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미는 빨간 모피 케이프를 어깨에 둘러쓴 채 저택 대문 앞에 서 있었다.그녀 곁에는 검은색 양복을 입은 방윤림이 묵묵히 서 있었다.잠시 후, 몇 대의 차가 천천히 들어오더니 별장 문 앞에 멈춰 섰다.맨 앞에 선 경호차의 문이 열리자 경호원들이 일제히 내렸다.곧 두 번째 차 문이 열리고 하예진이 모습을 드러냈다.“예진 씨, 오셨어요.”이윤미가 부드럽게 미소 지으며 앞으로 걸어 나갔다.하예진 역시 얼굴에 부드러운 미소를 띠며 다가왔다.두 사람은 서로 마주 섰다.하예진은 이윤미를 머리부터 발끝까지 살피더니 감탄을 감추지 못했다.“윤미 씨, 오늘 정말 아름다우시네요. 이렇게 빨간 옷이 흰 눈 속에서 어쩜 그렇게 잘 어울릴 수가 있죠? 마치 풍경이 윤미 씨를 위해 만들어진 것 같아요.”이윤미가 웃으며 반문했다.“제가 평소에는 안 예뻤다는 뜻인가요?”“아니요, 평소에도 예쁘지만 오늘은 특히 눈이 부셔요. 방 비서님, 오늘의 윤미 씨는 정말 환상적이지 않아요? 이렇게까지 예쁜데 정신이 멀쩡하신 게 신기하네요.”그녀의 말에는 장난스러움이 묻어났다.방윤림은 이윤미를 바라보며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제 눈에는 언제나 윤미 씨가 가장 아름답습니다.”방윤림에게는 그녀가 어떤 옷을 입든, 어떤 표정을 짓든 늘 아름다운 여신으로 보였다.그녀가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이미 눈부셨다.이윤미는 하예진을 흘겨보며 웃었다.“예진 씨, 너무 하신 거 아니에요? 그래도 제가 예진 씨 어른뻘 되는데. 이렇게 대놓고 놀리면 곤란하죠. 호호호...”그녀는 웃으며 다가가 하예진의 팔짱을 자연스럽게 끼었다.이윤미가 말을 건넸다.“자, 들어가요. 짐은 다 챙겨왔죠?”하예진이 고개를 끄덕였다.“네, 필요한 건 다 가져왔어요.”“이제 여기가 예진 씨의 집이에요. 당신이 이끌어갈 자리이기도 하고요. 오늘 저녁에 가문의 어른들을 모두 초대했어요. 다 같이 식사하면서 좋은 날을 정해서 조상님께 제사를 올려요. 그럼 인수인계 작업은 마무리되는 셈이에요.”하예진이 온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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