴가도 안 쓰는 거야.”“네...”우빈이는 중얼거리며 어렴풋이 이해하는 듯했다.“삼촌은 이모부랑 이야기하세요. 이모가 이제 자러 가야 한다고 하세요. 삼촌도 편히 주무세요.”우빈은 전창빈에게 자러 간다고 인사하고는 하예정에게 끌려 갔다.그제야 전창빈은 전태윤과 마음껏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게 되었다.한 30분쯤 더 이야기를 나누던 중 전창빈은 문 두드리는 소리를 들었다.통화하면서 문을 열어 보니 선우씨 가문의 집사 강진이 서 있었다.“아가씨께서 돌아오셨습니다. 지금 본채의 거실로 오라고 하십니다.”“네, 바로 갈게요. 제가 곧 갈 거라고 전해 주실래요?”전창빈은 부드럽게 대답했다.강진이 말을 이었다.“마침 물건 가지러 올라가는 길이라 직접 알려주러 왔어요. 얼른 가보세요. 큰아가씨를 너무 오래 기다리게 하지 마시고.”“네.”전창빈은 통화 중이던 전태윤에게 말을 건넸다.“형, 민아 씨가 날 찾아. 먼저 갈게. 다음에 시간 되면 다시 전화하자. 부모님 잘 달래 드리고. 내년 설에는 꼭 돌아갈게.”그리고 전화를 끊었다.전창빈은 급히 본채 거실로 향했다.선우민아는 오늘 밤 모임에 참석해야 한다고 했다.예전의 습관대로라면 보통 한밤중에나 돌아왔을 텐데 오늘은 좀 일찍 들어왔다.아직 열 시도 채 되지 않았다.선우씨 가문의 저택 안에는 곳곳에 불이 켜져 있었고 하인들은 열 시면 퇴근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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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95화

“감사합니다. 저는 서 있을게요.”전창빈이 주눅 들어서라서가 아니라 지금 자신의 위치를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선우민아가 아직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이상, 선우씨 가문에서 그의 신분이 바뀌기 전까지는 그녀의 앞에서 신중하게 행동하고 싶었고 자신의 이미지를 망치고 싶지 않았다.“앉아요. 그렇게 꼿꼿이 서 있으면 창빈 씨랑 이야기할 때마다 머리를 들어야 해서 목이 아파요.”그녀가 그렇게 말하자 전창빈은 즉시 자리를 찾아 똑바로 앉았다.선우민아가 그를 잠깐 바라보며 피식 웃었다.“자세가 군인 같네요.”어린 초등학생처럼 선생님께 혼나지 않으려고 똑바로 앉아 있는 모습이기도 했다.전창빈은 대꾸하지 않았다.“애들이 저한테 사준 옷이랑 선물들은 전부 마음에 들어요. 창빈 씨가 오후 내내 두 아이를 데리고 쇼핑하느라 꽤 힘들었겠어요. 얼마나 썼는지 알려주시면 제가 갚아드릴게요.”전창빈이 말했다.“민기 도련님이랑 민수 도련님은 쇼핑을 정말 잘하더라고요. 도련님들이 힘들었는지는 몰라도 사실 저는 너무 힘들었어요. 그래도 도련님들을 데리고 쇼핑하는 것이 좋았어요. 도련님들이 행복해하면 저도 행복하니까요. 예전에는 저도 쇼핑을 별로 안 했거든요.”필요한 물건이 있으면 집사에게 말하면 알아서 준비해 주었고 다른 사람에게 줄 선물을 준비할 때만 직접 고를 뿐이었다.쇼핑은 그의 엄마나 숙모들이나 좋아하는 일이었지 어른이 된 후로 전창빈은 그의 엄마가 불러도 함께 쇼핑하는 것을 극히 꺼렸다.“평소에 하루 종일 요리만 하고 계셨겠죠.”전창빈이 웃었다.정말 그랬다.“어디에 맛있는 집이 있다는 소문을 듣거나 어떤 레스토랑의 특별 메뉴가 유명하다고 하면 꼭 찾아가서 먹어보곤 했죠. 그런데 대부분 제가 만든 것보다 못하더라고요.”선우민아가 웃으며 말했다.“타고난 요리사군요. 찬빈 씨 나이에 이렇게 실력이 뛰어난 건 정말 드문 일이에요. 적어도 지금까지는. 창빈 씨가 만든 음식이 질리지 않으니까요.”전창빈이 부드럽게 말했다.“저는 큰아가씨의 평생 요리사가 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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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96화

선우민수가 선우민아와 선우정아에게 사준 옷들도 사이즈가 틀리지 않을 것이다.기타 선우씨 가문의 따님들을 자주 만나지 못했던 전창빈이었기에 그녀들의 옷 사이즈를 알 턱이 없었다. 결국 두 아이가 알아서 사게 했다.그리고 그녀들이 선우민기 형제가 선물한 옷을 받고 맞지 않는다면 다시 가게에 가서 교환할 수 있도록 처리했다.“민기 도련님은 매우 똑똑하고 기억력도 좋아요.”선우민아가 말을 이었다.“똑똑한 녀석이죠. 하지만 너무 놀기 좋아해요.”그녀는 잠시 멈칫하다가 다시 말했다.“이제 일곱 살밖에 안 됐는데 이 나이의 아이들은 모두 놀기를 좋아하나 봐요.”“놀음에 탐하는 것은 아이들의 천성이에요. 도련님은 아직 어리니까 너무 많은 짐을 질 필요가 없어요. 놀 때는 마음껏 놀게 하고 학교에 다닐 때는 열심히 하게 하면 돼요. 그리고 학업이 도련님의 어린 시절을 모두 차지하게 해서도 안 돼요. 어린 시절에는 어린 시절의 즐거움이 있어야 하거든요.”선우민아가 고개를 끄덕였다.그녀도 동생을 가르칠 때 이런 식이었다.놀 때는 마음껏 신나게 놀게 하고 공부할 때는 열심히 학업에 임하게 했다.“지금 조금 드시고 밖에 나가서 산책도 좀 하시면서 소화한 다음에 방에 들어가 쉬는 건 어때요?”전창빈이 그녀를 걱정하며 물었다.선우민아는 연회에서 요리를 잘 먹지 않았다.술도 적게 마셨고 심지어 안 마실 때도 있었다.그녀가 말할 때 전창빈은 술 냄새도 맡지 못했다.오늘은 술을 마시지 않은 듯했다.선우민아는 경계심이 매우 강한 여자였다. 그녀는 젊고 예쁘고 또 한 가문의 리더로서 그녀를 노리고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 모른다.연회에서 조금만 방심하면 쉽게 사람들의 계략에 빠질 수 있기에 그녀는 자신에게 그런 뜻밖의 일이 일어나게 하지 않았다.오직 연회의 요리들을 먹지 않고 술을 마시지 않는 것뿐이었다.선우민아의 지위와 신분으로 그녀가 술을 마시고 싶지 않아도 그녀에게 강제로 술을 마시게 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A시의 모든 사람이 그녀가 입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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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97화

선우민아가 웃으며 말을 이었다.“엄마, 원하시면 제가 쥬얼리 한 세트 드릴게요. 민기가 저에게 사준 선물들은 모두 금이라 비싸지 않아요. 한 세트에 수백만 원밖에 안 되는데 엄마 쥬얼리에 비할 바가 못 돼요.”한경주의 보석은 적어도 수억 원, 심지어 수백억 원의 가치가 있다.한경주는 딸의 손에서 빨간 케이스를 받아 열어보았다.“민기는 아마 반짝이는 게 예쁘다고 생각해서 이런 걸 골랐을 거야. 아직 어려서 잘 모르는 거지.”“저는 민기가 준 선물들이 괜찮다고 생각해요.”선우민아는 오히려 아주 좋아했다.“민기가 너에게 준 것은 민기의 마음이니 난 질투하지 않을게. 너희 남매의 사이가 좋은 거야말로 엄마에게 주는 최고의 선물이야.”한경주가 그렇게 말한 것은 질투 나서가 아니었다.자식들이 사이가 좋게 지내면 어머니로서 더할 나위 없이 기뻐하는 마음이었다.“민기가 그러는데 애들이 물건을 사는 데 쓴 돈이 전부 창빈 씨 돈이라면서? 창빈 씨에게 돈을 갚으라고 나에게 말하더라고.”선우민아가 말을 건넸다.“제가 내일 집사님께 보내주라고 부탁할게요.”“애들이 오후 내내 창빈 씨 월급 몇 달 치를 썼더구나. 창빈 씨도 이번에 처음으로 월급을 받은 것 같던데.”한경주는 선우민기가 전창빈 씨의 돈을 다 써버릴까 봐 걱정했다.선우민아가 말을 이었다.“엄마, 창빈 씨는 우리 집에 요리사로 온 목적은 자신의 요리 실력을 더 발전시키기 위한 것이에요. 명예나 이익 때문이 아니에요. 돈이 부족한 사람은 아닐 거예요. 관성에 호텔과 레스토랑, 그리고 회사까지 가지고 있어요.”한경주는 선우민아가 전창빈을 조사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선우씨 가문 직원들의 직책이 무엇이든 채용하기 전에 선우민아는 반드시 사람을 시켜 조사하도록 했다. 그들이 흠이 없고 인품이 좋으며 성실하고 충직한지 확인하기 위함이었다.교활하거나, 손이 깨끗하지 않거나, 게으르거나, 말수가 많아서 험담이나 뒷담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선우씨 가문에서는 요구하지 않았다.“전창빈 씨는 참 좋은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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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98화

한경주는 선우민아가 음식에 대해 지나치게 까다로운 것을 떠올리더니 머리가 지끈거렸다.앞으로 선우씨 가문에 요리사로 지원할 사람이 없을 때, 딸이 전창빈의 요리에 질릴 때 어떻게 해야 할지 걱정되었다.선우민아는 잠시 침묵하다가 대답했다.“미래 일을 지금 생각할 필요 없어요. 현재로서는 전창빈 씨에게 아직 만족하고 그분의 요리에 아직 질리지도 않았어요.”“창빈 씨가 온 지 얼마나 됐다고... 한 달밖에 안 됐잖아. 시간이 더 지나면 아마 질리게 될걸. 민아야, 창빈과 계약을 몇 년 더 연장하는 건 어때?”선우민아는 잠시 생각하다가 말을 이었다.“엄마, 창빈 씨도 야망이 있고 능력 있는 사람이에요. 우리 집의 작은 주방에 계속 묶여 있어서는 안 되는 사람이에요. 더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요리를 맛보길 원하거든요. 우리 가문에서 1년을 버틸 수만 있어도 다행이에요. 계약을 더 연장할 필요는 없어요. 창빈 씨가 1년을 일했는데도 제가 교체할 생각이 없다면 그때 재계약을 고려할 거예요. 그리고 창빈 씨의 의견도 존중해야 하잖아요. 우리 가문을 떠나 자신만의 사업에 몰두하고 싶어 한다면 억지로 붙잡지 않을 거예요.”기껏해야 요리사를 다시 청하면 될 일이다.전국 10억 이상의 인구 중 요리를 배운 사람은 수도 없이 많다. 그녀는 지원자가 없을 거라고 믿지 않았다.그녀가 주는 급여는 매우 높고 거주 환경도 좋으며 먹는 것도 괜찮고 심지어 차량도 제공된다. 이런 좋은 조건은 매우 매력적이다.물론 전창빈이 계약 연장에 동의한다면 더 좋을 것이다.하지만 지금 이 모든 것을 생각하기에는 너무 일렀다.전창빈이 1년을 채울 수 있을지도 아직 미지수였다.어쩌면 두 달 뒤에 선우민아가 그의 요리에 질려 그를 교체할지도 모른다.한경주는 잠시 망설였다.“엄마, 제가 먼저 물건들을 먼저 방에 가져다 놓을게요. 창빈 씨가 야식을 거의 다 만들었을 거예요. 저도 좀 먹고 정원에서 산책할 거예요. 그러면 수면에도 영향 없을 거예요.”너무 많이 먹으면 잠들기 어려워진다.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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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99화

전창빈은 선우민아가 다 먹을 때까지 기다렸다가 그릇을 치우고 나서야 숙소로 돌아갔다.강진도 이미 퇴근한 후였다.만약 주인집에서 더 필요한 일이 있다면 내선 전화를 걸면 되었고 그러면 초과 근무로 여겨지게 된다. 초과 근무 수당도 당연히 지급되고 있었다.선우민아는 잠시 앉아 있다가 본채를 나와 정원에서 산책했다.자기 집임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꽤 오랜 시간 동안 이렇게 한가롭게 걸어 보지 못했다.너무 바빴다. 주말에도 그녀는 종종 밤늦게까지 일을 처리해야 했다.한경주는 늘 잔소리가 심했다. 주말에도 쉬지 못하는데 업무는 집으로 가져오지 말라고 말이다.책임감, 그 무게가 너무 무거웠다. 그리고 처리해야 할 업무가 너무 많았다.아주 급한 서류는 어쩔 수 없이 집으로 가져와 처리하기도 했다.하지만 선우민아는 바쁜 것에 익숙해져서 가끔 주말에 별일이 없을 때면 오히려 어색하고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 멍해질 때도 있었다.그럴 때면 차라리 바쁘고 충실한 나날들이 더 좋다고 여겨지기도 했다.한경주는 그녀에게 남자 친구를 사귀어 보라고 잔소리하면서 할 일 없을 때 데이트하면 인생이 즐거워질 거라고 했다.하지만 그녀는 자신의 인생에 관한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묵묵히 듣기만 했다.자신에게 다가오는 남자들을 선우민아는 쉽게 믿을 수 없었다.그들은 모두 각자 다른 목적을 가지고 다가온다.익숙한 남자들은 더더욱 고려 대상이 아니었다. 너무 잘 알기에, 그들의 받아들일 수 없는 단점들을 이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선우민아는 결국 순리대로 흘러가게 내버려두기로 했다.하늘이 그녀가 혼자이기를 원치 않는다면 언젠가는 그녀에게 맞는 사람을 보내줄 것이라고 믿었다.날씨가 쌀쌀해지자 선우민아는 십 분 정도 산책을 하고는 방으로 돌아왔다.바람을 너무 많이 쐬면 정신이 말끔해져서 또다시 밤늦게까지 일하게 될까 봐 염려되었다.전태윤은 A시로 돌아와 하예정과 이틀간 시간을 보낸 후 그녀와 우빈을 데리고 관성으로 돌아갔다.예진 리조트를 떠나기 전, 우빈과 용정은 서로 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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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00화

‘나를 너무 어리다고 무시하는 거 아니야?’우빈은 생각했다. 지금보다 밥을 더 많이 먹고 빨리 자라서 어른이 되어야만 비로소 전태윤의 말을 이해할 수 있겠다고.“이모부, 비행기 타고 오지 않았어요?”우빈이 물었다.전태윤은 이 꼬마를 차에 태우고 하예정을 부드럽게 부축해 차에 태웠다.하예정이 웃으며 말했다.“비행기가 마음대로 다닐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냐? 항로 신청도 해야 하거든.”하예정과 우빈이만 데려가는 일이라 급하지 않았기에 개인 비행기를 탈 필요는 없었다.“그럼 차 타고 돌아가는 거예요?”“너희 준성 아저씨께서 차를 준비해 주셔서 우리를 공항까지 데려다 주거든. 비행기를 타면 더 빨라. 한 시간 남짓이면 도착할 거야.”하예정은 배가 많이 불러서 5, 6시간 동안 차를 타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었기에 전태윤은 비행기로 이동하기로 했다.예진 리조트에서 공항까지는 한 시간도 채 걸리지 않아 훨씬 빨랐다.우빈은 신나서 말했다.“너무 좋아요! 저는 비행기 타는 거 좋아해요. 이모, 저도 크면 비행기를 몰 수 있나요?”“물론이지. 파일럿이 되고 싶어?”우빈은 사실 아직 잘 몰랐다. 다만 비행기를 타고 하늘을 날아다니는 것이 재미있을 것 같았다.그는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전태윤은 꼬마를 들어 자기 다리 위에 앉혀 하예정과 가까이 있게 했다.“먼저 공부를 잘해야 나중에 파일럿이 될 기회가 생겨.”우빈이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저 열심히 공부하고 있어요. 모 아줌마네 집에 있을 때도 용정이랑 같이 약재 책도 많이 베껴 썼어요. 이모부, 용정이가 저보다 훨씬 힘들어요.”우빈은 갑자기 깊은 감회를 느낀 듯 말을 이었다.“용정이가 많이 노력하면 그만큼 많은 보상을 받을 거야.”우빈은 반만 이해한 듯했다.공항으로 가는 내내 우빈은 끊임없이 재잘거렸다.그리고 비행기에 타자마자 꿈나라로 빨려 들어가 금세 잠이 들었다.전태윤이 그를 안았다.“여보, 피곤하면 좀 쉬어.”하예정이 대답했다.“저는 괜찮아요. 우빈이 오늘 너무 일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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